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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협찬의 기존 비즈니스모델에서 수용자 기반 수익모델의 여정에 나설 수 있을까. 시간과 비용부담이 드는 구독모델과 멤버십모델보다는 기부모델 즉, 후원모델이 한국 언론지형에서는 적합하다. 진보매체 <한겨레>는 5월부터 후원모델을 시행한다.

국내 신문사들의 '구독모델' 관심이 커졌다. 첫 신호는 최근 수 년간 디지털 혁신투자에 공들여온 <중앙일보>다. <중앙일보>는 현재 디지털 편집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 또 독자 로그인을 유도하는 콘텐츠 디자인에 골몰하고 있다. 과금, 결제 등 지불 시스템 구축의 사전 단계에 해당한다. 

<조선일보>는 지난해 <워싱턴포스트>의 퍼블리싱 시스템 '아크'(ArcXP)를 도입하고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아크 구성요소에는 구독상품을 지정하고 결제, 정산이 가능한 '구독관리시스템'도 있다. <중앙일보>보다 속도는 더디지만 디지털 오리지널 콘텐츠를 고민하는 '에버그린 콘텐츠' 부서를 신설했다.

두 신문사가 구독 인프라와 콘텐츠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이 <한겨레>, 경제지 등 주요 신문사들은 '뉴스레터'를 앞다퉈 도입했다. <한국경제>가 WSJ처럼 CEO 등을 대상으로 하는 타깃형 뉴스레터로 차별화 방식을 택했고 나머지 매체들은 전문 기자를 투입해 다양한 주제로 구성했다. 뉴스레터 구독으로 '습관'을 형성하려는 시도다. 

시장 외부의 변화조짐도 심상찮다. 네이버는 5월초 주요 언론사의 홈메뉴에서 '프리미엄' 메뉴를 통해 본격적인 유료 구독모델을 시험한다. 신문사와 그 계열 매거진을 포함 약 20곳의 CP가 합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상품성 있는 콘텐츠와 이용자 지불의사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일단 충분한 '테스트 베드'는 갖춰진 셈이다.

카카오도 이르면 상반기 중 카카오톡에 '콘텐츠 구독탭'(가칭)을 개설한다. 다양한 콘텐츠 채널을 유무료로 구독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언론사 안팎으로 '구독 생태계'에 집중하는 조건이 펼쳐지는 가운데 <더피알>에서 인터뷰를 요청해왔다. 아래는 기자 질문에 간략하게 답변한 내용이다. 기자와 이 내용을 구글독스에 공유했다. 블로그에는 조금 첨삭한 것으로 게시한다. (이 내용은 <더피알> 4월호에 게재됐다.)

<더피알> 4월호. '디지털뉴스에도 구독 생태계 열릴까' 전문가들은 기대와 한계를 지적했지만 현장은 아득하다. 자신의 독자를 정확히 모르는 전통매체의 '구독모델'은 시장 안팎의 북소리로 이제 걸음을 뗐다.

Q. 현 시점에서 뉴스구독 시스템 정착의 당위성이 있다면 말씀부탁드립니다. 

포털사업자들은 커머스와 콘텐츠 전반에 '구독'이 자리잡는 흐름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디어 스타트업의 구독멤버십과 일부 전통매체의 뉴스레터 구독사례 등 지식정보 콘텐츠 시장에도 긍정적인 사례도 있다는 것이죠.

포털사업자들은 이 패러다임 변화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서비스는 크게 보면 이용자제작콘텐츠(UGC)에 이어 (준)전문가들의 콘텐츠(PGC)로 흘러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시장이 만들어졌고요. 광고를 넘어 지불구조(PPGC, Payed Proffesional Generated Contents)를 만드는 게 중요해졌습니다. 유튜브도 각 채널의 '멤버십'을 띄우고 있지 않습니까. 포털의 '지식정보 구독 생태계' 상상력은 원초적일 뿐만 아니라 구조적인 이슈가 되었습니다.

네이버는 언론사 브랜드 단위의 구독모델을 확장해왔습니다. 구독설정자 수가 400~500만 명이 되는 언론사들도 생겼습니다. 네이버 이용자의 구독형 뉴스 소비습관이 어느 정도 형성됐다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구독방식으로 매체별 뉴스소비를 하는 이용자가 있는 만큼 유료 콘텐츠의 수준에 따라서는 지불의사를 가진 이용자층의 확보가 가능하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Q. 해외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언론의 온라인 구독이 잘 자리잡지 못하는 느낌입니다. 포털이 뉴스 유통의 대부분을 자지한다는 점을 첫 번째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 외 이유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한 마디로 국내 언론사의 '디지털 전환'이 구체적이지도, 전면적이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조선, 중앙 등 일부 매체가 인프라에 투자도 하고 전담인력도 확보하면서 새로운 실험을 늘려왔지만 여전히 온라인은 가욋일과 오프라인의 한 부분에 불과합니다.

투자도 제한적일 뿐만 아니라 조직문화나 역량도 뒷받침되고 있지 않습니다.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디지털 전문가의 영향력은 극히 낮습니다. 대부분의 결정이 종이신문의 관점에서 처리되고 있습니다.

이는 레거시 미디어의 비즈니스모델에 큰 변화가 없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오프라인 기반의 매출비중이 압도적입니다. 광고, 협찬 등의 규모에 의미있는 감소세가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내부에 시장이 바뀌고 있다는 자극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환경입니다. 기업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언론 관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매출규모나 외형은 커졌습니다. 광고주가 인식을 바꾸지 않아도 되는 것이죠. 물론 앞으로 점점 변화가 일어나겠지만 현재까지는 그렇습니다. 

언론매출에서 대형광고주인 기업의 역할이나 규모가 변화가 없기 때문에 굳이 구독환경, 디지털 매출에 전념하지 않아도 됩니다. 말씀하신대로 이용자 관점의 '구독모델' 전환이 어려운 이유는 포털 주도의 디지털 뉴스 생태계가 걸림돌이지만, 최대 장벽은 언론산업을 떠받드는 매출구조 그 자체가 아닌가 합니다.

Q. 개별 뉴스 플랫폼에서의 뉴스구독이 자리잡게 되면 언론사와 뉴스 소비자 각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언론사의 주요 매출원은 기업의 광고, 협찬입니다. 언론은 독자보다 기업과 더 우호적입니다. 뉴스 구독이 정착하면 생산과저에서 이용자의 목소리가 반영될 것입니다. 사실 한국언론은 디지털 뉴스 이용자에 대한 '서베이'가 전혀 없습니다. 최소한 자신의 독자들이 누구인지, 무슨 뉴스를 어떻게, 어디에서 읽는지조차 데터가 없습니다.

뉴스조직이 개별 독자 시장에 집중하게 되면 콘텐츠의 질과 범위, 형식이 달라집니다. 뉴스소비자가 가지는 여러 기호와 관심사를 수렴합니다. 뉴스 소비자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습니다. 뉴스소비자와 소통을 합니다. 즉, 뉴스소비자가 뉴스생산의 기준이 됩니다. 

반면 뉴스소비자는 자신에게 주목하는 뉴스매체를 찾게 됩니다. 단골고객이 됩니다. 이 매체가 사회적으로 평판도 좋고 가치가 있다면 자부심도 갖게 됩니다. 마니아 팬심, 충성도, 덕질이 언론관계에서 자리잡습니다. 비로소 언론을 돕는 것이, 구독하는 것이 나를 즐겁게 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언론의 책임성 구현에 주목하는 뉴스소비자는 언론을 구독하고 후원하는 것을 넘어 더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됩니다. 직접 참여자가 됩니다. 

