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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스토리텔링

몰입형 콘텐츠 선보이면 독자가 매료한다

by 수레바퀴 2022. 10. 29.

실감형, 대화형, 3D가 저널리즘 미래
해외매체는 지속가능성으로 다뤄
수익모델 기회로 보는 믿음 여전해

"저널리즘의 미래는 실감형, 대화형, 3D에 있다"는 말은 해외 언론사에선 더 이상 낯선 말이 아니다. 실감형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단순한 논리는 콘텐츠 소비가 늘고 수익이 증가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1,580만 팔로워를 보유한 인스타그램 계정의 전용 섹션으로 AR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NBC 뉴스는 3년 전 현장에서 기자들이 AR 모션 그래픽을 쉽게 제작할 수 있는 AR 그래픽 툴을 선보였다.2020년 선거 개표방송이 나오는 TV 화면에 전용앱을 대면 해당 지역 데이터를 반영한 그래픽이 뜨는 'TV AR'을 실험했다. 이들 AR 콘텐츠는 시각, 상호작용, 사운드, 속도 측면에서 평면적인 정보에 대비해 차별화한 경험을 제공한다.

VR 콘텐츠는 2014년 메타(당시 페이스북)가 오큘러스를 인수하면서 전기를 맞았다. 애플의 VR 헤드셋 출시도 거들었다. BBC, 가디언, <뉴욕타임스> 같은 글로벌 뉴스 미디어는 앞다퉈 VR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작업을 시작했다.

이렇게 이용자의 오감을 자극하고 몰입도를 끌어올리는 기술을 적용한 콘텐츠(Immersive Content)는 360도 비디오(360-degree video),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및 3차원 공간을 캡처하는 기술(CGI 및 3D 스캐닝 포함)을 통칭한다. 인터랙티브 미디어, 홀로그램도 포함한다. 이 콘텐츠의 핵심 경쟁력은 독자를 스토리의 중심에 위치시켜 실제처럼 느끼게 한다는 점이다.

<USA투데이>는 지난해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의 혼란한 상황을 시간순으로 기록했다. 당시 시청자가 찍은 가장 상징적인 사진의 위치를 AR을 사용하여 실제로 볼 수 있도록 해 장소별로 상황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이해를 도왔다. 이어 스미소니언 항공우주박물관과 협력해 화성 탐사를 소재로 증강현실 스토리를 내놨다.

<뉴욕타임스>는 9월 중순 안개 낀 금문교가 장관을 연출하는 샌프란시스코의 여름 시즌을 '기후 변화'로 풀어냈다. <뉴욕타임스> 기자, 사진가는 몇 달을 항만의 안개에 매달렸고, 신문사 그래픽 편집자와 연구원들은 수십년 치의 안개 데이터를 인터랙티브 맵에 담았다.

이에 앞서 2017년 삼성전자와 제휴해 유튜브에서 '데일리 360' 시리즈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뉴욕시의 이모저모를 360도 영상으로 담았다. 예술성까지 담은 콘텐츠는 압도적인 이용 경험을 제공하면서 브랜드 평판을 끌어올리는 재료가 됐다.

BBC 3부작 가상 현실 시리즈 나일강 댐프로젝트(Damming Nile)는 '뉴스의 미래를 위한 청사진'이란 평가를 받았다. 360도 영상을 적절히 활용한 이 프로젝트는 VR 콘텐츠라면 헤드셋을 사용하는 수고로움을 보상받을 정도로 훌륭한 이용자 경험을 제공했다. 이라크 지역의 유전지역을 살펴보는 360도 영상 콘텐츠도 시의적절한 포맷이라는 평가를 받았다.[1]

몰입 콘텐츠에 힘 싣는 해외 언론사들

5년 전부터 미국 언론을 중심으로 새로운 스토리텔링의 가능성을 검토해 온 배경은 몰입 콘텐츠의 가능성 때문이다. 광고와 후원 등 비즈니스에 도움을 주는 것 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술(XR)에 뉴스 조직이 노출되면서 전체 구성원들이 미디어 현실과 미래를 이해하는 데 기여한다.

