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이하 뉴스공장)'에서 제기된 문제 제기의 근거와 방식이 충분했는가로 시작한 논쟁은 더 격화하고 있다. 정치권이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진영화된 주류 언론이 참전하면서 결국 팬덤 유튜브 채널에 대한 근원적 의문부호로 회귀했다.
'뉴스공장'은 인터넷신문 <딴지일보>의 배경 위에 유튜브 플랫폼이 결합한 하이브리드 미디어다. 기본적으로 유튜브 플랫폼을 배경으로 하는 정치시사 채널은 대개 전통 언론과는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취재 보도 중심 구조보다는 해석과 논평 중심의 메시지 생산을 위주로 한다. 김어준 채널은 취재 기자도 두고 있다.
이들 채널은 특정 진행자나 논객이 강한 지지 공동체를 형성하고, 이 공동체가 정치 담론 확산의 핵심 동력으로 작동한다. 지난 십수년 사이 레거시 미디어의 급격한 신뢰도 추락 속에 기성 언론을 대체하는 역할도 해왔다. 그 사이 "겸손은 없다" 같은 캐릭터는 굳어졌고, 이에 열광하는 팬덤 미디어로 성장했다. 김어준 채널 오픈 이후 줄곧 동시접속자 수, 슈퍼챗 등 후원, 굿즈 판매, 콘서트 등에서 그 압도적인 영향력을 실제로 증명했다.

플랫폼 시대의 ‘역의제 설정’...주류 언론과 격한 경쟁
스타 기자가 드문 전통언론과는 대비된다. 현실정치에 매서운 입김도 확보했다. 이른바 역의제 설정 구조다. 전통적인 뉴스 흐름은 언론이 의제를 설정하고 정치권과 시민이 이에 반응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플랫폼 미디어가 먼저 문제를 제기하고 이후 언론과 정치권이 그 파장을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플랫폼 미디어의 영향이 커지면서 정치 담론의 주도권을 놓고, 전통매체와 신생 미디어 간 갈등은 줄곧 격화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는 레거시 언론 자체의 당파성, 진영화도 거든다. 정치 유튜브와 기존 언론의 경쟁 구도는 매체 간 보도 경쟁으로 귀결되지 않고, 진영 간 프레임 주도권 공방으로 흐르고 있다.
결과적으로는 유튜브 채널에 대한 '제재' 논의도 불러왔다. 영향력이 커진 만큼 규범적 긴장이 생길 수밖에 없다. 포털 부작용의 후속편이다. 물론 유튜브 시사 채널에 전통 언론과 동일한 규범을 강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표현의 자유와 플랫폼 특성을 고려하면 과도한 규제는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
그러나 아무런 책임 구조 없이 방치하는 것도 공론장의 관점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정치적 영향력이 큰 미디어라면 최소한의 책임 윤리는 필요하다. 논란이 발생했을 때 해명하고 보완하는 구조, 잘못된 정보가 있을 경우 수정하는 태도는 공론장의 기본적 기준에 속한다. 이러한 요구는 특정 채널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모든 미디어에 적용되는 원칙이다.
‘김어준 미디어’를 둘러싼 규범 논쟁은 정당한가
최경영TV의 최경영 기자가 제기한 ‘김어준식 보도’ 비판 역시 이런 맥락에서 등장했다. 적대 관계에서 나온 비난이라기보다 저널리즘 규범에 대한 문제 제기라고 보인다.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김어준'으로 상징되는 인플루언서 미디어에 대한 공격은 '김어준 미디어'의 성격을 둘러싼 익숙한 논쟁을 재점화시킨다. 특히 '언론+여론조사기관'의 선택적 사용은 중요한 지점이다. 일종의 정치화 우려다.
요즘의 김어준을 둘러싼 의문은 ‘외부 비판’이 아니라 ‘내부 비판'으로 커지고 있는 게 뼈아프다.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성찰적 담화에 해당한다. 생산적 논의가 되도록 김어준 총수의 태세 전환이 요청된다. 기울어진 매체 지형에서 어떤 공론장도 귀하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한국 언론 지형은 이미 크게 기울어져 있다. 레거시 언론의 신뢰 위기와 플랫폼 미디어의 성장, 그리고 정치 팬덤의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공론장의 균형이 쉽게 무너질 수 있다. 그렇다고 다양한 미디어의 존재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공론장은 경쟁과 충돌을 통해 유지된다.
이미 공론장의 성격을 띠는 유튜브 채널에 대해 언론적 규범 강제는 과도하다는 지적에 공감하고 있다. 그렇다고 아주 손놓고 있자는 쪽은 아니다. 저널리즘 관점에서 보면 문제가 불거졌을 때 최소한 해명의 장치, 보완의 구조는 필요하다. 더구나 모든 기레기의 대척적에 있는 미디어라면 말이다. 공론장 책임 요구다.
영향력에 비례하는 책임의 원칙은 가능한가
중요한 것은 경쟁이나 갈등 자체가 아니라 그 방식이다. 서로 다른 매체 간에 담론이 충돌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그 갈등이 공론장의 신뢰를 더욱 잠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면 결국 모든 미디어가 함께 퇴조할 수밖에 없다.
팬덤을 가진 언론인이든 전통 언론이든 영향력에 비례하여 책임이 커지고 이를 회피해선 안 된다. 기울어진 매체 지형 속에서도 최소한의 저널리즘 기준을 지키려는 노력, 그리고 논란이 발생했을 때 스스로 설명하고 수정할 수 있는 태도가 공론장을 유지하는 마지막 장치다.
사실 그 동안 이 사회의 주류 언론에게도 더 많은 책임성을 요구하고 있으나 기대에 비하면 수용은 낮았다. 역설적이지만 13일 '뉴스공장'에서 김어준 공장장의 입장이 아쉬운 까닭이다.
영향력이 커진 미디어와 기자가 스스로 어떤 기준을 세우고 책임을 감당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진영을 넘어선 문제다. 공론장은 비판과 반론, 수정과 설명이 반복될 때 유지된다. 팬덤, 권위도 그 과정을 대신할 수는 없다. 바로 그 지점에서 이번 논쟁은 김어준이라는 개인을 넘어, "이때다"하고 김어준을 공격하는 전통매체를 넘어선 질문을 남긴다. 한국 언론(인)과 그 공론장은 성숙해질 수 있는가, 그 목표와 방법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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