뉴스소비자가 언론을 바라보는 인식이 바뀌면 역설적으로 언론은 뉴스소비자를 방치할 수 없습니다, 언론이 독자를 바라보는 인식을 바꾸면 독자는 언론을 지금처럼 떨어져서 볼 수 없습니다. 새로운 지평이 열립니다. 언론과 독자는 '구독'을 매개로 파트너 협력자 친구 동반자로 마주보게 됩니다. 뉴스조직에는 독자개발부서와 소통과 데이터분석, 콘텐츠 전략부서가 부상합니다. 

Q. 구독시스템이 성공을 하려면 궁극적으로 차별화된 포인트가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어떤 측면들을 감안해야 할까요?

콘텐츠의 질-전문성, 개인화(타깃성), 다양성(형식이나 주제)도 중요한 변수겠지만 이번에는 다른 지점을 거론하고 싶습니다.

첫째, '독자' 관계입니다. 구독자를 유치하는 과정입니다. 뉴스 소비자가 구독자로 전환할 수 있도록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입니다. 콘텐츠 전략 수립 같은 뉴스생산과정의 개선도 있을 것이고요. 뉴스유통 전략을 효율적으로 바꾸는 일도 필요합니다. 또 최종 뉴스 소비자인 독자에게 우리 브랜드와 상품을 어필하는 마케팅 측면도 살펴봐야 합니다. 뉴스조직(기자)와 독자 간 커뮤니티도 하나의 터닝 포인트입니다. 지금은 조직은 지국을 관리하거나 정산을 처리하거나 배달지연 등을 처리하는 오프라인 환경에서 부합하는 측면이 더 크다고 할 것입니다. 멤버십의 업그레이드가 중요합니다.

둘째, 저널리즘의 원칙입니다. 특히 한국에선 저신뢰 언론의 문제를 극복해야 합니다. 뉴스는 질만 우수하면 잘 팔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정확성, 공정성, 객관성 같은 언론의 책임과 소명을 다해서 매체에 대한 사회적 평판과 결부돼 있습니다. 저널리즘 혁신은 구독모델의 핵심 변수 중 하나입니다. 뉴스조직 내부에 '성찰'의 태도와 환경을 확립하고 자사 저널리즘을 진단하는 '혁신'이 함께 필요합니다. 

셋째, 상품 전략과 이를 위한 조직입니다. 제품으로서의 뉴스를 고민해야 합니다. 기존의 콘텐츠를 넘어서는 상품이 필요합니다. 독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시장조사가 정기적으로 진행돼야 합니다. 독자의 라이프스타일이나 지식정보 시장의 경쟁환경도 잘 살펴봐야 합니다. 콘텐츠를 개발하는 전문조직이 필요합니다. 구독모델이 성공하려면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 일, 과정 등에 수술이 불가피합니다.

저신뢰 언론에 대한 심리적 저항이 만만찮은 한국에서 구독모델은 기자 역할이 크다. 통찰력 있는 콘텐츠 생산은 물론 소통과 공감능력이 중요하다.

Q. 뉴스구독의 궁극적 목적은 결국 뉴스 유료화와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뉴스 구독이 유료화로 연착륙 되기 위한 조건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콘텐츠의 질입니다. 일단 질이 낮은 콘텐츠 생산은 줄여야 합니다. 현재 한국언론의 여건을 고려하면 속보양산이나 트래픽 경쟁에 지나치게 몰입합니다. 포털사업자 등 거대플랫폼으로 이동한 광고물량을 되찾아오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더 차별화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조직구조와 문화를 갖추는 게 필요합니다.

상품 디자인입니다. 지불장벽을 설계할 때 이용자의 반응, 소비행태를 잘 파악해야 합니다. 뉴스 생태계의 경쟁환경이나 유통구조도 잘 수렴해서 가격 등에 반영해야 합니다. 지불편의성을 위한 설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유통정책의 변경입니다. 현재 포털에 뉴스가 전재되고 있습니다. 지면기사, 온라인 뉴스 등 대부분의 콘텐츠가 포털에 제공되는 환경에서는 개별 언론사의 구독모델 접근이 쉽지 않습니다. 포털사업자의 뉴스정책 변화도 중요하지만 언론사들이 유통구조 변화를 모색해야 합니다. 

기자역할입니다. 기자들이 뉴스구독을 한 이용자와 소통을 늘리고 커뮤니티 활동으로 관계개선을 높여야 합니다. 자사 콘텐츠에 대한 마케터로서, 소통자로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유료화 성공가능성에서 대중성 성실성 저명성 갖춘 스티기자의 지분이 적지 않습니다.  

뉴스조직 전반적으로 인식 변화가 필요합니다. 뉴스 유료화는 기존 뉴스생산 과정보다는 더 치밀해야 합니다. 체계화하고 대상화하고 과학화하는 노력이 필수적입니다.  

Q, 해외에서의 뉴스구독 모델 중 잘된 사례가 있다면 말씀부탁드립니다. 구독을 통한 뉴스유료화 모델도 좋습니다. 

단연 <뉴욕타임스>입니다. 글로별 경제지의 경우 '돈'과 직결되는 데이터를 다룬다는 점에서 정보가치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종합지는 많은 선택지에 직면합니다. 무엇에 더 집중할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뉴욕타임스>는 퍼즐, 쿠킹 같은 디지털 상품과 섹션을 특별하게 운용합니다. 종량제도 잘 설계했습니다. 여기까지 10년여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무엇보다 장기적으로 일관되게 품질향상, 독보적 저널리즘 등의 그림을 갖고 움직였다는 것에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Q. 향후 뉴스구독 모델이 정착되면 뉴스생태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예측부탁드립니다.

포털 중심 뉴스소비에 변화가 일어납니다. 최종 뉴스소비지가 언론사 채널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뉴스레터 구독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정보나 매체(기자)와 직접 연결됩니다. 기존 유통질서에서 언론사 채널의 비중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뉴스조직 내에도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상품' 개발부서가 주목받을 것입니다. 또 지불방식을 비롯 구독자 편의를 고려한 인프라 구축과 설계가 증가합니다. 이 과정에서 기자들과 마케터들은 기술인식이 높아집니다. 개발자 확보 등 기술인프라 투자와 그 활용성이 증가합니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뉴스 유통방식이 완전히 재설계됩니다. 속보만 포털에 유통하거나 언론사가 선택한 뉴스만 포털에 노출할 수 있습니다. 포털사이트도 구글방식 등으로 아웃링크를 확대 도입할 수도 있고 통신사 등 몇몇 매체만 인링크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프리미엄 상품만 인링크 형태로 서비스하는 것입니다.

뉴스유료화가 경쟁의 축이 되다보면 언론사 경쟁문화도 바뀝니다. 더 나은 콘텐츠를 생산하고 상품으로 만들고 독자와 소통하는 것에 힘을 싣게 됩니다. 충성고객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합니다. 

뉴스생태계에서 일어나는 가장 큰 변화는 뭐니뭐니해도 '저널리즘'의 측면입니다. 한국언론은 정파성이 짙고 진영 프레임이 강합니다. 언론지형도 보수매체가 다수입니다. 당연히 편향논란이 나오고 언론불신이 큽니다. 언론의 일방주의가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독자나 시장의 반응에 주목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에서는 저널리즘에 문제가 있어도 개선은 더딥니다.

