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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ine_journalism

소셜 네트워크와 언론사 뉴스룸

by 수레바퀴 2010. 4. 9.

네트워크 상의 뉴스는 이용자의 참여 즉, 평판에 의해 가치가 획득되고 더 넓게 확산된다. 이제 뉴스룸과 기자들은 이용자와 가장 먼저 만나야 하고 가장 오래도록, 어쩌면 영원히 소통해야 한다.


국내외 뉴스룸에서 본격적으로 소셜 미디어 전담자를 두기 시작한 지도 3~4년이 넘었다. 이들은 트위터나 블로그를 통해 이용자들의 의견이나 이슈를 파악하기도 하고 소셜 미디어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2008년 4월 뉴스룸 통합을 성공적으로 전개해온 텔레그래프 미디어 그룹이 독자의 댓글과 커뮤니티를 전담하는 새로운 직책을 마련한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11월 소셜 미디어 에디터를 선임한 BBC는 정보의 수렴 창구로서, 또 스토리 생산 과정에서 더 많이 요구되는 협력을 위해 소셜미디어를 이해하는 산실 역할을 맡았다.

직책 신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뉴스 생산과 유통에 이용자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기도 한다.

3월 하순부터 미국 ABC는 트위터를 통해 라이브 서비스를 전달하고 있다. 뉴스의 경우 매주 방송계획을 포함해 이슈 내용들을 전달한다.

가령 미국 ABC 뉴스 정치부장 데이비드 체리안(David Chalian /@DavidChalianABC)이 트위터를 진행하면 '금주 트위터' 서비스 책임자인 제이크 태퍼(Jake Tapper /@jaketapper)가 쇼 전후에 트위터로 관련 사실을 소개하는 형식이다. 이때 이용자들은 '#ThisWeek'이라는 헤쉬태그를 활용하면 된다.

시카고트리뷴 신문은 지난 해 6월 미디어와 커머스(Commerce), 블로그가 결합한 ‘시카고 나우(now)'를 시작했다. 지명도 높은 사람들을 영입해 파워 블로그로 매체 영향력과 수익을 높이려는 프로젝트다.


미국 CBS는 2년 전 소셜 뷰잉 룸(social viewing room) 서비스를 오픈했다. 소셜 뷰잉 룸은 스트리밍 TV 콘텐츠를 쌍방향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채팅룸, 비디오 컨퍼런스, 실시간 방송 등을 결합한 서비스다.

CBS 인터랙티브 매니저 안토니 수후(Anthony Soohoo)는 "과거에 이용자들이 비디오를 볼 때는 고립되고 있다는 느낌을 가졌다"면서 "이 서비스는 공간적으로 떨어진 사람들이 함께 비디오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게 될 것"이라고 '경험'의 변화를 강조했다.

즉, 이용자들은 CBS.com이 제공하는 이 서비스를 통해 가상의 뉴스룸에 접근해 시청이 가능하다. 채팅, 투표, 퀴즈 등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아예 소셜 네트워크 업체와 적극적인 결합을 꾀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뉴욕타임스는 소셜네트워크사이트인 링크인(LinkedIn)에서 제공한 정보를 다섯 개의 세부 제목 즉, 산업, 소재지, 주요 역할, 기업명, 게시자 성별 등으로 분류하고 광고 비즈니스를 적용하고 있다.

링크인은 프로페셔널 네트워크를 지향하는 커뮤니티 사이트로 이용자가 2,400만명이 넘는 곳으로 지난해 페이스북 등과 제휴한 바 있다.

올드미디어의 소셜 미디어 구애는 2006년 전후부터 적극성을 띠기 시작했다. 그 첫(?) 움직임은 MSNBC.com이 커뮤니티 기반의 뉴스 수집 사이트인 Newsvine을 인수한 사건이다.

Newsvine은 이용자들이 현재 인기 뉴스를 수집하고 투표하고, 다른 소스들과 연결하는 등 현안에 대한 놀라운 토론과 집중이 이뤄지는 곳이다. MSNBC.com은 이 서비스를 끌어안기 위해 공을 들였다.

