미디어비평 새틀 짜야
[미디어오늘에 바란다]-미디어오늘 지령 500호에 부쳐

 

 

 

매체비평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과거 한국 언론은 정치주의적 비평과 감시에 구속될 수밖에 없는 ‘권언유착’이 존재했지만 지금은 뉴미디어에 의해 업무-조직-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신문, 방송, 통신 등 미디어 전 분야에서 가속화하고 있는 디지털 컨버전스와 유비쿼터스 진입이 그것이다.

오프라인보다 더 역동적으로 진화하는 온라인 시장의 인터넷신문, 포털사이트 등은 이미 기성매체를 압도한지 오래다. 매체 수용자는 지식대중으로 성장해 기성매체와 경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미디어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기자 집단은 제 역할과 영향력을 다른 곳에 내어 주면서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 콘텐츠, 나아가 저널리즘과 산업의 위기가 회자되지만 뚜렷한 방책과 비전은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매체비평의 화제는 정치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론 부당한 시장질서, 편협하고 궁핍한 이데올로기에 대한 매체비평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위기의 언론 시대에는 선구자적 조망과 심층적인 비판이 훨씬 더 많이 요청된다. 전통적인 매체의 구조적 기술적 혁신과 인식의 전환이 깊이 있게 다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매체비평의 탐사구조가 ‘보도내용’이라는 현상적 고찰에서 시장과 수용자와의 소통구조까지 해부하는 입체성을 확보해야 한다. 

둘째, 과거와 현재의 관점을 넘어서 미래에 대응하는 전략적 비평의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즉, 뉴미디어 패러다임의 빛과 그늘을 전문가 그룹과 함께 진단, 대안을 모색하는 공동 프로그램 마련이 필요하다.

셋째, 기성매체의 혁신을 위해 전향적이고 과감한 틀이 요구된다. 기자 선발, 조직 재편, 자원 재분배, 콘텐츠 등 혁신해야 할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꾸준한 조력자가 돼야 한다.

넷째, 정치영역 뿐만 아니라 수용자의 일상영역을 장악한 미디어의 깊이와 넓이에 조응하는 비평 대상의 다원화와 종합적 분석이 뒤따라야 한다. 

 

이러한 새로운 매체비평을 진전시키는 것과 함께 전통매체 위기의 시대에 실종된 저널리스트의 역사적 소명을 불어넣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뉴미디어에 걸맞은 기자상과 역할을 설정하는 것은 전환기에 놓인 한국 언론과 함께 거친 파고를 헤쳐 가고 있는 ‘미디어오늘’에 부여된 변치 않는 과제라고 할 것이다.

 

서울신문 최진순 기자 soon69@paran.com

 

출처 : 2005.6.22.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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