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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비슷비슷한 아침방송, 새로운 접근은?

by 수레바퀴 2012. 4. 6.

해외의 아침방송은 좀더 유용한 정보 제공과 젊은 층을 겨냥하는 토크쇼가 많다. 물론 선정적인 내용이 없지 않지만 국내 아침방송처럼 획일화한 장르와 내용은 없을 듯 싶다. 제작진의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하루의 시작을 여는 아침! 일상을 준비하면서 바쁘게 출발하는 이 시간에도 TV는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아닐까? 많은 사람들이 TV와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터! 그렇다면, 아침을 채우고 있는 TV는 과연 어떨까? 뉴스와 정보매거진, 드라마와 토크쇼로 이어지는 아침 방송들~ 그날의 생생한 소식들로 바쁜 하루의 시작에 유용한 정보통이 되고 있지만, 유난히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듯한 방송은 언제나 늘 아쉬움이었다. 이러한 방송프로그램으로 인해 혹시나 무겁게 하루를 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시청자들의 ‘안녕한 아침’을 위해 TV는 얼마나 애쓰고 있는 것인지- <TV로 보는 세상> 에서 살펴보도록 한다.

▶ 아침방송 : <생방송 오늘아침>류의 정보 매거진과 아침드라마, <기분 좋은 날>류의 토크쇼, 기존 프로그램 재방송...

Q. 아침 방송만이 갖는 고유한 역할과 특징이 있다면, 어떠한 점들을 얘기할 수 있을까요?① 뉴스나 정보매거진 형식의 프로그램의 특징 ② 아침드라마 (완벽하게 주부)

A. 아침 방송은 시청자들과 아침을 함께 여는 방송입니다. 아침에 처음 편성되는 것은 뉴스죠. 뉴스는 보통 2시간 정도로 길게 편성되는데요. 교통-날씨 등 그날그날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죠.

이때 시청자의 이른 아침 시간대를 고려해 무겁기보다는 가볍고 경쾌한 분위기를 만드는 게 특징인데요. 그래서 기존의 뉴스프로그램과 다르게 사건-사고, 연예, 오락, 스포츠 등 섹션별로 세분화해 따끈따끈한 정보를 전달하는 잡지 형식의 매거진 구성이 많고요.

또 오전에는 주시청층이 주부들이 대부분인 만큼 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내용과 소재의 드라마, 토크쇼가 편성되죠.

Q. 아침 방송하면, 정보 매거진-토크쇼-드라마가 떠오르듯이 기존의 커다란 틀에서는 벗어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지상파 3사의 아침 방송을 살펴보더라도 종류 면에서 다양하지 않고, 비슷비슷한 프로그램이 많습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보시나요?

A. 대체로 이른 아침 시간에는 직장인, 학생들을 위한 뉴스 정보, 출근-등교 준비를 마무리한 주부들이 휴식을 취하는 오전에는 주부들이 쉬면서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토크쇼나 드라마로 구성됩니다. 시청자의 생활 패턴을 분석해 시간 단위가 아닌 구획을 단위로 가시청 인구를 파악해 편성한다고 해서 구획 편성이라고 합니다. 

이같은 구획 편성은 오랜 시간을 걸쳐 굳어진 건데요. 변화를 주기가 어려운 시간대죠. 그러나 최근에는 케이블방송이나 스마트폰 등 정보를 습득하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정보를 즐기는 시청 경험이 형성되고 있어 대응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Q. 외국의 경우, 아침 방송은 전체적으로 어떠한 내용과 분위기로 진행되고 있는지요?(프로그램 종류가 다양하다거나 내용면에서 차별화되는 점이 있다거나)

A. 미국 지상파 방송사의 아침방송은 ‘토크쇼’가 많습니다. 토크쇼는 주로 유명인을 부른다거나 주부, 아이들과 퀴즈를 하기도 합니다. 다루는 소재는 음식, 인테리어, 정원 가꾸기 등 주부의 일과 관계된 것들이 많지만 불륜이나 논쟁 등 다소 자극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영국은 화려하고 개방적인 세트에서 2~3시간의 정보 프로그램을 편성하기도 합니다. 진행자가 스타들과 함께 쇼를 꾸며 가죠. 일본 아침 방송은 스타가 10~20분 정도 라이브 음악 쇼를 하는 경우가 많죠.

스페인이나 이태리 아침 방송은 토크쇼가 많은 데요. 그런데 주타깃은 젊은 층이 많습니다. 진행자도 20~30대 여성이고요, 출연자들도 상당히 젊습니다.