이 분야에서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는 <뉴욕타임스>가 단연 앞섰다. <뉴욕타임스>는 '몰입 저널리즘(immersive journalism)'에 전문 인력을 꾸준히 투입해 왔다. 2017년부터 2년 넘게 <뉴욕타임스> VR 부문(executive director of virtual reality)을 총괄했던 마르셀 홉킨스(Marcelle Hopkins)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시스템과 워크플로우를 개발했다. 130명 이상의 기자를 교육했다"며 "2018년에는 3D 기술을 활용해 13개 AR 프로젝트를 공개했다"고 소개했다.

몰입형 콘텐츠의 장점은 새로운 이용 경험에 있다. 좋은 VR은 (이용자의 두뇌를 속여) 실제로 그곳에 있다고 생각하게 이끈다. VR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스토리는 공간을 입체적으로 설계한다. 주위를 둘러보고 공간을 파악하면 스토리를 더 많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용자로 하여금 주체성과 참여 의식을 갖고 가상세계를 탐험하는 이유를 제공한다. 그 덕분에 VR은 사실 그 자체보다는 감성, 감정을 일으킨다.

AR, 360도 비디오, VR(Cinematic VR), 상호작용적인 VR(Interactive VR), 6DoF(기울기, 높이, 회전에 수평, 수직, 깊이 요소를 더한 자유도. Degrees of Freedom), 위치 기반으로 몰입도는 더 증가한다.

아직 전통적인 방송사들은 기자들이 카메라 앞에 서서 시청자에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형식을 고수하고 있다. 그런데 VR 헤드셋을 사용하면 기자가 시청자의 길잡이 역할을 한다. 대화를 하며 시청자가 이를 적절히 통제할 수 있다. VR은 시청자를 강렬한 경험과 공감을 일으키게 한다. 이 때문에 전쟁, 테러, 재난, 난민 위기 등과 같은 주제를 다룰 때가 많다. 글로벌 커버리지를 갖는 언론사일수록 콘텐츠 몰입도에 관심을 갖는 배경이기도 하다.

애플, 구글 등 빅 테크기업의 꾸준한 투자로 XR(Extended Reality, 확장현실)의 시장성은 고조되고 있다. 메타는 6월 증강현실, 가상현실, 혼합현실 헤드셋을 공개했다.

2018년 네이티브 앱에서 첫 AR 실험을 시도했던 <뉴욕타임스>는 2020년 9월 12명 이상의 규모로 AR 연구소(AR Lab)를 구성했다. 메타(페이스북)의 스파크 AR(Spark AR) 플랫폼을 기본 기술로 사용하는 연구소는 전담 뉴스룸 팀과 함께 AR 효과의 개발을 책임진다. 당시 스마트폰 카메라를 지면에 인쇄된 QR 코드에 대면 AR 효과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연구소는 2020년 하반기부터 인스타그램에서 AR 퍼스트 저널리즘을 향한 여정을 시작했다.

최고의 몰입 콘텐츠 사례

  1. <워싱턴포스트>
  2. <LA타임스> : 계급제도 '카스트'
  3. <타임>
뉴욕타임스의 유료화 성공에는 독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큰 기여를 했을 것이다.

새로운 경험을 위한 고려 사항

해외 언론사는 기술 도구를 활용해 대화형 VR 투어 및 XR 경험 등을 사회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서 메타버스를 적용하는 기획도 늘어났다. 핵심 전략은 아래와 같다.

