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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방송 프로그램 장르 혼합 현상에 대해

by 수레바퀴 2008.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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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시사교양, 드라마와 같이 방송프로그램에는 각각의 목적과 특성에 따라 장르가 나뉘어져 있다. 하지만 요즘 방송 프로그램을 보면 이 프로그램이 예능 프로그램인지, 시사교양 프로그램인지 모호할 때가 많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시사교양프로그램의 경우 쉽고 재밌는 것을 선호하는 시청자의 취향에 맞춰 다소 딱딱할 수 있는 정보를 예능 프로그램의 장점을 활용해 전하고 있고,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기왕이면 의미 있는 웃음을 웃길 바라는 시청자를 위해 공익적인 면, 정보적인 면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인데. 물론 이런 현상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방송 프로그램 마다 어디서 본 듯한, 비슷비슷한 형상을 하게 되는 아쉬움을 낳고 있다. 서로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서도 좀 더 개성 넘치는 방송 프로그램이 제작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TV 문화창조>에서 고민해보고자 한다.(MBC TV속의 TV)

Q. 방송 프로그램의 장르가 나뉘어져 있는 것에 대한 의미는?

A. [의미]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방송의 핵심 요소입니다. 프로그램은 한 사회 내에서 방송의 이념, 문화, 제도 등이 구체화되는 영역이며, 방송사-시청자-산업 등을 연결하는 부분입니다. 장르는 이 프로그램의 유형과 내용을 결정하는 가늠자가 됩니다.

[목적] 프로그램의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각각의 프로그램이 어느 장르에 속하는가에 따라서 제작 방식, 내용과 형식 그리고 시청자가 얻는 즐거움이나 정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또 방송사나 산업이 프로그램에 투자하는 방식도 달라지게 됩니다.

[특성] 텔레비전 장르는 프로그램의 형식과 내용의 차이에 따라 규정되지만 장르 개념 안에는 시청자, 방송 산업, 제작자의 의도도 숨겨져 있습니다. 즉, 텔레비전 장르는 시청자, 방송사, 프로그램의 형식과 내용이 결합되어 나타나는 것입니다.

특히 텔레비전 장르는 산업이나 제도 그리고 시청자의 상호작용 속에서 형성됩니다. 이 과정에서 산업이 어떻게 장르형성에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시청자는 어떻게 특정 장르를 통해서 즐거움을 얻고 평가하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 장르는 영구불변한 것이 아니라 시대 흐름과 시청자의 트렌드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시청자의 관심도 바뀌고 방송제도, 사회적 환경과 문화도 지속적으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서 특정 장르 내에서도 변화를 겪고, 서로 다른 장르와 결합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장르간 혼합도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참고]국내 학자들은 텔레비전 장르는 14개 내외-뉴스, 시사보도, 다큐멘터리, 토론과 대담, 생활정보, 문화예술, 교육, 드라마, 버라이어티쇼, 코미디, 스포츠, 영화, 퀴즈와 게임쇼, 어린이- 등으로 구분합니다. 최근에는 정보와 오락이 결합한 인포테인먼트 분야를 넣는 경우도 있습니다.

Q. 방송 프로그램이 비슷비슷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A. 방송 프로그램마다 일정한 관습과 규칙, 즉 방송 프로그램의 형식과 내용 등을 유지하는 경향을 갖고 있지만, 최근에는 장르간 관습이나 규칙이 혼합되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른 장르에서도, 그리고 같은 장르에서도 이렇게 혼재된 형태의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능프로그램으로 <무한도전>,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 <일요일일요일밤에>, <지피지기>, <환상의 짝꿍>, <황금어장> 등이 있는데요.

<일요일일요일밤에>의 <경제야 놀자> 코너에서는 재테크 정보를 제공합니다. <무한도전>은 다양한 분야의 일을 직접 수행하면서 관련 업무나 지역, 공간에 대한 정보도 제시합니다.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 <황금어장>은 모두 토크쇼로 진행되는데 스타를 불러내 요모조모를 물어보는 형식을 띱니다.

다른 예능 프로그램도 출연자와 구성만 약간 다를 뿐 전체적인 흐름은 사적인 이야기를 주고 받는 포맷입니다.

시사교양 프로그램 중에서 최근에 방송이 시작된 <네버엔딩스토리>의 경우 휴먼다큐의 진한 감동과 아나운서 6인방의 토크대결, 재미와 정보가 결합된 신개념 휴먼쇼를 표방하고 있으나 <무한도전>과 비슷하게  출연자들의 도전기와 함께 여러가지 사적인 이야기로 웃음을 자아낸다는 점에서 다를 것이 없습니다.

<불만제로>도 소비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나 연예인을 앞세워 실험을 전개하고 웃음을 자아내는 포맷을 갖고 있습니다.

이렇게 프로그램 장르가 비슷해지는 것은 시청률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오락성이 강한 내용이 크게 반응을 불러모으고 있어 스타들을 출연시키고 웃음을 만들어내는 도구 활용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최근 시청자들의 정서도 무거운 분위기보다는 속도감 있고 즐거운 것이 담긴 프로그램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순발력 있는 재담과 아기자기한 재미를 연출해내는 데 방점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특히 시사교양프로그램에서 두드러지고 있는데 전문가를 출연시키기보다는 스타급 연예인을 등장시키고, 차분하고 깊이있는 분석보다는 짧고 간략한 정보를 제시하고 주변의 재밋거리를 찾는 패턴이 정착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디어 환경의 급변도 방송 프로그램 장르의 혼합화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휴대폰이나 DMB, 인터넷 등 다양한 공간과 장치로 TV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시대에서는 전형적인 장르로서는 접근하기 어려운 물리적 제약이 있습니다.

