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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스스로 변해야 한다. 뉴스룸이 탈바꿈하기 전에 기자가 새로운 역할에 눈떠야 한다. 많은 과제와 주문은 이미 오래 전부터 거론한 것들이다. 더 이상 지체하면 안 된다. 시민, 기업, 정부에 이어 이제 기술과 본격 경쟁하는 시대가 열린다. 기술을 활용할 것인가, 기술에 얽매일 것인가. 독자를 멀리 둘 것인가, 함께 협업할 것인가. 그것에 기자의 경쟁력이 달렸다.


시대가 변하고 미디어 생태계도 달라졌지만 저널리즘에 대한 관심은 더 커졌다. 정치, 경제, 사회, 교육, 스포츠, 환경, 지역, 미디어 등 모든 분야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과 그 영향, 부조리한 부분을 밝히는 활동은 여전히 언론의 책임성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술 및 시장 변화로 뉴스소비와 직무여건도 달라지고 있다. 이 디지털 뉴스 시장에서 저널리즘의 원칙을 지켜온 매체와 기자는 실제로도 명성을 얻는다. JTBC, 뉴스타파, 셜록 그리고 방송사의 해직기자들은 대표적인 사례다.

JTBC의 경우 손석희 앵커 영입 이후 디지털 영토를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매체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뉴스타파는 정권교체 이후에도 정직한 뉴스로 독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오마이뉴스 출신 박상규 진실탐사그룹 셜록 대표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뉴미디어 플랫폼으로 독자들과 접점을 늘렸고 현명한 교양의 시민들에게 다가서려 분투했다.

2019년은 AI 뉴스 시대가 본격화하는 시기다. 뉴스에서 '개인화'는 대세가 된다. 네이버의 추천 뉴스 서비스(AiRs)는 그 서막이다. 독자는 이제 알고리즘의 반경에서 더 정주한다. 반면 로봇은 독자의 뉴스 선택에 필수적인 가늠자로 올라선다. 전형적인 방송조직은 나날이 프로덕션화 한다. 뉴스 스토리는 독자 위에서 군림하지 않는다는 콘셉트가 자리잡는다.

이런 상황에서 기자들은 스스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가령 "독자와의 관계 구축에 시간을 투자할 것" "뉴스룸에서 연결과 팀워크를 유지할 것" "새로운 플랫폼과 기술에 근접할 것" 등의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높은 호기심과 지혜가 절실하다. 

또한 독자들을 지지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소셜미디어에서 몇몇 기자들은 독자들의 질문에 성의있게 답하기 시작했다. 평판이 좋은 기자일수록 독자들을 적극 옹호한다. 이들은 '독자 관계'를 다지는 일은 취재보도를 잘 하는 것에 버금갈 정도로 브랜드 구축에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첫번째 주제 : 독자 관계를 업그레이드하라

① 좋은 독자를 찾아라 

② 커뮤니티에 관여하라

③ 독자의 목소리를 수렴하라

먼저 좋은 독자를 찾아야 한다. 좋은 독자란 (다양한 이슈와 단체에) 참여도가 높은 시민이다. 유권자, 납세자 및 여러 지역 현안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구성원들이다. 그들은 더 많은 정보를 필요로 하고 사건의 의미에 대해 토론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런 경향의 그룹들은 정치적 지지모임에도 등장한다. 특정 문제나 정부 정책을 다루는 단체나 개인도 있다. 사회적 소수자나 약자들은 자신들의 대변자를 절설히 원한다. 기자는 시민들과 함께 하면서 "누구를 위해 보도하는가"를 넘어 "더 큰 공공의 이익을 위해 어떻게 제언해야 하는가"로 질문을 이동해야 한다. 

커뮤니티는 이미 만들어진 것에 합류하거나 스스로 꾸릴 수 있다. 자신의 뉴스 독자와 잠재 독자에게 다가가려면 한 사람의 동료와 친구로서 교감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시민의 관심과 바람을 이해하는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소셜미디어에 합류할 때도 마찬가지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의 목소리를 뉴스에 반영하는 일이다. 많은 경우에는 전문가들의 입을 빌리지만 그것보다 더 우위에 서야 하는 것은 행동하는 시민의 의견을 잘 정리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결과를 이후에도 점검하고 그렇게 된 이유를 자세히 보도할 수 있어야 한다.

독자관계의 업그레이드는 독자를 좀 더 명확히 그려내는 일부터 출발해야 한다. 18~34세, 여성, 10대 청소년 등에서 정당의 지지자, 탈원전을 바라는 단체, 비자림 길을 지키는 사람들 등으로 특정해야 한다. 또 시민의 이야기를 단지 뉴스로 전하는 방식이 아니라 의견을 교환하고 함께 참여하며 토론과 중재를 이끄는 활동에 나서야 한다.

두번째 주제 : 뉴스 스토리에 집중하라 

④ 최고의 품질을 고민하라

⑤ 뉴스와 뉴스 생산과정을 연결하라

⑥ 독자 관점으로 서비스하라 

15년 전 한 경제전문 인터넷신문의 서비스 기획자는 "증권사를 고객으로 어떤 정보가 필요한가를 알아봤더니 그냥 '속보'더라"고 말했다. 얼마 전 결제 앱 '페이코'의 매거진 콘텐츠 담당자는 "누가 무엇을 구매하는지를 보고 콘텐츠의 방향을 잡는다"고 했다.

서로 다른 말이지만 같은 의미다. 시장과 독자가 원하는 것을 만들자는 뜻이다. 이러한 바탕에서 최고의 디지털 뉴스는 무엇일까? 시의성, 진실성, 객관성 등 과거의 뉴스 가치와 크게 바뀐 것은 없다. 여기에 통찰력과 멀티미디어 특성을 보탤 수는 있을 것이다. 모바일이나 PC 등 다양한 스크린에 적합한 뉴스 포맷이다.

더 중요한 것은 '연결성'이다. 대표적인 수단은 '하이퍼 링크'이다. 하나의 물리적인 뉴스 뷰 페이지로 갇힌 형태가 아니라 인터넷의 많은 관련 정보와 연결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자사의 관련 뉴스나 데이터베이스와도 무성의하게 연결돼 있다. 어떤 사안을 다루는 뉴스에서 전후 맥락을 파악하기 힘든 구조다. '연결'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관행도 문제다. 기자 교육과정에서 '하이퍼 링크'를 숙지시키는 경우는 드물다. 물론 자사 기사입력 시스템이나 포털 등의 시장 유통구조가 애초부터 불편한 점도 거든다. 

'연결'은 뉴스 구조에 한정하는 일은 아니다. 뉴스룸 안에서 뉴스를 둘러싼 더 많은 대화가 일어나야 한다. 서로 대화를 열고 확장할수록 최고의 뉴스 스토리가 탄생한다. 두 말 할 필요도 없이 최고의 기자는 동료들과 저널리즘을 이야기한다. 

디지털 뉴스에서 더 중요한 것은 성의다. 과거 박지성 선수가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전성기를 누릴 때다. 한국시각으로 새벽에 펼쳐지는 경기를 다루는 스포츠 뉴스속보가 앞다퉈 나올 때였다. 

다른 매체의 기사들이 박지성 선수의 과거 자료사진을 기사에 넣는데 비해 한 스포츠 전문 인터넷신문의 기자는 중계방송 화면을 캡쳐해서라도 당일 경기 사진을 썼다. 골 장면이나 활약상을 담은 하이라이트 영상도 가급적 기사에 넣었다. 독자를 먼저 생각한 뉴스였다. "기자님을 기억하겠다"는 댓글이 쏟아졌다.

세번째 주제 : 기술을 가까이 하라

⑦ 직접 배우고 활용하라 

⑧ 기술보유자-개발자를 존중하라 

⑨ CMS, 아카이브 등에 눈을 떠라

모바일, 유튜브 등 새로운 미디어가 저널리즘을 변화시키는 장면들은 곧 '기술 진화'로 정의된다. 모든 비즈니스에서 부상한 빅데이터는 데이터 저널리즘의 영역에서 이미 흔하게 다뤄지고 있다. 데이터 수집과 정제, 분석, 가공(시각화)에 이르기까지 기술이 걸쳐져 있다.

이렇게 기술은 첫째, 기자의 뉴스 생산 과정 둘째, 뉴스의 내용과 형식 셋째, 뉴스룸의 구조 또는 조직체계 넷째, 언론·기자와 독자 사이의 관계 다섯째, 뉴스의 도달 범위나 추천 순위처럼 뉴스의 도달력 여섯째, 뉴스의 가치 형성 등 결정적인 부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외 미디어들은 보다 과학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광범위한 데이터를 작성하고 예측보도를 할 때 '센서'를 활용하는 언론사도 있다. 수 년 전 부상한 (드론의) 고화질 카메라는 일반적인 영역으로 올라섰다. 

콘텐츠를 쉽게 생산하고 효율을 높이는 도구들과 친해져야 한다. 가장 낯익은 장면은 스마트폰 앱으로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을 해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자는 다방면의 도전적 작업에서 뉴스룸의 개발자들과 친해져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자는 웹 개발자들과 인사를 하거나 대화를 한 적이 별로 없다. 고정형 PC나 모바일 채널을 운영하는 기획자들의 고충도 들어본 적이 없다. 심지어 이름을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기자 중심 조직의 허술함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2000년대 초반 미국의 몇몇 언론사 기자들과 디지털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 이때 만난 사람들 중에는 텍사스의 한 지역신문사 웹 디자이너도 있었다. 마침 교포였기에 명함을 주고받았다. 그 명함에는 '웹 디자이너/저널리스트'라고 돼 있었다. "독자에게 전달되는 뉴스 콘텐츠를 매만지는 모든 사람은 기자나 다름없다"는 취지라고 했다.

뉴스룸의 개발자들은 귀중한 존재다. 이들은  뉴스가 웹 사이트에 표출되고 포털사이트로 유통되며 동시에 다양한 인터랙티브 서비스를 만드는데 공헌하고 있다. 그들이 없으면 기자의 뉴스는 시장에서 오래 가지 못하고 죽는다.