대표적인 방송사인 NBC와 MS가 투자한 뉴스사이트인 MSNBC.com이 소셜 뉴스 사이트인 Newsvine을 인수함으로써 비슷한 사이트인 Digg.com 등도 덩달아 주목받았었다.

2006년에도 여행 전문 매거진을 발행하는 콘데 네스트(Condé Nast)는 뉴스 헤드라인을 수집하는 레딧(Reddit)을 인수했고, 올해 여름엔 허스트 출판에서 소셜 쇼핑 사이트 ‘카부들(Kaboodle)’을 사들였고, 뉴욕타임스가 ‘프리코노믹스(Freakonomics)’ 블로그를 흡수한 바 있다.

또 유력 케이블 회사인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즈가 환경 블로그인 ‘트리허거(TreeHugger)’를, 올 봄에는 CBS 인터액티브가 음악 커뮤니티 ‘라스트닷에프엠(Last.fm)’ 그리고 재무 동영상 블로그 ‘월스트립(Wallstrip)’을 빨아 들였다.

이 과정에서 뉴스룸은 진화를 거듭했다. 앞서 말한 대로 소통 에디터를 두거나 소셜 네트워크 전략을 가다듬는 인재들을 영입했다. 단지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투자가 이뤄졌고, 서비스가 탄생했다.

조선닷컴과 조인스닷컴은 각각 2007년과 2008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들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타진했다.

조선닷컴이 트래픽과 댓글 참여도가 많은 뉴스들을 그래픽으로 보여주는 서비스 ‘핫 토픽’은 원래는 다른 언론사 뉴스들의 히트 뷰나 클릭 수도 집계할 계획이었지만 제대로 뿌리내리진 못했다. 어쨌든 나름대로 이용자와 조응하기 위한 유저 참여형 서비스였다.

조인스닷컴은 국내 언론사 최초로 기사를 블로그와 공유하는 기능을 도입했다. 기사제목과 내용 중 일부를 ‘기사 보내기’ 버튼을 통해 블로그 등으로 보낼 수 있도록 했다.

매일경제는 지난 1월말 편집국 부서별로 일부 기자들에게 소셜 미디어 담당을 맡겼고, 언론사 최초로 기자의 트위터 계정이 소개되는 기사도 나왔다. 또 모바일부를 신설, 외부 전문가도 영입했다.

지난 해 하반기부터는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트위터로 자사 뉴스를 유통하기 시작했다. 종전보다 훨씬 더 많은 기자들이 소통의 광장에 뛰어 들었다.

하지만 국내 뉴스룸은 소통과 소셜 미디어 활용 전략은 한참 뒤져 있다. 2008년을 기점으로 몇몇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인상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첫째, 소셜 미디어 담당 기자의 전문화와 전담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뉴스룸의 기자들은 여전히 ‘뉴스 생산’에 집중하고 있고, 소셜 네트워크 상의 이용자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기자들은 이용자들이 더 많은 뉴스를 클릭해주기만 바라지만 이용자들과 토론하는 데는 서툰 편이다. 심지어 일부 기자들이 ‘선을 넘기도’ 하면서 ‘가이드 라인’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어떻게 보면 지금까지 소셜 네트워크상에 존재하는 기자들 대부분은 마치 총알받이처럼 불안하고 힘겨운 존재들이다. 물론 총을 맞았어도 불편해하질 않을 당당한 기자들이지만 그것이 불행의 씨앗이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용자들은 소셜 미디어를 담당하는 기자들이 최대한 소통의 독립성을 담보한 동료이자 친구이길 원하고 자신들의 의견을 수렴, 반영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신문지면이나 TV뉴스에서 자신 혹은 다른 이용자의 발언들이 전향적으로 노출되길 기다리고 있다. 또 소셜 미디어 담당자가 논설위원(해설위원)의 공간에 등장해 이용자의 의견들을 과감없이 소개해주었으면 하는 기대감도 갖고 있다.

이미 뉴스 사이트에는 트위터나 블로그들이 의견을 달 수 있고 서로 공유될 수 있도록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이 연동되고 있어서 그러한 이용자의 바람은 커지고 있다.

