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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조중동-다음 공방, 새로운 전선 확대되나

by 수레바퀴 2008.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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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중앙, 동아가 포털사이트 다음에 뉴스 공급을 중단하면서 후속 파장에 대한 다양한 분석들이 오가고 있다.

현재 '다음 위기론'과 '조중동 무익론'이 맞서고 있는 양상이지만 기본적으로는 뉴스 소비자의 선택 향방에 따라 상당 부분이 결론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른 복잡한 문제들도 만만찮아 조중동-다음의 대립 양상은 수주내 봉합되거나 장기간 지속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일단 이 문제는 두 가지 관점에서 들여다봐야 하는데 우선 서비스적인 측면이다. 이른바 조중동 뉴스를 볼 수 없는 다음 뉴스의 가치에 대한 부분이다.

여기에 대해선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는 의견과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는 의견이 있다.

대우증권이 9일 다음의 검색 트래픽 증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낸 것은 전자 쪽이다.

대우증권은 "코리안클릭 5월 기준으로 다음의 전체 페이지뷰에서 조중동 기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0.4%이며 뉴스섹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7%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랭키닷컴이 조사한 7일 다음 뉴스 트래픽 변화에서는 페이지뷰만 소폭 줄었을 뿐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다음이 조중동 뉴스 공급 중단으로 큰 하락을 할 것이란 견해도 있다. 미디어 다음에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포털뉴스에서 조중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실제 뉴스 소비를 하는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면서 "조중동 기사에 대한 선택적 소비가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중동 기사는 색깔이 분명하고 경쟁력이 있다"면서 "댓글 참여도 많으며 재미있는 기사도 많다"고 덧붙였다.

즉, 조중동 뉴스가 다음 뉴스 페이지에서 오래도록 빠져 있을수록 서비스의 퀄리티가 떨어져 소비자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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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국광고주협회 <2008 인터넷매체수용자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뉴스 소비자들 중 70.3%가 포털뉴스 첫 화면에서 눈에 띄는 기사만 보거나 뉴스 메인 화면에서 헤드라인을 클릭하는 등의 수동적인 뉴스 이용행태를 보인 것으로 파악돼 그같은 주장과는 배치된다.

반면 사회적 이슈를 검색하고 관련 기사를 이용하거나 관심있는 섹션, 많이 본 기사 등의 메뉴를 주로 이용하는 등 적극적인 뉴스 소비는 20%를 겨우 넘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네이버의 뉴스 개편 변화의 실효성과 맞닿아 있다. 뉴스 소비자들이 개인화된 뉴스 소비로 포털 플랫폼을 활용할지는 의문이라는 지적도 그래서 나온다.

조중동-다음 대립 국면에서 고려해야 할 두 번째는 서비스 외적인 변수다.

첫째, 다른 언론사들이 더 동참하겠느냐는 것이다. 아직은 움직임이 없지만 추가 가담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9일과 10일 예정된 신문기업간 모임에서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만약 다른 신문사들도 다음 뉴스 공급 중단에 뛰어든다면 이 파문은 언론-포털간 대결구도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가뜩이나 대포털 협상력에 밀리고 있는 신문사들이 이번 기회를 활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중 중앙, 동아, 매경 등 6개사가 NHN과 과거기사 디지타이징을 포함, 뉴스 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전선이 확대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조중동 플러스 알파'가 될 경우 종전에는 형성되지 않았던 언론사 연대에 따라 포털 뉴스 서비스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를 이끌게 될 수 있다.

둘째, 여기에 대해서도 이론이 있다. 조중동의 뉴스 공급 중단이 정치적 이유가 강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뉴스 공급 중단이 포털 뉴스 편집에 대한 비판에서 비롯한 것이 아니라 특정 포털 사이트의 이용자 채널을 놓고 불거져 또다른 대립각이 형성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인터넷 뉴스를 소비하는 이용자들과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전통 매체 진영간 '저널리즘' 논쟁으로 치달을 수 있다.

사실상 뉴스 공급 중단에 대한 인터넷 여론은 안티 조중동의 시각에서 보는 의견이 우세한 편이다.