개발자들이 만드는 다양한 도구와 시스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다. 텍스트를 입력하고 태그를 넣으며 사진과 다른 형식의 미디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둔 콘텐츠관리시스템(CMS)이나 보도사진을 모아둔 포토아카이브, 더 나아가 뉴스의 구독자들의 정보를 체계화하는 고객관리시스템(CRM) 같은 것들의 의미부터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구글 미디어 도구나 기자들을 위한 페이스북의 가이드 숙지도 마찬가지다. 고급 검색 기능과 분석을 위해 실용적인 지식을 제공한다. 알고리즘이 뉴스와 저널리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는 것도 그렇다. 기술을 가까이 하는 것은 기자의 경쟁력과 뉴스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 활용 능력도 중요하다. 로라 비커 BBC 특파원의 트윗들은 한국발 뉴스의 모든 것이다. 경쟁매체의 뉴스라고 공유를 주저하지 않는다. '나'의 뉴스, '우리 신문'의 뉴스의 전달자가 아니라 '독자를 위한' 뉴스 전달자, 독자를 떠올리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절실하다.

다만 놀라운 영상미나 몰입도를 보장하는 기술은 사생활 침해를 비롯한 예기치 않은 부작용을 일으킨다. 문제는 규칙을 세우고 규정을 지키는 일이다. 기술을 둘러싼 안팎의 윤리적 문제 역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네번째 주제 : 문화적 역량을 갖춰라 

⑩ 공감능력을 길러라

⑪ 낡은 관점은 덮고 다양성을 키워라 

⑫ 정보권력자가 아니라 정보공여자다

저널리즘의 신뢰는 한국 언론이 직면한 최대 난관이다. 기술로써 또 실험으로써 해결할 수 없다.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고 파악할 수 있는 능력 즉, 문화적 역량은 지역, 성별, 나이, 종교, 사회경제적 지위 등 모든 유형의 변수를 파악하는 힘이다. 

성공하는 저널리즘은 뉴스의 생산과 배포에만 한정하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독자의 삶과 관점을 살피는 유연함을 수반해야 한다. 뉴스룸의 다양성은 지적인 개방성과 공감의 크기와 밀도에 달려 있다. 서로 생각이 다른 독자들과 공감할 수 있느냐는 뉴스룸의 미래에 중요한 주춧돌이다. 

20세기의 프레임으로 똑같은 이야기를 다시 쓰는 언론이 한국에는 많다. 더욱이 맹렬하게 디지털 전환을 전개하는 언론에서 냉전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모습도 있다. 세계관과 톤(tone)을 세련되게 다듬을 수 있는 새로운 앵글이나 새로운 지식의 플랫폼을 멀리 두고 '혁신'과 '전환'을 주문하는 것은 희극적이다. 

기자는 자신의 생각과 시각에 동의하는 사람들에 몰두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투명성을 밑천으로 특정 사안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원하는 사람들과 끊임없이 교류하는 서비스 직업이다. 

오늘날 소셜미디어는 그런 변화를 이루는데 중요한 무대이다. 기자는 소셜미디어에서 전달되는 행사나 낯선 '친구들'로부터 오는 초대장을 거절하기보다는 적극 응하는 편이 낫다. 

정치부 기자의 경우 독자와 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많은 뉴스조직은 명백한 당파적 명성을 갖고 있고 때로는 기자의 생각과 다를 수 있다. 확실하게 해 둬야 할 것은 갇힌 지평을 벗어나야 자신과 조직이 성장할 수 있다는 신념이다. 

더욱이 기자들은 이제 정보를 독점함으로써 일정한 권력을 지킬 수 있는 세력이 아니다. 냉정한 현실인식으로 기자가 수집한 사실, 데이터는 모두 공개해야 한다. 취재과정과 보도의 이면까지도 드러내 독자의 이해를 돕는 게 필요하다. 국내의 많은 언론사들이 '취재 뒷얘기'를 서비스한 것은 '매체 호감'에 도움을 줬다. 

기자는 정보를 점유하고 재단하는 권력자가 아니라 정보를 공유하고 중개하는 공여자가 돼야 한다. 독자가 갖는 의문과 관점을 경청하고 자신의 노력으로 확인된 정보들을 제공해 '공론'을 이끄는 중재자가 돼야 한다.

오늘도 우리 모두는 나날이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으로 새로운 문명을 열고 있다. 저널리즘도 마찬가지다. 종이신문을 보는 사람은 드물다. 라디오는 다른 형태로 전성기(?)를 맞았다. TV는 잘게 쪼개져 무수한 스크린으로 등장하고 있다. 수없이 쏟아지는 뉴스의 시대건만 편향의 시대이기도 하다. 

독자와의 소통, 기술의 활용으로 뉴스의 질을 생각하는 것 못지않게 공동체의 미래를 고민하는 책임성 있는 기자여야 한다. 세상의 문제를 다양한 처지에서 인식하는 지성의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 그것은 허위정보의 폐해로부터, 신뢰의 위기로부터 저널리즘을 살리는 가장 확실한 경쟁력이다.

조직적인 측면에서도 기자 선발 구조 자체를 아예 바꿔야 한다. 수습기자 제도는 낡았다. 많은 경험과 전문성 그리고 생동의 감각을 지닌 독자들-교양의 시민들에서 기자를 찾아야 한다. 취재 관행도 쇄신해야 한다. 취재현장에는 20년차 이상의 준비된 기자들이 필요하다. 

앞으로 기자들이 독자의 더 많은 일상에서 포착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독자의 편에서 이해하는 뉴스 스토리 생산에 나서야 한다. 개발자, 기획자와 협업을 할 때에도 동료로서, 파트너로서 대등하게 협력해야 한다. 

더 늦으면 안 된다. 기자 스스로 변해야 한다. 변화하지 않으면 '기레기'의 모욕으로 끝나지 않는다.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기자 스스로 디지털 전환의 대장정에 나서야 한다.



중앙일보 혁신에서 주목해야 할 것들

온라인미디어뉴스/국내 2018.12.11 15:54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12월 6일 서울 상암동 JTBC서 열린 '2019 중앙일보 내일컨퍼런스'. 해마다 중앙일보 구성원이 참여하는 사내 행사로 올해는 디지털 부문의 업그레이드에 머리를 맞댔다.


국내 레거시 미디어 가운데 가장 뜨거운 조직을 꼽으라면 JTBC와 중앙일보다. 이 매체들은 최근 2~3년 사이 '디지털 혁신'에 방점을 찍고 다른 언론사과 비교 불가 수준의 투자를 진행했다. 

이 두 매체 구성원들은 한때 '디지털화'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외부에서 들어온 디지털 리더가 일찍 회사를 떠나는 일도 겪었다. 일선 취재기자들은 디지털 업무 부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뉴스 독자들에게 친화적인 플랫폼에 주력하는 매체의 진화 방향은 굳건하게 흘러왔다. 10일자로 단행된 중앙일보 인사는 이 신문의 미래 청사진을 몇 가지 보여준다. 

첫째, 제작본부는 종이신문만 담당한다. 분석, 해설 위주로 차별화·고급화 한다. 기사를 매만지는데는 탁월한 논설위원실(20여명)이 담당한다. 콘텐츠제작에디터는 편집국의 주니어급 취재기자들이 쓴 기사 중 반응이 좋은 것들을 '리라이팅'(Re-writing)해 지면 기사의 퀄리티를 높인다.   

둘째, 편집국은 취재본부 기능을 한다. 다른 언론사 기자들이 '이슈대응'과 그 '속도'에 치우친다면 이들은 '스토리텔링'과 '연결'을 고려한다. 전자의 경우가 뉴스의 배포와 도달에 무게중심이 있다면 후자는 '독자관계'와 '브랜드화'에 둔다.  

셋째, '뉴스서비스국'(구 디지털국)은 '타깃 독자 확보' 등에 선택·집중한다.  '썰리' 채널, 지식 콘텐츠 플랫폼 '폴인' 등도 '독자 개발'의 초기 기획이다. 중앙일보의 디지털 투자에 성과가 있느냐는 질문에 구체적 '대답'을 내놓는 셈이다. 

중앙일보의 한 기자는 "그간 편집국 기자들은 신문, 디지털 모두 신경써야 했다. 이것을 원칙적으로 차단한 것이다. 편집국장 역시 이제 신문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부문은 한층 업그레이드한다. 지금까지는 고만고만한 온라인 속보 양산과 알맹이가 없는 밤 사이 일어난 뉴스의 정리 등으로 냉소적인 비판을 받았다. 스토리텔링을 모색해온 '디지털 스페셜' 정도가 눈길을 끄는 정도였다.  

사실 중앙일보 취재기자들은 '디지털 뉴스'가 무엇인지 시행착오를 겪으며 진나 3년여 많은 경험을 쌓았다. 최근 '우리 동네 다자녀 혜택 페이지'처럼 취재기자들이 디지털 부문과 협업해 독자의 니즈에 다가선 기획을 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이번 개편으로 기자들의 이같은 디지털 참여는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일보 디지털 부문의 한 관계자는 "한때 기자들은 디지털 형식을 빌어 뉴스를 근사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오헤한 경우가 잦았다"면서도 "점차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적응'은 크게 첫째, 독자와 플랫폼을 먼저 생각하는 뉴스 스토리 둘째, 기술적인 측면을 고려하는 접근 셋째, 조직 내 다른 구성원과 협업하는 태도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디지털 혁신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줄이고 중장기 매체 전략-플랫폼 구축과 대응도 만만찮은 이슈다. 중앙일보의 한 관계자는 "신문 기자가 새로운 업무에 어떻게 적응하는가와 의미있는 성과 달성을 위한 우선 순위 정리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이 최종적인 혁신단계는 아니다"라면서 "지금까지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 디지털 중심조직으로 체질개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이제는 디지털 컨버전스로 '매체 디자인'을 탈바꿈하는 것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밀레니얼 세대 등 디지털 고객 확보, 안정적인 비즈니스모델 도출 등을 포함해 직무의 핵심성과지표(KPI)도 마련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조직개편이 잦아서 동력이 없다"라거나 "JTBC 등 <중앙그룹> 내 미디어 간 (또는 디지털 부문 간) 융합도 필요하다"는 기본적인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중앙일보 디지털부서 중 일부 조직은 곧 상암동 JTBC로 옮겨 독립적인 디지털 서비스를 당분간 맡는다. 