하지만 '구독모델'은 독자와 상호작용을 전제로 합니다. 뉴스레터는 독자의 반응이 직접적입니다. 기자들이 가입자들의 의견을 바로 보게 됩니다. 이탈률, 오픈율 등을 봅니다. 원인도 찾아보게 됩니다. 단순히 매체의 색깔을 지키는 것만으로는 안됩니다. 그래서 구독모델은 정보의 심층성 과학성 윤리성 같은 가치를 검토하도록 이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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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구독모델, 어떻게 볼 것인가

포털사이트 2021. 3. 10. 12:30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네이버 구독모델 제안을 받은 언론사의 의견들은 크게 네이버 종속과 유료화 테스트 기회로 갈린다. 하지만 이런 반응은 10년 전과 거의 같다.

포털사이트 네이버는 2월 언론사, 전문 매체 등에 '프리미엄 콘텐츠 구독모델'을 제안했다. 구독모델은 네이버 모바일 기준 언론사 홈에 '프리미엄' 탭메뉴를 추가하고, 포스트-블로그 등 언론사가 운영하는 네이버 채널에 유료상품을 연동할 수 있다. 프리미엄 상품은 최대 3개까지 개설이 가능하다. 

구독요금과 콘텐츠 타입, 업데이트 주기 등은 언론사가 선택하면 된다. <기자협회보> 보도에 따르면 제안받은 언론사들의 고심이 깊다. 네이버가 지난해 제안한 구독모델은 일반 콘텐츠 생산조직(CP)과 함께 유료상품을 경쟁하는 구조였지만 수백만 명의 구독 설정자 수를 확보한 언론사 홈에 프리미엄 메뉴가 개설되는 만큼 유리한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구독 생태계에 협력할 것인가?

네이버는 그동안 이용자 제작 콘텐츠(UGC)를 집적하는 플랫폼으로서 큰 성과를 거뒀다.  지식인(iN), 블로그 등 검색과 연계된 많은 정보들이 선순환 구조를 낳았다. 그러나 모바일 환경이 펼쳐지고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유튜브 등이 부상하면서 상대적으로 상업적 콘텐츠가 범람하는 네이버 플랫폼은 트래픽 감소는 물론이고 '퀄리티' 문제에 직면했다.  

가장 풍부한 지식 정보를 확보한 네이버지만 우수한 이용자 이탈은 치명적이었다. 굳이 묘사를 하자면 커뮤니티 모델이 느슨해지는 것을 네이버 페이(N페이)와 연계한 쇼핑으로 끈덕지게 붙드는 형국이었다. 커머스 부문의 구독모델은 N페이로 진지를 구축했다. 다만 매일 신뢰할  만한 콘텐츠를 공급하는 전문가와 여러 채널과는 생산적인 파트너십의 압력이 가중돼왔다.

네이버는 이를 UGC 집적 플랫폼에서 PGC(전문가 기반 콘텐츠) 그리고 이어 PPGC(Payed Proffesional Generated Contents, 전문가 기반 유료 콘텐츠) 모델로 설계하는 중이다. 이 생태계를 구축하는 참여자 가운데 하나가 언론사다. 언론사 브랜드를 (무료로) 구독하는 단계는 블로그, 포스트 등에 이어 네이버의 지식 콘텐츠 구독생태계의 마지막 열쇠였다.

'폭탄 돌리기' 중인 뉴스조직...10년 전과 다르지 않아

네이버가 올해 구독모델을 도입하는 것은 시장 분위기가 큰 역할을 했다. 이미 창작자 영역과 개별 전문매체 단위에서 다양한 구독방식은 확대됐다. 인터넷신문, 미디어 스타트업의 실제 경험치도 누적되고 있다. 특히 최근 대형 신문사들은 과분하지만 유료화의 잠재적 카드로 뉴스레터를 다루기 시작했다. 일부 언론사는 아예 과금 결제 등 자체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여기에 '타이밍'도 거든다. 카카오 등 인터넷서비스사업자도 다양한 구독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중복 구독 등 거품을 고려하더라도 수백만 명 이상의 구독 설정자수를 보유한 언론사를 배경으로 '구독모델' 띄우기를 할 에너지로는 충분하다. 네이버로서는 시간이 늦으면 뉴스를 포함하는 지식 정보 콘텐츠 구독 생태계의 선점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 

문제는 언론사다. '상품으로서의 콘텐츠' 생산과제를 부여잡는 곳이 없다. 속보뉴스나 검색어뉴스에 급급한 현장에서 '구독모델'은 언감생심이다. 자사 플랫폼 경쟁력이나 구독자 이용행태 데이터도 온전하지 않다. 네이버 제안을 받은 언론사들은 "팔 수 있는 콘텐츠가 없다"거나 "누가 만드냐"는 진부한 폭탄 돌리기를 하는 양상이다. 

포털 뉴스서비스의 정책 변천사. 한국언론진흥재단 <한국언론과 포털 뉴스서비스>(2020)에서

저신뢰 언론의 유료상품은 성공할 것인가?

한 대형 신문사 콘텐츠 유통 담당자는 "문제를 깊게 생각하면 안된다. 일단 들어가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자사 콘텐츠에 대한 시장 검증 차원에서라도 부딪혀 본 뒤 미래를 기약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다른 언론사 경영기획실 기자는 "상품 구성은 하겠지만 이용자가 외면할 것이다. 유료 구독자 수가 공개되는 일만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트래픽, 부수 기반) 전통적 광고에서 독자 기반 수익모델 전환의 기회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언론 뉴스조직이 구독모델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촉진제가 될 수 있고, 콘텐츠 상품에 투자하는 전기라는 시각이다. 네이버 '종속'은 지나친 경계라는 것이다. 실제 구독 생태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경험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하지만 언론사 실무자들과 네이버조차 이번 구독 모델 성과의 척도를 유료 가입자 1000명 선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물론 제대로 된 콘텐츠라면 유료 구독자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다만 넘어야 할 산은 더 있다. 언론의 평판 개선이다. 뉴스조직이 생산하는 콘텐츠는 단순히 정확하고 유용한 정보 만으로는 이용자를 지속적으로 움직일 수 없다. 네이버가 센 프로모션을 하더라도 결과는 비슷할 것이다. 언론이 미래 어젠다를 제시하고 독자와 꾸준히 교감하면서 사회적 존재감과 가치를 키워야 한다.

위계적·연고주의적·폐쇄적 문화로 상징되는 언론의 조직문화는 정파성, 상업성, 부정확성, 비윤리성을 저널리즘에 이식한다. 네이버 구독모델로 다시 한번 진단하는 한국언론 위기의 핵심은 디지털 적응력 부진이 아니다. 저널리즘을 흔드는 퇴보적인 조직문화다. 판에 박힌 기사 쓰는 기자가 아니라 명쾌하게 시대를 읽는 사람이 필요하다. 이제야말로 뉴스조직의 구성원, 조직, 일하는 방식, 콘텐츠 등에 뼈를 깎는 성찰적 질문이 요구되는 지점이다.

네이버 구독 모델은 언론의 유리심장과 경직된 머릿속을 후려치는 전환기의 가늠자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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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계는 올해 그 어느때보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기회가 많았다. 공영방송 정상화부터 미투, 독립언론과의 협업, 네이버 모바일뉴스 개편, 가짜뉴스 규제이슈까지 복잡한 이해관계가 드러났다. 이런 가운데 기술과 플랫폼의 향방에 따라 분주한 혁신논의도 잇따랐다. 성찰과 혁신의 에너지가 누적된 만큼 2019년은 실질적인 변화로 옮겨가길 기대해본다.


