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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뉴스의 디지털스토리텔링을 생각한다

뉴스스토리텔링 2010. 2. 26. 20:50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교과서적인 점프를 하는 김연아 선수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디지털스토리텔링. 이러한 서비스는 뉴욕타임스에게 일반화돼 있다.


김연아 선수의 완벽한 피겨 스케이팅 연기는 26일 대한민국을 사로잡았다. 김연아는 '여신'이 됐고 세계도 '숭배'했다.

4분 10초간 얼음 위에 내렸던 코발트 블루의 여신은 몇 차례의 점프를 하는 동안 불멸의 기록을 작성했다.

전 세게의 언론이 이를 신속히 보도했다. 온라인 미디어도 예외는 아니었다. 텍스트와 수십장의 사진들이 쏟아졌다.

그러나 오래 전부터 찬란한 김연아(스토리)라는 콘텐츠를 가졌던 국내 언론은 텔링(telling. 표현)을 위한 준비도, 열정도, 전략도 없었다.

온라인 미디어는 이용자와의 상호작용성(innteractive)은 물론이고 멀티 미디어(multimedia)를 제공할 수 있기에 주목받고 있지만 국내 언론은 이번에도 무능함을 여실히 드러냈다.

평면적인 초기화면 편집과 수많은 관련 기사들의 배치 외에는 어떤 것도 진취적이고 독창적이지 못했다.

어떤 언론사에 들어가도 똑같은 정보소스-국내외 통신사로부터 공급받은 수십장의 포토 슬라이드만이 존재했다.

반면 해외의 유력 언론사들은 한국의 여신을 주목하며 디지털스토리텔링을 차분히 그리고 집중적으로 제공했다.

국내 언론사들의 특색없고 무기력한 온라인 뉴스 서비스는 애초부터 경쟁이 되지 못했다. 해외 언론들은 특별하고 위대한 여신을 위해 미리 동영상 인터뷰도 제작했다.

올림픽 시작 이전부터 그리고 직전까지 그들이 우리의 여신, 김연아를 위해 열성적으로 마련한 뉴스와 그 디지털스토리텔링은 여신을 빛내기에 흡족했다.

변변한 독점 인터뷰 영상도 없었기에 입체적인 접근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해외 언론은 달랐다. 탁월한 뉴욕타임스의 경우는 김연아의 점프를 과학적이고 역동적으로 스토리텔링했다.

수십번 수백번 클릭을 해도 황홀한 플래시와 이미지, 데이터로 표출되는 과학적인 뉴스 서비스는 아무리 봐도 지루하지 않았다.

뉴스룸의 장인들이 작업한 그 디지털스토리텔링으로 드러난 콘텐츠들은 여신의 기록만큼이나 영원히 기억될 수작이었다.

단편적이고 기계적인 뉴스는 오프라인에서도 반복해서 일어났다. 시적인 감탄사를 연발한 외신과는 그 현장의 실마리를 풀고 묘사하며 전달하는 품격에서 차이가 났다.

세련되고 압축된 용어를 물 흐르듯 영상과 텍스트에 담는 백지 위의 창조적 저널리스트들에 비해 국내 언론은 특징이 없었다.

라이벌 선수와의 경쟁 구도, 스케이팅 연기내용, 점수, 분위기 정도로만 구성된 단조로운 현장 뉴스는 수백개나 쏟아져 포털을 메웠지만 어느 것 하나 인상적이지 못했던 것이다.

똑같은 사진에 똑같은 문장들의 나열은 창조적인 온라인 저널리즘의 지평을 원하는 국내 이용자들의 기대치와는 한참 떨어져 있어 보였다.

김연아라는 전대미문의 스토리를 보유하고서도 이를 풀어내지 못하는 국내 언론사 뉴스룸의 한계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왜일까?

뉴스 서비스에 집중하기 위해 역량이 투입되지 못하고 있어서다. 여전히 전통매체는 베테랑 기자들을 오프라인에 배치하고 있다. 더구나 온라인 뉴스룸은 오프라인과는 단절돼 있다.

서비스를 지원하는 프로그래머, 디자이너들은 스스로의 창의성을 고려하기도 전에 빠듯한 일정과 원만하지 못한 뉴스룸 스태프들-대부분 오프라인 출신 기자들이다-과의 대화에 지쳐간다.

독립형 인터넷 신문이나 전통매체 온라인 뉴스룸에 소속한 기자들도 마찬가지다. 밤새 심야 토크프로그램에 출연한 연기자들의 대화를 전하는 것이 온라인 저널리즘은 아니다. 그들도 창의에 목마를 것이다.

이렇게 뉴스룸이 내부의 이런 저런 이유로 이용자들의 요구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가운데 이용자들은 스스로 의미있는 서비스들을 챙기고 있다.

