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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드라마 `선덕여왕`에 대해

by 수레바퀴 2009.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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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드라마 <선덕여왕>의 장점

A. 사극에서 기존 여성 주인공이 보여줬던 여성상과는 대별되는 미실역의 우아하면서도 치명적인 연기력은 물론 아역들의 자연스런 연기력이 극의 묘미를 배가시키고 있습니다.

또 수십년을 단 몇 회만에 뛰어넘는 스피드한 극의 전개도 주목되고요.

여기에 빠르게 드러난 명확한 선악구도도 드라마에 빠져들 수 있도록 했습니다. 선덕여왕과 여정적인 ‘미실’과의 대립구도도 흔치 않은 구성으로 흥미를 자아낸 거지요. 또 여성 리더십이라는 주제도 이색적이고요.

부수적인 측면에서는 신라시대를 그려내기 위해 화려하게 사용된 복식을 비롯 미술이나 컴퓨터 그래픽, 많은 화랑들이 등장하는 의식이나 전투신 등이 드라마의 스케일을 느끼게 해줍니다.

특히 사극답지 않게 드라마 전반에 걸쳐 자연스럽게 나오는 현대적 음악이 감칠맛을 더하는 장치가 돼 줍니다.

물론 우리가 잘 알 수 없었던 신라사에 대해 알 수 있게 해준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그 전에 인기리에 방영됐던 <주몽>과 함께 큰 의미를 던져 줍니다.

Q. 상상력에 대해서는?

A. 일단 사료가 많지 않은 신라시대에 대한 부분을 상당 부분 상상력에 의존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한계라고 보여지고요.

그러나 역사적 고증을 기초로 한 작가의 상상력은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그  상상력이 극의 중심과 전체가 아니라 보조적이고 유인적인 요소라면 말입니다.

지금까지 <선덕여왕>에서 나타난 허구적 장치라고 한다면 미실의 존재 여부, 쌍둥이로 그려진 덕만공주에 대한 논란일 것인데 이 정도는 역사에 대한 인식을 왜곡되게 이끌어간다고 보기 어려우며 충분히 수용 가능한 작가적 상상력의 범주에 들 것으로 보여집니다.

Q. 덕만의 어린시절 이야기 연출에 대해서는?

A. 선덕여왕이 되기까지의 생존과정을 보여준 초기 진행분은 드라마의 전체 전개상 밑그림이 되는 만큼 꼭 필요했다고 봅니다.

더구나 아역 연기자들의 자연스런 연기로 긴장감을 높여 드라마 전체의 기대감을 높인 전반부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물론 칠숙과 덕만, 소화의 추격과정 등 일부 상황이 너무 지루하게 구성됐다는 지적이 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볼 때 무난했다고 판단됩니다.

Q. <선덕여왕>의 부족한 점

A. 신라시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옥의 티처럼 연출상의 사소한 허점들이 잇따라 보이는 건 아쉽습니다. 죽방(이문식)이 옥수수를 들고 있는 모습은 대표적입니다.

천명과 덕만이 쌍둥이지만 남자 화랑도와 허물없이 지내는 덕만의 남장 모습은 억지라는 지적도 마찬가집니다. 천명과 덕만의 만나는 과정도 억지였다는 생각도 듭니다.

상상의 인물이라는 논란 속에 악의 편에 있는 미실의 존재감이 지나치게 커졌던 초반부를 감안할 때 극중 설정에 맞는 변화도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Q. <선덕여왕> 제언

A. 선덕여왕과 미실의 두 대립되는 캐릭터들을 통해 모계 중심의 왕권을 확립했던 신라 정치의 이면을 소상히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정통 역사서가 아닌 필사본인 ‘화랑세기’를 통해 캐릭터들이 설정된 퓨전 판타지 사극인 만큼 김유신, 김춘추, 진평왕 등 남성 주인공들이 이 두 여성과 맺는 인간적, 정치적 관계들이 잘 드러났으면 합니다.

성인연기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선덕여왕>에서 이미 캐릭터가 확립된 미실과 대립되는 선덕여왕역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정립하고 나아갈지가 관건입니다. 그것이 신라사, 신라 여성 정치의 진면목을 통해 새로운 감동을 줘야 할 <선덕여왕>의 근본적 과제라고 할 것입니다.

덧글. 이 포스트는 26일 오전 방송된 MBC <TV속의 TV> 'TV돋보기'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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