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이슈는 미디어 기업은 물론 수용자의 역할과 책임도 지대하다. 경쟁환경의 변화와 저널리즘의 혁신에서 수용자는 방관자가 아니라 직접 참여하는 행위자다. 2022년 출범하는 새 정부가 풀어야 할 정책과제에서도 마찬가지다. 

2021년 뉴스 미디어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알고리즘', '허위조작정보(가짜뉴스)', '구독모델'로 꼽았다. 포털 뉴스서비스는 편집 알고리즘을 둘러싸고 편향성 시비가 잇따랐다.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두고 '과잉입법 vs 사회적 책임 강화' 대립도 이어졌다.

대형 신문사를 중심으로 디지털 구독모델의 정지작업이 비교적 활발히 전개됐다. 포털뉴스의 대전환기를 예상하는 시각과 맞물리며 본격적인 뉴스유료화 준비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아직은 섣부르게 구독모델 방향으로 보기 어렵다. 콘텐츠와 조직문화 측면에서 다듬어야 할 것들이 많아서다. 후원모델도 마찬가지다.    

비즈니스 현장은 기사형 광고 폐해부터 ABC 부수논란, 블록체인(NFT), OTT까지 명암이 교차했다. 아직은 가능성 측면에서 보고되는 가상자산(코인)/NFT 시장과 OTT 등 방송영상 시장의 명암이 짙었다. 전통적인 뉴스를 기반으로 하는 언론사 중심에서 영화 드라마 제작으로 확장되는 미디어 포트폴리오가 돋보였다.

전 세대를 불문하고 유튜브를 통한 정보소비가 자리잡는 가운데 전통매체의 분투도 이어졌다. 매체와 비매체, 조직과 비조직 간 경계가 더욱 엷어진 다양한 채널의 경쟁은 결국 한정된 미디어 이용시간을 둘러싼 대회전이다. '오디언스 퍼스트'가 언론계의 화두로 자리잡아야 할 이유다.
  
올해의 주요 장면들과 내년(2022년)에도 영향을 미칠 이슈 10가지를 정리했다.(무순)

1. 연합뉴스 '포털 퇴출'이 남긴 과제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이하 '제평위')는 광고성 보도자료를 기사 형태로 포털에 2000여 건 전송한 <연합뉴스>를 강등 조치했다. 2015년 제평위 출범 이래 가장 강력한 결정이었다. <연합뉴스>는 국민의 알권리 침해와 이중 제재라며 반발했다. 2004년 5개 스포츠신문의 탈포털 결정이 떠오른 장면이다. 

포털사업자가 만든 임의기구에서 언론사의 여론시장 진입과 퇴출권한을 갖는 것은 과도하다. 언론사 이익단체가 제평위에 소속돼 언론사 심사에 나서는 것을 희극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공정성, 투명성, 책임성을 보완하거나 해체 수준의 재검토가 필요하다. 더 나아가 포털 스스로 포털뉴스 서비스 환경이 저널리즘 경쟁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인정할 때다.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언론사 스스로 뛰어든 '기사형 광고' 사업 그 자체다. 비단 연합뉴스 만의 이슈는 아닌 데도 대다수 언론사의 자기성찰은 없었다. <연합뉴스>뿐 아니라 그 어떤 매체가 포털에서 사라지더라도 불편함을 겪는 뉴스 사용자가 있을 터인가? 

2. 유료 구독모델 군불 지피기의 앞날은?


<조선일보>는 5월 자사 홈페이지에서 일 10건 이상의 기사를 보려면 로그인(회원가입)을 하게 만드는 '로그인 월'을 시행했다. 페이지뷰(PV) 저하를 감수하면서도 충성독자를 모으기에 나선 셈이다. 이어 9월과 12월에 조선일보 앱 다운로드 사용자에게 카카오톡 이모티콘 지급 이벤트를 펼쳤다. 종이신문 중심조직의 이례적인 디지털 행보였다.