따라서 조중동이 이런 이용자들을 설득하는 등 소통의 지점을 갖지 못한다면 오히려 피해를 볼 수도 있다.

그간 이들 매체는 이용자(Audience) 껴안기에 절치부심하면서 새로운 뉴스 소비자들에 대한 눈높이 맞추기를 전략적으로 상정하고 있었다.

셋째, 네이버다. 네이버는 최근 오픈 플랫폼, 뉴스 편집권 일부 개방을 선언하면서 촛불시위 과정에서 드러난 안티 네이버 정서를 우회적으로 비껴가고 있다.

네이버는 특히 자신들의 뉴스 편집권을 언론사와 이용자의 수중으로 넘기면서 뉴스 편집의 공정성 시비라는 부담에서 사실상 벗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애널리스트들도 "언론으로서의 규제 리스크 최소화, 감소세이 있는 트랙픽의 장기적 개선, 중소업체 유인에 따른 온라인광고 매출 성장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네이버는 인터넷 뉴스 유통 시장을 독점하는 포털사이트로 언론사 공동 비즈니스나 연대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스탠스를 취하면서 언론의 공적이 돼 왔다.

시장 1위 업체인 네이버와 지난 1년여간 갈등을 빚어온 유력 매체들이 네이버의 품으로 대부분 들어간 반면, 개방성과 상호소통성, 다원성에서 차별력이 있고, 언론사 공동 비즈니스에 적극성을 띄던 다음을 공격하는 것은 아이러니다.

네이버가 상대적으로 홀가분해지면서 조중동과 다음의 관계가 냉각되는 현실은 전통매체의 처지로 볼 때 맥을 잘못 짚은 것이라는 지적이다.

안타까운 것은 네이버가 향후 구체적인 개편 내용을 어떻게 보여주느냐와 상관없이 언론사가 절대 강자 네이버를 상대로 합리적 대응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넷째, 조중동-다음의 공방에서 수세에 몰리는 것은 단연 다음일 수밖에 없다. 다음은 7일부터 아고라 토론방의 모든 게시글에 대해서 IP 일부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또 동시에 일정한 시간 내에 같은 내용의 글을 반복적으로 올리는 도배·스팸글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한다.

조중동의 전방위적 압박에 밀린 다음이 촛불시위를 통해 주목받은 공론장 '아고라' 무력화 수순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다음은 조중동 등 언론사와의 관계가 악화돼 주가에 미칠 파장을 고려한 나머지 보수적 뉴스 편집, 중립성을 가장한 혹독한 모니터링을 확대할 가능성도 고조되고 있다.

다음의 아고라 개편 과정은 결국 인터넷 이용자들이 포털사이트의 기회주의적 속성, 상업적 이해관계의 본질을 추궁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들이 네이버에 이어 다음을 상대로 끊임없는 비판과 불만이 생성되면 이들 포털사업자가 구조화하고 있는 UCC와 개방적 플랫폼은 무의미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미 그 전조는 불밝혀지고 있다. 포털을 등진 수많은 블로고스피어가 사회적 의제를 내놓고 힘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조중동 뉴스 공급 중단이 전체 포털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이와 함께 국가기구의 인터넷 통제 논란, 포털에 대한 압박 수위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다음은 이미 세무조사를 받고 있고, 관련 부처는 규제장치 도입에 나서고 있다.

주요 언론사들도 이번 기회에 저작권 보호 등 인터넷 뉴스 유통시장 내에 잠복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자는 명분을 내세우며 강경 기류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

인터넷 여론에 부담을 갖고 있는 집권세력과 촛불시위로 혼쭐이 난 전통매체가 '국민의 힘'을 믿고 있는 '촛불' 진영과 소통하지 못할 경우 인터넷 대전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런 복잡 다양한 변수들은 조중동-다음 공방이 인터넷 뉴스 환경을 비롯 전사회적으로 어떤 영향과 결론을 낼지 쉽게 예측하기 어렵게 하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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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낮 12시 현재 다음커뮤니케이션 주가는 소폭으로 오른 상태다. '개미'들의 힘일까? 포털을 둘러싼 고요가 마치 폭풍전야를 암시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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