  1. 최신 상태를 유지하고 다른 매체를 벤치마킹할 것 : BBC, NYT 등은 뉴스 너머(beyond news)를 보고 있다.
  2. 적은 예산으로도 실험할 것 : 유튜브, 스냅챗 등 기존 IT플랫폼을 활용한다.
  3. 재원, 지식, 플랫폼 등 파트너십을 구축할 것 : 오디언스도 마찬가지다.
  4.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할 것

몰입 콘텐츠를 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안팎의 협업이다. 미국의 미디어 그룹인 가넷(Gannett)은 이용자에 가치 제공, 광범위한 도달, 재방문 유도를 꾀하려면 일단 내부 구성원과 협력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좋은 데이터가 많을수록 더 많이 준비할 수 있다는 것도 배웠다.[2]

예를 들면 정확히 VR을 경험하는 오디언스가 누구인지, 효율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 사전에 안팎의 전문가들과 함께 파악한다. 또 VR 스토리를 제작할 때 촬영 전 적절한 주제와 스토리를 채택하고, 촬영하는 동안 위치에 대해 치밀한 고려를 하는 등 SF영화 제작처럼 철저한 준비가 뒤따른다.

촬영 후에는 세밀한 부분의 편집을 보강한다. 이용자를 고려한 시청 방법 가이드를 추가한다. 뉴스 조직은 콘텐츠 내용 소개보다 XR 콘텐츠를 어떻게 경험할 수 있는 지를 안내 [3]할 수도 있다. 이 콘텐츠는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VR 시청 경험은 심리적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 참혹한 전쟁 스토리는 TV에서는 채널을 돌리거나 시선을 돌리면 되지만, 이용자가 장비를 착용하고 있을 때는 그 환경을 떠나기 상대적으로 어려워 잔상(트라우마)이 오래 남을 수 있다. 이용자에게 잘못된 기억을 유발하는 VR의 위험성을 의미한다.

윤리적 고려 사항은 더 있다. 핵심 이슈는 기술 및 정보 불평등이다. 헤드셋이 요구되는 VR 서비스를 더 많은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정보 격차 해소에 다가서야 한다. BBC 제작팀은 헤드셋을 공공 도서관에 설치해서 경험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지원했다. 물론 제작 전 360도 촬영에서 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공존하는 만큼 주의와 고지는 기본 사항이다.

한경닷컴 뉴스래빗의 360도 영상.

제대로 시작조차 못한 한국언론의 실험

국내 언론사는 6년 전부터 VR 360도 영상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선보였다. <한국경제> 온라인 자회사 한경닷컴은 2015년 12월 가상현실 콘텐츠(‘행복’은 어디에? 하늘을 보세요)를 최초로 선보였다. 2016년 조선일보는 전용앱 'VR조선'으로 뛰어들었다. VR체험을 위한 카드보드 뷰어 1만개를 무료로 나눠주기도 했다.[4]

<연합뉴스>는 2017년 VR 뉴스 전용앱을 출시했으나 현재는 앱스토어에서 찾을 수 없다. 당시 VR뉴스팀을 신설하고 매일 VR 뉴스영상 제작을 시작했다. KBS는 2010년 ‘이슈 앤 뉴스’ 코너를 시작하며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이하 VR),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이하 AR) 기술을 뉴스 콘텐츠 제작에 활용하기 시작했다.[5] VR, AR 기술은 현재 '뉴스9' 타이틀부터 기획코너, 리포트, 날씨 등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활용되고 있다.

다만 TV 중심의 제작 환경과 시청자를 만나는 메인 플랫폼으로서 위상을 고려할 때 방송에서의 VR, AR은 제한적이다. 현재 유튜브 채널 경쟁에 치우친 대부분 방송사들은 새로운 경험을 고려하는 디지털 오리지널 뉴스 제작에 여전히 미온적이다. 별도의 스마트폰앱을 제작하거나 TV화면과 지면 위에 QR코드를 통해 스마트폰과 연동하는 정도였지만 현재는 이마저도 흐지부지다.

신문사들의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웹사이트와 앱 모두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곳이 없다. 조선일보(http://vr.chosun.com/), 연합뉴스(http://vr.yna.co.kr/)의 전용 페이지는 업데이트 되지 않거나 전혀 열리지 않을 정도로 방치 상태다. 별도 브랜드 '뉴스래빗'으로 다양한 실험을 전개한 한경닷컴도 VR 360도 영상은 종적을 감췄다.

