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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tics

[up2] 오마이뉴스 '문국현 지지' 논란

by 수레바퀴 2007. 9. 4.

 

오마이뉴스가 지난달 대표이사 오연호 기자의 '대선리포트'를 통해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 문국현 씨를 호평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미디어오늘 논설위원이자 언론연대 사무총장인 양문석 씨는 3일자 인터넷 칼럼에서 '문국현의 백기사', '문국현 용비어천가' 등의 용어를 등장시키며 "오마이뉴스가 문국현 지지 동원 명령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양 씨는 "오마이뉴스가 언론이냐 아니면 문국현 홈페이지냐는 시빗거리"라면서 "노무현 신드롬을 일으켰던 5년 전의 쏠쏠한 장사를 다시 한번 더 해보는 것도 남는 장사라는 판단이 섰을 것"이라고 맹공했다.

양 씨의 주장을 요약하면 오마이뉴스가 고정 독자들을 등에 업어 대선시기 영향력을 확대하는 전략을 세웠다는 것이다. 결국 이것은 조중동이 이명박을 위하여 스스로 언론이기를 포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의 탈을 쓰고 있는 것과 똑같다는 것이다.

우선 양 씨의 주장에 대해 공감하는 부분은 있다. 오마이뉴스가 문국현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맹목적인 '文風' 기사를 양산한 것은 인정된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가해졌던 철저한 검증 경향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이고 이것이 궁극적으로는 저널리즘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는 데 동의한다.

그러나 양 씨의 지적이 전부 정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첫째, 오마이뉴스는 조중동과 다른 인터넷신문이라는 사실이다. 오마이뉴스는 독립형 인터넷신문으로 차별성 있는 독자층을 갖고 있다. 독자들은 새로운 감동을 원할 수 있고 일정하게 조응할 책임도 있다.

또한 인터넷신문의 역할과 지위는 오프라인 매체와 다르게 다양한 독자들의 반응으로 재정의된다. 반론도 나올 수 있다. 현재 오마이뉴스 안팎에는 문국현 바람 못지 않게 역풍도 존재한다. 웹2.0형을 지향해 독자들이 편집에 참여할 수 있는 서비스도 나왔다. 그런데, 조중동은 과거와 그리고 지금도 그런가?

둘째, 오마이뉴스가 5년 전 '노무현 장사'를 해 남는 장사를 했다는 대목이다. 오마이뉴스가 노무현에 대한 우호적인 기사를 쓴 것이 있다고 하더라도 "장사를 했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다.

또 당시 오마이뉴스의 친노 논조를 '장사'라는 것으로 등치시키는 것은 '조중동=오마이뉴스' 논리를 완성하기 위해 갖다 붙인 감정적 수사라고 보인다. 이를테면 5년전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인터넷 플랫폼과 집단지성은 노무현 후보가 집권하는 데 우군이긴 했지만 그것 자체가 절대적이지는 않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오마이뉴스의 당시 노무현 기사도 '장사'로 포장되기엔 역부족이지 않았을까 한다.

셋째, 오마이뉴스를 비롯 인터넷신문의 지위와 역할이 위축되고 있다. 포털사이트가 주도하는 뉴스유통, 1인 미디어인 블로고스피어의 확장 등은 수익모델이 부재한 인터넷신문의 경영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트래픽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마이뉴스가 지지율 1% 미만의 문국현 씨를 추켜세운다는 것이, 그러니까 '고정 독자들을 동원해', '쏠쏠한 장사'로 이어지는 게 가당키나 할 것인가?

온라인 미디어 시장의 변화를 감안할 때 오마이뉴스 문국현 올인은 오연호 기자의 표현처럼 "도박장에 구경가는 정도"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것이 수백만부를 발행하고 온라인 시장에도 영향력을 키워온 조중동과 같을 수 있는가?

넷째, 오마이뉴스의 문국현 올인이 저널리즘을 위배하고 있는가의 부분이다. 오마이뉴스의 문국현 기사가 최근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또 오마이뉴스 오연호 기자의 감동적인 리포트가 '균형'을 잃었다고 볼 수 있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봤을 때 오마이뉴스는 문국현에 대한 '반론', '비판'을 적절히 쓰고 있다고 판단된다.

4일 오후 1시 현재의 오마이뉴스는 E판의 문국현 기류 이외에는 뉴스 페이지의 편향성을 확인할 수 없다. 더구나 오프라인 기성언론을 가늠하던 잣대로 오마이뉴스의 문국현 기사를 분석하는 것이 적합할지는 의문이다.

인터넷 뉴스는 이용자가 보지 않고 참여하지 않으면 생명력을 잃고 만다. 그것이 다뤄지고 확산되는 것은 그만큼 콘텐츠의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 문국현 올인보다는 '문국현 바람'의 원인과 배경을 찾는 것이 더 가치있는 일일 수 있다는 말이다.

자칫 잘못해서 조선일보 4일자 류근일 칼럼 '이명박 씨가 가야할 길', 중앙일보 6월26일자 문창극 칼럼 '문제는 정권교체다, 이 바보야', 동아일보 8월29일자 사설 '이명박 박근혜가 만나서 해야 할 일'을 보게 된다면 오마이뉴스의 약간의 허물을 조중동과 꿰 맞추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선동인지 절감할 수 있을지 모른다.

결론적으로 오마이뉴스 '문국현' 논란은 오프라인 위주의 정파적 매체비평의 패러다임 안에서 인터넷 및 인터넷신문을 특질을 외면한 데 따른 것이다.

오히려 오마이뉴스가 제공한 '문국현'이란 메시지가 '신선'했으며 이를 통해 하나마나했던 대선 정국이 역동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펼쳐졌다는 점, 그리고 인터넷이란 참여지향적 플랫폼의 가능성을 재점검할 수 있게 됐다는 점, 시대정신과 콘텐츠에 대해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고 싶다.

덧글. 이와는 별개로 일명 오마이뉴스 2.0판이 지난 1일 선보였다. 미디어오늘 기자가 코멘트를 요청해와 다음과 같은 취지로 말했다.

"긍정적 측면과 아쉬운 측면이 공존합니다. 우선 국내외적인 미디어 사이트 트렌드에 조응한 점은 잘된 점입니다. 예를 들면 전통적 뉴스분류 체계를 부차적으로 하고, 태그(주제어)를 선차적으로 한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습니다.

또 이용자들의 선택에 따라 뉴스의 밸류가 매겨지는 개방형 편집판을 확대 적용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오마이뉴스의 장점인 시민기자제의 활성화나 참여 유인책이 미흡한 것은 유감스럽습니다. 웹 사이트의 기능적 측면은 보다 개방적이고 편의적으로 됐지만 변화한 미디어 환경에 걸맞는 시민기자제의 가치, 정당성을 심어주기엔 허전하게 보입니다.

오마이뉴스가 웹 사이트의 설계를 바꾸는 것으로 시민기자제의 위기국면을 극복할 수 있다고 본 것 같습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제의 새로운 진면목을 보여주는 측면에서의 접근이 필요할 것입니다.

예를 들면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혜택을 받게 되는 것인지, 또 그것이 미디어 환경에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등에 대한 꾸준한 대화와 소통이 요구됩니다."

덧글. 미디어오늘은 9월5일자를 통해 오마이뉴스 개편에 대한 기사를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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