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Baby), 미인(Beauty), 동물(Beast)이면 안 통하는 게 없다는 광고계의 불문율이 뉴스 콘텐츠 생산에도 적용되고 있다.

한 신문사 온라인 뉴스룸에서 17일 오전 '슈퍼 토끼'의 식용 가능성을 알리는
외신을 번역한 뉴스와, 또다른 신문사 디지털뉴스룸에서 내놓은 중국의 '슈퍼 쥐' 소식 뉴스는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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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토끼에 슈퍼 쥐까지 현장에 가지 않은 손쉬운 뉴스들이 양산되는데도 뉴스룸의 브레이크는 작동하지 않는다


슈퍼 토끼는 영국 데일리텔레그래프의 뉴스로 해당 언론사는 토끼 이미지를 이미지 사이트 게티(getty)에서 가져왔다.

사진 출처가 중국 포털 '
온바오 닷컴'으로 표기된 슈퍼 쥐 뉴스는 기자가 썼다고 할 수 없는 '땜질' 형식을 취했다.

직접 현장에서 취재한 기사도 아니고 번역에, 가공을 한 흔적만 있을 뿐 저널리즘의 신뢰도나 깊이는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

내셔널지오그래픽뉴스의 웹 사이트를 캡쳐한 이미지와 함께 단 3문단의 '괴물 물고기' 발견을 다룬 뉴스 역시 곤혹스럽다.

그래서인지 이들 뉴스 바이라인은 대부분 기자의 실명이 노출되지 않고 있다.

물론 뉴스룸이 왜 이런 엉성한 수준의 뉴스와 아이템들을 다루고 있는지 어리둥절한 이용자들은 없을 것이다.

뉴스캐스트 도입 이후 치열한 트래픽 경쟁에 빠진 언론사들에게 온라인 저널리즘이란 숭고한 가치는 우선 순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관련 포스트>
2009/02/13 - [Online_journalism] - 뉴스콘텐츠의 재설계II-뉴스, 테크놀러지, SNS
2009/01/29 - [Online_journalism] - "뉴스캐스트가 언론사 뉴스룸 한계 보여줘"

그래서 최근 언론사 뉴스룸의 일반적인 경향은 "호랑이 이빨-코끼리 코 '괴물 물고기'들"로 이용자를 낚시할 수 있는 놀라운 제목으로 변장한 뒤 뉴스캐스트 편집박스나 언론사 웹 사이트에 한 자리를 채우는 형식을 띤다.

따라서 현재 대부분 언론사 뉴스룸의 온라인 뉴스 생산과 유통 전략은 이용자를 붙들어 두는 것이 아니라 떠나게 하거나 불만을 사게 만드는 상황이라고 보인다.
 

믿음과 기대를 사는 뉴스가 아니라 일회적이고 말초적인 뉴스로 일희일비하는 뉴스룸은 이미 시장과 이용자를 져버린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토픽성', '베끼기성' 뉴스가 마구 남발되는데도 뉴스룸은 뉴스와 기자의 관리를 포기하고 있다. 뉴스 뿐만 아니라 댓글 관리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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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 낮은 뉴스에 수준 낮은 댓글이 난무하는데도 온라인 뉴스룸의 소통 등(燈)은 꺼져 있다.

슈퍼 쥐를 다룬 뉴스의 댓글엔 "짱깨들 마음과 일치하는 쥐새끼네..."란 희한한 욕설이 붙었다. 

""웃지마 나 토끼야"…3년 안에 밥상 오른다" 제목의 뉴스엔 게재 이후 댓글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17일 오후 3시30분 현재 350개나 등록됐다. 

그러나 "아 저새끼한테 당근 먹여보고싶다 귀엽당", "완전 개지랄을 떤다" 등 원색적인 댓글 투성이었다. 

뉴스 및 서비스 수준이 떨어지는 것은 비단 동물 관련 기사 뿐만 아니라 아기, 여성(연예인) 뉴스도 마찬가지다. 

거의 매일 생산되다시피하는 연예, 오락기사는 가십거리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 많은 양이 아무런 거리낌없이 생산, 유통되고 있다. 

네이버 뉴스캐스트 언론사별 편집박스는 거의 절반 가까이가 연예 관련 뉴스로 채워지고 있고 제휴 인터넷 언론사 또는 무분별하게 수집되는 외국 언론사, 포털 및 커뮤니티 사이트의 '엽기적' 아이템들이 뉴스로 재가공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네이버 뉴스캐스트 도입 이후 일부 온라인 뉴스룸이 정도를 벗어난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지만 자정은커녕 더 악화하고 있는 형국이다. 

국내 온라인 저널리즘이 추해지는 것은 첫째, 온라인 뉴스룸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 부재하며 둘째, 일부 포털에 집중된 뉴스 유통 구조가 심화하고 있고 셋째, 온라인 저널리스트의 자성과 열정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네이버는 언론사들의 선정적 뉴스 유통 경쟁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비록 네이버가 시장과 언론사를 쥐락펴락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지만 그 경고는 사실관계를 정확히 지적한 것이다. 

