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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ine_journalism

신문. 다시 신문으로 돌아가다

by 수레바퀴 2006. 4. 7.
신문기업이 사양산업이 된 것은 신문 콘텐츠가 시장과 소비자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무가지 양산, 인터넷 영향력 강화, DMB 등 포터블 디바이스(Portable Device) 흐름 등 신문기업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조건이란 존재하고 있지 않다.

최근 위기의 신문기업을 구하려는 많은 방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혹자는 신문방송 겸영 등 글로벌 미디어 정책수립 등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즉, 유통시장 개선 등 국가의 신문산업 지원정책이 과감히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신문기업의 위기가 제도의 위기에서 초래되고 있지만, 더 심중한 원인은 경영전략의 위기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예컨대 1990년대부터 많은 신문기업들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뉴미디어 투자를 진행했지만 대부분의 경우 의미있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원칙과 전략보다는 즉흥적인 대응이 많았다. "왜 우리에게 인터넷이 필요한건지"를 철저히 진단하지 못했다. 또 "인터넷 서비스 이후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면밀한 비전도 갖지 않았다. 대체로 "남들이 하니까, 거기가 신천지니까"라는 태도로 일관했다.

그 결과 신문기업의 닷컴 분사모델은 현재도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다. 첫째, 수익모델 부재 또는 한계 둘째, 통합뉴스룸 실체 혼선 셋째, 온라인저널리즘 발전 지체 등이 그것이다. 비즈니스와 콘텐츠, 저널리즘 등 어떤 영역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종이신문 기자들의 방관적 태도, 자기계발 미흡 그리고 기자들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교육프로그램 부족 등 육성책 부재 등이 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뒤늦게 신문기업이 기자와 조직을 변화시키려고 하고 있으나, '혁신'이 아닌 '생색내기'도 상당하다.

한국신문협회가 6일 프레스센터에서 발표한 독자 프로파일 조사는 "신문이 여전히 신뢰도 있는 매체"라는 결론을 맺었다. 국내 최초의 프로파일 조사였지만 아쉬운 점이 많았다. 결코 신문기업이 처한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주요 신문기업들은 TV포털, DMB 등에 진출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신문기업에 아름다운 결실을 줄 것인지는 회의적이다. 사업자들이 공급자 위주의 서비스 추진에다 신문기업 역시 이렇다한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 자본력이 있거나 미디어그룹의 기반이 좋은 일부 매체는 아예 공격적인 M&A를 추진하고 있다. 이미 제공하고 있는 콘텐츠의 규모도 큰 편이다. 하지만 이러한 환경이 꼭 신문기업에게 이득을 챙겨줄지는 의문이다.

유비쿼터스 미디어 시장은 확실히 신문기업이 다뤄보지 못했던 '동영상'과 '엔터테인먼트'라는 영역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신문기업은 이 부분에 전적으로 새롭게 뛰어들고 있다. 시행착오가 예상된다.

특히 시장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무턱댄 투자가 큰 손실을 가지고 올 수 있다. 이 시점에서 신문기업에게 필요한 것은 초심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신문기업이 보유한 자원(콘텐츠)을 최적화(DB)하고, 독자들과 함께 호흡(CRM)하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또 신문 콘텐츠를 혁신하기 위해 전문가와 독자들을 연결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특히 '종이'플랫폼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면혁신과 창의적이고 차별적이며 고급의 콘텐츠를 만드는 조직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

일간스포츠가 제호와 종이신문 편집을 혁신하려는 시도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그동안 가장 우위에 있었던 '종이'에 집중적 혁신을 보였다는 데서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종이'는 다매체 다채널 시대에서 신문기업이 유일하게 전통을 갖고 있는 플랫폼이다.

이 부분에 모든 노력을 투입하는 것은 섣부른 뉴미디어 투자보다 훨씬 실용적이다. 문제는 얼마나 '혁신'의 기초 위에서 진행되고 있느냐이다. 외양만 바꾸는 것은 절대로 안된다. 조직 구성원 모두가 '베스트셀러'를 출판한다는 각오로 매일 신문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인터넷과 같은 온라인 서비스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 DB-CMS-CRM 등 신문의 재기를 지원할 수 있는 조건들을 인터넷이 담당해야 되기 때문이다.

또 인터넷 그 자체가 비즈니스가 되기 보다는 신문을 위한 장치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즉, 이용자가 신문기업이 생산한 콘텐츠를 종이-온라인 각 영역의 특성에 맞게 가장 최적의 상태로 만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자면 신문기업의 양 축인 종이와 인터넷이 그야말로 '혁신'해야 한다. 스스로 혁신하면서 긴 호흡으로 시장과 독자를 만나야 한다. 그 혁신은 공급자가 아닌 이용자의 처지에서 발상을 전환하면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다시 신문으로 시선이 모인 오늘, 진정한 혁신을 생각한다.

덧글. 일간스포츠가 공개한 지면혁신 편집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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