사실 이 어려운 일들을 담당하는 소셜 미디어 기자들은 ‘전담제’가 돼야 한다. 하물며 뉴스 댓글조차도 해당 뉴스를 작성한 기자나 뉴스룸의 해당 부서와는 무관한 일이 돼 버린 마당에서는 더욱 그렇다.

콘텐츠 기획과 생산 단계에 피드백이 이어질 수 있도록 뉴스룸 간부와 스태프가 중요하게 다룰 수 있도록 소셜 미디어 담당 기자들은 사내에 영향력이 있고 전문성이 높은 이들로 구성될 필요가 있다.

둘째, 상당수 해외 언론에서 소셜 네트워크와 결합한 이후 실패한 케이스가 많다. 다른 경쟁 사이트들과의 격전에서 힘을 잃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레딧은 디그에 잠식당하고 있고, NBC 유니버셜이 인수한 온라인 여성 커뮤니티 아이빌리지(iVillage)도 ‘글램 미디어(Glam Media)’와의 경쟁에서 밀렸다. 폭스 인터액티브 미디어가 거금을 주고 인수한 마이스페이스도 페이스북과의 경쟁으로 지친지 오래다.

뿐만 아니라 아직 산업적으로 확장되지 않는 국내의 경우 소셜 미디어 담당자들의 지위와 책임이 투명하지 않기 때문에 이어지는 ‘난처함’도 적지 않다.


언론사 기자로서 활동하고 있는 기자들은 매체를 대표하고 있는가 또 그들의 ‘의견’과 ‘논평’은 개인의 영역인가, 매체의 영역인가 논란을 삼으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워싱턴포스트>의 트위터 등 등 온라인 소셜 미디어 관련 뉴스룸 지침

소셜 네트워크(SN)는 소통을 위한 미디어이며, 우리의 일상에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는 뉴스와 정보를 수집하고 퍼뜨리는 데 좋은 도도구이다. 그러나 잠재적 위험도 있어 좀더 명확히 숙지할 필요가 있다.

보도를 위해서든, 개인적이든 소셜 네트워크에서 활동할 때 워싱턴포스트 기자는 늘 워싱턴포스트 기자로 인식우리의 일상 중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뉴스와 정보를 수집하고 알리는 데 값진 도구가 될 수 있다. 한편 잠재적인 위험도 있는 만큼,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보도를 위해서든 개인적 목적으로든, SN 기능을 활용할 때 <워싱턴 포스트> 기자는 언제나 <워싱턴 포스트> 기자로 인식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아래의 지침은 업무 분야에 상관없이 <워싱턴 포스트>에 속한 언론인 모두에게 적용된다.

1. 보도를 위한 소셜 네트워크 활동

보도를 위해 페이스북, 링키드인, 마이스페이스, 트위터 등을 사용할 때, 언론인으로서의 직업적 규범을 준수해야 한다.

<워싱턴 포스트> 기자는 자신의 신분을 정확히 밝혀야 한다. SN를 통한 보도는 정확해야 하며, 취재 목적으로 SN에 참여할 때는 그 의도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자신이 어떤 신분인지, 또 어떠한 정보를 구하려고 하는지를 간단하면서도 분명하게 명시해야 한다.

SN를 활용할 때, 뉴스 판단과 관련한 공정성을 해치는 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 사실과 의견을 구분해야 한다는 원칙, 사실과 객관성에 대한 강조, 적절한 용어와 어투의 사용, 기타 <워싱턴 포스트>의 저널리즘을 지배하는 원칙들은 SN에서도 모두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

기자들의 온라인 활동은 회사 소속 기자들은 물론이고 회사 자체의 신뢰도에 영향을 미친다. SN 활동을 하는 <워싱턴 포스트> 기자가 특정한 견해를 가진 사람들에게만 편중된 관심을 갖는 것처럼 비쳐서는 안 된다.

2. 개인적인 소셜 네트워크 활동

<워싱턴 포스트>에 속한 모든 언론인은 개인 시민으로서 가지는 사적인 특권을 일정 정도 유보해야 한다. <워싱턴 포스트> 기자는 자신이 SN에서 하는 활동이 신문에 이름을 달고 쓰는 기사와 똑같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기자가 SN에 쓰는 메시지는 모든 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회사 계정이 아니라 개인 명의의 계정으로 활동하더라도 마찬가지다.

