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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ine_journalism

인터넷 매체의 기자상과 취재론

by 수레바퀴 2004. 8. 25.

1. '나'는 누구인가?
온라인에서 '뉴스'를 다루는 직업군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상태로는 종사자들의 업무가 독립적, 전문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이 종사자들에 대한 정형화된 자격 조건이나 트레이닝 과정도 없고, 이들 직업 자체가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특히 뉴스 담당자들은 디자이너부터 프로그래머까지, 그리고 종이신문 취재 기자 경력이 있는 기자부터 콘텐츠 기획자까지 다양한 업무 경험자들에 의해서 복잡하게 추진되고 있고, 심지어는 번갈아서 다뤄지는 등 업무 자체에 논란의 여지를 안고 있는 경우가 많다.

또 최근에는 대형 포털 사이트에서 '미디어 강화'를 선언한 이후 도대체 언론은 어디까지인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당연히 이들 매체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저널리스트'인지 아닌지 혼돈스러울 수밖에 없다.

물론 새 정부 출범 이후 온라인 언론에 대한 예우가 달라졌지만 여전히 전통적인 매체와 뉴미디어 간의 장벽이 존재하고 있는 데다가, 사회적 대우도 차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서 나는 두 가지 점을 분명히 해 두고자 한다. 온라인에서 '뉴스'를 취급하는 모든 일은 전문적이며, 독립적인 대상이라는 것과 그런 일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은 저널리스트라는 점이다. 따라서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은 긍지를 스스로 가져야 하며, 이런 일에 대한 사회적, 내부적 이해를 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단순히 업무를 기계적으로 처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외연을 확대하는 일에 투신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할 때 과도기에 놓인 이 직업군의 안정적인 자리매김을 확보하는 기회를 높일 수 있다. 또 가능하면 유관 단체들과 지속적인 연대의 끈을 갖고 있어야 한다. 즉, 이 일을 하는 사람들 모두는 운명공동체라는 의식을 갖고 있어야 할 것이다.

2. 전통적인 기자와 새로운 기자

종이신문 기자들과 인터넷과 같은 뉴미디어에서 '뉴스'를 다루는 기자들 사이에서 가장 다른 점은 업무 환경이다. 전통적인 기자는 외부 접촉이 빈번하다. 업무의 주된 공간이 실내가 아니고, 외부에서 직접 기사를 작성하고 쓰는 일이 많다. 따라서 취재원이 기자 개인적으로 큰 폭의 차이를 갖고 있다.

반면 온라인 기자들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고 할 수 있다. 하나는 뉴스의 (사이트) 위치나 형태를 결정하는 등 뉴스 편집을 하는 경우, 다른 하나는 최근 대폭 늘어난 것으로 직접 취재를 하는 경우다. 하지만 후자에도 일부 업무를 제외하면 대부분 내부에서 업무가 수행된다.

따라서 기존의 전통적인 기자들과는 다르게 취재원을 대부분 공유하고 있으며, 취재 아이템과 논의가 집중적으로, 집합적으로 이뤄진다. 이것은 온라인 매체의 뉴스부서가 아직까지는 대규모의 조직 단위로서 존재하지 않고, 소규모 팀제 형식이거나 오프라인 매체의 영향력 하에 놓여 있는 종속적인 그룹으로 존재한다.

이러다보니 현재 국내의 온라인 기자들이 자율적인 방법과 독립된 형식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데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또 최근엔 종이신문에 매여 있는 닷컴사이트의 뉴스부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도 주목된다. 종이신문 기자들이 임의로, 그리고 일방적으로 강제하는 시스템과 요구 사항들을 처리하느라 자율성을 전혀 확보할 수 없는 환경에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온라인 전용 매체, 포털 사이트의 뉴스 담당자들도 내부의 종이신문 경력자들과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과 갈등을 겪는 문제, 전통적인 미디어를 신뢰하는 취재원과의 신경전 등 업무 외적인 부분들로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와 관련된 논의조차 내부적으로 활성화하지 않은만큼 인터넷 기자들이 겪는 고충은 이만저만한 것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온라인 기자들은 첫째, 전통적인 매체 및 기자들과 경쟁관계에 놓인 가운데 둘째, 전통적인 기자들을 설득하고 이해시켜야 하며 셋째, 전통적인 정서와 구조를 혁신시키는 성원(成員)으로 그 존재의 의미를 찾아야 할 것이다.

종이신문 기자들이 인터넷과 같은 뉴미디어 환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고 보면, 오히려 이러한 지형에 있는 온라인 기자들의 위기와 고통은 기회로 전환될 수 있는 요소가 됨직하다.

