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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달라지는 시청 문화

by 수레바퀴 2007.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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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TV속의 TV> TV 문화창조-[달라진 시청문화]에 대한 인터뷰 대본.

방송문화에서 예전과 크게 달라진 점을 꼽아보라면 ‘시청문화’가 아닐까 싶다. DMB가 널리 보급되면서 사람들은 꼭 TV 앞에 앉지 않아도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시간 맞춰 볼 수 있게 됐고, 인터넷 다시보기는 굳이 그 시간에 그 프로그램을 보지 않아도 되게끔 만들었다. 케이블 TV에서의 지상파 프로그램 재방송 역시 시청시간을 자유롭게 풀어주었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달라진 시청문화. 방송사는 이런 시청문화에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다. 달라진 방송문화로 인해 방송 시스템도 분명 크게 바뀌는 날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1. 과거의 시청문화에 대해 (시청자 관점에서)

과거에는 TV가 가족을 하나의 공간으로 결속시키는 매체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TV는 가정에 한 대 정도 구비돼 있었는데 뉴스, 드라마, 쇼 등 정해진 프로그램을 모든 세대가 함께 보는 형식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TV는 가장 강력한 여론을 일으키는 정보 플랫폼으로서 사람들을 빨아 들이고 또 TV를 매개로 한 소통이 주류를 이뤘습니다.

<여로>나 <사랑과 진실> 등 국민 드라마가 나오기도 했고 <땡전뉴스>라는 일방적 통행이 주도했지요. 그러나 시청자들이 TV에 참여하는 방식은 거의 담보되지 않습니다. TV가 보여주는 프로그램과 편성표에 그저 순응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TV의 위상에도 불구하고 시청자와 TV의 관계는 가깝지 못했습니다. TV는 시청자의 항의나 불만조차 반영하는데 인색했습니다.

2.  현재의 달라진 시청문화에 대해 (시청자 관점에서)

한마디로 TV의 위상이 바뀌었습니다. 유일무이한 정보제공자로서의 TV가 아니라 많은 매체들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또 전 세대를 아우르는 매체도 아닙니다.
 
이렇게 된 것은 다매체다채널 시대로 진입한 미디어 환경 때문입니다. 이동 중에도 시청이 가능한 DMB, 언제든 다시 볼 수 있는 인터넷, 이용자의 선택권이 더 강력해진 케이블TV와 IPTV의 도래는 시청자의 지위를 높였습니다.

특히 시청자들은 세대별로, 연령별로, 성별로 독특한 프로그램 선호 패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TV는 시청자들의 중심이 되지 못하고 저마다의 디바이스를 통해 만나고 있습니다.

또 시청자들은 단순히 수용자로서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참여해서 프로그램의 주체가 되기도 합니다. 인터넷을 통해 TV프로그램을 비평하고 주인공과 작가, 연출자를 비판할 수 있게 됐습니다.

<다모>폐인에서 보듯 시청자 권력은 프로그램 제작자를 더욱 고민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더구나 쌍방향 플랫폼인 디지털TV가 실시되는 2012년 전후에는 일방적인 프로그램 편성, 제작은 점점 쇠락할 수밖에 없게 될 것입니다.

시청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심지어 번거로운 광고도 자신이 선택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3. 이처럼 시청문화가 달라지게 된 이유는?

여가 문화가 바뀌었습니다. 주5일제가 정착하고 있습니다. 웰빙과 같은 트렌드도 급속히 형성되고 있습니다.

미디어 산업구조도 재편되고 있습니다. 기술과 소통장치의 발달로 TV는 거대하고 낯선 매체가 아니라 언제나 만나고 다룰 수 있는 매체가 됐습니다.

이동 중에서도 TV를 볼 수 있게 되고 개인저장장치(PVR), 인터랙티브 서비스가 진화하고 있습니다.

자연히 온 가족이 모여 TV를 시청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개인별로 TV를 선택하는 양식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객체가 아니라 주인공으로서 TV를 활용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개인의 기호와 스타일을 중시하는 문화 때문입니다.

또 시청자가 참여지향적으로 자리잡는 것은 표현의 자유 등 민주주의 일반의 신장이라는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인터넷과 같은 소통공간의 확대가 TV시청문화의 또다른 패턴을 만들었습니다.
적극 참여해 시청자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도 합니다. 음악, 가수, 주제, 주인공의 운명 등까지도 말입니다.

4. 바뀐 시청문화가 시청자에게 주는 영향은? (긍정, 부정의 영향)

시청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미디어 환경이 열렸습니다.

시청자들은 시간과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손쉽게 자신의 기호와 능력에 맞게 선택할 수 있게 됐습니다.

시청자들은 또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에 대해 늘 소통할 수 있는 무대와 지위를 갖게 됐습니다.

일방적 객체에 머물던 시청자들이 TV의 진정한 주인이 되면서 TV가 다루는 내용과 주제에 대한 강력한 감시자로 등극했습니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TV 시청의 편식이 우려됩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만을 보는 것입니다. 쇼나 오락프로그램에 집착하는 것이 한 예입니다. 또 TV시청시간이 따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할 수 있게 된 만큼 TV과식이 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시청자 1명당 사실상 1개의 TV, 더 나아가서는 더 많은 TV를 소유할 수 있게 됨으로써 급격한 사회적 소통의 단절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TV만이 유일한 사회적 소통의 창구가 될 가능성이 높은 셈입니다. TV를 벗어날 수 없는 TV의 종이 되는 것입니다. 적절한 시청습관을 가지고 좋은 프로그램을 취사선택할 수 있는 미디어교육이 전사회적으로 필요한 대목입니다.

5. 달라진 시청문화, 방송사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시청자들의 프로그램 선택권이 확대된 것은 방송사에게는 깊은 고민을 줍니다.

과거에는 시청률에 크게 얽매이지 않아도 됐지만 현재는 워낙 많은 플랫폼이 생기다보니 시청률을 의식한 프로그램 제작이 일어나는 등 방송제작 환경 전반에 ‘경쟁’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시청자들이 프로그램 내용이나 형식에 대해 혹독한 비판을 가하는 만큼 쉽게 위축될 수도 있습니다.

이럴수록 방송사들은 시청자들과 진지한 대화창구를 확대해가야 할 것입니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제공하는 것이 좋은지 좀더 많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특히 전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 우리 사회의 문제점이나 개선점을 찾는 공익적 프로그램 제작여건을 확보할 수 있도록 방송사와 시청자, NGO간에 생산적인 활동이 계속돼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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