또 그러한 경고를 한 네이버야말로 온라인 뉴스 이용자들의 눈높이를 맞춰 온 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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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선보인 온라인 뉴스 기획물들로 이용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꿰뚫고 있는 느낌이다. 이유와 배경이 어디에 있건간에 이런 것을 한때 저널리즘의 지배자였던 전통 미디어와 그 종사자들이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매월 한 차례 게재되는 '지식인의 서재', 고료를 줘가며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을 참여시킨 증권채널의 '투자전략', 축구-야구-영화 등 전문가 블로그들과 콘텐츠를 완벽히 재구성한 매거진S에 이어 최근 론칭한 야구 데이터센터 등은 손꼽히는 뉴스 콘텐츠 기획물이다. 

국내 언론사 뉴스룸이 이러한 온라인 뉴스 서비스를 왜 하지 않는가라는 진부한 질문을 다시 하기보다는 지금부터야말로 온라인 저널리즘의 가치를 인식하고 다가서야 전통 미디어 업계의 공멸의 시계를 멈출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물론 첫째, 경영진과 간부진의 온라인 뉴스룸 인식 제고 둘째, 이용자들의 진지하고 일관된 (전통미디어) 온라인 저널리즘 비평 셋째, 시장과 정책의 지원과 협력 조건들이 갖춰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완전히 이뤄지기 전까지는 뉴스룸이 스스로 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용자들이 언론사와 그 뉴스, 또한 종사자들을 더 이상 찾지 않을 것임은 분명하다.   

특히 1~2년 전부터 블로거들의 정보 습득과 평판의 조류에 이어 스마트폰 등 진화하는 정보 유통의 리포트가 쏟아질수록 껍데기만 바뀌는 국내 뉴스룸을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라는 과제가 점점 버겁고 무거워지는 요즘이다.

덧글. 한 신문사 온라인뉴스룸 관계자는 이대로 간다면 “토끼 전담 기자, 고양이나 쥐 또는 희귀 동물 전담 기자가 나오지 않겠느냐”면서 “국내외 소년과 소녀, 아기 전담 기자도 멀지 않았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전했다.

 

  1. 멍때리는 2009.02.17 17:36

    저도 '괴물 물고기','슈퍼토끼'등 이름에 낚여 관련 컨텐츠에 클릭을 했어요. 알고보면 별거 아닌데.ㅠ,.ㅠ 이런게 어서 개선되야었으면 좋겠네요.. 그런데 이런 온라인 뉴스 상황이 단지 우리나라에만 해당하는 건가요? 외국은 어떤가요?

    • 수레바퀴 2009.02.17 17:45 신고

      구조적인 부분에서 기인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네이버 뉴스 소비 규모와 쏠림이 워낙 강하다보니 이용자들을 붙드는 것이 당면 과제가 됐습니다. 시장규모나 수익모델 부재를 감안할 때 무조건 수준있는 뉴스 생산을 위해 투자하는 것도 어렵고요.

      또 뉴스룸의 인식이 낮습니다. 여전히 신문이나 브로드캐스팅이 최고인줄 알지요. 어지간한 뉴미디어 업계는 온라인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직을 꾸린지 오래됐지만 전통매체는 아직도 대부분의 핵심역량이 종이신문 제작에 투입돼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뉴스룸의 혁신 즉, 뉴스 콘텐츠와 그 서비스의 진화라는 것이 속도도 느리고 수준도 떨어집니다.

      당연히 해외 매체들의 온라인 저널리즘은 디지털 뉴스 콘텐츠 유통구조나 시장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질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더구나 뉴스룸과 그 종사자들이 온라인 저널리즘을 중요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규모와 여건을 고려할 때 빨리 혁신하는 뉴스룸과 기자들이 많은 매체가 경쟁력을 갖게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물론 시장 독과점 구조(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가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정책적으로 보완하는 문제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시장내 이해관계자를 비롯 뉴스 이용자들도 냉철한 판단과 평가가 있어야 하겠지요.

  2. wheelbug 2009.02.27 15:13

    심각하게 고민하지 마시고 걍 재미로 보시면 안될까요?매일 반복되는 정치 현안에 짜증나는 국민들에게 점심 한때 웃음을 주는 청량제로 생각하세요. 어차피 가볍게 보는 기사니까요...외국에 그런 뉴스가 있으니 번역한 것입니다.다만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정당한 노력을 하지 않고 남의 것을 무조건 베끼고 보는 행태가 더 위험하다고 봅니다.

    • 수레바퀴 2009.02.27 11:44 신고

      안 그래도 해당 매체의 관계자와 대화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운영하는 다른 채널을 통해서 그러한 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적도 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단순하게' 볼 부분도 있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자 했던 것은 그러한 뉴스의 취급으로만 온라인 뉴스룸이 운용돼서는 안된다는 것이지, 그러한 뉴스를 무조건적으로 비난할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이점 헤아려 주셨으면 합니다. 자주 오셔서 좋은 말씀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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