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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ine_journalism

네이버 뉴스 서비스에 대한 오해와 진실

by 수레바퀴 2004. 10. 12.

지난달 30일 "네이버 뉴스 서비스는 보수적인가"라는 비평문을 이 블로그에 게재한 후, 인터넷 정치신문 '데일리서프'(http://www.dailyseop.com/)가 12일 '네이버는 또다른 조선일보(?)' 기사를 게재하면서 '포털의 정치色' 논란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네이버 뉴스 서비스는 보수적인가"라는 글은 포털이 미디어임을 부정하려고 해도 그럴 수 없게 된 사회적 영향력, 저널리즘 행위를 감안할 때, 뉴스 에디팅에서 보다 신중한 집중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쓰여졌다. 특히 이용자들의 불만과 비판이 증폭될 때 적절한 개입과 투명한 대화의 방식도 거부되선 안된다는 것을, 최근 이용자들의 집단적인 불만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이 글이 블로그 등을 통해 퍼지고, '네이버만의 문제'로, 또 데일리 서프에서는 정치적인 관점으로만 심화되고 있어 논란을 다시 정리할 이유가 생겼다.

이와 관련 네이버 뉴스의 핵심 관계자를 통해 최근 문제에 대해 입장을 들어 보았다. 그는 "포털은 어떤 정치적 입장을 가질 수 없고, 아니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또 "포털이 어떤 특정한 경향을 강하게 가지는 것은 어떤가는 논의해 볼 수 있는 사안은 될 것"이지만, "일방적인 오해를 근거로 네이버가 보수적이라고 공격하는 건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4월 노무현 대통령 탄핵 시점을 예로 들며 "네이버 뉴스는 헤드라인을 아예 뽑지 않고 각 신문사의 사설을 비교해볼 수 있도록 제공했다"면서, "에디터가 어떤 뚜렷한 방향으로 편집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비난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포털 뉴스 서비스는 사실 오프라인의 독과점적 시장 구조를 해체하는 역할을 해왔고, 지금도 그러하다"면서, "단적인 예로 팬클럽까지 생긴 국민일보나 경향신문의 만평처럼 오프라인에서는 가능하지 못했던 일들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포털 뉴스 서비스에 따른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포털이 오프라인의 독점적 시장 구조와는 다르게 다양한 정보를 취급하는 데 기여하면서 지금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조중동'이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1~2년 전만 하더라도 노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것이 인터넷이었고, 어떻게 보면 포털이라고 할 수 있지만 지금은 인터넷도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면서, "포털이 바뀐 것이 아니라 가상공간의 이데올로기 지형에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특히 그는 "불과 몇 년전만 하더라도 오마이뉴스 같은 진보적 매체나 커뮤니티, 게시판이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중도적이거나 보수적인 매체가 상당히 많이 생겨서 포털 뉴스까지 진출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자본력에 바탕을 둔 보수매체가 인력을 투입해 콘텐츠의 질이나 전송방식도 훨씬 앞서 종전과는 다르게 포털 뉴스 서비스에 더 많은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면서, "때문에 오마이뉴스 일색 뿐이던 과거 인터넷 미디어 환경과 비교했을 때 진보진영에서 오해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네이버 뉴스 서비스의 '보수화' 논란에 대해 "억울하다"면서, "네이버 뉴스 서비스는 '미디어 다음'처럼 스스로 '미디어'임을 자처하지도 않고, 첫째도 둘째도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네이버가 지난 5년 전부터 "오마이뉴스, 한겨레, 프레시안 등 중도적이고 진보적인 매체들의 시장 내 진출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왔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이나 지적이 있는 서비스나 매체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고민 중이며, 향후 신규 계약시엔 신중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때에는 "기사의 abc나 기본을 엄격히 지키고 있는 곳을 우선적으로 채택하고, 논조가 수시로 바뀌거나 하는 등 언론임이 심히 의심되는 곳들은 가려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데일리 서프 등을 서비스하게 되면 보수화의 혐의를 벗게 되는가?"라면서, "어떤 특정매체를 의도적으로 채택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이해와 정보를 객관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포털 뉴스 서비스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런 관점에서 데일리서프 등 조건이 되는 곳에서 서비스 제안이 온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미디어다음의 한 관계자는 최근 포털 뉴스 서비스의 정치적 편파성 의혹과 관련, "데일리서프나 독립신문은 무료로 서비스해달라고 해도 무리"라면서, "연예매체들은 연예매체로서의 한계를 확실하게 갖고 있지만, 특정 정치색이 뚜렷한 인터넷신문들은 우리가 원치 않더라도 '미디어 다음'이라는 매체의 성격을 규정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말씀드려 미디어다음의 편집방향이나 논조가 드러나는 부분은 미디어다음의 기사를 통해 표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때문에 "미디어다음이 그런 부분에 대한 색깔을 찾을 때까지는 색깔이 뚜렷한 신생매체들을 수용하는건 좀 유보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근 더욱 증폭되는 포털 뉴스 서비스에 대한 편파적 편집 논란은 이용자들이 포털 뉴스 서비스 내부를 자세하고 엄밀하게 들여다볼 수 없기 때문에 일어난 오해의 소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포털 뉴스 서비스의 정치사회적 영향력을 감안할 때 더 이상 오해의 무덤을 양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포털 뉴스 서비스가 더욱 강력해지고 그 영역을 확장하게 될수록 이용자들의 불평과 비판, 저항은 더 크게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포털 담당자나 이용자들도 서로 간의 오해를 불식시키고 진실에 더 가까이 서기 위해서는 첫째, 우선 이용자들이 정파적 관점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과거와는 달라진 온라인 미디어 환경, 포털 뉴스 에디터와 같은 신종 저널리스트들에 대한 관심이 더 세밀하게 이뤄져야 한다.