3. 전통적인 기자가 못하고 있는 것

전통적인 기자들이 못하고 있는 것은 의외로 많다. 종이신문이나 방송사와 같이 기존 업무 환경에서는 온라인 저널리즘의 영역이 지극히 축소된다. 다시 말해서 반복적이며 표피적이고 수동적인 업무 상태에서 온라인이 다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온라인 기자들은 다르다. 전통적인 기자들이 하지 못하는 것들 중에 뉴미디어 환경에서 가능한 것들은, 첫째, 독자들과 기사 및 현안에 대해 즉시적인 논전(論戰) 둘째, 독자들을 우대하는 것 셋째, 독자들과 관계(friendship) 맺는 것 넷째, 독자들의 의견을 매체의 모든 채널에 최대한 반영하는 것 등이다.

이것이 온라인 저널리즘의 핵심에 해당한다. 즉, 독자들과의 쌍방향성에 적극적으로 헌신해야 한다. 자기 기사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또 자신이 속한 매체의 전 영역에서 지속적인 독자와의 '짝짓기'가 일어날 수 있도록 애프터워크가 필요하다. 이러한 방법에는 이메일, 리플, 오프라인 만남 등 다양하게 시도될 수 있다.

전통적인 매체 기자들은 현재의 여건상 전혀 할 수 없다. 또 이들이 온라인 저널리즘을 수행하는 것을 보면, 지극히 종이신문 등 전통매체의 관점에서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어 문제점을 고스란히 안고 있다. 단순히 관심을 갖고 어떤 형태로든 참여한다는 것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같은 매체가 성장한 것은 독자들을 예우한 데서 그 배경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을 커뮤니티화하고 매체(홈페이지)의 전면에 배치한 것이다. 하지만 현재 오마이뉴스의 질적인 도약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그 중 가장 큰 것이 기자들의 신뢰성, 아마추어 시민기자들과의 간격좁히기, 독자들과의 더 큰 관계 설정, 지속 성장이 가능한 수익모델 개발의 문제 같은 것이다.

결국 이 부분은 오마이뉴스 기자 및 종사자들도 온라인저널리즘의 성공을 지나치게 얕은 수준으로 설정, 설계하였단 것을 반증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오마이뉴스는 온라인저널리즘을 단순히 전통적인 매체와의 경계 허물기라는 수준으로 보았고, 일정하게 성공했지만 현재에 와서는 여러 가지 점에서 난삽해지고 있다.

이는 독자들과 어떤 '관계'도 전략적으로 이루지 못했던 데서 찾을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뉴미디어 종사자들은 공급자가 아니라 수요자의 처지에서 생각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수행할 때 '저널리즘'의 부분에서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할 수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온라인 기자들은 첫째, 독자들을 그루핑(grouping)할 것 둘째, 정보들을 체계화할 것 셋째, 생성된 기사의 사실이 사멸하거나 무의미해질 때까지 관리할 것 넷째, 위에 사항들을 수행하고 있는 기자의 면모를 정례적으로 독자들에게 서비스할 것 다섯째, 또한 그 결과를 정량화해서 기록할 것 등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이상으로 온라인을 담당하고 있는 기자상과 관련된 것들을 정리하였다. 그러나 여기서 미처 소개하지 못한 매명주의, 선정주의, 소영웅주의 같은 것들은 뉴미디어 환경의 기자들에게 더욱 기승을 부릴 유혹들이다. 이것들은 양식있는 온라인 기자들의 몫으로 돌릴까 한다.

다음은 온라인 기자들의 취재와 관련한 기본적인 사항들이다.

4. 온라인 기자, 그 취재의 한계와 희망

전통적인 매체의 기자들에게 현장주의를 강조하는 것은 '뉴스'란 다른 사람보다 먼저 찾아야 하고, 많이 찾아야 그만큼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또 발군의 추적정신이 요구된다. 하지만 앞에 언급한대로 온라인에서 뉴스를 취급하는 사람들이 여러 갈래의 업무영역과 혼재돼 있고 자율적인 여건이 대부분은 부재하기 때문에 기자의 개인적인 자질이나 경력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종이신문 기자들은 온라인에서도 취재를 독점하고 있는 데다가, 훈련되고 학습된 취재기법을 전수하지 않거나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방대하고 양질의 정보를 미리 확보하면서 출발하게 된다.

상대적으로 그런 부분이 취약한 온라인 기자들은 그야말로 "맨 땅에 헤딩" 격의 취재에 의존하게 된다. 또 온라인 환경은 오프라인과는 예기치 않은 양상으로 전개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뉴스'가 되고, '특종'이 되는 환경이다. 따라서 체계적인 준비보다는 즉흥적이고 임시적인 대응을 더 많이 요구받는다.

