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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미디어의 미래

검증 가능한 뉴스의 가치

by 수레바퀴 2023. 7. 17.

독자와 검색 엔진에 최초 출처임을 증명
신뢰 데이터와 분산 원장 접목 때 시너지
콘텐츠, 커뮤니티에 NFT가 윤활유 된다

2021년 세계신문협회(WAN-IFRA)의 세계 언론사 설문조사에 따르면 블록체인이 가짜 뉴스를 해결하고 저작권 보호에 기여할 것으로 보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이 기술을 채택해 실험한 곳은 거의 없었다(21%). 또 블록체인 전략을 수립했다는 응답 비율은 6%에 그쳤다.

퍼블리시뉴스와기술연구소가 지난해 말 국내 언론사 개발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는 뉴스조직과 개발자조차 큰 관심이 없음을 보여줬다. 개인적 관심으로 공부 중이거나(60.3%) 언론보도 등 외부에서 들어본 적이 있다(25.0%) 등 소극적이고 관망적인 응답자의 비율에 90%에 가까웠다. "블록체인, AI 기술을 업무에 실제 업무에서 활용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고작 3%에 그쳤다.

그럼에도 일부 해외 언론사들은 2~3년 전부터 블록체인 기술을 테스트하면서 고유의 가능성을 찾았다. 당시 드웨인 드사울니어(Dwayne Desaulniers) AP 기업뉴스, 블록체인 및 데이터 라이선스 이사는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투표 데이터를 수집할 때 FTP 방식을 벗어나 전문기업인 에브리피디어(Everipedia)와 제휴해 블록체인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AP 통신의 대선 결과 보도 페이지 https://apnews.com/article/joe-biden-wins-white-house-ap-fd58df73aa677acb74fce2a69adb71f9

언론사 보도 데이터 블록체인에 영구적으로 기록

이 프로젝트는 2018년 세계 최초의 블록체인 백과사전을 구축한 에브리피디어(Everipedia)와 협력했다. 에브리피디어는 검증된 정보 생산자의 실제 정보를 온체인으로 가져올 수 있는 소프트웨어(OraQles)를 개발했다. AP는 미국 선거 보도에서 처음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했다. 블록체인 스타트업 시빌(Civil)과 기사 라이선스를 시도한 적은 있지만 외부 기술 기업과 협력한 것은 처음이다.

선거 데이터 수집과 저장 과정에 따르면 먼저 선거구에서 확정하는 투표 결과는 AP 직원들이 내부 시스템에 업데이트한다. 이 데이터는 특정 지역의 선거 결과를 예측, 특정 후보자의 승리를 선언할 수 있는 타이밍을 잡을 수 있도록 과거 데이터와 비교하는 과정을 거친다.

에브리피디어 소프트웨어는 이때 AP 프로세스와 연계된다. 개표 결과가 뜨면 해당 정보를 AP의 다른 내부 시스템에 입력한다. 에브리피디어는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에서 AP의 최종 선거 결과-승리 선언 보도를 가져와 자체 원장에 기록한다. 예를 들어 AP가 한 후보자가 승리했다고 선언-보도하면 에브리피디어는 AP 시스템에서 해당 데이터를 가져와 블록체인에 게시한다. AP 보도 내용을 영구적으로 저장하는 것이다.

실제 AP는 2020년 11월 8일 펜실베니아주의 선거결과가 확정된 후 차기 미국 대통령은 조 바이든이 될 것이라는 대선 결과를 발표했다. 이 뉴스는 에브리피디어가 자사 오라클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퍼블릭 이더리움 및 EOS 블록체인에 기록했다.[1] 미국 선거 결과를 암호화 방식으로 블록체인에 게시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들이 이의를 제기하고 재검표 전망이 나올 정도로 혼란스러운 분위기였지만 에브리피디어는 AP 결과를 고수했다.

타임스탬프는 SEO에 최적화할 수 있어 뉴스 배포와 도달률 제고에 유리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HwuQwwcpZis

타임스탬프가 있는 콘텐츠는 SEO에 유리하다

누구라도 선거 과정 전반을 추적할 수 있도록 검증 가능한 변조 방지 기록을 구축한 프로젝트다. 블록체인에 기록한 데이터는 삭제, 변경이 불가능하므로 결과를 저장하는 데 안전성이 높다. AP는 이 실험을 매우 성공적으로 평가하고 이후 선거 서비스에서 블록체인 사용을 넓히기로 했다. 소셜미디어에서 선거 결과를 둘러싸고 허위 조작 정보가 쏟아지는 만큼 주목받았다.