당장에는 종이신문 기자의 디지털 부문 이동이 확대되면서 불만도 나온다. 전사적인 디지털화는 고전적인 직무에 불안정성을 드리우기 때문이다.  중앙일보의 한 관계자는 "일도, 규모도 커지며 복잡해졌다. 또 그만큼 역할과 책임(R&R)도 늘었다"고 밝혔다. 당분간 '각자도생'의 묵중한 메시지도 읽히는 대목이다.

한 미디어 연구자는 "적재적소에 인력과 조직을 배치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중앙일보라면 뉴미디어 실험을 지속하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작더라도 성과를 내는 분야나 사람에게 힘을 실어주는 파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레거시 미디어를 비롯 여러 협업을 진행해온 한 연구자는 "디지털 부문의 구성원들이 의사결정구조의 정점에 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털 전환은 곧 리더십의 교체라는 이야기다. 조직문화의 쇄신과 성과목표의 정리 등 신문중심 매체가 디지털중심으로 변화할 때 일어날 수 있는 혼돈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투명성과 다양성 등 디지털 철학과 리더십의 정착, 저널리즘의 신뢰 확보 등 중앙일보의 평판 개선도 두루 걸려 있다. 한국 언론의 경쟁질서나 문화, 첨예한 사회적 갈등구조를 고려할 때는 더욱 그렇다. 

언론계는 중앙일보 혁신에 기대하는 목소리가 아주 높다. 국내 레거시 미디어 전체의 디지털 전환 속도와 수준에 영향을 미칠 만큼 중요한 매체이기 때문이다. 중앙일보는 2020년 초 상암동 시대를 연다. 

 



언론계는 올해 그 어느때보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기회가 많았다. 공영방송 정상화부터 미투, 독립언론과의 협업, 네이버 모바일뉴스 개편, 가짜뉴스 규제이슈까지 복잡한 이해관계가 드러났다. 이런 가운데 기술과 플랫폼의 향방에 따라 분주한 혁신논의도 잇따랐다. 성찰과 혁신의 에너지가 누적된 만큼 2019년은 실질적인 변화로 옮겨가길 기대해본다.


2018년 국내 언론계는 저널리즘 회복에서 4차 산업혁명까지 뒤얽힌 갈피를 잡는 것으로 분주했다. 미디어 융합의 가속으로 국내외 언론산업의 역할과 지형은 정비 압박에 놓였다. 매체 간 협업, 뉴스 포맷 실험도 테이블 위에 속속 올라왔다. 정치적 갈등과 사회 양극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상과 강대국 이해관계를 살피는 언론의 혜안도 그 어느 때보다 절실했다. 

공영방송은 시장 위기 속에 시민의 신뢰를 정상화의 주춧돌로 삼았다. 매체 비평 프로그램(저널리즘 토크쇼 J)을 부활하고 탐사보도 프로그램(PD수첩, 스트레이트)을 강화했다. 시사토크쇼(오늘밤 김제동)도 선보였다. 

뉴미디어 실험은 이어졌다. 인터넷 방송으로 시청자가 직접 선정한 뉴스를 다루는 MBC '마이 리틀 뉴스데스크', 뉴스를 쉽게 설명하는 '14F' 등은 모바일 이용자에 초점을 맞췄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상파 방송 중간광고 허용을 골자로 하는 방송광고제도 개편안을 내놓았다. 종합편성채널(종편)과 신문사업자의 반발 속에 미디어 경쟁환경을 둘러싼 힘겨루기는 통합방송법 등 중장기 미디어정책 과제를 남겼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파죽지세의 해외 영상 플랫폼을 '규제 무풍'으로 둘 수 없다는 비판도 드세졌다.

공영방송 거버넌스를 둘러싼 논의는 일단 호흡을 가다듬었다. 정치권서 이사진을 나눠먹는 '밀실 선임'의 구태는 여전했지만 '국민참여형 사장 선출제' 등 개방적인 모델은 눈도장을 찍었다. 양대 공영방송 사장 선임에서 시민 참여 과정을 경험한 덕분이다.

독립 언론 전성시대...저널리즘 원칙 부상 

언론사 간 협업은 봇물처럼 터졌다. MBC 탐사기획팀과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공동 취재·보도한 가짜학술단체 '와셋', KBS와 <뉴스타파>, <프레시안>이 동시 보도한 '삼성전자 전무 기술유출 의혹 사건' 그리고 <뉴스타파>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장충기 문자와 삼성의 그물망’ 보도는 주요 언론에서 인용됐다.

11월 한 기업 경영인의 전직 직원 폭행, 직원 휴대전화 불법 도청 등을 세상에 알린 것은 탐사보도 매체 <셜록>과 <뉴스타파>의 공동 성과물이었다. 지난한 정상화 과정을 밟아온 보도전문채널 YTN은 <뉴스타파>와 업무 협약을 맺었다.  

'독립언론 전성시대'는 사회적으로 만연한 '언론 불신'이 열었다. 한국언론진흥재단과 영국 옥스퍼드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공동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뉴스 신뢰도는 2년 연속 조사 대상 36개국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뜨거웠던 '미투'는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성폭력 피해 내용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신상 정보를 암시하는 등 피해자 인격권 보호는 등한히했다. 가해자의 일방 주장을 받아썼다. 정상적인 취재원이 아닌 '지인 인터뷰'와 '소방관 CCTV' 등 취재윤리 전반의 '집단 불감증'이 '미투 보도'에서 재연됐다.

언론사 안의  '미투' 바람도 거셌다. 간부 기자에게 성희롱 피해를 입었다는 내부 고발이 계속됐다. 위계적이고 폐쇄적인 언론사 조직문화의 단면이 드러났다. 주요 언론사들은 성 문제 예방·대처법과 재발방지책을 마련했다. '고(故) 장자연 성상납 강요 사건'은 성찰없는 언론권력을 정조준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기술과 플랫폼 영향력 논란

언론사들의 얄팍한 상술은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의 도마 위에 올랐다. 제3자의 기사를 전송하고, 상품홍보용 기사를 유통한 매체가 24~48시간 포털사이트 기사 노출 중단의 중징계를 받았다.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격론 끝에 '애드버토리얼' 양성화를 의결했다. 정치권은 기사와 광고의 구분을 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처분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기사성 광고'의 세부적인 기준을 놓고 후폭퐁을 예고했다.

정치권 공방이 가열된 '드루킹 사건'은 포털 규제 분위기를 달궜다. 정치권과 언론계는 뉴스 서비스 포기·아웃링크 서비스 전면 시행을 요구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압박했다. 네이버는 모바일 초기화면에 뉴스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없애고 검색창 '그린윈도우'만 띄우는 모바일 뉴스 개편안을 제시했다. 

뉴스 배열은 물론 댓글 도입 여부와 관리는 언론사에 위임했다. 이용자의 '구독 설정'이 관건인 언론사 채널은 고가 경품을 내거는 진풍경을 뉴스스탠드 이후 다시 연출했다. 인지도가 높은 언론사가 유리한 구조이지만 뉴스 이용 감소가 예상된다. 44개 콘텐츠 제휴매체(CP)에 한정된 개편안으로 다양성을 훼손하고 뉴스의 선정성 경쟁을 유발할 것이란 경고도 나왔다.  

네이버의 인공지능(AI) 뉴스추천 서비스인 '에어스(AiRs)'를 둘러싼 경계심도 있었다. '딥러닝 알고리즘'은 한쪽으로만 치우친 정보를 노출하는 등 확증편향으로 흐를 수 있어서다. 여론질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투명한 검증 장치 마련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유튜브는 밀레니얼 세대부터 중장년층까지 중요한 미디어 콘텐츠 소비 채널로 떠올랐다. 국내 모바일 동영상 앱 사용시간 기준 85.6%의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24시간 유튜브 뉴스 서비스를 앞세운 JTBC를 비롯 대부분의 언론사가 유튜브 채널에 집중했다. 유튜브가 콘텐츠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다는 긴장감 한켠으로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한다"는 기대감이 거들었다. 

범람하는 가짜뉴스에 블록체인 미디어 논의까지

미디어 업계의 구애를 받은 유튜브는 극우 보수층을 대변하는 채널의 성장과 함께 가짜뉴스 진앙지로 낙인이 찍혀 홍역을 치렀다. 정부는 '가짜뉴스와 전쟁'을 선포했다. '범정부 허위조작정보 근절을 위한 제도개선방안'에 따르면 심의·임시조치에 방점을 뒀다. 정보통신망법, 공직선거법, 전기통신기본법 등 기존 법률로 가짜뉴스를 처벌할 수 있음에도 '가짜뉴스대책위원회 설립법안' 등 가짜뉴스 관련 법안 발의가 잇따랐다. 

가짜뉴스 규제방식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빗발쳤다. 표현의 자유를 광범위하게 침해할 수 있어서다. 가짜뉴스를 막는 해법은 기성언론의 저널리즘 혁신에서 출발한다는 진단이 공감을 얻었다. 플랫폼 사업자의 신속한 조치 등 자율규제도 호응을 얻었다. 뉴스를 비평적으로 읽는 습관을 갖출 수 있도록 미디어 리터러시에 이목이 쏠렸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의 화두는 진부할 정도로 차곡차곡 쌓였다. 전통매체는 최근 1~2년 사이 기술을 활용하는 저널리스트, 저널리즘을 이해하는 개발자를 꾸준히 배치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로봇저널리즘, 데이터 시각화 등 뉴스와 기술접목도 매달렸다. 최근에는 암호화폐를 기반의 보상 체계를 내세운 블록체인 미디어가 스타트업계를 중심으로 일어났다.