프라이버시 보호 장치를 통해 민감한 정보에 대한 접근을 제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저 제한 효과가 날 뿐이며, 완벽히 차단되는 것은 아니다.

원칙은 간명하다. 온라인에서 어떤 정보가 발견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무조건 올리지 말라.

<워싱턴 포스트> 언론인은 회사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는 어떠한 메시지, 사진, 비디오도 트위터를 비롯한 SN에 올려서는 안 된다.

정치적 편향, 인종주의, 성차별주의, 종교적 편견 등으로 해석될 수 있는 메시지도 올려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이나 조직을 온라인으로 팔로잉할 때도 마찬가지다. <워싱턴 포스트> 기자는 자신의 취재 보도하고 있는 조직이나 단체와 관련한 SN 활동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

취재 목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할 경우에는 편집 책임자의 허가를 받아서 이와 같은 활동에 참여할 수 있으며, 이 경우에도 다른 투명성의 원칙들이 준수되어야 한다.

<워싱턴 포스트> 언론인은 정치 단체로부터 온라인 상으로 어떠한 선물이나 보상을 받아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사이트에 올리는 메시지도 계속 모니터해야 한다.

온라인 개인 사이트는 취재원, 보도 기사, 기사화 여부, 동료 언론인 개인에 대한 이야기 등, 편집국 내부와 관련한 이야기를 쓰는 공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

<워싱턴 포스트> 회사 차원의 활동과 관련한 의견이나 정보도 마찬가지다. 또 <워싱턴 포스트>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나 경쟁지를 비판하는 공간으로 사용되어서도 안 된다.

이상의 사항과 관련하여 의문이 있을 경우, 직속 편집 책임자와 상의한다.

엄격한 워싱턴포스트는 물론이고 로이터 통신은 아예 소셜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통해 기자들이 뉴스 정보나 사적 발언을 하지 못하도록 조치한 것은 시사하는 바 적지 않다. MBC 김주하 앵커가 트위터 상에서 천안함 침몰과 관련 ‘예단’한 발언들도 사내외에서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 해외의 한 언론사 소셜 미디어 에디터는 자신의 역할을 뉴스와 관련돼 자사 또는 타사 사이트와 상호 작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이용자와 함께 참여하고 논의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미디어 브랜드를 ‘친밀하게(humanizing)' 함으로써 이용자들로 하여금 단지 뉴스를 소비하는 존재로서가 아니라 언론사 뉴스룸과 조응할 수 있는-참여할 수 있는 존재로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다.

국내 언론사 뉴스룸이 소셜 미디어에 다가서는 관점이 기계적이고 즉자적이라고 한다면 해외 언론사들은 철학적이고 문화적으로 이용자들을 설득하고 소통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특히 해외 언론사 소셜 네트워크 전담자 대부분이 업무의 절반 가량을 소셜 미디어가 무엇인지에 관해 사람들을 교육하고 스스로 학습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하루 빨리 국내 언론사의 소셜 미디어 관련 업무는 재정의돼야 할 것이다.

물론 과도한 정보 유통, 사적이고 우스꽝스러운 대담 등 해외 언론사(기자들)의 소셜 미디어 접근법이 무조건 합리적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과거 웹 서비스를 처음 도입할 때처럼 이 업무를 주변적이고 수동적으로 다루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다.

기자들은 담백한 대화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돼야 하고 트위터나 페이스북의 친구들을 출입처보다 더 우대해야 할지 모른다. 뉴스룸은 광고주들을 일차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뉴스의 평판을 가차없이 내리는 이용자들을 비즈니스의 중심으로 삼아야 할지 모른다.

곧 소셜 미디어 서비스는 언론사의 경쟁력 그 모든 것을 결정지을 때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

비록 소셜 미디어와 그 이용자들에게 다가서는 것을 경계하고 불편하게 여기는 시절이라고 하더라도 지금도 우리는 소통하고 있지 않은가. 또 그 소통으로 새로운 가치를 읽어가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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