이를 종합해보면 해외의 아침방송은 정보 프로그램 위주라는 점은 비슷하나 화려하고 젊은 분위기고요, 음악 등 좀 더 즐겁고 역동적인 소재로 이뤄져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아침방송을 전체적으로 아울러 봤을 때 가장 아쉽고, 문제시되는 부분은 어떤 것이라고 보시나요?

A. 우선 지나치게 주부 그러니까 여성을 타깃으로 하고 있습니다. 노년층이나 남성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또 주로 스타의 사생활이나 연예 뉴스 등 오락성, 선정성이 두드러지는데요. 오래 전부터 전개된 정보 매거진-드라마-토크쇼 같은 구획편성이 식상한 점도 있습니다.

Q. 정보 매거진 프로그램은 다소 자극적인 아이템을 많이 다루고 있고, 특히 아침 드라마의 경우- 출생의 비밀, 불륜과 복수! 소위 막장코드라고 불리는 요소가 가장 두드러지는데요, 이렇듯 대부분 아침 방송들이 ‘자극적이고 선정적이다’라는 평가를 받게되는 이유가 있을까요? (주 시청층인 주부를 타깃으로 함에 있어서? 바쁜 아침 시간 눈길을 끌만한 자극적인 소재 선택? 등 다양한 측면에서)

A. 시청률 압박이 강한 제작진이 채널 고정을 위해 이혼, 혼외 정사 등 폭로 위주의 자극적인 소재를 선택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주부들이 ‘막장 코드’를 좋아한다는 판단 그 자체가 잘못돼 있는 건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MBC베스트셀러극장>처럼 작품성 있는 드라마를 기획한다거나 교육적 효과가 높은 장르도 과감히 고려해야 할 듯 싶습니다.

Q. 마찬가지로 아침 토크쇼도 스타들의 신변잡기나 폭로 등의 내용을 주로 삼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스타들의 ‘과거’ 사생활이나 아주 소소한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토크쇼는 시청자 입장에서 보면 기존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미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죠. 형식이나 내용이 전혀 변화가 없는 셈인데요. 타깃 시청층의 연령대가 조금 높을 뿐인데요.

더구나 프라임타임 시간대나 심야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미 본 내용들이 재탕하는 경우가 많아 식상하기도 하고요. 차라리 신변잡기나 폭로 같은 것이 아니라 삶의 지혜나 연륜이 묻어나는 각계각층의 출연자들을 발굴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봅니다.

Q. 아침 시간대를 채우고 있는 프로그램 중에 다소 많은 부분이 ‘스페셜’이란 명목으로 기존 방송의 재방송으로 이뤄지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A. 스포츠, 게임, 드라마 등 인기 방송 프로그램의 재방송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비용 측면이나 시청자의 바람을 반영하는 편성인데요. 다만 아침과 오전에 어떤 프로그램을 재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오래 집중할 수 있는 시청 시간대가 아니므로 단순히 재방할 것이 아니라 짧게 재구성한다든지 전략적 접근이 요구됩니다. 특히 그날그날 다른 사람과 교류할 때 소통하거나 하루 내내 화제가 될 만한 것들을 탄력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으리라 봅니다.

Q. 많은 시청자들이 하루의 아침을 TV와 함께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은데요, 때문에 아침방송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가장 먼저 염두에 두고, 개선해야 할 부분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A. 맹목적인 시청률 경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현재 아침 방송은 채널간 동질화, 중복화로 시청자의 선택권이 낮아졌습니다. 내용도 선정성, 오락성이 두드러지고 엇비슷한 프로그램들이 많지요. 결국 방송의 질적 저하 즉, 하향 평준화, 획일화가 이어지는데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제작진 스스로 다른 채널의 취약점을 찾아 편성하는 능동적인 전략이 필요합니다.

또 
아침 방송이 기여하는 것은 그날의 정보 제공입니다. 특히 해외의 교육 정보, 해외 주부들의 일상 등 글로벌 소식도 더 많아야 할 거 같습니다.

Q. 시청자들의 안녕한 아침을 위해서 아침방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제언을 부탁드립니다.

A. 가장 중요한 것은 각 프로그램에서 자극적인 소재는 지양해야 합니다. 또 주부들만 본다고 한정하지 말고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 남성-직장인-학생-노년층 등 상대적으로 오전시간대에 소외된 시청자층을 고려한 다양한 소재를 발굴했으면 합니다. 특히 연예인 이야기보다는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더 많이 알려 주는 시도가 늘었으면 합니다. 

덧글. 이 포스트는 MBC <TV속의 TV> 3월30일 방송분 인터뷰를 위해 미리 작성된 원고입니다. 실제 방송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덧글. 이미지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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