콘텐츠 창작자인 작가와 독자에게 직접 보상하는 이상적인 생태계는 미디어 혁신가들을 결집시켰다. 지난해 '스팀잇'의 출현 이후 <위키트리>, <블로터>를 비롯 언론계 안팎에서 관련 프로젝트가 다뤄졌다. 주요 언론사들은 블록체인 관련 시장을 다루는 전문 매체를 창간하는 등 열망을 감추지 않았다.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은 '평화 저널리즘'을 싹틔우는 계기를 열었다. 남북 언론교류도 차근차근 궤도에 올랐다. JTBC 추석 특집 다큐멘터리 '서울 평양, 두 도시 이야기'는 서로를 이해하는 상징적인 콘텐츠였다. 기존 북한보도에 반영된 이념, 대결구도를 지양하고 인내심, 신중함, 객관성 등 국익 관점 보도의 필요성이 커졌다. 

주52시간제 기자노동 분기점...평화 저널리즘 제언

청와대는 지난해부터 소셜미디어를 통해 '재밌고 진지하면서도 확산력 있는 콘텐츠'로 대국민 접점을 넓혔다. 감성 코드를 씌운 '청와대 미디어'의 독점 콘텐츠는 전문 콘텐츠 스튜디오의 제작 수준을 능가했다. 기업 뉴스룸과 미디어 스타트업의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질도 눈부시게 성장했다. 전통매체로선 청와대 '페이스북 라이브'에 긴장할 만했다. 

기자들의 노동현장은 드라마틱한 반전을 시작했다.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300인 이상 언론사 종사자들은 7월부터 '저녁있는 삶'에 다가섰다. 밥 먹듯이 해왔던 주 6일 주 70시간 근무에 변화가 일었다. 노동 강도는 더 세졌고 적지 않은 편차도 있지만 '쉼'의 문화를 수렴했단 평가다. 내년 7월부터는 방송사도 법 적용을 받는다.

시장의 경쟁환경을 살피고 기술투자 등 디지털 격변에 대비하는데도 시간이 모자란 한해였다. 녹록치 않은 경제여건은 잿빛 전망을 토해냈다. 지난 10년간 잃어버린 자존심을 되찾고 미래 동력을 발굴하려면 일방적이고 전시적인 대응에 그쳐선 안 된다는 제언이 쏟아졌다. 저널리즘의 원칙과 열린 커뮤니케이션을 가다듬는 진정한 혁신의 봄을 기대한다. 

덧글. 이 포스트는 언론중재위원회 정기간행물인 <언론사람> 12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원고작성 시점은 11월 초순입니다. 실제 지면 내용과 다를 수 있습니다.

<올해의 언론계 10대 이슈>

➀ 공영방송 정상화 잰걸음

➁ 협업의 저널리즘 성과

➂ 안팎 갈등 드러낸 미투 보도 

➃ 일그러진 포털저널리즘 재연

➄ 네이버 뉴스 개편안 공방

➅ 유튜브발(發) 가짜뉴스 규제논란

➆ AI·블록체인 등 기술혁신 점화

➇ 평화 저널리즘 부상

➈ 주목받은 청와대 미디어 

➉ 주52시간제와 언론노동 변화



더피알 2018년12월호. '언론신뢰'의 무게감이 한해 내내 시장을 짓눌렀다. 전환을 위한 언론사의 분투, 새로운 경쟁질서의 흐름이 앞으로 어떤 풍경을 그려낼지 주목된다.



올해는 '언론신뢰'가 그 어느때보다 부상했다. 가짜뉴스 즉, 허위정보 확산으로 여론질서 훼손 우려가 비등했다. 공적 이슈에 대한 '프레이밍' 보도는 논란을 자초했다. 팩트 확인조차 없는 오보를 양산한 기성매체의 보도행태는 '가짜뉴스'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은 정치권에서 비롯했지만 포털사이트 책임성으로 확장됐다. 

네이버는 언론계와 정치권의 압박(?)을 받는 가운데 뉴스편집과 댓글관리를 언론사에 위임하는 카드를 내놨다. 뉴스 서비스와 댓글을 포기하는 것은 아닌 만큼 수준 낮은 뉴스경쟁과 언론자 줄세우기 비판도 여전했다. 

포털 뉴스의 전면적 아웃링크 도입이나 댓글 폐지 논의로 이어졌다. 허위정보 노출을 방치한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유튜브 등 플랫폼사업자의 느린 대처도 전방위적 규제논란을 거들었다. 표현의 자유 위축, 사실상의 검열제 시행 등 거센 반발을 불러모으는 한편으로 기술 대처의 한계도 꼬리를 물었다.

자체 추천 알고리즘을 앞세운 네이버의 뉴스 서비스 개편 방향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포털사이트의 '개인화' 서비스에 정교성이 치밀해질수록 '편향성' 이슈가 불거질 수밖에 없어서다. 투명성을 담보하지 않은 '알고리즘 권력'은 이용자의 확증편향을 유발하는 한편 여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높다. 

기술기업이 AI 기반의 서비스를 늘리는 흐름에서 이용자 선택 등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된다. 실시간급상승검색어를 비롯 플랫폼의 검색엔진 최적화에 적응해왔지만 AI 저널리즘은 보다 이용자 친화적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AI 저널리즘'은 기술과 공존하는 뉴스 생산양식을 통해 이용자에게 최적화한 정보제공으로 모아지는 만큼 미래 경쟁력의 키워드가 될 것이다. 이미 일부 매체는 이용자 행동 패턴 등 데이터를 정성적으로 파악해 콘텐츠 생산과 배포에 적용하는 '리텐션 마케팅'을 수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튜브의 영향력이 확장됐다. 유튜브로 성공하는 1인 미디어, 유튜브 채널로 24시간 전면 뉴스서비스에 나선 전통매체가 속속 등장했다. 네이버 등 기존 포털사이트의 집중도가 약화하고 있다는 전망도 잇따랐다. 

미디어 생태계가 급격하게 영상 중심으로 재편하고 크리에이터가 인플루언서로 자리잡는 흐름도 나오고 있다. 콘텐츠 생산조직의 영상 제작 인프라 투자, 이용자의 영상 콘텐츠 중심 미디어 소비습관이 더 확산되면 플랫폼 경쟁질서, 언론사 영향력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고된다.

MBC와 중앙일보 등 크고 작은 매체들은 연말을 앞두고 조직정비에 나섰거나 서두르고 있다. 예상을 뛰어넘는 경기침체 국면을 감안할 때 언론계 전반으로 구조조정 분위기가 흐를 수 있다. 

이와 함께 방송사를 중심으로 경영진과 조직문화 쇄신으로 저널리즘 경쟁이 촉진될 수 있다. '독립언론 전성시대'라고 할 만큼 뉴스타파와 셜록 등이 급부상한 것이 하나의 단초로 읽힌다. 언론사 간 경쟁에 '협업'과 '공존'의 방식이 수렴될지 지켜볼 대목이다.

결국 언론사 브랜드를 앞세운 플랫폼 투자, 독자와 연결과 관계를 증진하는 배후 전략의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쟁윤리를 회복하고 뉴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혁신의 청사진이 없다면 인력 이탈, 수익구조 악화 등 제대로 된 위기구조에 갇힐 수 있다. 

성장과 침체를 반복했던 뉴스 미디어 스타트업들로부터 지혜와 교훈을 찾아야 할 수 있다. 연령과 기호에서 더 타깃화된 이용자를 개발(developing)하고 밀도 있는 커뮤니케이션으로 충성도를 높이는 혁신모델은 여전히 유효한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덧글. 이 포스트는 <더피알(The PR)> 12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실제 지면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알고리즘 뉴스 시대의 도전과 과제

포털사이트 2018.12.05 17:37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네이버 뉴스 알고리즘의 투명성에 왜 이목이 쏠리는지,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인지 등의 성찰과 고민이 드러나지 않았던 네이버 뉴스 알고리즘 위원회의 발표 내용.


국내 전통매체에서 '알고리즘(algorithm)'은 뉴스 생산과정에서 자동화된(automated) 뉴스(의 서비스) 즉, 로봇저널리즘(robot journalism)으로 다뤄졌다. 생산성 효율성의 범주로 받아들인 만큼 주식시장 뉴스나 스포츠 경기결과, 기상정보나 재난정보를 다루는 영역에서 먼저 도입하는 흐름이었다.

이때문에 소프트웨어가 기계적으로 만드는 뉴스는 전문직으로서의 직업기자가 쇠락하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우려를 불러왔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독자에게 즉각적이고 유용한 접근의 기반기술에 그친다는 진단도 잇따랐다. 이들 서비스는 대부분 독자들로부터 냉대를 받는 등 초라한 성적표를 받은 탓이다. 

분명한 것은 알고리즘이 뉴스 제작의 신속성 효율성을 증진하고 '기술의 논리'를 학습하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상당한 해외 사례들은 숫자, 통계를 다루는 영역에서 정확성을 높인다는 것, 뉴스조직의 생산성을 높여 직무의 전환과 배치를 촉진한다는 것, 이를 통한 혁신적인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배경을 갖게 되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뉴스 알고리즘은 사회적 맥락을 반영하고 있어서 협의의 대상이 된다. 때로는 이 사회적 맥락은 경고의 시그널을 울린다. 이는 단지 기계가 만드는 뉴스의 정확성 차원이 아니라 독점적인 미디어 기업이 알고리즘을 결정하는 프로세스에 의문에서 비롯한다. 

반면 전통매체는 기술 플랫폼이 뉴스를 노출하는데 있어 불분명한 차별성에 초점을 둔다. 검색엔진을 비롯 배열과 추천 순서, 우선 노출유무 등에서 편파적인 어떤 방향을 숨기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더구나 뉴스 생산과 서비스가 알고리즘에 종속될수록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없어 여론시장에서 지배력 상실은 불가피하다. 