되도록이면 빠른 시간 안에 강렬한 메시지를 줘야 하는 만큼 웃음, 자극, 쾌감을 만들 수 있는 것들에 의존하게 됩니다. 즉, 시청률, 시청자의 시청 트렌드, 미디어 환경 변화가 맞물려 프로그램 장르의 융합이 이어지고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Q. 이런 현상이 갖는 긍정적인 면은?

A.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의 경계가 엷어져 한 장르 안에서 여러가지 정보와 재미를 한 꺼번에 볼 수 있는 것은 만족스러운 일일 수 있습니다. 따분한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형식으로 만나는 정보보다는 웃고 즐기면서 알게 되는 정보가 더 쉽게 수렴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제작진 입장에서도 어떤 특정한 장르에 얽매여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보다 다양하고 역동적인 접근을 통해 연출하다보면 더욱 완성도를 높이는 방법에 이를 수 있을 것입니다. 가령,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우리가 잘 아는 익숙한 스타들을 함께 등장시켜 소재와 주제를 부각한다면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프로그램 장르의 혼재는 각각의 장르가 갖는 좋은 측면들을 토대로 프로그램을 제작히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는 한꺼번에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고, 제작진은 창조적인 실험을 통해 색다른 장르를 개발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Q. 이런 현상이 갖는 부정적인 면은?

A. 시청자들로서는 비슷한 포맷에 비슷한 출연자를 반복적으로 보게 되기 때문에 식상감을 가질 수 있는 등 역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 가장 큰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정작 알고자 하는 정보를 보지 못하고 개그나 잡담을 들어야 하는 등의 시청 고통이 따를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 장르는 방송사가 시청자들에게 약속한 규칙입니다. 시사교양 프로그램으로 분류된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사람들은 그러한 프로그램이 갖는 특질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이 안정감과 만족감을 줄 수 있는데, 만약 그렇지 않고 연예인들이 토크쇼나 몸개그만 많이 보게 된다면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때 쇼, 연기, 춤, 개그 등이 결합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을 때와는 다르게 최근의 프로그램 장르간 경계의 붕괴는 완성도가 크게 높은 편도 아닙니다. 개그도, 연기도, 정보도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억지 웃음을 지어낸다거나 막말 신드롬을 야기한다거나 깊이가 부족한 정보만 양산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Q. 장점은 살리고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이를 위해 방송사가 노력해야 할 점은?

A. 방송 프로그램 제작진은 시청률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시청률 때문에 프로그램에 여러가지 요소들을 결합하더라도 각각의 완성도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연예인의 잡담이 주가 되고 정작 전하려는 메시지가 부족한 경우를 보게 됩니다. 또 비슷비슷한 연예인을 등장시키고 제작 형식과 내용이 비슷해버리니 차별성도 보이지 않습니다.

제작진은 프로그램 제작의 목표에 대해서 다시한번 상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왜 만들고, 어떤 것을 전달하려고 하는 것인지 근본적인 성찰을 해야할 것입니다. 즉, 프로그램 안에서 활용되는 소구와 연출기법, 출연자들을 재점검하고 느슨하고 엉성한 부분들을 과감히 정리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특히 방송 프로그램은 트렌드를 단지 좇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가 원하는 정보를 제대로 전달할 때만이 가치를 갖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안팎의 프로그램 비평기구들을 통해 문제점들이 나올때마다 즉각적인 보완과 개선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또 프로그램 장르가 비슷해지는 데에는 연예인 위주의 제작 시스템도 거들고 있습니다. 일부 스타급 연예인을 통해 시청률이 나온다는 선입견도 갖고 있습니다. 방송 제작진이 시청자들에게 피로감과 거부감이 들지 않는 방송인을 발굴하는 작업은 미뤄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타를 겸허히 수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와 함께 방송사 내부에서 각 프로그램 장르에 대해 시대변화에 맞춘 재정의, 그리고 새로운 형태의 결합장르에 대한 개념화 등 내부적인 체계화 작업이 수반돼야 할 것입니다.

Q. 방송 프로그램의 장르에 대해 시청자가 가져야 할 자세, 알고 있어야 하는 점은?

A. TV 프로그램을 일관된 기준으로 분류하는 장르가 각각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프로그램 장르는 방송사가 시청자들에게 좋은 방송을 보여주기 위해 기본적으로 정의해둔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시청자들은 이미 1990년대 중반 이후 장르 혼합현상을 경험해오고 있습니다. 드라마와 다큐멘터리, 다큐멘터리와 버라이어티쇼 사이의 장르 혼합은 물론이고 정보와 오락을 함께 담아내는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오락과 교육을 포함하는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까지 프로그램 형식과 내용에 있어 혼합형태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변화된 미디어 환경에서 TV가 갖는 위상과 역할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의 기대치도 크게 변화했습니다. 시청자 스스로 프로그램 장르에 대한 고민을 갖고 시청행태를 주체적으로 가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시청자는 수동적인 처지가 아니라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역할과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장르가 융합되는 프로그램이 오락성만 부추기고 공익성을 퇴보시키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시청자들은 열려 있는 상호소통의 채널들을 가능한한 활용해서 방송 제작진에게 의견을 전달해야 할 것입니다. 시청자와 방송 제작진이 공감하는 장르인식을 갖는 것이 앞으로 보다 좋은 프로그램을 만나는 첩경이 될 것입니다.

덧글. 스튜디오에서 하는 녹화는 몇 번 있었지만 조금 떨었고, 시청한 지인들이 전반적으로 못했다는 평을 한 방송입니다. 방송체질이 아닌가?^^

덧글. 이미지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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