비즈니스 잠재력도 적지 않다. 위키피디어(Wikipedia)의 대안인 분산형 플랫폼 에브리피디어를 설립한 샘 카제미안(Sam Kazemian)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검증된 조직이 말하거나 보고하는 데이터를 토대로 예측 시장을 구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에브리피디어는 오래도록 균형잡힌 선거 보도를 통해 명성을 쌓은 AP의 신뢰성을 바탕으로 이 공동 작업을 펼쳤다.

네트워크에 신뢰성을 확산하는 해결책은 타임스탬프(Timestamp)[2]라는 블록체인 기반 기술을 동원한다. 각 콘텐츠 조각에 블록체인 트랜잭션에 저장되는 고유한 지문인 '해시(hash)'가 있는 경우 콘텐츠는 특정 시점에 인증될 수 있다. 타임스탬프가 있는 콘텐츠는 자연히 독자로부터 신뢰를 받는다. 타임스탬프가 찍히지 않은 정보는 누가 언제 어떤 내용으로 올렸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의심을 사게 된다.

특히 현재 구글 뉴스 트래픽의 50~70%는 먼저 게시한 사람에게 유입되므로 첫번째가 중요하다. 타임스탬프를 사용하면 독자와 검색 엔진에 최초임을 증명할 수 있다. SEO(검색 엔진 최적화) 관점에서 우위에 서는 것이다.

네덜란드 최대 신문 NRC는 블록체인 기술을 동원해 뉴스 콘텐츠의 진위를 검증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h7ufPyRIZY&t=10s

독자가 진본 여부 알 수 있어야 생명력 가져

2년 전 네덜란드 최대 신문사 NRC(NRC Handelsblad)는 이 기술을 적용한 워드프루프(WordProof) 시스템을 전격 테스트했다. 워드프루프 공동 창업자 란스(Sebastiaan van der Lans, @delans)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NRC는 타임스탬프에 대해 알게 된 지 72시간도 채 되지 않아 도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체 과정은 간단하다. 먼저 NRC는 워드프루프 API를 사용해 보안 연결을 설정한다. 이후 작성 기자, 매체 및 발행 날짜 정보가 포함된 콘텐츠는 해시되어 블록체인에 게시된다. 타임스탬프 데이터는 NRC 웹페이지의 구조화된 데이터에 추가된다. 이때 검색엔진 크롤러는 구조화된 데이터를 읽고 순위 요소에 가중치를 적용할 수 있다. 이같은 시스템 구축에는 불과 4시간이 걸렸다.

워드프루프는 NRC 서버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매일 20만 개 이상의 기사(초당 2개 이상)에 타임스탬프를 기록했고, 2021년 2월까지 기존 기사를 비롯 전체 아카이브에 타임스탬프를 찍었다. 새로운 기사는 나올 때마다 뒷단에서 타임스탬프가 자동으로-실시간으로 박힌다.

이 타임스탬프로 독자는 뉴스를 제대로 검증할 수 있으며, 언론사 브랜드 및 기사의 신뢰성도 판단할 수 있다. 개인이나 조직이 자신의 신원을 해당 타임스탬프에 연결하면 해당 콘텐츠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다. 검색 엔진과 소셜 미디어는 타임스탬프를 바탕으로 콘텐츠의 무결성 즉, 발신자가 누구인지, 날짜에 수정이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타임스탬프 인증서를 통해 독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콘텐츠가 어떻게 변경됐는지, 누가 콘텐츠를 게시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독자가 진본 여부 알 수 있어야 생명력 가져

2년 전 네덜란드 최대 신문사 NRC(NRC Handelsblad)는 이 기술을 적용한 워드프루프(WordProof) 시스템을 전격 테스트했다. 워드프루프 공동 창업자 란스(Sebastiaan van der Lans, @delans)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NRC는 타임스탬프에 대해 알게 된 지 72시간도 채 되지 않아 도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체 과정은 간단하다. 먼저 NRC는 워드프루프 API를 사용해 보안 연결을 설정한다. 이후 작성 기자, 매체 및 발행 날짜 정보가 포함된 콘텐츠는 해시되어 블록체인에 게시된다. 타임스탬프 데이터는 NRC 웹페이지의 구조화된 데이터에 추가된다. 이때 검색엔진 크롤러는 구조화된 데이터를 읽고 순위 요소에 가중치를 적용할 수 있다. 이같은 시스템 구축에는 불과 4시간이 걸렸다.

워드프루프는 NRC 서버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매일 20만 개 이상의 기사(초당 2개 이상)에 타임스탬프를 기록했고, 2021년 2월까지 기존 기사를 비롯 전체 아카이브에 타임스탬프를 찍었다. 새로운 기사는 나올 때마다 뒷단에서 타임스탬프가 자동으로-실시간으로 박힌다.