더구나 사회적으로 가장 소외된 사람들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을 수 있다. 그 반대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권력자가 더 힘을 가질 수 있다. 그래서 준비와 학습이 부족한 상황에서 뉴스 알고리즘이 부상하는 것은 썩 유쾌한 일이 아니다. 그것은 옐로우저널리즘 경쟁-상업적 뉴스폭주의 재연일 수도 있고 독자의 뉴스읽기에 대혼란을 알리는 서막일 수 있어서다. 

네이버가 모바일 뉴스 서비스에서 에어스(AiRs)로 명명한 뉴스 추천 서비스를 꺼내든 것은 일반적인 예상보다는 급작스런 변신이었다. '네이버 뉴스 알고리즘 검토위원회'가 11월29일 "네이버 알고리즘(의 공정성)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공개적 발표도 의아스럽기는 매한가지였다. 

이것은 기술 영역이지만 동시에 의사결정 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의 윤리적 도덕적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등 복잡다단한 이슈이기 때문이다. 

뉴스 생산자, 독자, 광고주, 정부와 정당 등 디지털 생태계의 관여자들은 모두 자신의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인공지능'으로 설계되는 서비스와 그 부가 채널들은 어느 정도까지 '조작'될 수 있는 만큼 일관된 원칙과 투명한 의사결정구조를 절실히 바라고 있다. 

알고리즘이 직면한 도전은 비단 여론질서의 근간이 되는 뉴스 서비스에 머물지 않는다. 사람, 공동체의 미래와 결부돼 있다. 주목도가 높은 플랫폼의 알고리즘은 일개 기업의 것이 아니다. 감시와 논의의 장이 열려야 한다. 이미지는 PEW 보고서에서 캡쳐한 '알고리즘 시대의 7가지 주제.


여러 비관적인 전망에도 "알고리즘에 대한 이해, 투명성과 감독 필요성 증가를 주문"하는 PEW 리서치 센터의 '코드 의존성:알고리즘 시대의 장단점' 보고서는 적잖은 시사점을 제시한다. 

알고리즘은 이제 단지 한 기업의 영업기밀이 아니라 인간과 공동체에 많은 도전적 과제를 던진다. 특히 알고리즘 시스템에 존재하는 편견-프로그래머와 데이터 집합은 언제든 편견의 개연성을 가진다. 알고리즘은 종종 한정적이고 부정확한 (결함의) 데이터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이때 알고리즘은 오히려 신뢰할 수 있는 정보의 노출을 제한할 수 있다. 끔찍하게는 공동체의 진로를 좌우하는 중요한 뉴스를 어떤 사람들에게는 누락할 수도 있다.

네이버 뉴스 알고리즘 검토위원회의 결론이 '끝'이 아니라 '출발'이라는 점에 동의한다면 기술 플랫폼 더 나아가 뉴스시장의 참여자들은 알고리즘의 책임성과 감시 기제를 확보하는 논의에 적극 나서야 한다. 

가령 알고리즘 시대의 저널리즘-뉴스 서비스에서 독자 즉, 이용자에 대한 존중과 보호를 무슨 수단으로 확보할 수 있을지, 이를 설계하는 기술자, 의사결정권자들이 양심과 윤리를 어떻게 최고의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 검토해야 한다.

나는 <기자협회보> 인터뷰를 통해 뉴스 생태계에서 '알고리즘'의 지위는 기술 플랫폼이 추진하는 개인화 서비스의 핵심기제이며 플랫폼 경쟁력의 고리가 됐다고 평가했다. 포털사이트처럼 주목도가 높은 플랫폼은 알고리즘 기반으로 빠르게 전환할수록 정치사회적으로는 공정성을, 산업적으로는 배타성 논쟁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편향과 독점의 사회적 우려와 의문을 불식시키는 접근을 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의 갈등보다 더 사회적인 비용을 치를 수 있다. 알고리즘의 투명성을 높이는 열린 채널을 운용해야 한다. 

첫째,  소수(엔지니어나 사업가)가 통제하는 모델로부터 다수(시민과 연구자)가 활용하는 모델을 지원해야 한다. 기술권력의 독점에서  시민사회의 숙의구조로 논의의 장을 민주적으로 진화시켜야 한다. 

둘째, 뉴스 서비스에서 알고리즘은 공정성 투명성 다양성-예를 들면 소수자와 약자 관점 등 명백하고 일관된 가치를 지향해야 한다. 알고리즘에 대한 안내와 개선노력, 이용자의 의견 수렴 과정 등을 일목요연하게 제공해야 한다. 

셋째, 정치적 독립성을 담보해야 한다. 이해관계자로부터의 불편부당성, 독점폐해를 극복하는 합리적 거버넌스를 확보해야 한다.

네이버 알고리즘을 둘러싼 산업적 관심, 저널리즘의 신뢰회복, 이용자 편익 등이 고조된 상황이다. '네이버 뉴스 알고리즘 검토위원회'의 평가와 진단이 지나치게 형식적이었다는 점에서 '재정돈'이 필요하다.

덧글. 이 포스트는 기자협회보 인터뷰 때 나눈 이야기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아고라의 정신과 유산은 지속될 것"

온라인미디어뉴스 2018.12.05 14:11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미디어오늘 12월5일자. 아고라의 퇴장은 긴 여운을 남긴다. 드루킹 댓글조작, 플랫폼의 자정노력, 표현의 자유영역 규제 흐름 등 적잖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인터넷 공론장의 성격과 지위는 '아고라'의 경험을 통해 더 값진 스토리를 써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아고라는 굵직한 정치사회적 이슈를 여론화하는 무대였고, 필자 미네르바처럼 표현의 자유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등 인터넷 여론의 파장을 극적으로 드러냈다.

또 아고라는 사회적 약자•소수자의 목소리를 여과없이 품고 다양성의 가치를 제시하면서 독립-대안 미디어 등장과 네티즌 수사대 같은 집단적 관여 흐름, 새로운 여론질서의 주춧돌 역할을 했다. 이 과정에서 '아고라 현상'은 학문영역에서 활발히 다뤄지는 등 인터넷 공론장의 한국형 모델로 명성을 얻었다.

특히 아고라는 준전문가들을 부상시켜 인터넷 논객의 산실로 자리잡았다. 이는 기성언론이 선별한 필자의 엄숙주의와 대비됐다. 댓글과 같은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장치들이 흐지부지된 전통매체와 달리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추천에 의해 쟁점화하는 이용자 참여형 모델로 주목받았다.

다음 아고라 종료 공지문. 아고라의 퇴장은 산업적 사회적 문화적 변동과정의 결과지만 아고라의 정신과 유산은 오래도록 지속할 것이다.

그러나 아고라는 1인 미디어와 모바일 생태계가 증가•확장하면서 정체기를 맞았고, 청와대 청원게시판•대형 커뮤니티•유튜브 같은 소셜미디어의 부상 등 다양한 공론장 형성으로 퇴장했다. 아고라의 퇴장은 산업적 사회적 문화적 변동의 결과지만 그 명암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참여자간 대등성 및 상호성, 공동체 진로를 탐색하는 책무성 등 '아고라 정신'은 오래도록 네트워크 문화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물론 아고라는 이용자의 익명성, 공론장 시스템의 비능률성, 다루는 의견 및 정보의 허위성 등 적잖은 부작용도 노출했다. 이것들은 인터넷 공론장의 진화와 재정립 과정에서 아낌없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덧글. 이 포스트는 <미디어오늘> 인터뷰를 위해 사전에 작성한 메모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뉴스룸의 혁신은 저널리즘의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다" 사진 = 이치열 미디어오늘 기자

이 포스트는 14일 <미디어오늘>과 커뮤니케이션북스가 공동주최한 “혁신 저널리즘 컨퍼런스 : 뉴스를 넘어 저널리즘의 미래를 묻다" 컨퍼런스를 위해 '사회자'로서 미리 준비한 대본 성격의 내용입니다. 컨퍼런스 현장의 진행상황에 따라 토론시간이 줄어들면서 대부분 소화하지 못했지만 기록 차원에서 남깁니다.


1. 발제자 주요 발언 내용


1) 이정환 미디어오늘 편집국장

“언론사들이 시장생존을 위한 노력이 혁신을 가로막고 있는 역설의 상황이다. 문닫은 신문사가 없고 (매출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음에도) 내용을 보면 콘텐츠 가치를 올렸다기보다는 결국 ‘광고끼워팔기’라는 낡은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기자 100명 이상이면 매출 100억 이상 회사를 만들 수 있다. 트래픽 10만 건에 100만원이 오간다. 하루 10건만 10만뷰를 올리면 월 3억원의 매출이 가능한 시장이다. 


모바일 퍼스트라지만 모바일은 더 위기다. 뉴스를 체계적으로 읽지도 않는다. 브랜드에 아무 충성도도 없다. 파편화된 뉴스소비가 일상화한지 오래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모바일에서 뉴스를 버리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가 만드는 뉴스는 유통기한도 짧고 구조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만드는 즉시 뉴스는 버려진다. 독자들에게 좋은 뉴스를 전달한 통로가 없다. 페이스북이 유일한 곳으로 대두되고 있지만 과연 낙관할 수 있는가? 


뉴스생산방식과 유통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콘텐츠 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1면 중심 사고를 버려야 한다. 맥락이 있는 저널리즘을 퍼뜨려야 한다. 뜨내기에 맞는 쉬운 콘텐츠도 만들어야 하지만 에버그린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있어야 한다. 중요한 뉴스를 읽게 만드는 방법의 고안이 필요하다.“


2) 김익현 지디넷 미디어연구소장

“지적이며 흥미롭고 통찰력 있고 분석적인 저널리즘-지혜의 저널리즘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 수익을 대체할만한 방안을 찾지 못했다. 또 익숙한 (관행) 것과의 결별에 실패했다. 혁신이 곧 기술이라고 생각했다. 


