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기자의 미래는 장밋빛일까? 미디어 업계가 1인 미디어 '블로그'를 비롯 UCC 채널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기자의 위상 변화를 상징하는 1인 기자의 역할과 중요성이 다시 주목되고 있다.

1인 기자는 매체 종사 여부를 떠나 다양하고 전문적인 콘텐츠를 생산하고 이를 이용자들과 소통, '여론'을 확보하고 일정한 영향략을 가진 미디어를 의미한다. 이때문에 1인 기자는 독창적이고 입체적인 콘텐츠를 통해 시장과 이용자들의 기호와 여론을 실재화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행사한다.

국내에 1인 기자 등 기자 개인의 개성과 능력이 주목된 것은 20세기에는 '칼럼니스트' 등 오피니언 그룹으로부터 출발한다. 이 그룹은 베테랑 논설위원들이 주축으로 뚜렷한 색깔을 가진 논평으로 영향력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젊은 층 기자들을 중심으로 기자 홈페이지나 온라인 게시판 참여가 왕성해지던 2002년 전후를 기점으로 스타성과 전문성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이때 오마이뉴스 등 독립형 인터넷신문의 아마추어 저널리스트나 탈매체를 선언한 전직 기자들의 경쟁력도 눈길을 끌었다.

3~4년 전부터 비디오 콘텐츠가 본격화하면서 보다 새로운 접근방법들이 두드러졌다. 일부 기자들이 만든 개인 블로그는 '상품성'과 '영향력'으로 직결됐다. 이 기자들은 이용자들과 소통하면서 1인 기자의 가능성을 더욱 고무시켰다.

이렇게 1인 기자가 등장하게 된 것은 우선 시장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IT 기술은 네트워크를 진화시켰고 개인 단말기들의 컨버전스는 누구나 콘텐츠를 쉽게 등록할 수 있게 만들었다. 올드미디어 기자들은 시장변화를 제대로 활용하면 기자 브랜드를 상품화할 수 있는 조건을 갖게 된 것이다.

즉, 이러한 시장은 기자들의 위기감을 탈출하는 비상구로 기자들의 인식의 변화를 이끌었다. 즉, 소속된 매체의 울타리를 벗어나서 스스로의 브랜드 관리 중요성을 자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신문 기자들이 비디오물을 생산하거나 블로그 활동에 적극성을 띠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는 시장 내 콘텐츠의 수요 변화, 즉 이용자들의 콘텐츠 소비 패러다임의 변화가 거들었다. 종이신문과 TV 보도에는 시간과 공간의 한계가 있었지만 인터넷은 물리적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했다. 이용자들은 보고 즐기는 콘텐츠를 희망했고, 기자들은 기존의 업무양식을 뛰어 넘을 수 있는 콘텐츠 생산의 조건을 만나게 됐다.

이에 따라 뉴스룸 관리자인 경영진들의 정책결정에 변화가 일어났다. 한 분야를 오래도록 취재하면서 생긴 전문성을 바탕으로 하는 전문기자는 물론이고 대중적 지명도가 높은 스타기자 보유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됐다. 또 멀티미디어 적응력도 중요한 요소로 간주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활동을 비롯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콘텐츠 생산에 대해 인센티브나 인사고과에 반영하기에 이른다.

또 해외 신문, 방송 뉴스룸의 변화와 프리랜서 기자들의 등장을 벤치마킹하고 이를 뉴스룸과 기자들의 자극제로 활용하면서 1인 기자의 주목도가 높아졌다. 게다가 정치와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던 매체 환경이 웰빙, 주5일제 등 문화적 배경들과 지식정보 산업패러다임으로 전환되면서 기자의 새로운 위상과 역할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기자들이 시장과 이용자들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게 됐고, 기존 조직과 업무 패러다임을 재설계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올드미디어는 이를 위해 우선 조직의 비전보다 기자 개인의 미래상을 제시하기 시작했고, 충분한 금전적 보상제도 도입했다. 중앙일보의 온오프기사교류제도나 초빙교수제 도입, 조선일보의 기자역량 강화를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은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가능성이 있고 자질이 뛰어난 우수 기자들을 붙들어 두기 위한 경영진의 고심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웹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기 시작했다. 신문이나 TV에 보도된 뉴스를 단순히 게재하는 데서 벗어나서 기자 참여를 독려했다. 지난 2002년 이후 기자 홈페이지, 기자 칼럼 게시판을 뛰어 넘어 2005년 전후로는 '기자 블로그'를 정착시켰다. 기자들에게 새로운 콘텐츠 생산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불러 모으기에 충분했다.