중앙일보는 8월  유료 구독모델 도입의 시금석이 되는 온라인 회원전용 콘텐츠를 만들었다.  대형 프로모션을 전개하며 본격적인 온라인 회원 확보에 나섰다. 연내 30만명 회원 확보 목표는 12월 초 달성했다. <조선일보>의 자사 독자 분석과 IT부문 조직강화, <중앙일보>의 유료 콘텐츠 상품, 인프라 고도화 과제가 놓여 있다. 

조직, 인력, 인프라 측면에서 앞선 <중앙일보>는 최근 조직개편에서 상품전략팀(전략 담당)을 두고 독자 분석에 힘을 싣는다. '뉴스레터' 등 구독형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전문화 다양화 개인화 등 '제품'에 대한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흐름이라면 대형 일간지의 '구독모델' 윤곽으로 종량제(조선)와 프리미엄 모델(중앙)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3. 조선NS 출범...언론사 디지털 뉴스 경쟁력은?

<조선일보>는 조직 전반에 디지털 전환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워싱턴포스트 아크 시스템 도입 적용과 로그인 월 시행으로 새로운 모색이 예고됐다. 온라인 속보뉴스를 전담하는 자회사 <조선NS>에 기대와 관심이 쏠렸던 배경이다.

<조선일보>의 온라인 속보 체제는 <조선비즈>-편집국 등을 오가며 고민한 결과다. 현재 <조선NS>가 조선닷컴에서 차지하는 트래픽 비중은 절반 가량인 것으로 알려진다. 내부에 속보대응팀(724팀)을 두던 때와 비교하면 양적으로 증가했고 '이슈 파이팅'이 잘 되고 있다.

하지만 자극적인 제목과 내용으로 손쉬운 트래픽 몰이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도 만만찮다. 양질(quality)의 콘텐츠 생산에 집중하는 것은 현재의 유통구조에서는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조선NS>와 그 뉴스는 오늘 한국언론이 처한 딜레마를 보여준다. 트래픽을 버릴 수는 없고, 지면을 버릴 수도 없는 모습 말이다. 

4. <한겨레> 후원모델의 명암

<한겨레>는 전면적인 후원모델을 시작했다.. 이른바 '10만 후원-구독 회원 멤버십'이다. 후원회원제 ‘서포터즈 벗’은 금전 후원과 주식 매입 방식 등으로 일시, 정기후원으로 나뉜다. 시사주간지 <한겨레21> 차원에서 2년 전 후원제를 실시했고 4년 전에는 기사 하단에 '후원문구'를 넣었다. 영국 <가디언> 방식이다.

현재 <한겨레> '후원회원 규모는 <기자협회보>와 한겨레 노보에 공개된 10월 기준 수치(2000명대)에서 큰 차이는 없는 상황이다. 다만 정기후원이 일시후원보다 많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한겨레> 내부 관계자는 "목표에 미치지 못한 이유는 여러 원인이 있을 것"이라며 "후원모델 안착을 위해 보완작업이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의 후원모델 성과는 매체지형에서 매체의 가치가 크게 작용하는 만큼 기존 독자층과 유대감을 형성하고 잠재 독자를 설득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단지 도와달라"는 읍소로는 안 된다. 기자선발, 논조(어젠다), 조직문화 쇄신 등 정작 필요한 것을 해야 한다. 

5. 징벌적 손해배상제 논란 : 언론자유 위축 vs 자율심의 한계

대다수 언론은 반대했고 국민의 절반 이상은 찬성했다. 언론중배법 개정안 즉,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에 관해서다. 언론자유를 침해하고 과잉금지 원칙을 위배한다는 것과 언론의 사회적 책무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 사이의 간극은 좁혀지지 않은 채 해를 넘기고 있다.

인터넷하위문화를 주로 수렴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발 기사를 검증없이 쏟아내는 전통매체 보도는 이미 위험수위를 넘었다.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는 이미 허위조작정보의 향연으로 채워지고 있다. '자율규제'로 풀어가는 일도 외면할 수 없지만 수년째 언론신뢰가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을 인정할 때다.  

정준희 한양대 신방과 겸임교수는 '창작과 비평'(통권 194호)에 기고한 글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통과시킨다. 단 한걸음이라도 진전할 수 있어야 그다음의 개혁도 가능해서다. 또 정보무질서에 대응하기 위한 거버넌스 구축을 차기 정부 과제로 이월시킨다. 무엇을 어떻게 언제까지 결정할 것인가를 합의하지 않은 지연은 유해하기까지 하다"고 지적했다.