기자들 스스로가 스페셜리스트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지혜의 저널리즘을 원하는 시장과 수용자에게 다가서야 한다. 그들과 토론하는 수준 높은 소통을 해야 한다.“


3) 조영신 SK경제경영연구소 연구위원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은 ‘뉴스통제’를 위해-뉴스피드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ICT기업에 대한 짝사랑을 버려야 한다. 그들이 원하는 것과 언론사가 원하는 것이 다르다. 더 이상 ‘착한 캐릭터’가 되면 안 된다.”


4) 심석태 SBS뉴미디어부 부장

“언론사의 기존 몸부림은 ‘변신’과 ‘응용’에 불과할 뿐 혁신은 아니었다. 디지털 혁신을 고민하는 만큼 저널리즘 혁신을 고민하고 있지 못하다. 저널리즘의 본질적 문제는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도 않는 실정이다.”


2. 토론회(2시간을 예상한 원래 대본. 발제시간이 길어지면서 실제 토론시간은 50분도 되지 않았다)


<미디어오늘>이 주최하는 “혁신 저널리즘 컨퍼런스 : 뉴스를 넘어 저널리즘의 미래를 묻다.“ 사회를 맡은 한국경제신문 기자 최진순입니다. 오늘 컨퍼런스는 지난해 ‘혁신과 대안’을 주제로 한 저널리즘 컨퍼런스에 이은 <미디어오늘>이 기획한 두 번째 자리입니다. 


관계망 기반의 소셜네트워크를 중심으로 글로벌ICT기업의 뉴스시장 진출 등 대변동의 생태계, 테크놀로지와 미디어 결합의 확산 등 혁신과 생존을 고민하는 미디어기업의 대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구시대와는 다른 새로운 에너지와 문화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디지털 퍼스트를 넘어 모바일 퍼스트 그리고 독자 퍼스트까지 연결되고 있습니다. 위기와 기회인지에 대한 논의도 쏟아집니다. 실패와 성공의 풍경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 저널리즘의 미래를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동참하려고 합니다. 저널리즘의 신뢰와 품격이 혁신의 전부라는 지적까지 있습니다. 단순히 콘텐츠의 양과 속도, 형식과 성격을 넘어선 본질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주문입니다. 


그렇다면 그 저널리즘의 본질은 무엇인가. 오늘 이 컨퍼런스를 주최한 커뮤니케이션북스가 펴낸 ‘지혜의 저널리즘’에 따르면 우리의 견해에 도전하라고 합니다. 내가 에너지난을 극복하려면 핵발전소도 괜찮다고 보는 사람인데, 그것이 명백히 내 삶을 위협하는 것임을 입증해보이라는 것이죠. 생각이 깊은 저널리즘을 보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뉴스를 넘어 저널리즘의 미래를 묻다’ 컨퍼런스는, 명백히 중요하지만 간절하지 않았던, 거대하지만 다루기 어려웠던 주제로 향할까 합니다.


3. 미첼 스티븐스의 ‘지혜의 저널리즘’에 대해서  

우리는 이 컨퍼런스가 시작될 때 미첼 스티븐스 뉴욕대학교 교수가 박상현 리틀베이클라우드 이사와 나눈 대담 동영상을 봤습니다.


미첼 스티븐스 교수는 객관주의 저널리즘이 언론을 망치고 있다는 도발적이고 확정적인 주장을 담은 '비욘드 뉴스:지혜의 저널리즘'을 내놨습니다. 그는 1993년 '뉴스의 역사'를 통해 대중저널리즘과 전문저널리즘을 구분한 바 있습니다. 


오늘날 소셜네트워크와 기술의 범람에서 전통매체가 택한 것은 그 어느 것도 충족시키지 못한 채 선정주의와 상업주의에 휘말렸습니다. 이 황폐한 공간을 채운 곳은 새로운 스타일이었습니다. 실질적이고 유익하며 솔루션적인-문제해결형의 뉴스를 만드는 신생미디어였습니다. 스낵콘텐츠라는 이름으로 범람하는 뉴스시장은 경계없는 뉴스시대를 상징합니다. 몰입도를 높이고 창의적이며 분석적이며 오락적이기까지 한 이런 콘텐츠의 명암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와 과제를 던지는 것일까요?


디지털 기술 활용이 저널리즘 혁신의 전부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기술은 저널리즘의 가치를 높일 수 있습니다. 또 수용자와 언론의 연결과 관계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4. 토론회에서 할 (예상) 질문들


가. 시장의 현실

-독자가 뉴스를 열심히 보지 않는다 아니다, 언론이 저널리즘을 방치하고 있다는 대립적인 그러나 서로 연결된 의문이 여전합니다. 독자가 뉴스를 제대로 보지 않는 것은 사실일까요? 뉴스를 제대로 읽고 사유하며 참여하는 독자들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 상업주의, 선정주의는 소셜네트워크에서도 범람합니다. 한 메이저신문은 B5폭격기 출격 사진을 올려 놓고 희극화합니다. 뉴스룸은 왜 제동을 걸지 않는 걸까요?


-종이신문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과 수익을 거둡니다. 일부 중소 신문들의 흑자는 국정화 교과서 파동에 따른 정부광고 최대 집행에 따른 것이라고 해석하는데요. 오해와 과장이 일부 있겠지만 말입니다. 이용자 미디어 소비시간과 인지도, 신뢰도에서 해마다 추락하고 있는 종이신문의 생존비결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저널리즘을 정말 무참하게 만든 성과입니까?

-모바일 퍼스트라고 하는데 모바일에서는 더 희망을 찾기 어려워졌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조금이라도 더 읽히려면 가치는 없어도 읽힐 만한 가십거리를 거는 것이 더 낫다고 합니다. 단기적인 성과주의가 지배하는 뉴스룸의 선택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요?


-저널리즘의 가치를 제고하고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노력은 이 시장에서 어떻게 진행되어야 합니까?

-뉴스 유료화, 좋은 저널리즘은 팔릴 수 있다는 기대는 여전히 유효한가요?


나. 콘텐츠 

-카드뉴스 범람에 대해 한 시장조사기관은 ‘피로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차별화되지 않은 비슷한 형식의 뉴스가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공유되는 뉴스는 무엇인지, 그것은 기존 뉴스와 무엇이 다른가요? 그것은 저널리즘의 위기와 관련이 있는가요?

-단순한 사실보도, 인용보도, 평편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지혜를 더 해 생각을 일으키는 정보 이상의 가치를 전달하는 저널리즘인데요. 일단 그것이 가능하려면 뉴스룸은 무엇을 해야 합니까?

-미첼 스티븐스 교수는 “독자들도 노력을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너무 쉽게 떠먹여 주는 뉴스에서 사유하고 탐색하는 노력을 만들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독자의 수준을 높게 설정한 지혜의 저널리즘은 한국사회에서 가능할까요? 이를 위해서는 뉴스룸을 넘어 어떻게 노력해야 하나요? 


다. 플랫폼 

-콘텐츠기업의 콘텐츠 전략, 플랫폼기업의 콘텐츠 전략이 다릅니다. 한국언론의 콘텐츠 전략은 무엇이 문제입니까?

-ICT기업이 목표로 하는 뉴스서비스는 서 있는 방향에 따라 다릅니다. 가장 화두로 부상하는 것이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입니다. 그 본질은 뉴스피드 공간의 통제라고 했는데 그 의미를 더 풀어달라. 그리고 한국언론이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이 시대 포털은 어떻게 봐야 하는가? 네이버, 카카오가 지난 십여년을 좌지우지했다. 뉴스사업자가 휘둘렸다. ‘밀당’도 있는 것 같지만 결국은 평행선이다. 무엇을 지켜야 하고 무엇을 얻어내야 하는가?

-정말로 좋은 뉴스에 대한 이해는 엇갈릴 수도 있지만 우리 시장은 좋은 뉴스를 보호해주고 키워주고 있는지? 카카오와 네이버는 저널리즘의 우군인가? 아니면 스스로 지켜야 하는가?


라. 뉴스룸과 기자 

-저널리즘을 보호하는 혁신이 필요하다, 뉴스의 유통기한을 늘리는 맥락적 저널리즘, 구조화된 저널리즘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지나치게 이상적이지 않을까요?

-누구나 만드는 뉴스, 카드뉴스, 누구나 도달하는 저널리즘으의 시대입니다. 언론과 기자는 지금 어떤 준비를 해야 합니까? 스페셜리스트가,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합니까? 그것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지요? 이를테면 연결과 관계를 위해 기자가 해야 할 일이 더 필요한 것은 없을까요?


-이 시대 기자는 더 현명해지고 더 분석적이며 과학적이고 더 기술과 예술에 근접해야 합니다. 이런 기자는 어디에 있으며 어떻게 선발해야 합니까? 재교육, 자기계발 즉, 뉴스룸의 R&D가 활발히 다뤄져야 할 텐데요. 인식이 부족합니다. 필요성이 낮습니다. 

-전통매체의 뉴스룸으로 인재가 들어오지 않습니다. 비전이 없어서라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 원인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독자들과 대화하는 기자는 댓글로부터, 소셜네트워크에서, 그리고 현장에서 많이 등장해야 합니다. 이를 가능케하고 활발하고, 성과를 그려내기 위해서 어떤 해법이 있을까요?

-알랭 드 보통은 뉴스의 시대를 통해 “지적편향을 통해 사실의 타당성을 가려내는 기술”이 명예로운 일이라고 했습니다. 방향성을 제시해주고 시민으로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제시하라는 거죠. 그럴려면 그 편향이 합리적이어야 하고 과학적이어야 합니다. 압도적인 교양을 갖추고 전문성을 띠는 기자를 길러내려면 어떤 사회적 접근이 필요합니까?



마. 수용자

- 언론사나 기자가 아니라 셀럽이나 친구들이 전하는 뉴스를 더 많이 찾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 좋은 뉴스를 지속해서 만들기 위한 사회적인 관심과 후원모델은 어떻게 구축해야 하는가? 뉴스타파 이후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부는 저널리즘으로 이동할 수 있는가?