특히 지면과 웹 사이트가 다루는 콘텐츠의 변화가 지속적으로 전개됐다. 지면과 웹은 이용자 관점의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중앙일보의 '걷기포털' 추진이나 조인스닷컴의 여성포털 '팟찌닷컴'과 조선일보의 '헬쓰조선'은 주목되는 콘텐츠들이다. 시장과 이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위한 콘텐츠 인규베이팅이 활발해진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문제점도 적지 않게 노정되고 있다.

우선 1인 기자의 주목도가 커지면서 '기자'와 그 콘텐츠를 둘러싼 경제적, 상업적, 정치적 왜곡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는 것이다. 기자들이 고액의 연봉을 받고 소속 매체를 떠나기도 하고, 일부 기자들의 정치적 소신 발언이 뉴스룸 내외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것은 결국 이용자와 시장에서 1인 기자에게 당초 기대했던 콘텐츠의 수준에 못미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선정적인 콘텐츠가 양산된다거나 칼럼 위주의 단편적 콘텐츠로 채워지는 것은 하나의 특징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용자들과 소통하는 역할이 중요한 1인 기자들이 콘텐츠 생산에만 치우쳐 있고 쌍방향 피드백은 등한히 하고 있는 것은 우려된다. 이것은 1인 기자의 가능성을 위축시키는 데 다름아니기 때문이다. 소통없는 콘텐츠는 웹2.0 환경에선 빈 껍데기나 다름없다.

또 국내 1인 기자들은 매체별, 콘텐츠별, 세대별 편중이 심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1인 기자들은 유력매체 출신 기자들이 대부분이며, 콘텐츠도 대중문화, 스포츠에 국한돼 있다. 해외처럼 수십년의 기자경력을 가진 데스크급 1인 기자들은 나오고 있지 않다.

기자들 스스로의 노력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기자들은 우선 공부하는 기자상을 확립해야 한다. 사실 기존 조직과 업무 패러다임 내에서는 자기 계발을 위한 재투자가 거의 불가능한 점이 인정된다. 그럼에도 기자들은 1인 기자가 향후 저널리스트로서 정체성을 지켜나가는데 중요한 '표상'임을 명심하고 뉴스룸 내부에 끊임없이 조직, 업무의 재설계를 요구하는 혁신의 주동자가 돼야 한다.

하지만 1인 기자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명쾌하게 전망할 근거가 그다지 많지 않다. 우선 국내의 1인 기자는 포털 자본에 종속된 특성이 강하다. 저널리즘의 완결성으로서 반영되는 1인 기자의 자생성이 크게 부족하다. 이는 영향력이 큰 포털사이트가 유일무이한 디지털 뉴스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는 점 때문이다.

이같은 국내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1인 기자 그 자체의 도전 가치는 충분하다. 시장과 이용자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토대로 자기 위치를 명확히 설정하고 타깃 마켓과 니치 마켓을 찾아간다면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전제는 얼마나 전문적이고 창의적인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해내느냐, 그리고 소통을 얼마나 합리적으로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관련 최근 기자실 논란처럼 기자사회가 지나치게 과거의 패러다임에 안주한다면 그것은 미래지향적 경쟁력과는 거리가 먼 강변에 그치고 말 것이다.

덧글. 이 포스트는 '1인 기자 그 가능성과 전망'을 주제로 기자협회보 기자의 인터뷰에 응한 것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덧글. 이미지는 미국 야후에서 제공중인 전문기자 케빈의 '핫존' 채널.

덧글. 마침 기자협회보 5월30일자는 관련 기사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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