2018년 국내 언론계는 저널리즘 회복에서 4차 산업혁명까지 뒤얽힌 갈피를 잡는 것으로 분주했다. 미디어 융합의 가속으로 국내외 언론산업의 역할과 지형은 정비 압박에 놓였다. 매체 간 협업, 뉴스 포맷 실험도 테이블 위에 속속 올라왔다. 정치적 갈등과 사회 양극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상과 강대국 이해관계를 살피는 언론의 혜안도 그 어느 때보다 절실했다. 

공영방송은 시장 위기 속에 시민의 신뢰를 정상화의 주춧돌로 삼았다. 매체 비평 프로그램(저널리즘 토크쇼 J)을 부활하고 탐사보도 프로그램(PD수첩, 스트레이트)을 강화했다. 시사토크쇼(오늘밤 김제동)도 선보였다. 

뉴미디어 실험은 이어졌다. 인터넷 방송으로 시청자가 직접 선정한 뉴스를 다루는 MBC '마이 리틀 뉴스데스크', 뉴스를 쉽게 설명하는 '14F' 등은 모바일 이용자에 초점을 맞췄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상파 방송 중간광고 허용을 골자로 하는 방송광고제도 개편안을 내놓았다. 종합편성채널(종편)과 신문사업자의 반발 속에 미디어 경쟁환경을 둘러싼 힘겨루기는 통합방송법 등 중장기 미디어정책 과제를 남겼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파죽지세의 해외 영상 플랫폼을 '규제 무풍'으로 둘 수 없다는 비판도 드세졌다.

공영방송 거버넌스를 둘러싼 논의는 일단 호흡을 가다듬었다. 정치권서 이사진을 나눠먹는 '밀실 선임'의 구태는 여전했지만 '국민참여형 사장 선출제' 등 개방적인 모델은 눈도장을 찍었다. 양대 공영방송 사장 선임에서 시민 참여 과정을 경험한 덕분이다.

독립 언론 전성시대...저널리즘 원칙 부상 

언론사 간 협업은 봇물처럼 터졌다. MBC 탐사기획팀과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공동 취재·보도한 가짜학술단체 '와셋', KBS와 <뉴스타파>, <프레시안>이 동시 보도한 '삼성전자 전무 기술유출 의혹 사건' 그리고 <뉴스타파>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장충기 문자와 삼성의 그물망’ 보도는 주요 언론에서 인용됐다.

11월 한 기업 경영인의 전직 직원 폭행, 직원 휴대전화 불법 도청 등을 세상에 알린 것은 탐사보도 매체 <셜록>과 <뉴스타파>의 공동 성과물이었다. 지난한 정상화 과정을 밟아온 보도전문채널 YTN은 <뉴스타파>와 업무 협약을 맺었다.  

'독립언론 전성시대'는 사회적으로 만연한 '언론 불신'이 열었다. 한국언론진흥재단과 영국 옥스퍼드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공동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뉴스 신뢰도는 2년 연속 조사 대상 36개국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뜨거웠던 '미투'는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성폭력 피해 내용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신상 정보를 암시하는 등 피해자 인격권 보호는 등한히했다. 가해자의 일방 주장을 받아썼다. 정상적인 취재원이 아닌 '지인 인터뷰'와 '소방관 CCTV' 등 취재윤리 전반의 '집단 불감증'이 '미투 보도'에서 재연됐다.

언론사 안의  '미투' 바람도 거셌다. 간부 기자에게 성희롱 피해를 입었다는 내부 고발이 계속됐다. 위계적이고 폐쇄적인 언론사 조직문화의 단면이 드러났다. 주요 언론사들은 성 문제 예방·대처법과 재발방지책을 마련했다. '고(故) 장자연 성상납 강요 사건'은 성찰없는 언론권력을 정조준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기술과 플랫폼 영향력 논란

언론사들의 얄팍한 상술은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의 도마 위에 올랐다. 제3자의 기사를 전송하고, 상품홍보용 기사를 유통한 매체가 24~48시간 포털사이트 기사 노출 중단의 중징계를 받았다.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격론 끝에 '애드버토리얼' 양성화를 의결했다. 정치권은 기사와 광고의 구분을 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처분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기사성 광고'의 세부적인 기준을 놓고 후폭퐁을 예고했다.

정치권 공방이 가열된 '드루킹 사건'은 포털 규제 분위기를 달궜다. 정치권과 언론계는 뉴스 서비스 포기·아웃링크 서비스 전면 시행을 요구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압박했다. 네이버는 모바일 초기화면에 뉴스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없애고 검색창 '그린윈도우'만 띄우는 모바일 뉴스 개편안을 제시했다. 

뉴스 배열은 물론 댓글 도입 여부와 관리는 언론사에 위임했다. 이용자의 '구독 설정'이 관건인 언론사 채널은 고가 경품을 내거는 진풍경을 뉴스스탠드 이후 다시 연출했다. 인지도가 높은 언론사가 유리한 구조이지만 뉴스 이용 감소가 예상된다. 44개 콘텐츠 제휴매체(CP)에 한정된 개편안으로 다양성을 훼손하고 뉴스의 선정성 경쟁을 유발할 것이란 경고도 나왔다.  

네이버의 인공지능(AI) 뉴스추천 서비스인 '에어스(AiRs)'를 둘러싼 경계심도 있었다. '딥러닝 알고리즘'은 한쪽으로만 치우친 정보를 노출하는 등 확증편향으로 흐를 수 있어서다. 여론질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투명한 검증 장치 마련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유튜브는 밀레니얼 세대부터 중장년층까지 중요한 미디어 콘텐츠 소비 채널로 떠올랐다. 국내 모바일 동영상 앱 사용시간 기준 85.6%의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24시간 유튜브 뉴스 서비스를 앞세운 JTBC를 비롯 대부분의 언론사가 유튜브 채널에 집중했다. 유튜브가 콘텐츠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다는 긴장감 한켠으로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한다"는 기대감이 거들었다. 

범람하는 가짜뉴스에 블록체인 미디어 논의까지

미디어 업계의 구애를 받은 유튜브는 극우 보수층을 대변하는 채널의 성장과 함께 가짜뉴스 진앙지로 낙인이 찍혀 홍역을 치렀다. 정부는 '가짜뉴스와 전쟁'을 선포했다. '범정부 허위조작정보 근절을 위한 제도개선방안'에 따르면 심의·임시조치에 방점을 뒀다. 정보통신망법, 공직선거법, 전기통신기본법 등 기존 법률로 가짜뉴스를 처벌할 수 있음에도 '가짜뉴스대책위원회 설립법안' 등 가짜뉴스 관련 법안 발의가 잇따랐다. 

가짜뉴스 규제방식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빗발쳤다. 표현의 자유를 광범위하게 침해할 수 있어서다. 가짜뉴스를 막는 해법은 기성언론의 저널리즘 혁신에서 출발한다는 진단이 공감을 얻었다. 플랫폼 사업자의 신속한 조치 등 자율규제도 호응을 얻었다. 뉴스를 비평적으로 읽는 습관을 갖출 수 있도록 미디어 리터러시에 이목이 쏠렸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의 화두는 진부할 정도로 차곡차곡 쌓였다. 전통매체는 최근 1~2년 사이 기술을 활용하는 저널리스트, 저널리즘을 이해하는 개발자를 꾸준히 배치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로봇저널리즘, 데이터 시각화 등 뉴스와 기술접목도 매달렸다. 최근에는 암호화폐를 기반의 보상 체계를 내세운 블록체인 미디어가 스타트업계를 중심으로 일어났다.

