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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PD수첩, 성역과 금기없는 비판정신 부활해야

by 수레바퀴 2014. 7. 23.

PD수첩 1000회. 사회 부조리에 대한 고발정신, 권력을 향한 정직한 비판정신이 사라지고 있어 아쉽다. PD저널리즘의 부활을 위한 내부의 자성과 용기가 필요하다.


1990년 5월 8일 첫 방송 이후 햇수로는 24년, 횟수로는 1000회를 맞이한 <PD 수첩>. ‘우리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를 자처하는 대표 탐사 보도 프로그램 ‘PD수첩’은 그 동안 성역 없는 고발과 굵직한 특종으로 우리 사회를 뒤흔들었었는데! 수 많은 우여곡절 속에 1000회를 맞은 지금, <PD 수첩>이 걸어온 논란과 영광의 족적을 되짚어 본다!


Q. 사회의 정직한 파수꾼, 목격자를 자처하며 성역 없는 취재로 MBC 대표 탐사 보도 프로그램으로 인정받고 있는 <PD 수첩>이 1000회를 맞이해, ‘돈으로 보는 대한민국’이라는 3부작 기획을 방송했습니다. 1000회 특집 방송을 어떻게 보셨는지 말씀 부탁드리고요. 아울러 현재 우리 사회의 분위기와 최근 <PD 수첩> 방송에 비춰봤을 때, 적합한 주제였는지에 대한 평가도 부탁드리겠습니다.


중장년 나이에 가난을 걱정해야 하는 중산층, 임대업 같은 불로소득에 혈안이 된 사회, 그리고 그 중심에 놓인 사교육을 다뤘는데요. 우리 사회가 처한 문제들을 정리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교육이 희망의 보루가 돼야 한다는 메시지도 좋았습니다. 


다만 권력층이나 상류층의 비리나 일탈, 구조적인 모순 등은 담아내지 못했는데요. 뻔한 현실을 나열하느라 보다 근본적인 비판과 대안제시가 미흡했다고 생각합니다. 


Q. 과거 황우석 줄기세포, 4대강 논란, 검사 스폰서 등 <PD 수첩>은 정치적,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들에 대해서도 과감 없이 보도해 시청자들에게 많은 호평을 받았는데요. 하지만 최근 지나치게 현 정부에 편향된 방송이다 내지는 방송 내용이 과거와 같은 날카로운 시선을 상실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적이 이어지게 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PD수첩>은 이른바 PD저널리즘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치밀한 준비와 짜임새 있는 문제의식이 내용에 고스란히 반영됐는데요. 다루는 주제도 성역과 금기가 없었죠. 정말 흔치 않은 사회고발, 탐사보도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하나마나한 소재를 다루기도 하고 선정적인 아이템으로 메꾸기에 급급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반면 경쟁사의 시사보도 프로그램은 다양한 이슈와 과학적인 접근으로 관심을 받고 있죠. 과거 쌓아온 위상과 신뢰는 시청자들을 최우선의 위치에 놓고 제작했기 때문에 가능했는데요. 권력감시와 비판이라는 치열함이 사라진 제작진의 각성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또 <PD수첩>에 대한 MBC 내부의 적극적인 회보노력이 중요해 보입니다.


Q. 위 질문과 관련해 앞으로 <PD 수첩>이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제언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PD수첩>은 공영방송 MBC를 대표해왔습니다. MBC의 공영성이 위기에 처하면서 <PD수첩>에 한계가 온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 같습니다. 우선 내부적은 <PD수첩>의 방향성에 대해 진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냉정한 비판정신이 사라진 상태가 계속되는 것은 과거의 명예에 흠을 내는 일이라고 봅니다. <PD수첩>은 이 시대의 문제에 대해 차분히 정리해서 시청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는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 토크쇼라고 해야 하나 갈 길 잃은 <PD수첩>에 동력을 불어 넣는 계기가 나와야 하겠습니다. 


Q. <PD 수첩>이 1000회라는 역사를 쌓아오기까지, <PD 수첩>을 있게 한 대표적인 이슈와 방송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었다고 생각하시는지 의견 부탁드리겠습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변칙 상속(2000년), 미군전차와 두 여중생(2002),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2005년),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문제(2008년), 검찰과 스폰서(2010년),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사찰(2010년),  4대강 수심 6m의 비밀(2011년) 등이 대표적입니다. 


모두 이 시대를 상징하는 큰 사건이었으며 권력, 금력 등 사회부조리를 정면에서 다룬 이슈였습니다. <PD수첩>은 그때마다 냉정한 목격자로서, 시대의 감시자로서 시민을 대신해 정의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정말 소중한 방송이었지요.


Q. 최근 방송 중 <PD 수첩>만의 날카로운 시선이 살아있는 방송을 꼽는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대형교회의 내부문제를 다룬 ‘목사님, 진실은 무엇입니까?, 피해자의 편에서 집중조명한 ‘동양사태’, ‘의료 민영화 논란’편은 여전히 <PD수첩>의 건강성을 확인해줬습니다. '누가 세월호를 침몰시켰나?'는  피해자 인터뷰 논란은 있지만 시의적절하게 대형참사를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를 살폈습니다.


Q. 반대로 <PD수첩>의 기획의도와 좀 거리가 멀었던 방송을 뽑는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11개월만에 방송이 재개된 첫 주제는 <대출사기 양산하는 통신사 리베이트>였는데 ‘우려 먹기’ 아이템이었죠. '누가 동해병기를 이끌었나'도 갑자기 들고 나와 재탕 삼탕한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성형공장의 비밀'도 시청률은 견인했지만 지나치게 선정적인 이슈만 짚었습니다.


덧글. 이 포스트는 7월22일 오후 2시 방영된 MBC <TV속의TV> 인터뷰를 위해 미리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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