<조선일보> 한 관계자는 "빅 플랫폼이나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시장을 만들기 전에 시도해본 것인데 현재는 관리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전담팀까지 신설했던 <연합뉴스> 한 관계자도 "영상을 만드는 디지털 부서만 남은 상태로 지금은 유명무실하다"고 밝혔다. 대다수 매체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기본 방향조차 정돈한 것이 없는 상황이다.

3D 영상 제작 과정

몰입 저널리즘은 새로운 영향력 형성

한국 언론의 몰입형 콘텐츠 제작 사례는 점점 줄어들었다. 몰입 콘텐츠와 관련한 기술적, 인적 투자에 눈을 뜨고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구축하는 등 내부 인프라 구축에 나선 해외 언론과 크게 대비된다. 한국의 디지털 뉴스 시장을 주도하는 포털 뉴스도 '모르쇠'로 일관한다.

지난해 말 국제뉴스미디어협회가 메타와 함께 유럽 언론을 대상으로 온라인에서 진행한 강연의 주제는 XR이었다. XR의 차별성, 적은 예산으로 시작할 수 있는 방법, XR 스토리텔링, XR 비즈니스 기회 등 다양한 이슈가 다뤄졌다.[6] 최근 실감형 미디어는 '미디어 아트' 영역이나 인공 지능으로 만든 버추얼 휴먼에서도 시장을 만들고 있다.[7]

디지털 부문 투자를 꺼리는 한국 언론의 R&D 환경에서 관련 장비 및 제작 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기자와 구성원의 교육과 학습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까?

실감형 콘텐츠 제작은 장비와 소프트웨어가 관건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등의 언론 진흥기관에서 인프라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것을 검토하면 어떨까. 언론사 내 전담 인력 지원까지는 아니더라도 관심 있는 사람들이 문의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또 몰입 콘텐츠를 시연하는 크고 작은 기업들과 연결할 수 있는 중개 역할도 해볼 수 있다.

포털사이트 등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는 몰입 콘텐츠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도록 서비스 환경을 개선한다. 포털사이트가 이용자의 최종 이용경험을 좌우하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협력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몰입 콘텐츠는 경험 콘텐츠(experiential content)다. 새로운 경험은 미디어의 새로운 영향력을 만든다. 몰입 콘텐츠 제작의 장벽은 시간, 비용, 개발자와 디자이너 확보이지만 독자 참여를 유도하는 등 독자의 체류 시간을 늘려 수익 증대 기회를 제시하는 장점은 다른 일반 콘텐츠에 비해 선명하다. 언론사도 저널리즘의 가치를 더 풍부하게 확장하는 실감형 컴퓨팅 같은 기술 부문 투자에 나서야 한다.

1. https://docs.google.com/presentation/d/1EtXEl_9lcBHfH5r-y2KYtRrAK6UCKFqK-nTe_SQ4pvM/present?slide=id.g1ff69bac17_0_4

2. 조디 호퍼튼(Jodie Hopperton), 미디어기업의 XR 기회와 청사진(The Opportunities and Blueprint of XR for Media, 2022)

3. VR 헤드셋에서 불안하고 혐오스런 상태와 위치에 갇힐 때 제작진이나 시스템이 경고(안내)를 주는 방식을 옵션으로 설정한다.

4. 2015년 하반기 뉴욕타임스(NYT)가 VR앱(NYT VR)을 내놓고 정기 구독자에게 갈색 골판지로 만든 저가형 ‘구글 카드보드’를 나눠준 것을 참고했다.

5. 신경훈(2016), KBS 뉴스에서의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제작 사례, 방송과 미디어(Broadcasting and media) 21권 4호, 92~99쪽

6. https://www.inma.org/modules/event/2022NewsroomsXR/agenda.html
https://www.inma.org/modules/event/2022NewsroomsXR/replay/

7. 2020년 4월 삼성동 코엑스에 설치된 '퍼블릭 미디어 아트 #1_WAVE'는 거대한 3D 파도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덧글. 이 글은 퍼블리시뉴스와기술연구소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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