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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포털뉴스 과연 악인가?

by 수레바퀴 2005. 6. 17.

인터넷언론과 포털간에 송사가 벌어졌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인터넷언론에 기사를 올리는 기자가 포털에 제공된 자신의 기사에 붙은 이용자 댓글을 제대로 처리해주지 않아 자신의 명예가 훼손(방조)됐다면서 고소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포털이라는 거대 유통채널 안에는 보통 십수개의 인터넷언론들이 기사를 제공하고 있다. 포털측에서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지만 인터넷언론의 기사 수정, 삭제 건수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심지어 일부 인터넷언론은 자신들이 보낸 기사에 등록된 댓글을 전부 삭제해달라는 요구도 한다. 시도때도 없이 포털 뉴스 에디터들에게 기사삭제나 수정을 부탁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인터넷언론이 미디어 권력의 분산이 이뤄진 포털 안에서 권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일부 저널리스트들은 포털 뉴스가 못마땅하면서 비난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포털은 뉴스를 하면 안된다는 장사치들이라는 지적이다. 또 포털 뉴스 서비스는 상업적이고 선정적인 데만 치중한다면서 '연예인 X파일 사건', '김선일씨 참수장면 공개' 등을 예로 들고 있다.


따라서 그들은 포털이 뉴스를 편집, 서비스하는 것은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구글처럼 뉴스를 연결만 하면 된다는 지적이다. 일견 타당한 말이다.


그러나 포털(저널리즘) 논란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포털의 긍정적 잠재성이다. 포털 뉴스는 이미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데, 특히 공공적 운동, 지원, 협력의 매개체로 성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포털 뉴스의 한계는 이것은 얼마든지 조정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포털에 기사를 제공하는 매체에 대해 내외부의 전문가, 이용자들이 심사를 통해 결정한다거나, 포털 뉴스 서비스의 댓글들을 제한적으로 유지한다든지 하는 기술적·정치적 대안 마련도 제시될 수 있다.


또 전체적인 디지털 뉴스 콘텐츠 산업과 온라인 저널리즘의 발전을 위해 업계와 공동의 발전 전략이 논의될 수도 있다.


현재 논란이 되는 기사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하도록 뉴스 관리를 보다 체계화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를 위해 포털 측은 뉴스 서비스의 부정적 측면들까지 포함된 정보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정보가 공유되고 합리적으로 논의될 때 생산적인 서비스 개발도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포털 뉴스와 관련된 지금까지의 논란들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도 포털이 성의있는 자세를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빚어지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털측은 전통적인 매체들이 손쉬운 상대(포털)를 함부로 재단하고 있다면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인정되는 부분도 있지만 온라인 저널리즘의 흐름에서 공방을 벗어날 길은 없다고 보여진다.


사실 온라인 저널리즘의 확산은 전통적인 커뮤니케이션 과정, 게이트 키퍼 등 뉴스 관행과 형식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건 수용자의 위상 변화인데, 종전에는 수동적인 소비자로서의 수용자였지만, 현재는 즉각적이고 직접적으로 매체와 만난다.


기자들이 맡았던 게이트 키핑, 그러니까 정보의 확인, 선택, 해석 등을 사실상 수용자들이 일부 맡게 되는 현상이 벌어진다. 또 새로운 환경에서 저널리스트들이 도맡기도 한다.
 

이에 따라 뉴스 유통 과정에서 수용자들이 오히려 적극적인 행위자가 되고, 정보수집이나 전달, 배포 역시 수용자 조직들로 넘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지점들을 발빠르게 산업화하는 유통채널도 등장한다.


그런데 포털같은 유통채널이 국내 언론 환경에서 커지고 있는 것은 전통적인 매체들이 여전히 종전의 커뮤니케이션과 생산작업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 포털이 점유하는 뉴스 유통의 꼭지점은 앞으로는 제한적이고 부분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사의 온라인저널리즘 전략이 포털과 같은 유통매체에 의존하는 대신 독립적으로 또는 공세적 협력관계로 변하고 있기 때문에 포털이 지금과 같은 위상과 영향력을 갖게 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다만 일부 인터넷 매체들은 포털과 함께 공존하면서 시장 재편이 이뤄질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전문적인 게이트 키핑이 왜 필요한가,에 대해 다시한번 확인하게 되고 그들의 역할과 정체성을 부여하는 것을 시급한 과제로 설정하게 될 것이다.


뉴스를 소비하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예상치 못한 갈등 요소들, 또 뉴스를 유통시키면서 발생하는 저널리즘의 훼손 등에 대해 새로운 관점의 개입과 참여, 정리가 요구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이 생산적으로 전환하기 위해서 인터넷언론과 포털 사이트 모두 진지성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단순히 센세이션을 노린 것이 아니길 바란다.


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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