6. 포털의 알고리즘 뉴스 시비스

네이버와 카카오(다음)는 알고리즘 기반의 뉴스 서비스를 사용자에게 제공하면서 공정성 시비가 커졌다. 특정 경향성을 띤다는 우려에 포털사업자는 언론과 사용자 간 '상호작용'을 반영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 '상호작용'은 배포 타이밍과 기사 클릭, 사용자의 언론사 구독과 방문 빈도에서 일어난다. 사용자의 소비패턴을 학습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필터 버블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포털은 다수 언론사가 보도하는 등 사회적 관심이 높다고 여겨지는 기사, 기획·심층기사 등을 추천하는 '비개인화' 모델에 보완 필요성을 시인한 바 있다.

카카오는 내년 '다음 뉴스'의 인공지능(AI) 알고리즘 편집을 폐지하고, 언론사가 편집해 발행한 (콘텐츠) 보드 구독방식으로 개편한다. 인스타그램도 내년부터 알고리즘 기반 콘텐츠 노출을 접는 대신 최신순 피드로 제공한다. 여론시장을 과점한 IT플랫폼의 알고리즘에 투명성 요구는 더욱 커질 것이다. 포털사업자의 영업비밀은 사회적 유대를 키우는 것인가, (센세이셔널한)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인가를 묻게 된다는 의미다.

7. OTT 시장 확대와 미디어 포트폴리오 

<중앙일보>는 방송부문을 통해 영상시장에 공격적인 투자를 펼치고 있다. 중앙그룹 산하 제이콘텐트리 자회사인 JTBC스튜디오는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의 제작사인 클라이맥스스튜디오를 인수한 바 있다. 최근 2년간 국내 제작사 필름몬스터(지분율 100%), 스튜디오피닉스(100%), 하우픽쳐스(33%) 등 12곳을 인수했다. 

올초 OTT 시장공략을 위해 CJ ENM과 손을 맞잡은 JTBC는 최근 ‘넥스트 미디어 항해(voyage)’ TF를 출범했다. NFT, 메타버스, 버츄얼 휴먼 등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을 연구 검토하기 위해서다. <조선일보>는 사내 영상조직을 통합한 '스튜디오 광화문'을 설립하고 디지털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나서고 있다.

방송영상 시장에서 OTT는 기존 유료방송시장을 추월하고 있다. '오징어게임' 'D.P.' '지옥' 등 국내 영상제작 부문의 경쟁력이 평가받으면서 "왜 KBS는 오징어게임 못 만듭니까?"라는 웃지못할 질문이 등장하기까지 했다. 영화 드라마 (IP) 비즈니스는 뉴스 위주의 신문사 경쟁질서에 양극화로 나타날 것이다.

8. 포털뉴스 서비스 언제, 어떻게 바뀔까?

네이버 유료 구독 모델인 '프리미엄 콘텐츠'는 시간이 지날수록 사용자 외면을 받았다. 올해 5월 오픈했지만 언론사 관심이 싸늘했다. 일부 매체는 전담기자를 투입했지만 '유료 구독자수'는 극히 제한적이었다. ’카카오 뷰‘ 개편도 네이버와 유사하게 언론사 기사와 인플루언서 글이 1:1 대등한 가치로 설계돼 뉴스 콘텐츠 주목도가 떨어졌다. 