콘텐츠 창작자인 작가와 독자에게 직접 보상하는 이상적인 생태계는 미디어 혁신가들을 결집시켰다. 지난해 '스팀잇'의 출현 이후 <위키트리>, <블로터>를 비롯 언론계 안팎에서 관련 프로젝트가 다뤄졌다. 주요 언론사들은 블록체인 관련 시장을 다루는 전문 매체를 창간하는 등 열망을 감추지 않았다.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은 '평화 저널리즘'을 싹틔우는 계기를 열었다. 남북 언론교류도 차근차근 궤도에 올랐다. JTBC 추석 특집 다큐멘터리 '서울 평양, 두 도시 이야기'는 서로를 이해하는 상징적인 콘텐츠였다. 기존 북한보도에 반영된 이념, 대결구도를 지양하고 인내심, 신중함, 객관성 등 국익 관점 보도의 필요성이 커졌다. 

주52시간제 기자노동 분기점...평화 저널리즘 제언

청와대는 지난해부터 소셜미디어를 통해 '재밌고 진지하면서도 확산력 있는 콘텐츠'로 대국민 접점을 넓혔다. 감성 코드를 씌운 '청와대 미디어'의 독점 콘텐츠는 전문 콘텐츠 스튜디오의 제작 수준을 능가했다. 기업 뉴스룸과 미디어 스타트업의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질도 눈부시게 성장했다. 전통매체로선 청와대 '페이스북 라이브'에 긴장할 만했다. 

기자들의 노동현장은 드라마틱한 반전을 시작했다.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300인 이상 언론사 종사자들은 7월부터 '저녁있는 삶'에 다가섰다. 밥 먹듯이 해왔던 주 6일 주 70시간 근무에 변화가 일었다. 노동 강도는 더 세졌고 적지 않은 편차도 있지만 '쉼'의 문화를 수렴했단 평가다. 내년 7월부터는 방송사도 법 적용을 받는다.

시장의 경쟁환경을 살피고 기술투자 등 디지털 격변에 대비하는데도 시간이 모자란 한해였다. 녹록치 않은 경제여건은 잿빛 전망을 토해냈다. 지난 10년간 잃어버린 자존심을 되찾고 미래 동력을 발굴하려면 일방적이고 전시적인 대응에 그쳐선 안 된다는 제언이 쏟아졌다. 저널리즘의 원칙과 열린 커뮤니케이션을 가다듬는 진정한 혁신의 봄을 기대한다. 

덧글. 이 포스트는 언론중재위원회 정기간행물인 <언론사람> 12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원고작성 시점은 11월 초순입니다. 실제 지면 내용과 다를 수 있습니다.

<올해의 언론계 10대 이슈>

➀ 공영방송 정상화 잰걸음

➁ 협업의 저널리즘 성과

➂ 안팎 갈등 드러낸 미투 보도 

➃ 일그러진 포털저널리즘 재연

➄ 네이버 뉴스 개편안 공방

➅ 유튜브발(發) 가짜뉴스 규제논란

➆ AI·블록체인 등 기술혁신 점화

➇ 평화 저널리즘 부상

➈ 주목받은 청와대 미디어 

➉ 주52시간제와 언론노동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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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혁신보고서 바라보는 다른 셈법

온라인미디어뉴스/국내 2015. 12. 16. 10:26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중앙일보 뉴스 앱. 올해 중앙일보는 '혁신'을 위해 소용돌이쳤다. 이석우 전 카카오 공동대표를 영입한 직후인 12월 중 뉴스룸의 진용을 어느 정도 갖췄다. '6개월' 정도는 이석우 신임 디지털 총괄이 지켜본 뒤 본격적으로 가겠다는 포석이라지만 안팎에서는 비판적인 의견도 나온다. 중앙일보의 디지털 혁신은 국내 언론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지켜보는 눈이 많다는 건 기대가 크다는 것이다. 어떤 결과를 맺을지 주목된다.



디지털 퍼스트와 모바일·SNS에 엇갈린 희비

전통 저널리즘 관행과 인식 바꾸는 방법론 미흡


지난달 중순 이석우(49) 전 카카오 공동대표의 중앙일보 이직 소식이 전해지자 신문, 방송은 물론 포털사이트 관계자들까지 술렁거렸다. 뉴미디어 업계의 리더가 전통매체로 옮긴 배경이나 역할을 놓고 엇갈린 의견이 쏟아졌다.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 사법 당국의 차가운 시선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 아니냐는 설왕설래도 나왔다. 그러나 강도 높은 디지털 혁신을 위해 외부 전문가를 영입한 중앙일보의 선택에 후한 평가가 잇따랐다. 


1일부터 디지털 전략·제작담당 겸 디지털기획실장-JOINS 공동대표도 맡았다-으로 출근한 이석우 전 카카오 공동대표는 일단 거대 뉴스룸과 융화를 하기에 중량감도 있고, 미디어 생태계의 최근 흐름을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석우 전 카카오 공동대표는 1992년부터 2년 간 중앙일보 기자를 한 이후 2011년 카카오 부사장으로 영입되기 전까지는 미국 로스쿨을 마치고 법조인으로 활동하며 미디어 업계와는 다른 길을 걸었지만 다음과 합병 이후 카카오 공동대표가 되면서 모바일 플랫폼 경쟁에 나섰던 인물이다. 


이석우 디지털 전략·제작담당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달 초 정기인사에서 승진한 홍정도 중앙미디어네트워크·중앙일보·JTBC 공동대표 사장과 함께 디지털 부문에 호흡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9월 중앙일보 창간50주년 기념식에 맞춰 발표한 ‘혁신 보고서(New Direction in Media)’는 기본적인 혁신 밑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판 뉴욕타임스 혁신 보고서'로 불리는 이 문서는 중앙일보 내부 구성원들에게만 단계적으로 공유돼 전체 내용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다만 홍정도 사장이 기념식에서 밝힌 '미래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언론사' 관련 언급에서 어느 정도 그 윤곽은 파악할 수 있다. 홍정도 사장은 "뉴스는 끊임없는 흐름인데 기존 언론사는 자기가 설정한 기준-데드라인에 맞춰 흐름을 통제하고 있다. 그런데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같은 플랫폼이 등장해 이 정보의 흐름을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여기에 중앙일보의 향후 전략이 모두 포함됐다고 본다. 바로 '디지털 퍼스트'와 '소통 강화'다. 신문지면 제작 중심의 뉴스 생산 과정을 디지털 플랫폼에 놓고 재설계하겠다는 의지로 읽히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 활성화하지 않았던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젊은 이용자들과 소통하고 이를 디지털 서비스에 녹여낼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일보 경영진의 의중이 실린 혁신 보고서를 이석우 디지털 전략·제작담당이 어떻게 현장에 적용해갈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인 셈이다. 중앙일보의 한 기자는 "12월 초 단행된 중앙일보 인사는 뉴스룸, 디지털 전략·제작부문 그리고 시사매거진제작, 신문제작, SUNDAY(주말판)제작 등 각 부문으로 나눈 형태인데 뉴스룸은 모든 부문의 뉴스가 모이는 곳"이라고 밝혔다. <기자협회보>에 따르면 기자들이 매체 구분없이 뉴스룸에 기사를 송고하면 각 제작 담당자는 매체 성격에 맡게 콘텐츠 차별화를 맡는다.   