- 뉴스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리터러시, 교육은 누가 어떻게 담보해야 하는가?


= 뉴스는 사회의 악행을 폭로하고 그 고통을 직시함으로써 사회를 돕는 한편, 선함과 용서와 분별력을 갖춘, 구성원들이 기여하기를 원하는 가상의 공동체를 구축하는 중요한 임무 또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알랭 드 보퉁은 ‘뉴스의 시대’에서 말합니다. 그러고보니 아리아나 허핑턴도 열정과 참여의지를 가진 독자를 믿습니다. 선함과 용서와 분별력을 갖춘 교양의 시민들을 길러내는 일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바. 기타

-5인 미만 언론사를 퇴출하는 신문법 시행령 개정안, 지나친 규정으로 저널리즘 영역과 생존기반을 위협하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의 제재규정은 저널리즘의 질적 도약을 위해 긍정적인 기여할 수 잇을까요?


3. 토론자 주요 발언

-이성규 블로터미디어 랩장 “저널리즘은 민주주의에 기여해야 한다”

-윤지영 오가닉미디어랩 소장 “좋은 저널리즘은 독자의 시간을 줄여주는 것이다”

-김성해 대구대 신방과 교수(정리되는대로 추가하겠습니다)


4. 참조 : 빌 코바치, 톰 로젠스틸의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을 다시 떠올립니다.

-저널리즘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저널리즘의) 진실: 첫 번째 그리고 가장 혼란스러운 원칙 

-기자는 누구를 위해 일하는가? 독립된, 고립된?

-사실 확인의 저널리즘 : 객관성과 주장, 사실확인의 기법들, 진실의 다원적 뿌리들

-정파로부터의 독립 : 계급, 경제적 지위, 인종, 종교, 민족

-권력을 감시하고 목소리 없는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제공하라 

-공공 포럼으로서의 저널리즘 : 최초의 소셜 미디어 

-기사의 흡인력과 독자 관련성 : 정보, 선정주의

-뉴스를 포괄적이면서도 비중에 맞게 만들어라 : 표적 인구 집단의 오류. 과장하라는 압력, 방문자 통계의 분석학(오류), 새로운 뉴스소비자 발굴

-저널리즘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양심을 따라야 하는 의무를 지닌다 : 개인의 양심에 대한 압력 속에 진정한 목표는 ‘지적 다양성’이다

-시민의 권리와 책임 : 또 여기서 시민의 역할은 무엇인지


5. 참조: 알랭 드 보통의 <뉴스의 시대> 중에서

“정작 문제는 우리가 더 많은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접한 그 사실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른다는 데 있다. (...) 이런 것들이 진정 의미하는 바가 뭐란 말인가? 이 사실들은 정치적 삶의 핵심적 질문들과 어떻게 연결되는 걸까? 이 뉴스들은 우리가 뭘 이해하도록 돕는 걸까?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는 지금 이러한 공감 능력을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 그건 부분적으로는, 우리가 받아들이는 지나치게 많은 정보들이 우리 깊은 자아가 소화할 수 없는 데이터 혹은 추상적인 사실들로 다가오기 때문이다.(중략)


뉴스가 더이상 우리에게 가르쳐줄 독창적이거나 중요한 무언가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아챌 때 삶은 풍요로워진다. 그때 우리는 타자와 상상 속에서만 연결되는 것을 거부할 것이다. 타자를 정복하고 망가뜨리고 만들거나 없애는 일을 그만둘 것이다. 아직 우리에게는 할당된 짧은 시간 속에서 견지해야 할 자신만의 목적이 있음을 자각하면서 말이다.“






중앙일보 뉴스 앱. 올해 중앙일보는 '혁신'을 위해 소용돌이쳤다. 이석우 전 카카오 공동대표를 영입한 직후인 12월 중 뉴스룸의 진용을 어느 정도 갖췄다. '6개월' 정도는 이석우 신임 디지털 총괄이 지켜본 뒤 본격적으로 가겠다는 포석이라지만 안팎에서는 비판적인 의견도 나온다. 중앙일보의 디지털 혁신은 국내 언론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지켜보는 눈이 많다는 건 기대가 크다는 것이다. 어떤 결과를 맺을지 주목된다.



디지털 퍼스트와 모바일·SNS에 엇갈린 희비

전통 저널리즘 관행과 인식 바꾸는 방법론 미흡


지난달 중순 이석우(49) 전 카카오 공동대표의 중앙일보 이직 소식이 전해지자 신문, 방송은 물론 포털사이트 관계자들까지 술렁거렸다. 뉴미디어 업계의 리더가 전통매체로 옮긴 배경이나 역할을 놓고 엇갈린 의견이 쏟아졌다.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 사법 당국의 차가운 시선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 아니냐는 설왕설래도 나왔다. 그러나 강도 높은 디지털 혁신을 위해 외부 전문가를 영입한 중앙일보의 선택에 후한 평가가 잇따랐다. 


1일부터 디지털 전략·제작담당 겸 디지털기획실장-JOINS 공동대표도 맡았다-으로 출근한 이석우 전 카카오 공동대표는 일단 거대 뉴스룸과 융화를 하기에 중량감도 있고, 미디어 생태계의 최근 흐름을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석우 전 카카오 공동대표는 1992년부터 2년 간 중앙일보 기자를 한 이후 2011년 카카오 부사장으로 영입되기 전까지는 미국 로스쿨을 마치고 법조인으로 활동하며 미디어 업계와는 다른 길을 걸었지만 다음과 합병 이후 카카오 공동대표가 되면서 모바일 플랫폼 경쟁에 나섰던 인물이다. 


이석우 디지털 전략·제작담당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달 초 정기인사에서 승진한 홍정도 중앙미디어네트워크·중앙일보·JTBC 공동대표 사장과 함께 디지털 부문에 호흡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9월 중앙일보 창간50주년 기념식에 맞춰 발표한 ‘혁신 보고서(New Direction in Media)’는 기본적인 혁신 밑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판 뉴욕타임스 혁신 보고서'로 불리는 이 문서는 중앙일보 내부 구성원들에게만 단계적으로 공유돼 전체 내용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다만 홍정도 사장이 기념식에서 밝힌 '미래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언론사' 관련 언급에서 어느 정도 그 윤곽은 파악할 수 있다. 홍정도 사장은 "뉴스는 끊임없는 흐름인데 기존 언론사는 자기가 설정한 기준-데드라인에 맞춰 흐름을 통제하고 있다. 그런데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같은 플랫폼이 등장해 이 정보의 흐름을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여기에 중앙일보의 향후 전략이 모두 포함됐다고 본다. 바로 '디지털 퍼스트'와 '소통 강화'다. 신문지면 제작 중심의 뉴스 생산 과정을 디지털 플랫폼에 놓고 재설계하겠다는 의지로 읽히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 활성화하지 않았던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젊은 이용자들과 소통하고 이를 디지털 서비스에 녹여낼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일보 경영진의 의중이 실린 혁신 보고서를 이석우 디지털 전략·제작담당이 어떻게 현장에 적용해갈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인 셈이다. 중앙일보의 한 기자는 "12월 초 단행된 중앙일보 인사는 뉴스룸, 디지털 전략·제작부문 그리고 시사매거진제작, 신문제작, SUNDAY(주말판)제작 등 각 부문으로 나눈 형태인데 뉴스룸은 모든 부문의 뉴스가 모이는 곳"이라고 밝혔다. <기자협회보>에 따르면 기자들이 매체 구분없이 뉴스룸에 기사를 송고하면 각 제작 담당자는 매체 성격에 맡게 콘텐츠 차별화를 맡는다.   


이런 구도에 호응하는 인적, 조직적 편재의 향방은 이르면 연내 이뤄질 후속 인사에서 드러날 예정이다. 그러나 모든 뉴스를 디지털에 초점을 두고 우선 순위를 정하는 전향적인 '디지털 퍼스트' 흐름이 안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에도 하루 평균 약 50여 건의 디지털 뉴스가 생산되는 상황에서 뉴스 생산 프로세스 자체를 디지털 중심으로 이동하는 것이 특별한 성과를 내기 어려울 수 있어서다.


신문업계 1위인 조선일보도 '이석우 영입' 직후엔 그 배경을 파악하느라 촉각을 곤두세웠지만 이내 덤덤한 평가로 바뀌었다. 조선일보의 한 기자는 "절대적으로 종이신문 기반 매출이 많은 국내에서 언론사의 디지털 퍼스트는 이상적으로 설계는 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제대로 구현하기 어렵다. 종이매체 기자가 감당해낼 수 있는 콘텐츠의 수준만 하향평준화될 것"이라며 냉소했다. 


편집국 각 데스크와 신문기자들의 준비가 미흡한 상황에서 급격한 방향 선회는 종이신문과 디지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는 일이란 것이다. 또 만약 디지털을 잘 모르는 종이신문 기자 출신이 디지털을 관장한다면 뉴스룸의 위계 문화에서 이석우 디지털 전략·제작담당이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중앙일보의 콘텐츠 비즈니스 및 유통 전략 등 디지털 매체 환경 전반에 대한 일에 한정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그러나 신문업계에서는 지금까지 정체 상태에 놓인 한국형 디지털 뉴스룸의 등장을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중앙일보가 '한 지붕 아래(one roof)' 매체 간 칸막이를 없앤 명실상부한 융합 뉴스룸(convergence newsroom)을 통해 평이한 뉴스 생산 위주의 신문사를 넘어 전문적인 지식정보종합기업으로 진화하는 계기를 마련할지 일단은 지켜보자는 것이다.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 홍정도 사장 등 경영진의 든든한 지지를 업고 있는 이석우 디지털 전략·제작담당이 진용을 갖춰 뉴미디어 업계에서 경험한 것을 이식하고 카카오와 협력한다면 혁신 성과도 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긍정론이다.