둘째, 포털도 이용자들이 포털 뉴스 서비스를 단순히 정보의 게이트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의사소통의 중심으로, 확대된 미디어의 동선으로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유의하고, 정치 사회적 책임과 윤리적 문제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보완해야 할 것이다.  

셋째, 다양성과 일방성, 전문성과 아마추어리즘을 동시에 갖고 있는 온라인저널리즘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이용자 운동이 더 늦기 전에 체계적으로 제기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온-오프라인 언론운동단체 등이 포털 등 온라인뉴스 서비스에 대한 전문적인 관심과 지원, 연대가 일어나야 할 것이다.

후기 :

1. 정치웹진 '서프라이즈'가 13일 이 블로그에 게시된 '네이버 뉴스 서비스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퍼간 후, 글의 취지와는 다르게 이용자들이 '네이버(포털)=보수'라는 도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2. 이 문제는 사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오래도록 개진된 것이어서, 몇몇 사람의 이야기로만 깔끔하게 정리될 것 같지도 않다. 특히 이용자들이 포털에서 "정치색이 뚜렷한 '조중동'은 왜 서비스하는가"라는 단선적인 지적까지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용자-포털간 골이 깊은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3. 포털이 미디어인가, 아닌가 또는 포털의 뉴스 에디팅이 '고의적'인가, 아닌가 등의 저널리즘적 논의가 아직 진지하게 부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단순히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고 있는 것은 관전자로 볼 때 양쪽 모두에게 허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4. 물론 포털 뉴스 서비스에 어떤 편파성이 개입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것은 상당히 어렵고 복잡한 일이다. 때문에 이용자들이 눈뜨게 된 '의혹'과 '안티포털'은 지나친 부분도 없지 않다. 눈여겨볼 것은 양측 사이에 어떤 완충장치도 없다는 것이다. 결국 이들이 '부딪히는' 거 외엔 할 일이 없다는 것도 안타까운 점이다.

5. 이런 가운데 최근의 포털-이용자간 대립은 여러가지 미디어 주제들을 함축하고 있다. 연예 매체 폭증 등 뉴스 콘텐츠의 연성화, 뉴스 콘텐츠의 유료화 등 시장질서의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과제들, 인터넷신문의 법제화, 포털-가공뉴스-변종 뉴스 등 새로운 저널리즘 행위에 대한 개념화, 온라인 미디어들의 이데올로기 지형과 각축전을 둘러싼 이용자 운동 등 정치화 문제 등이다.

6. 결국 논란의 중심에는 이용자들도, 포털도 '뉴스'를 단순히 취급하고, 이용하는 시대가 종료되고 있다는 반증이 내재하고 있는 건 아닐까,하면서 논란의 저변에 깔린 가득한 오해와 진실좇기를 애무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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