WSJ, NYT, NBC, BBC 등 외국 언론사에서 제공하는 디지털스토리텔링을 연결(link)하며 공유하는 것은 보편화돼 있다. 초고화질 VOD에 자막을 넣는 것도 상식적으로 돼 있다.

감동하지 못하는 뉴스를 서비스하기에 급급한 한국의 온라인 뉴스룸이 최대의 콘텐츠 여신 김연아를 놓치고 있는 사이 이용자들의 눈높이는 더욱 높은 데까지 올라간다.

이 벌어진 틈새를 채우지 못하는 한 국내 전통미디어의 새로운 비즈니스-가령 뉴스 유료화는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제안이 아닐 수 없다.

평이한 서비스에 머무른 채 오프라인 미디어 브랜드의 파워만 믿고 독자들이 그저 찾아올 것만을 생각하는 온라인 뉴스룸은 이제야말로 창조적 스토리텔링을 고민해야 한다.

온라인 뉴스 서비스도 잊을 수 없는 창조물로 남아야 한다. 그것이 온라인 저널리즘의 새 로운 모색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진정으로 인식해야 한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솔직녀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미국에 거주하기 때문에 주로 NYT를 보는데, 김연아와 다른 선수들에 대해 심도깊은 내용의 기사와 각종 사진, 비디오 자료들이 올라오는 것을 보다거 국내 신문들을 보니 한숨이 나오더군요...

    2010.02.27 02:59
    • 수레바퀴 수레바퀴  수정/삭제

      온라인 뉴스를 소비하는 이용자들은 대단히 다이내믹하고 지적입니다. 국내 뉴스룸이 보여주는 서비스는 점점 외면받고 있음을 직시해야 합니다.

      뉴욕타임스가 경영상의 어려움이 있음에도 이런 서비스들을 줄기차게 하는 것을 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2010.02.27 09:22 신고
  2. Seung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교수님^^
    지난 2학기때 온라인뉴스서비스 수업을 들었던 오승렬입니다.
    혹 기억나시나요? 스토리텔링 과제로 ‘프리다’와 ‘선덕여왕’을 했었던..^^
    이번 학기 휴학을 해서 교수님의 수업을 못 듣게 되었네요. 아쉽습니다.ㅜㅜ
    방학이 훌쩍 지나 또 한 학기가 시작되고, 지난 학기때 즐겁게 수업을 듣던 생각이 나서 교수님 블로그에 들렸다가 마침 이 글도 읽게 되었습니다.

    뉴욕타임즈의 김연아선수 스토리텔링!! 정말 멋지네요. 보자마자 감탄해서 몇 번이나 반복해서 봤어요. 정말 말그대로 클릭을 부르는^^ 예전 수업시간에 보여주셨던 해외뉴스사이트의 음성과 함께 나오는 슬라이드쇼라든지, 9.11건물 붕괴 장면도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 그때 뭐랄까, 눈이 확 트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거든요. 아, 똑같은 소재의 뉴스를 이렇게 멋지게 풀어낼 수 있구나 하는...
    이번에도 국내 뉴스룸은 교수님 말씀대로 김연아라는 멋진 스토리를 제대로 텔링하지 못했네요.

    국내 메이저 언론사가 이쪽으로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지지부진하다면, 오마이뉴스와 같은 인터넷 언론쪽에서 이쪽을 새로운 돌파구로 삼는 것은 불가능할까요? 독창적인 뉴스 스토리텔링 때문에 더 회자되고 찾게되게끔... 인력과 비용 측면에서 무리일까요^^?

    지난 학기때 늘 학생들과 소통하고 인연을 중요시하시는 모습을 뵐때마다 무척 좋았습니다. 다음에 또 찾아뵙겠습니다. 항상 건강 조심하시고, 이번 학기도 파이팅하세요^^

    2010.03.03 01:03
    • 수레바퀴 수레바퀴  수정/삭제

      반갑네. 자네 이름을 왜 기억 못하겠는가.

      언론사 환경은 디지털스토리텔링과는 아직 거리가 멀지만, 머지 않아 자네가 가진 소질을 활용할 날이 올 거라고 믿네.

      부디, 더욱 탁마하고 꿈 꾸었으면 하네.

      이렇게 연락주어 반갑네.

      자네 진로가 고민될 땐 언제든 연락주게. 성의껏 돕겠네.

      2010.03.03 01:51 신고
  3. Seung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소질이라고 해주셔서 무지 쑥스럽습니다. 늘 고맙습니다.
    넵, 저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교수님^^!!

    2010.03.03 23:45
    • 수레바퀴 수레바퀴  수정/삭제

      내 생각엔 계속 자네의 창의적인 부분을 공개했으면 좋겠네. 블로그나 자네의 윈도우(window)를 통해서 말이야.

      자네의 젊은 날들을 멋지게 소진하길.

      2010.03.04 08: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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