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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미디어의 미래

삼프로TV가 쏘아올린 공..."신뢰가 세상을 이끈다"

by 수레바퀴 2022. 1. 3.

삼프로TV 여의도역 오픈스튜디오(왼쪽). 삼프로TV가 2021년 12월25일 공개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인터뷰 방송은 10일 만인 1월3일 현재 조회수 541만회를 기록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287만회다. 경제 전문 채널의 정치인 인터뷰 콘텐츠로는 이례적인 수치다. 삼프로TV는 기성언론이 다루지 않는 각 정당 대통령선거 후보자의 경제 정책을 잘 짚으며 주목받았다. 기성언론이 다뤘다면 이런 호응을 얻을 수 있었을까?

"<삼프로TV>가 나라를 구했다."

대통령 선거일을 75일 남겨둔 2021년 12월 25일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윤석열(국민의힘) 등 집권당과 제1야당 대선 후보자의 인터뷰 방송이 유튜브 채널 <삼프로TV-경제의신과함께>(이하 삼프로TV)에 공개된 이후 시청자 반응이다.  

'[대선 특집] 삼프로가 묻고 OOO 후보가 답하다'로 레거시 미디어를 무참하게 만든 삼프로TV는 2018년 팟캐스트로 유명해진 뒤 이듬해 영상 콘텐츠로 본격 시동을 건 만 3년된 미디어다. 매일 출퇴근 시각에 맞춰 국내 및 해외 주식시장을 전하는 생방송을 한다. 요일별 주제별 편성 체계를 갖췄다. 현재 유튜브 채널 구독자수 177만 명으로 경제 전문 채널로는 독보적이다. 

△ 전문가 찾고, 깊이와 교감으로 영향력

불과 3년 새 주식 투자자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방송으로 자리잡은 삼프로TV의 경쟁력 비결은 단연 '전문성'이다. 재야 고수도 가리지 않고 금융 투자 분야 전문가를 발굴한다. 지난해 '슈카월드' 채널 운영자를 합류시킨 점은 상징적이다. 

무엇보다 진행자의 방송역량과 큐레이션이 돋보인다. 기성언론에 비해 '직설' 화법도 재미를 보탠다. 김동환 이브로드캐스팅 이사회 의장은 증권사 출신으로 다양한 미디어에서 얼굴을 알려왔다. 이진우·정영진·전석재 등 이브로드캐스팅 공동대표의 방송 경험도 인상적이다. 

경제 콘텐츠와 금융시장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만큼 쉽게 설명하는 것이 관건이다. 초보 투자자(일명 '주린이') 등 특정한 대상을 감안하는 점도 장점이다. 댓글 등에서 시청자 반응을 잘 수렴하는 것도 인기 비결이다.  

△ 출판, 교육 기반 미디어그룹으로 진화

대표적인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에서 경제분야 1위 팟캐스트로 호명될 때까지만 해도 '여기까지'라는 시각이 많았다. 구독자 10만명의 팟캐스트는 일시적 현상으로 간주됐다. 월 평균 청취횟수 1200만회, 누적 청취횟수 1억회조차 기성언론에 견줄 바는 아니라는 의견이었다.

현재는 홈페이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유튜브로 미디어를 다변화 했다. 다양한 교양 콘텐츠로 확장하며 서브 채널 <일프로TV>를 개설했다. 최근 '빅데이터' 관련 강의 콘텐츠는 수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뒀다. 얼마 전부터는 경제분야 출판시장의 강자가 됐다. tvN이 방영한 패션 예능 <탑셀러> 제작사에도 이름을 올렸다. 

삼프로TV의 모체인 이브로드캐스팅(주)은 콘텐츠((주)슈카친구들, (주)유에스스탁, (주)언더스탠딩), 영상제작 스튜디오((주)이왕태컴퍼니), 출판((주)페이지2북스, (주)콘텐츠그룹포레스트), 서비스운영((주)글로벌자이로), 교육 등((주)대안경제연구소, (주)미래경영교육원) 등 9개사를 아우른다. 

디지틸 미디어 생태계는 매체와 수용자 관계, 기술의 영향력을 강조해왔다. 가장 해묵은 과제는 수용자와 기술이 커진 환경에서 '신뢰'를 어떻게 쌓을 것인가다.

△ <삼프로TV> 현상...기성언론에 과제 던져

여야 대통령 후보자를 대상으로 하는 경제분야 인터뷰 방송의 '대박'은 그 어느 매체도 예상하지 못하는 결과였다. 이 방송에 출연한 대통령 후보자도 마찬가지였다. 이재명 후보는 인터뷰 끝부분에서 진행자의 질문에 '30만' 조회수 정도를 예상했었다. 20배 가까운 시청자는 <삼프로TV>만의 성취라고 볼 수 없다. 콘텐츠를 선별하는 시청자의 위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통계들은 끝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어서 더 흥미롭다. 지금까지 기성언론의 대선보도는 유권자가 알고 싶어하는 것, 알아야 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후보의 입만 쳐다보는 경마중계식 보도, 셀럽들의 소셜미디어 게시글을 그대로 전하는 앵무새 보도, 후보자 및 가족의 도덕성 검증을 앞세운 선정적인 사생활 보도에 한정됐기 때문이다.

콘텐츠의 일방성, 획일성, (폭력적인) 편향성으로는 오디언스를 더 이상 확대할 수 없다. 삼프로TV는 그간 '중립성'을 금과옥조로 삼으면서 진화했다. 이번 프로그램에 대한 언급도 삼가하기로 했다. 규제의 밖에서, 거대 미디어의 틈에서 생존해야 하는 신생 미디어의 숙명적 '자기관리'인 동시에 오디언스에 대한 존중으로 읽힌다. 

△ "신뢰 미디어의 혁신만이 성공한다"

시장과 오디언스는 결국 콘텐츠의 옥석을 가린다. 오래도록 곁에 두는 미디어 콘텐츠는 오디언스의 편에서 소통하고 고안하는 것들이다. 타깃과 데이터(기술), 그리고 커뮤니티가 결합하는 현대 미디어에서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여전히 과제로 남는 것은 삶의 문제와 교양에 초점을 둔 퀄리티 콘텐츠다. 또한 이를 지속가능하게 담보할 미디어의 '신뢰'(자본)는 특히 중요하다. 이러한 바탕에서 낡은 조직을 혁신하는 미디어로 우뚝 서는 일은 의외로 간명하다. 

<삼프로TV>의 대선 후보 대담 콘텐츠에 쏟아진 댓글들은 증오와 적의를 품는 포털뉴스 댓글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분하고 진지한 시선들을 담고 있었다. 마치 사라졌던 공론장을 마주하는 것처럼 다가왔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삼프로TV>가 선정성, 편향성, 폭력성과는 거리가 먼 미디어였기 때문이다.

정보 제공은 이제 누구나 할 수 있는 시대다. 그것만으로는 (오디언스 기반으로 성장하려는) 언론의 미래를 확약할 수 없다. 숱한 도전과 실험의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는 시민을 기자로 바꾸고, 기술은 뉴스를 탈바꿈시켰다. 변하지 않고 더 강력해지는 결론은 신뢰(정보)가 세상을 이끈다는 점이다.

오직 사회적 책임성을 갖춘 언론의 혁신은 성공한다. 교양의 오디언스를 존중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다. 경제 전문 채널 <삼프로TV>가 계속 '대박'을 터뜨릴지도 여기에 달려있다. 그것은 기성언론 전부에게 향한다. 한국의 뉴스 독자를 길들여온 포털에도 해당하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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