이런 구도에 호응하는 인적, 조직적 편재의 향방은 이르면 연내 이뤄질 후속 인사에서 드러날 예정이다. 그러나 모든 뉴스를 디지털에 초점을 두고 우선 순위를 정하는 전향적인 '디지털 퍼스트' 흐름이 안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에도 하루 평균 약 50여 건의 디지털 뉴스가 생산되는 상황에서 뉴스 생산 프로세스 자체를 디지털 중심으로 이동하는 것이 특별한 성과를 내기 어려울 수 있어서다.


신문업계 1위인 조선일보도 '이석우 영입' 직후엔 그 배경을 파악하느라 촉각을 곤두세웠지만 이내 덤덤한 평가로 바뀌었다. 조선일보의 한 기자는 "절대적으로 종이신문 기반 매출이 많은 국내에서 언론사의 디지털 퍼스트는 이상적으로 설계는 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제대로 구현하기 어렵다. 종이매체 기자가 감당해낼 수 있는 콘텐츠의 수준만 하향평준화될 것"이라며 냉소했다. 


편집국 각 데스크와 신문기자들의 준비가 미흡한 상황에서 급격한 방향 선회는 종이신문과 디지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는 일이란 것이다. 또 만약 디지털을 잘 모르는 종이신문 기자 출신이 디지털을 관장한다면 뉴스룸의 위계 문화에서 이석우 디지털 전략·제작담당이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중앙일보의 콘텐츠 비즈니스 및 유통 전략 등 디지털 매체 환경 전반에 대한 일에 한정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그러나 신문업계에서는 지금까지 정체 상태에 놓인 한국형 디지털 뉴스룸의 등장을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중앙일보가 '한 지붕 아래(one roof)' 매체 간 칸막이를 없앤 명실상부한 융합 뉴스룸(convergence newsroom)을 통해 평이한 뉴스 생산 위주의 신문사를 넘어 전문적인 지식정보종합기업으로 진화하는 계기를 마련할지 일단은 지켜보자는 것이다.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 홍정도 사장 등 경영진의 든든한 지지를 업고 있는 이석우 디지털 전략·제작담당이 진용을 갖춰 뉴미디어 업계에서 경험한 것을 이식하고 카카오와 협력한다면 혁신 성과도 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긍정론이다.


최근 몇 년 사이 홍석현 회장은 신년사 등을 통해 복잡성이 증대되는 한국 사회에서 유연성, 균형성, 다양성 등 미디어의 사회적 책임과 모바일 플랫폼, 글로벌 시장 등을 향한 새로운 도전 의지를 줄곧 내비쳐왔다. 홍정도 사장도 미래지향적인 IT투자와 비기자직 전문인력의 영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반기에 이뤄진 이용자 친화적인 웹 사이트 및 모바일 서비스 개편은 중앙일보 혁신의 순도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석우 전 카카오 공동대표의 중앙일보 이직을 정점으로 2015년은 국내 언론사들의 디지털 집중과 선택이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졌다. 중앙일보 혁신 보고서에 비해 1년여 빠른 시점인 지난해 말 디지털 강화를 위해 편집국에 국내 최대 규모의 '디지털뉴스본부' 체제를 가동한 조선일보가 대표적이다. '프리미엄 조선'의 본격 유료화를 놓고 올해 초까지 갈팡질팡했지만 결국 디지털 콘텐츠 강화를 위한 조직을 꾸리며 미래형 뉴스룸에 대비했다. 젊은 세대와 접점 강화를 위해 모바일 콘텐츠 타입인 카드뉴스를 비롯 연성 뉴스 생산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한겨레신문은 그 어떤 언론사보다 '디지털 퍼스트'에 초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10월 '3.0 혁신보고서'를 내놓은 이후 2단계 융합 편집국 구현에 진입한 한겨레는 인력을 재배치하고 에디터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에디터는 온라인에 유통하는 뉴스의 기획과 생산을 맡았다. 디지털 편집회의도 신설하고 멀티미디어 생산에 적합한 최신 콘텐츠관리시스템(CMS) 도입을 추진했다.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인 경향신문과 한국일보는 소셜네트워크 계정 운영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키웠다. 한국일보는 조잡한 광고를 게재않는 뉴스 사이트를 운영하는 한편으로 다양한 디지털 뉴스 실험을 곁들였다. 꾸준한 소통에 나선 경향신문도 소셜네트워크에서 '이름값'을 했다.


특히 SBS 보도국은 소셜미디어 전용 뉴스 채널인 '스브스뉴스'에 이어 동영상 서비스인 '비디오 머그'를 선보이며 트렌드를 주도했다. 기존의 뉴스 문법으로는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없는 콘텐츠 생산으로 주목받았다. 대부분의 언론사가 '따라하기'에 바쁠 정도였다.


모바일에서 시간 때우기에 최적화한 '스낵커블 콘텐츠(Snackable Content)'로 둘퐁을 일으키며 장안의 화제가 된 피키캐스트의 전통매체 버전이다. 하지만 깊이 있는 입체적 뉴스를 비롯 저널리즘의 가치를 좇는 것이 아니라 쉽고 재미있는 콘텐츠만 양산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결국 변별력 없는 뉴스만 시장에 유통돼 이용자 '피로도'만 쌓이고, '짜깁기' 문제를 일으키는 등 상업주의 논란의 중심에 선 매체들도 나왔다.


반면 언론계 전반에서 '데이터 저널리즘' 주목도는 높아졌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보도 과정에서 메르스 감염 현황, 전파 경로 등과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 정제해 시각화한 KBS의 보도 형식은 돋보였다. 무엇보다 일부 언론사에서 시범적으로만 추진됐던 데이터 저널리즘이 중앙일간지는 물론 크고 작은 언론사에서 본격화하는 양상이었다.


올해 추진된 국내 주요 언론사의 디지털 혁신은 크게 보면 첫째, 편집국의 디지털 기능 강화를 들 수 있다. 인력을 재배치하거나 확충했다. 둘째, 모바일과 SNS 기반 서비스를 확대했다. 개발자, 디자이너 등 비기자 직군이지만 전문가의 채용을 늘렸다. 셋째, 주이용자층인 18~34세에 초점을 맞췄다. 팟캐스트, 영상 등 멀티미디어 실험을 장려했다. 


중앙일보 혁신 보고서는 이러한 흐름에서 등장한 꼭짓점이었다. 더 강한 디지털 혁신으로 이행할 것인가 아니면 형식적인 흉내내기에 그칠 것인가의 기로에서 만난 이정표였다. 문제는 디지털 뉴스 생태계가 안갯속이라는 점이다. 투자를 하자니 불확실하고 하지 않자니 불안한 그래서 엉거주춤한 상태에는 큰 변화가 없다.


전통매체의 디지털 혁신을 강도 높게 주문해온 강정수 디지털사회연구소장은 "그럼에도 향후 뉴스룸의 권력은 디지털에 있음을 명백히 보여줘야 할 시기이다.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내부의 종이신문 권력을 간소화 즉, 축소·교체할 때 혁신이 성공한다. 그렇지 않다면 내부에 업무 갈등만 야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부에서 영입한 최고디지털관리책임자(CDO·Chief Digital Officer) 1인에 의존하는 탑다운(top down) 방식으로 끝나서는 안 되고 내부에 디지털 문화 형성을 위한 동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가령 디지털 부문 예산을 증액하고 디지털이 종이신문 업무를 일정하게 잠식·지배하는 프로세스를 설계하는 일이다. 또 혁신의 목표를 내부 역량과 시장 경쟁 질서에 맞춰 제대로 설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뉴스룸 내 '꼰대 기자'들의 기득권은 해결 과제다. 전통매체 디지털 전환의 최대 장애물로 꼽힌다. 네트워크의 집단지성과 협력하는 창의적인 접근을 외면, 회피하는 것이다. 디지털 전문 인력은 뉴스룸의 변두리에 포진해 주요 의사결정 과정과는 거리가 멀게 했다. 


