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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ine_journalism

온라인 뉴스룸과 뉴스

by 수레바퀴 2007. 11. 9.

국내 신문사들의 온라인 뉴스룸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규모에서도 평균 10명 내외의 취재 기자를 보유하고 있는데, 규모가 큰 곳은 20여명이나 된다. 이는 오프라인 뉴스룸의 10%에 이르는 숫자다. 이들에 의해 사실상 24시간 뉴스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말부터 영상 뉴스를 담당하는 팀이 대부분 도입되고 있다.

사실상 멀티미디어 뉴스룸을 지향하는 온라인 뉴스룸은 인터넷에서 매체의 브랜드 경쟁력을 제고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용자들과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최전선에 놓인 온라인뉴스룸은 웹 사이트의 디자인은 물론이고 콘텐츠의 양과 형식, 내용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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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온라인 뉴스룸은 새로운 시장과 이용자들의 경향을 추적하고 이를 수렴하는 작업들을 거치면서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걸맞는 매체의 철학을 결정하는 중요한 전략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시장 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일부 신문사의 온라인 뉴스룸은 베테랑들을 투입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이처럼 온라인 뉴스룸이 점점 강화될 수 밖에 없는 것은 유비쿼터스 미디어 패러다임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온라인 뉴스룸은 뉴스를 단순히 생산하는 데서 그쳤던 과거의 뉴스룸을 극복하고 뉴스의 시장 유통, 이용자와의 소통은 물론이고 자산화하는 다양한 창조적 진지로 성장하고 있다.

이제 온라인 뉴스룸은 신문업계의 생동감을 대표하는 가장 창의적인 공간이며 미래를 가늠하는 전략적 지위를 가진 곳이 된 셈이다. 특히 멀티미디어가 주도하고 있는 콘텐츠 서비스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인력과 기술, 시스템은 향후 신문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미디어 성장 플랜의 요체다.

그러나 국내의 온라인 뉴스룸은 그와 같은 인식과 평가의 토대 위에 존재하고 있지는 않다. 아직도 온라인 뉴스룸은 '한직'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평면적인 속보 뉴스에 한정되고 있다. 또 오프라인 뉴스룸과는 완벽히 차단된 채로 존재하며 온라인 뉴스룸 구성원들 중 상당수는 차별적 대우를 받는 등 조직의 안전성이 취약하다.

특히 온라인 뉴스룸은 전사적인 주목을 받고 있지 않으며 핵심 역량이 집중되는 경향 위에 있지도 않다. 따라서 온라인 뉴스룸은 그 가능성과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계적이며 수동적이고 종속적인 조직으로 설정되고 있다.

오프라인 뉴스룸은 온라인 뉴스룸과 적극적이고 대등한 협업보다는 일방적인 지시를 하는 태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자들도 신문지면에 기사를 메우는 현재의 업무를 보다 창조적이고 쌍방향적으로 재정의할 수 있는 조건을 확보하지 못한 채 종이신문에 머물러 있다.

물론 최근의 오프라인 뉴스룸 기자들은 블로그에 참여하고 이용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하지만 기자들이 쏟아내는 온라인 콘텐츠가 특별한 감동을 주는 경우가 드물다.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교육이 없이 온라인에 접근한다는 점도 문제지만, 매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 하에서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즉흥적이고 일과적인 양상으로 겉돌고 있다.

자연히 온라인 뉴스룸에서 생산하는 뉴스의 양태도 질적 성장이 부진한 편이다. 글로벌 매체들은 원 소스 멀티 유즈(OSMU)를 넘어서 멀티 소스 원 유즈(MSOU)로 진화하고 있다. 뉴스 콘텐츠의 입체화가 매쉬업(Mash up) 뉴스 제작으로 전개되는 식이다. 여러가지 뉴스의 소스들이 결합해서 전혀 새로운 서비스가 창조되는 흐름이 트렌드다.

국내 온라인 뉴스룸은 지난 수년간 비디오 임베디드 뉴스(V.E.N) 제작 환경을 설계하는 데 공을 들여 왔다. 투자 여건이나 시장 규모 등을 감안할 때 그 정도의 노력이 가상하다고 볼 수는 있지만 뉴스 콘텐츠와 이용자 눈높이, 시장의 역동성에 비하자면 열악한 수준이다. 더구나 온라인 뉴스의 양과 질이 떨어지는 것 뿐만 아니라 온라인 뉴스에 대한 뉴스룸 전체의 선택과 집중도 부재하다.

이미 온라인 뉴스는 매체력과 비례한다. 제대로 투자가 진행되면 언론사 웹 사이트의 방문자 수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그 방문자들은 단지 뉴스를 보고 가는 손님이 아니다. 브랜드를 인식하고 선호하며 퍼뜨리는 벌과 나비와 같은 존재로 전환한다. 네트워크 미디어 환경에서의 뉴스 소비자는 신문 브랜드를 살리는 전령으로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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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온라인 뉴스룸을 방치해서는 안된다. 신문 브랜드를 죽이는 지름길은 온라인 뉴스룸을 오프라인 뉴스룸과 차단할 때 일어난다. 또 온라인 뉴스룸에 쓸모 없는 사람들, 교육과 인식이 결여된 사람들을 투입할 때 비극은 시작된다. 온라인 뉴스룸이야말로 오프라인 뉴스룸과 상생, 미래 독자들을 손짓해 신문을 살리는 마지막 보루이다.

생산적인 뉴스룸 전략, 효과적인 뉴스 생산 전략을 위해서는 첫째, 온라인 뉴스룸을 최정예의 기자들로 채워야 한다. 이들은 신문을 살리는 가장 우수하고 창의적인 전략가들일 수밖에 없다. 둘째, 뉴스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다. 사실관계를 전하는 뉴스에서 분석과 심층적인 멀티미디어 정보로 전환해야 한다.

이제 속도에 근거한 속보와 누구나 다 하는 영상으로는 경쟁력이 없다. 차별적이고 입체적인 뉴스를 만드는 아트 워크(Art Work)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 온라인 뉴스룸에는 종전의 기자상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저널리스트가 조속히 입성해야 한다. 정보 검색자, 이 정보를 구축하는 설계자, 정보를 디자인하고 쾌적하게 만드는 어시스턴트(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이용자와 소통하는 중재자, 뉴스 서비스를 총체적으로 조율하는 기획자 등이 '기자'로서 재정의돼야 한다.

국내의 온라인 뉴스룸은 전환기에 와 있다. 포털 뉴스에 떠밀려 인기 검색어 기사 어뷰징 공장으로 질책을 받았다. 제한된 인력과 조직 생리로 뻔한 콘텐츠만 남발해왔다. 이용자들은 뉴스를 선택할 뿐만 아니라 엄격하게 분석하고 있다. 새로운 저널리스트, 그리고 새로운 창의 전략, 새로운 기술과 가치를 전수받은 최고의 기자들이 결합해야 한다.

누가 먼저 그런 조건과 풍토를 만들 수 있는가, 누가 보다 흥미롭고 인터랙티브한 온라인 뉴스를 생산할 수 있는가에 의해 미래 브랜드 경쟁력은 결정될 것이기에 말이다.

 

출처 : 기자협회보 2007.11.9. 온라인판

 

덧글 : 기자협회보 온라인판 제목은 "온라인뉴스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로 등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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