이 타임스탬프로 독자는 뉴스를 제대로 검증할 수 있으며, 언론사 브랜드 및 기사의 신뢰성도 판단할 수 있다. 개인이나 조직이 자신의 신원을 해당 타임스탬프에 연결하면 해당 콘텐츠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다. 검색 엔진과 소셜 미디어는 타임스탬프를 바탕으로 콘텐츠의 무결성 즉, 발신자가 누구인지, 날짜에 수정이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타임스탬프 인증서를 통해 독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콘텐츠가 어떻게 변경됐는지, 누가 콘텐츠를 게시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언론사 NFT 프로젝트는 보유 자원(IP)에 대한 판단, 마케팅과 파트너 뿐만 아니라 브랜드와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블록체인은 구독자와 콘텐츠 관계 재설계 도구

미디어 시장에서 블록체인 열기는 다소 식은 상태다. 하지만 뉴스조직에서 NFT 프로젝트는 이어지고 있다. 콘텐츠 배포(저작권 보호)에서 그리고 커뮤니티 구축에서 기술 이야기도 증가하고 있다. 올 2월 남성 매거진 GQ는 첫 NFT 컬렉션(GQ3 Issue 001: Change Is Good)을 발표했다. 여러 예술가들이 만든 작품 기반의 NFT로 보유자는 잡지 구독, 굿즈, 이벤트 초대 등의 권리를 갖는다.[3]

디지털 문화와 엔터테인먼트를 다루는 인터넷 미디어 더트(Dirt)는 마니아층을 겨냥한 무료 뉴스레터로 시작했다. 지난 1년여 2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확보한 뒤 NFT를 판매해 콘텐츠 수익화에 나섰다. 디스코드 채널에 접속해 토론할 수 있는 연간 구독자(NFT 소유자) 외에도 평생 구독권과 투표권 등 특별한 혜택(Founder Passes)을 부여했다.

더디지만 해외 언론사들의 웹3 추진 경험이 쌓이면서 새로운 구독 경험과 가치를 제안할 때 블록체인 기술이 자연히 어우러지는 모양새다. 뉴스룸은 일방적으로 NFT 제작에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독자를 새로운 경험으로 이끌 수 있어야 한다.[4] 언론사 콘텐츠와 이에 연결된 커뮤니티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국내 언론사의 눈에 띄는 블록체인 실험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기술 이해도가 낮고 투자 부담으로 관련 프로젝트는 걸음도 떼지 못했다. 현재의 조직 여건에서 스스로 풀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해외 언론사와 테크 기업 간 잇따르는 협업 사례도 비슷한 배경이다. 구독자와 콘텐츠 사이에 새로운 관계를 매만지는 국내 뉴스조직도 속속 '블록체인 파트너십'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이때 블록체인 기반 뉴스 생태계의 경쟁 환경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언론은 양질의 저널리즘, 독자 존중의 문화에 더 집중해야 한다. 투명성 개방성 상호성을 내세우는 기술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또 껍데기만 건질 수밖에 없다. 블록체인은 도구일 뿐이며 핵심은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에 달렸다.

  1. 포브스는 "이와 별도로 AP의 API를 통해 결과 페이지를 보는 사람은 블록체인 데이터를 사용해 정확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 해시체인 타임스탬프는 사건1과 사건2가 발생했을 때 사건1과 사건2가 일어난 정확한 시간을 몰라도, "사건1이 사건2 다음에 일어났다"는 상대적인 전후 관계만을 취급한다. 이 개념은 분산시스템의 논리적 타임스탬프 라고 말합니다. 거래사실을 증명할 때 필요하다.

  3. 시사주간지 타임은 2년 전 아티스트의 작품이 포함된 타임피스(TIMEPieces) NFT 컬렉션을 출시해 현재까지 11,450개 이상의 NFT를 내놨다.

  4. 대부분의 NFT 커뮤니티는 10,000개의 고유한 아바타로 시작되는 NFT 프로젝트에서 시작한다. 커뮤니티의 진정한 구성원이 되려면 일반적으로 토큰 중 하나를 소유해야 한다. 보통 커뮤니티의 미션은 외부 세계에 브랜드 역할을 하는 공동 문화와 정체성을 구축하는 것이다.언론사에 강력한 NFT 커뮤니티가 필요한 것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와 영향력 확대의 가능성 때문이다. NFT 보유자들이 소셜미디어에서 브랜드를 알리는 홍보대사가 되는 장면은 단지 정치적 논평, 사상적 유대만으로 형성된 독자들과는 다른 에너지를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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