미디어 전문가 조영신 박사는 "중앙일보 행보는 모바일 주이용자층인 젊은 세대에 방점이 찍힌 프로젝트이다. 물론 내부 문화나 관행을 뜯어 고치는 대수술이 아니라 한계에 직면할 수는 있다. 다만 실패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실패하더라도 단념이 아니라 성공하기 위한 과정으로 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통매체 디지털 혁신은 단기전이 아니라 장기적, 지속적 의제로 다뤄야 한다는 제언이다.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수'나 트래픽에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 듯이, 변수 많은 경쟁 환경에서 저널리즘 혁신이 안착하길 응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덧글. 이 포스트는 <시사저널> 제1365호에 실린 글입니다. 원고 작성 시점은 12월 초로 지금과 다소 다른 사실이 있을 수 있습니다. 확인되는대로 수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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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스브스뉴스. 올해를 '최고의 해'로 보낸 새로운 뉴스 형식 서비스다. 일부에서는 실제 보도는 대충 하고 온라인에서는 열을 낸다는 비판을 한다. 독자들에게 다가서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저널리즘의 본령은 어떻게 할 것인가의 대한 문제제기라고 할 것이다. 내년은 본질과 실험의 간격이 좁혀지길 기대한다.


세계 언론사들이 주목했던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Innovation)'의 여진은 올해에도 이어졌다. 중앙일보는 창간 50주년에 맞춰 한국판 혁신보고서(New Direction in Media)로 재도약을 선언했다. 기자들의 소셜네트워크 참여 활성화를 비롯 새로운 디지털 전략 방향을 정립하는 한편 외부 전문가 영입, 콘텐츠 및 IT 기업 투자 등 우선 순위를 확정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겨레신문은 '한겨레 혁신 3.0' 2단계 조직개편을 시행했다. 디지털, 신문, 방송 등 영역을 모두 관장하는 영역별 융합형 에디터제를 도입했다. 이들 에디터는 기존 종이신문 제작업무 외에 인터넷 각 섹션, 페이스북 페이지, 팟캐스트 등 플랫폼별 뉴스 생산 과정에 관여하는 역할을 맡았다.


주요 언론사의 혁신 프로젝트는 보험성 광고시장, 정치적 편향성 등 국내 언론 환경의 특수성에 기댄 성장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절박한 현실 인식에서 출발했다. '가지 않은 길'인 디지털 부문에 대한 진단과 해법이 명쾌하진 못했다. 다만 연결과 관계의 가치를 표상하는 '페이스북', 뉴스 품질의 경쟁을 상징하는 '데이터 저널리즘', 이용자의 시간과 공간을 지배하는 '모바일' 등의 키워드는 여전히 부여잡았다.

 

뉴스 유통의 새 설계자 페이스북

 

언론사 스스로 경쟁력을 점검하는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진 것은 뉴스 시장이 급변하고 있어서다. 글로벌 ICT 기업의 뉴스 시장 진출은 가장 대표적인 사례이다. 5월 페이스북의 '인스턴트 아티클 서비스'는 뉴스 생산자 간 '실익' 논쟁 속에 영미권 주요 언론사의 참여로 일단 가닥이 잡혔다. 포털이 여전히 주도하고 있는 국내 뉴스 시장에 페이스북이 언제 어떻게 진입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소셜네트워크를 매개로 유통된 뉴스 콘텐츠는 점점 시장의 위기를 극복할 중요한 실마리로 부상하고 있다. 포털에서 뉴스 소비를 하지 않고 모바일 페이스북 타임라인에서 뉴스를 접한다는 이용자가 꾸준히 늘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한 '2014년 언론수용자의식조사에 따르면 소셜미디어를 통한 뉴스 매일 이용률이 2011년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한 반면 언론사닷컴 뉴스나 모바일 앱, 종이신문 뉴스는 지속적인 감소세를 나타냈다.


특히 페이스북은 한국 뉴스 시장에서 두드러진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대상자 중 67.3%가 페이스북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중 67%가 뉴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뉴스를 이용하는 사람 4명 중 1명은 '좋아요'를 누르고, 10명 중 2명은 '공유'하고, 1명은 '직접 기사를 링크'하는 등 적극적인 미디어 소비 패턴을 보였다.


언론사 트래픽에서 소셜네트워크로부터 들어오는 이용자 비중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유도현 닐슨코리아 미디어리서치부문 대표는 "현재 모바일 환경에서 메이저신문 등 전통매체는 아직 비중이 두 자리 숫자도 되지 않지만 모바일 기반의 신생 미디어는 트래픽의 절반 이상이 소셜네트워크에서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많은 언론사들이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에 전담 인력을 두고 광고비 지출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물론 페이스북이 언론사에 또 다른 무덤이 될 것이란 비관론과 함께 말이다.

 

연결과 관계의 가치에 눈뜨는 뉴스룸

 

하지만 국내 언론사의 소셜네트워크 활용성은 트래픽을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한정됐다. 커뮤니케이션 전문 미디어 '더피알'은 언론사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 실태 보도를 통해 '초보 수준'인 상황이지만 전문성과 디지털 마인드 제고에 나서는 노력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콘텐츠의 수준을 높이고 개별 기자 단위에서 이용자와 직접 소통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뉴스 생산자인 언론사가 정한 뉴스의 순서나 뉴스 비중에 대한 인지 없이 이용자는 원하는 때에 원하는 방식으로 뉴스를 소비한다는 점에서 완전히 새로운 포트폴리오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강정수 디지털사회연구소장은 "PC 환경에서는 포털 뉴스 소비로 집중됐지만 모바일에서는 분산된 상태 즉, 비선형의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애플 뉴스 앱 등 각 플랫폼의 작동 원리를 감안한 생산, 유통 전략이 추구될 때"라고 강조했다.


주로 해외 온라인 미디어에서 전개되는 버티컬 대응(vertical approach)은 대표적인 사례다. 한 개의 콘텐츠를 다양한 플랫폼에 동시다발적으로 공급하는 원소스멀티유즈(OSMU)가 아니라 각 플랫폼과 이용자의 특성를 고려한 타깃 서비스 전략이다. 올해 4월 페이스북에서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한 SBS '스브스뉴스'는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브랜드 뉴스로 '콘텐츠 플랫폼' 기능을 할 정도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KBS '고봉순',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 '뉴스래빗', 서울경제신문 '' 등 다수 언론사들도 캐릭터를 내세우는 한편 소셜네트워크 전용 콘텐츠 제작에 앞다퉈 나섰다. 중앙일보는 논설위원실, 문화부, 여행·레저, 청춘리포트, 강남통신 등 다양한 부서와 주제로 이용자들과 접점을 만드는 노력을 기울였다. 웹 사이트의 초기 페이지 방문율보다 딥링크로 기사 페이지를 보고 빠져 나가는 이용자 비율이 증가하는 시장 환경에서 더욱 세분화된 미디어 포트폴리오 재구성의 일단을 보여 줬다.

