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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구글 코리아와 새로운 뉴스 공급 관계를 맺으려던 언론사들의 시도가 좌절됐을 때 네이버의 힘이 더욱 커질 것이란 업계의 전망이 쏟아졌다. 다수의 언론사들이 모여 포털 주도의 유통시장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1년여간의 노력은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기 때문이다. 

올해 초 뉴스 유통 시장 내에서 보다 분명해진 것은 네이버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언론사의 과거 기사 디지타이징을 통해 아카이브를 구축한 뒤 수익을 분배하는 네이버의 비즈니스는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됐다. 반면 포털사이트를 활용해 온라인 광고 시장을 주도하려 했던 뉴스뱅크협의회도 힘을 잃고 맥빠진 협의만을 남겨두게 됐다.  

언론사들이 “포털 이대로는 안된다”는 기획물을 양산하며 대포털 압박에 나섰던 점을 떠올리게 되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그 대신 네이버와 장기 공급 계약을 타결한 뒤 아예 전담 기자를 두고 콘텐츠를 주문생산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언론사들까지 나오고 있다. 언론사의 틈을 잘 찾아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 온 포털 사업자로서는 쾌재를 부를 만하다.

그동안 포털 사업자는 언론사를 서열화하고 양극화하면서 포털의 메커니즘은 철저히 시장의 논리임을 앞세웠다. 인터넷 이용자들이 원하는 뉴스를 생산하는 언론사들이 부족하다고 꼬집는 한편 예산 부족을 내세우면서 공급단가 저가책정을 수용하라고 은근히 강요하는 식이었다.

반면 언론사들은 포털의 논리를 극복하지 못한 채 종속돼 왔다. 현실적으로 뉴스 콘텐츠를 판매할 수 있는 유일한 유통업자인 포털사업자의 눈밖에 나서는 안되기 때문에 모든 것을 먼저 양보하고 또 양해했다.

이 결과 포털이 배치하는 뉴스에 따라 편집국의 분위기가 춤추는 희대의 드라마가 펼쳐졌고 언론사는 “우리 뉴스를 좀 많이 뽑아 달라”고 음으로 양으로 간청했다. 언론 스스로 포털사이트의 서비스 경쟁력을 벤치마킹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노력은 아예 하지 않았다.

포털에 읍소하고 공격하는 것에만 능한 언론사들은 온라인 저널리즘이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음에도 실질적인 투자는 부족했다. 통합 뉴스룸의 도입은 정체됐고 포털 인기검색어용 기사를 남발하면서 스스로 권위와 영향력을 떨어 뜨렸다. 특히 언론사간 대포털 공동대응 기조는 유력 매체들의 자사 이기주의 때문에 번번이 깨졌다.

지난 수 년간 포털은 이 같은 언론사의 생리를 간파하고 우월적 지위를 유지해왔다. 최근 네이버는 학문영역에까지 손길을 뻗쳐 학자의 입을 빌어 대선 뉴스 편집을 비롯 포털 전반의 변호 메거니즘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외부 전문가나 저명 인사를 참여시키는 이용자 위원회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러한 행보를 통해 공공성과 객관성, 투명성을 그럴듯하게 포장했기 때문이다. 스스로 미디어가 아님을 자처하면서 이익을 지키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다 동원한 것이다.

지금까지 포털뉴스 서비스를 둘러싼 논란은 언론과 포털간 제휴관계의 합리성을 보완하는 것으로 한정해서는 안된다. 포털뉴스가 언론인가 아닌가에 대한 진부한 검증 수준도 아니다. 포털의 진면모를 제대로 규명하려는 것은 포털권력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막대한 자본을 축적해 전체 시장에서 독점의 폐해를 초래한다는 데 있기 때문이다.

포털 권력은 결국 포털 서비스에 합류하고 있는 언론사를 비롯 모든 시장 주체들에 의해 지탱돼 왔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포털사이트에 대한 논의는 미디어 업계의 새로운 질서 마련 차원이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 등 우리 사회 전반의 정체에 대해 숙의하는 자리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NHN이 지난 1월 중순 언론사의 오보를 확인없이 게재한 포털사이트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판결에 대해 상고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주목된다. NHN은 “기존 제도에 얽매이는 것보다 하루 빨리 온라인 시스템에 맞는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해 즉각적인 피해 예방과 구제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미래지향적 법제도 도입 논의에 적극 동참할 뜻을 전해서이다.

결국 이것은 인터넷 포털과 제도권이 규제논의를 둘러싸고 다시 한번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간 논의를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전자민주주의, 사이버 윤리, 인터넷 경제, 저작권 등 포털사이트를 둘러싸고 제기된 이슈들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해야 할 것이다. 포털 권력에 대한 냉정한 평가 그리고 가능성을 함께 다룰 때 생산적인 담화를 도출할 것이기 때문이다.

덧글. 이 포스트는 미디어미래연구소가 발행하는 미디어 전문 월간지 '미디어+퓨처'의 포털 관련 기획특집에 실린 글입니다. 포털 관련 기획특집은 여러 개의 주제를 갖고 다수의 전문가가 기고해 구성돼 있습니다.

참고로 이 포스트에 담긴 원고 작성 시점은 2월 초순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잡지에 게재된 원고와 이 포스트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1. 넷물고기 2008.03.03 19:56

    포털권력 .. 인정인정 합니다. 70% 를 잡고있는 네이버가 포털권력 문제가 대두되는것, 문제있습니다. 더 많이 점유율을 갖고있는 세계적인 구글은 포털권력이라는 우려 ... 네이버에 비하면 듣는편에도 안끼는걸 감안한다면,, 네이버는 좀 문제가 많지않나 싶습니다. 정중히 트랙백 걸어보고싶습니다 ^^

  2. 수레바퀴 2008.03.03 20:06

    구글과 비교했을 때 NHN네이버의 비즈니스 뿐만 아니라 서비스의 병폐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개선하려는 노력 자체도 시장과 파트너 기업, 소비자의 관점과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3. 재서기 2008.03.04 10:58

    한때 한참 네이버, 구글, 다음 등등 많은 관계들에 재밌어 했었는데
    오늘 오랫만에 관련 포스팅들이 많네요~
    최진순기자님 안녕하세요 ^^ 자주 놀러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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