취재에 있어서도 뉴스 소재들이 사소한 일상생활의 반경에서 포착되는게 많다. 한데 이런 것들을 다루는 일은 독자들의 터무니없이 과도할 정도의 민감한 반응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또 여러 정보들을 조합하고 잘 정리하여 의미를 재해석하는 일만으로도 독자들과 다양한 인터랙티브를 즐길 수 있다. 이것은 온라인 기자들에겐 기존 매체의 기자들과는 다른 일종의 훈련의 영역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 과정에서 고답적이고, 규격화된, 기승전결식 형태보다는 파격이 요구되는 기사쓰기가 더욱 필요하게 된다. 또 이러한 일은 앞으로 상당 기간은 법제도적 미비 등으로 인해 정확한 사실 확인이나 취재원 연계 등 전통적인 매체(오프라인)가 쌓아온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진행될 수밖에 없다.

5. 온라인 기자의 좋은 취재를 위한 준비

온라인에서 취재하고 기사를 쓰는 일은 기존 활자매체에 기사를 싣는 것과 다른 양상을 띤다. 활자매체에 나간 기사는 짧으면 하루만에 생명력을 다한다. 하지만 온라인의 기사는 두고두고 회람, 전파, 활용되기 때문에 그 영향력은 오프라인과는 비교가 안된다. 때문에 한번 출고(등록)한 기사는 계속 관리해줄 필요성이 대두된다.

특히 첫 취재 기사가 아주 중요하다. 잘못 나간 온라인 기사는 미처 손을 쓸 수도 없이, 적절한 대응이 불가능할 정도로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결국 온라인 매체의 특성을 이해하는 일과도 병행되어야 한다.

우선 온라인 기자가 좋은 취재를 위해서 준비하는 단계는 오프라인 기자와 별반 다르지 않다. 오프라인 기자는 정보원 확보에 대한 투자를 상당히 중요하게 간주한다. 또 공공기관의 문서나 자료를 스크랩하고, 전문잡지를 구독하고 신문광고를 요긴하게 활용하기도 한다.

이에 반해 온라인 기자는 온라인 자체가 취재의 중심이고 확장의 첫 출발지이다. 첫째, 온라인 동호회 활동에 가담해야 한다. 이는 정보원 확보에 해당한다. 인터넷은 전국적으로 연결돼 있고, 각계 각층의 사람들이 연결돼 있다. 정보원 확보를 위해서 관심있는 분야나 취재를 하고 싶은 분야에 회원으로 가입하고 활동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들은 어떤 정보원들보다 훌륭하게 응대해줄 것이다.

둘째, 스스로 홈페이지를 만들고,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 좋다. 홈페이지는 온라인 기자들의 정보 산실로 기능하도록 하고, 이것을 소속된 온라인 매체로 연결시키거나 홍보하는 일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무엇보다 이 공간은 자신의 글쓰기 연습 무대로 활용해봄직하다.

셋째, 독자들의 관심사가 모여있는 곳, 훌륭한 글이 등록되는 곳, 오프라인 저명 인사가 운영하는 곳, 정부부처-정당-언론사 게시판 등을 즐겨찾기 해두고 매일 둘러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은 신문스크랩과도 같다. 또 중요한 인터넷 기업, 커뮤니티나 정부, 언론, 학술단체의 메일링리스트엔 빠짐없이 가입하여 주기적으로 받아보도록 한다.

넷째, 인터넷은 최신성을 위주로 움직이기도 한다. 또한 아주 오래된 정보가 정리되어 있다. 또한 희귀적인, 기이한, 비정상적인 정보가 숨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세 가지 특성은 온라인 기자들의 중요한 가치 척도가 된다. 규모나 파급성을 고려하는 오프라인 기자들과는 차이가 있는 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6. 온라인에서 기사 쓰기

1) 시스템과 룰이 없으면 만들어라
뉴스는 1차적으로 취재기자가 선택한다. (사이트의) 뉴스 편집도 담당자의 몫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게이트 키퍼(Gate Keeper)가 특정한 부서장에게 집중돼 있거나 종이신문 닷컴의 경우는 종이신문의 경영진이나 편집국에서 부당하게 간섭하는 경우가 잦다.

(중략)

7. 결어

온라인저널리즘은 결국 한 사회의 문화, 철학을 반영하며 전통 저널리즘을 비판적으로 수렴하는 창조적 과정으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시대 저널리스트들은 기본기를 충실히 하면서도 성찰적 태도를 유지하면서 온라인으로 뛰어들때 의미가 있는 활동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하 생략 : 첨부 파일 참조)

2003.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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