 

어뷰징에서 카드뉴스, 스낵 콘텐츠까지

 

기사 어뷰징(abusing), 기사형 광고, 베끼기 기사, 유사 언론 행위 등 국내 온라인 저널리즘의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내는 일은 이해당사자들의 힘겨루기 속에 출범한 '공개형 뉴스제휴평가위원회'로 넘어 갔다.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뉴스의 제휴심사 기준을 다루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시의적절한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인터넷신문의 등록요건 강화를 주내용으로 하는 신문법 시행령 개정안에 이어 온라인 기사 및 댓글의 삭제는 물론 페이스북과 피키캐스트 같은 신생 뉴스미디어를 중재대상에 포함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 시안 등 규제 일변도의 정책 변수도 심상찮기 때문이다. 다양한 어젠다를 제기하는 언론자유의 확대와 뉴스 유통 시장 건강성의 확보를 균형적으로 다루는 프레임이 절실해졌다.


이런 가운데 카드뉴스, 리스티클, 짧은 영상 등으로 이용자의 클릭을 끌어내는 큐레이션 미디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피키캐스트가 주도한 콘텐츠 문법의 파괴는 올해 들어 대부분의 레거시 미디어가 뛰어 들었다. 간식을 먹듯 짧고 가볍게 소비하는 스낵 콘텐츠는 모바일 생태계를 좌우했다. 다만 수익화 한계로 소극적인 투자에 머물렀고 차별성 없는 카드뉴스만 쏟아졌다. 제이콘텐트리, 서울문화사 등 매거진, 출판 업체까지 스낵 콘텐츠를 다루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가 됐다.


뉴스 큐레이션과 저작권의 간격도 좁혀지지 않았다. 베끼기 공방에 끼인 이용자의 피로도는 극도로 쌓였다. 정통 기자와 새로운 업무 담당자 사이의 해묵은 갈등까지 불거지는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사의 디지털 뉴스룸을 중심으로 검증형 스토리텔링, 뉴스웹툰 등 다양한 형식 전환을 모색하는 곳이 나왔다. 포털사이트에 공개된 '신서유기' 같은 웹드라마나 동영상 콘텐츠 분야에 특화된 '72TV'의 인기도 거들었다.

 

경계 없는 뉴스의 정착지, 데이터 저널리즘

 

콘텐츠 시장의 빠른 변화 속에 뉴스 유료화를 염두에 둔 언론사의 실험들은 최근 1~2년 사이 사실상 중단됐다. 이용자의 관심사, 눈높이와는 현격한 거리를 다시 확인한 정도였다. 뉴스룸은 저널리즘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오래된 명제와 마주했다. 빅데이터를 수집한 후 정제하고, 구축하고, 재구성하는 '데이터 저널리즘'은 그 중 가장 적합한 주제로 등장했다. 차별화한 뉴스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어서이다.


공공 기관의 데이터 공개를 둘러싼 사회적 관심이 높은 가운데 저널리즘에 데이터를 접목한 사례는 크게 증가했다. 헤럴드경제와 서울대 빅데이터 연구원 데이터 저널리즘 센터가 분석한 메르스 관련 주요 기사 네이버 댓글빅데이터 분석 보도도 눈에 띄었다. 특히 KBS 디지털뉴스국 데이터저널리즘팀의 메르스 감염 현황과 전파 경로, 지도와 통계로 보는 메르스 등 인터랙티브 뉴스는 돋보였다.


그러나 현실은 열악하다. 뉴스룸 내부에 데이터를 정교하게 다룰만한 고급 인력을 보유한 곳이 거의 없고, 데이터 저널리즘의 기초가 되는 데이터베이스 관리 부서나 기술 자원들도 방치되고 있다. 기사 자료의 아카이브도 구축하지 못한 언론사들도 적지 않다. 데이터 과학이기보다는 데이터 시각화에 그친다는 지적도 계속 제기된다.


다만 올해 들어 몇몇 언론사들이 다양한 실험을 반복하면서 '디지털 퍼스트'라는 선언적 화두에서 데이터 저널리즘이라는 구체적인 분야로 진화한 것은 위안으로 삼을 만하다. 뉴로어소시에이츠, 뉴스젤리, 비주얼다이브 등 데이터 저널리즘 전문 기업과 언론사 간 협업도 꾸준히 늘고 있다. 김윤이 뉴로어소시에이츠 대표는 "뉴스룸의 특성상 빠른 콘텐츠 제작 프로세스가 중요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데이터 저널리즘 팀을 운영하고 외부 기업과 협업하는 경향은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룸은 이용자 데이터가 없다"

 

제프 자비스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는 지난 6월 세계신문협회총회(WAN-IFRA)에서 "구글이나 페이스북은 이용자가 무엇을 하는지, 어디에 사는지를 알고 있지만 언론사는 아무 것도 활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롱 폼 저널리즘(Long Form Journalism)' 논쟁에 이어 로봇 저널리즘, 가상현실 저널리즘까지 뉴스 실험이 뜨거웠지만 정작 이용자는 뒷전에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시대는 이용자의 뉴스 소비가 더욱 파편화하는 만큼 이용자가 도대체 어떤 뉴스를 원하는지부터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ICT 기업이 보유한 수준 높은 이용자 분석 시스템은 최적화한 뉴스의 디자인을 주도했다. 가령 시간대와 위치에 따라 가장 적합한 뉴스를 전달하고, 최근에 가장 많이 본 뉴스는 어떤 분야였는지 검토해 이용자의 소셜네트워크 타임라인에 노출한다.


한겨레신문의 모바일 웹 개편은 '개인화 서비스'를 고민하는 언론사 뉴스룸의 단기 처방전을 보여줬다. 한겨레신문 뉴스룸이 선택한 뉴스, 다른 이용자가 호응했던 정도를 반영한 뉴스, 그리고 이용자 스스로 고른 뉴스의 메뉴로 나눴다.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사이트가 모바일향 서비스인 'V(브이)', '1boon' 서비스 등을 내놓은 것도 이용자의 콘텐츠 선택지를 넓혔다.


'트렌드 뉴스', '(오전 7시 출근길 이용자를 겨냥한) time 7'(이상 중앙일보), '생활의 꿀팁', '썸남썸녀', '퇴근길', '나른한 오후'(이상 동아일보), '뉴스 AS', '개콘보다 새로운 뉴스', '한 장의 지식', '버티컬 동영상'(이상 한겨레신문), '눈사람', 'play 한국', '포토플레이'(이상 한국일보) 등 모바일에 최적화한 콘텐츠와 구성으로 변신을 추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용자와 접점을 맺는 모바일 콘텐츠를 수렴하는 시도인 셈이다.

 

일부 언론사에서 디지털 혁신의 최대 장애물로 뉴스룸과 기자들의 안이한 태도를 꼽는 등 스스로 성찰한 것은 의미있는 행보였다. 콘텐츠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으로 변신한 다음의 '뉴스펀딩'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고, 신생 미디어와 블로거들의 약진, 산업계·학계·언론계의 공동 프로젝트 등 온라인 저널리즘의 외연도 그 어느 때보다 풍부해졌다. 미디어 생태계가 온라인 저널리즘의 질적 도약을 기대하는 만큼 플랫폼, 콘텐츠, 뉴스룸, 이용자에 대한 재정의가 기대된다.

 

덧글. 이 포스트는 11월 초순에 쓰여진 원고입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하는 <신문과방송> 12월호에 게재됐습니다. 이 원고에 도움을 주신 분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도움주신 분들(무순) : 이정환 미디어오늘 편집국장, 강정수 디지털사회연구소장, 김일숙 SBS콘텐츠허브 뉴스서비스팀장, 이성규 블로터 미디어랩장, 유도현 닐슨코리아 미디어리서치부문 대표, 육근영 중앙일보 디지털전략팀 차장, 김윤이 뉴로어소시에이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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