카카오는 카카오뷰에 이어 다음뉴스(앱, PC)도 언론사가 편집한 ’보드‘(박스 구조)를 배열해 사용자가 선택할 예정이다. 언론계는 최근 2~3년 사이 포털사이트 내 뉴스(카테고리)의 위상이 축소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형식적으로는 ’구독경제‘ 설계지만 내용적으로는 ’뉴스 영향력‘을 줄이는 시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언론-포털 관계를 현재의 네이버-언론사 계약방식(수익보전)이 종료되는 2023년을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포털사업자는 ’넥스트 포털‘을 짜고 언론사는 이를 따라가는 구도에 변함이 없을 것이다. 언론사 대응 역시 현재의 흐름에서 크게 다를 것이 없으리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9. 미디어 스타트업...공존과 확장의 길

지금까지 주목받은 미디어 스타트업은 뉴스레터를 비롯한 정보 큐레이션, MZ 세대 등 특정 그룹을 대상으로 하는 타깃 서비스, 커뮤니티 기반 멤버십 서비스 중심이었다. 올들어 구독환경이나 인공지능(AI) 등 기술과 접목하거나 미디어의 사회적 책임을 고민하는 시도가 눈에 띄었다. 

지식 크리에이터들의 구독 플랫폼 <미디어스피어>, 사회적 의제를 나누는 공론장을 고민하는 <얼룩소>, 하루에 한 개의 이슈를 푸는 지식 콘텐츠 구독 서비스 <롱블랙> 등이 대표적이다. 이성규 <미디어스피어> 대표는 "시의성있는 지식정보를 깊이 파고 드는 것이 결정적이란 것을 확인했다"며 "여러 기회를 찾은 만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1인 유튜버를 비롯 미디어 시장에 많은 경쟁 채널을 고려하면 갈 길은 멀다. 올해 <중앙일보>는 스타트업 행사를 열고 전략적 제휴를 맺었지만 기존 언론사와의 협력과 공존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스타트업 간 합병 등 규모를 키우는 중간 설계자, 독자 로열티 확보 등 미디어 스타트업 지속가능성의 열쇠 찾기는 현재진행형이라고 할 것이다.

10. 인터넷, 공영방송, 통합 미디어법 등 정책 향방은?

OTT를 비롯 칸막이가 사라진 매체 수용자들과는 거리가 먼 법체계 개선논의의 마침표는 새 정부의 몫이 됐다. '전송망'으로 분류되는 현행 방송규제 체계에서 '시청각미디어서비스'를 아우르는 통합 미디어법이 대표적이다. 방송통신 통합기구 설치 등 다양한 과제와 연결돼 있다.

공영방송 거버넌스 논의도 마찬가지다. 쟁점은 국가-시장-시민사회의 다양한 참여와 협의구조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다. 또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인 대포털 규제 이슈도 근본적인 문제와 연결된다. 뉴스생산자인 언론의 저널리즘 혁신 말이다. 언론의 자정노력이 없다면 속 빈 강정이나 다름없어서다.   

한국ABC협회 '부수조작' 파문은 새로운 정부광고 지표개발로 이어졌다. 다만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핵심지표로 생태계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디어 정책 결정에서 수용자의 목소리가 보이지 않는 것도 문제다. "시청자/청취자/시민의 목소리와 이익을 이해, 분석, 수호"할 수 있는 사회적 공감대를 확보해야 한다.

*드리는 말씀 : 그동안 블로그 업데이트가 부진했습니다. 2022년에는 글쓰기를 자주 하겠습니다. 

  1. 지나가다 적어봄 2021.12.21 08:38

    뭐.. 어려운 이야기는 잘 모르겠고.. 무식한 소비자 입장에서 바뀐건 딱 하나였습니다. 연합뉴스 속보 자리에 더 꼴보기 싫은 조선일보 속보가 들어갔다는 거죠. 거기다 다른 뉴스란과는 달리 속보는 구독의 영향을 받지도 않습니다. 내가 아무리 꼴보기 싫어도 그 속보란의 기사는 절대 없앨 수가 없더군요. 그 칸만은 절대 인간의 자율성에 맡겨줄 수 없는 돈이 자라나는 화수분이 확실한 모양입니다.

    • 수레바퀴 2021.12.21 10:04 신고

      남겨주신 댓글을 정확히 이해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포털뉴스는 '속보' 소비환경이고 깊이 있는 기사를 보는 곳으로 적합하지 않습니다. '속보창'은 포털뉴스를 상징하는 기능입니다. 그 속보가 어떤 매체로 대체되건 독자들은 비슷한 형식의 뉴스에 길들여질 것이고 그것은 저널리즘과 사회변화에 부정적으로 흘러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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