최근 몇 년 사이 홍석현 회장은 신년사 등을 통해 복잡성이 증대되는 한국 사회에서 유연성, 균형성, 다양성 등 미디어의 사회적 책임과 모바일 플랫폼, 글로벌 시장 등을 향한 새로운 도전 의지를 줄곧 내비쳐왔다. 홍정도 사장도 미래지향적인 IT투자와 비기자직 전문인력의 영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반기에 이뤄진 이용자 친화적인 웹 사이트 및 모바일 서비스 개편은 중앙일보 혁신의 순도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석우 전 카카오 공동대표의 중앙일보 이직을 정점으로 2015년은 국내 언론사들의 디지털 집중과 선택이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졌다. 중앙일보 혁신 보고서에 비해 1년여 빠른 시점인 지난해 말 디지털 강화를 위해 편집국에 국내 최대 규모의 '디지털뉴스본부' 체제를 가동한 조선일보가 대표적이다. '프리미엄 조선'의 본격 유료화를 놓고 올해 초까지 갈팡질팡했지만 결국 디지털 콘텐츠 강화를 위한 조직을 꾸리며 미래형 뉴스룸에 대비했다. 젊은 세대와 접점 강화를 위해 모바일 콘텐츠 타입인 카드뉴스를 비롯 연성 뉴스 생산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한겨레신문은 그 어떤 언론사보다 '디지털 퍼스트'에 초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10월 '3.0 혁신보고서'를 내놓은 이후 2단계 융합 편집국 구현에 진입한 한겨레는 인력을 재배치하고 에디터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에디터는 온라인에 유통하는 뉴스의 기획과 생산을 맡았다. 디지털 편집회의도 신설하고 멀티미디어 생산에 적합한 최신 콘텐츠관리시스템(CMS) 도입을 추진했다.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인 경향신문과 한국일보는 소셜네트워크 계정 운영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키웠다. 한국일보는 조잡한 광고를 게재않는 뉴스 사이트를 운영하는 한편으로 다양한 디지털 뉴스 실험을 곁들였다. 꾸준한 소통에 나선 경향신문도 소셜네트워크에서 '이름값'을 했다.


특히 SBS 보도국은 소셜미디어 전용 뉴스 채널인 '스브스뉴스'에 이어 동영상 서비스인 '비디오 머그'를 선보이며 트렌드를 주도했다. 기존의 뉴스 문법으로는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없는 콘텐츠 생산으로 주목받았다. 대부분의 언론사가 '따라하기'에 바쁠 정도였다.


모바일에서 시간 때우기에 최적화한 '스낵커블 콘텐츠(Snackable Content)'로 둘퐁을 일으키며 장안의 화제가 된 피키캐스트의 전통매체 버전이다. 하지만 깊이 있는 입체적 뉴스를 비롯 저널리즘의 가치를 좇는 것이 아니라 쉽고 재미있는 콘텐츠만 양산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결국 변별력 없는 뉴스만 시장에 유통돼 이용자 '피로도'만 쌓이고, '짜깁기' 문제를 일으키는 등 상업주의 논란의 중심에 선 매체들도 나왔다.


반면 언론계 전반에서 '데이터 저널리즘' 주목도는 높아졌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보도 과정에서 메르스 감염 현황, 전파 경로 등과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 정제해 시각화한 KBS의 보도 형식은 돋보였다. 무엇보다 일부 언론사에서 시범적으로만 추진됐던 데이터 저널리즘이 중앙일간지는 물론 크고 작은 언론사에서 본격화하는 양상이었다.


올해 추진된 국내 주요 언론사의 디지털 혁신은 크게 보면 첫째, 편집국의 디지털 기능 강화를 들 수 있다. 인력을 재배치하거나 확충했다. 둘째, 모바일과 SNS 기반 서비스를 확대했다. 개발자, 디자이너 등 비기자 직군이지만 전문가의 채용을 늘렸다. 셋째, 주이용자층인 18~34세에 초점을 맞췄다. 팟캐스트, 영상 등 멀티미디어 실험을 장려했다. 


중앙일보 혁신 보고서는 이러한 흐름에서 등장한 꼭짓점이었다. 더 강한 디지털 혁신으로 이행할 것인가 아니면 형식적인 흉내내기에 그칠 것인가의 기로에서 만난 이정표였다. 문제는 디지털 뉴스 생태계가 안갯속이라는 점이다. 투자를 하자니 불확실하고 하지 않자니 불안한 그래서 엉거주춤한 상태에는 큰 변화가 없다.


전통매체의 디지털 혁신을 강도 높게 주문해온 강정수 디지털사회연구소장은 "그럼에도 향후 뉴스룸의 권력은 디지털에 있음을 명백히 보여줘야 할 시기이다.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내부의 종이신문 권력을 간소화 즉, 축소·교체할 때 혁신이 성공한다. 그렇지 않다면 내부에 업무 갈등만 야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부에서 영입한 최고디지털관리책임자(CDO·Chief Digital Officer) 1인에 의존하는 탑다운(top down) 방식으로 끝나서는 안 되고 내부에 디지털 문화 형성을 위한 동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가령 디지털 부문 예산을 증액하고 디지털이 종이신문 업무를 일정하게 잠식·지배하는 프로세스를 설계하는 일이다. 또 혁신의 목표를 내부 역량과 시장 경쟁 질서에 맞춰 제대로 설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뉴스룸 내 '꼰대 기자'들의 기득권은 해결 과제다. 전통매체 디지털 전환의 최대 장애물로 꼽힌다. 네트워크의 집단지성과 협력하는 창의적인 접근을 외면, 회피하는 것이다. 디지털 전문 인력은 뉴스룸의 변두리에 포진해 주요 의사결정 과정과는 거리가 멀게 했다. 


미디어 전문가 조영신 박사는 "중앙일보 행보는 모바일 주이용자층인 젊은 세대에 방점이 찍힌 프로젝트이다. 물론 내부 문화나 관행을 뜯어 고치는 대수술이 아니라 한계에 직면할 수는 있다. 다만 실패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실패하더라도 단념이 아니라 성공하기 위한 과정으로 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통매체 디지털 혁신은 단기전이 아니라 장기적, 지속적 의제로 다뤄야 한다는 제언이다.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수'나 트래픽에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 듯이, 변수 많은 경쟁 환경에서 저널리즘 혁신이 안착하길 응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덧글. 이 포스트는 <시사저널> 제1365호에 실린 글입니다. 원고 작성 시점은 12월 초로 지금과 다소 다른 사실이 있을 수 있습니다. 확인되는대로 수정하겠습니다.





SBS스브스뉴스. 올해를 '최고의 해'로 보낸 새로운 뉴스 형식 서비스다. 일부에서는 실제 보도는 대충 하고 온라인에서는 열을 낸다는 비판을 한다. 독자들에게 다가서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저널리즘의 본령은 어떻게 할 것인가의 대한 문제제기라고 할 것이다. 내년은 본질과 실험의 간격이 좁혀지길 기대한다.


세계 언론사들이 주목했던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Innovation)'의 여진은 올해에도 이어졌다. 중앙일보는 창간 50주년에 맞춰 한국판 혁신보고서(New Direction in Media)로 재도약을 선언했다. 기자들의 소셜네트워크 참여 활성화를 비롯 새로운 디지털 전략 방향을 정립하는 한편 외부 전문가 영입, 콘텐츠 및 IT 기업 투자 등 우선 순위를 확정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겨레신문은 '한겨레 혁신 3.0' 2단계 조직개편을 시행했다. 디지털, 신문, 방송 등 영역을 모두 관장하는 영역별 융합형 에디터제를 도입했다. 이들 에디터는 기존 종이신문 제작업무 외에 인터넷 각 섹션, 페이스북 페이지, 팟캐스트 등 플랫폼별 뉴스 생산 과정에 관여하는 역할을 맡았다.


주요 언론사의 혁신 프로젝트는 보험성 광고시장, 정치적 편향성 등 국내 언론 환경의 특수성에 기댄 성장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절박한 현실 인식에서 출발했다. '가지 않은 길'인 디지털 부문에 대한 진단과 해법이 명쾌하진 못했다. 다만 연결과 관계의 가치를 표상하는 '페이스북', 뉴스 품질의 경쟁을 상징하는 '데이터 저널리즘', 이용자의 시간과 공간을 지배하는 '모바일' 등의 키워드는 여전히 부여잡았다.

 

뉴스 유통의 새 설계자 페이스북

 

언론사 스스로 경쟁력을 점검하는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진 것은 뉴스 시장이 급변하고 있어서다. 글로벌 ICT 기업의 뉴스 시장 진출은 가장 대표적인 사례이다. 5월 페이스북의 '인스턴트 아티클 서비스'는 뉴스 생산자 간 '실익' 논쟁 속에 영미권 주요 언론사의 참여로 일단 가닥이 잡혔다. 포털이 여전히 주도하고 있는 국내 뉴스 시장에 페이스북이 언제 어떻게 진입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소셜네트워크를 매개로 유통된 뉴스 콘텐츠는 점점 시장의 위기를 극복할 중요한 실마리로 부상하고 있다. 포털에서 뉴스 소비를 하지 않고 모바일 페이스북 타임라인에서 뉴스를 접한다는 이용자가 꾸준히 늘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한 '2014년 언론수용자의식조사에 따르면 소셜미디어를 통한 뉴스 매일 이용률이 2011년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한 반면 언론사닷컴 뉴스나 모바일 앱, 종이신문 뉴스는 지속적인 감소세를 나타냈다.


특히 페이스북은 한국 뉴스 시장에서 두드러진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대상자 중 67.3%가 페이스북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중 67%가 뉴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뉴스를 이용하는 사람 4명 중 1명은 '좋아요'를 누르고, 10명 중 2명은 '공유'하고, 1명은 '직접 기사를 링크'하는 등 적극적인 미디어 소비 패턴을 보였다.


언론사 트래픽에서 소셜네트워크로부터 들어오는 이용자 비중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유도현 닐슨코리아 미디어리서치부문 대표는 "현재 모바일 환경에서 메이저신문 등 전통매체는 아직 비중이 두 자리 숫자도 되지 않지만 모바일 기반의 신생 미디어는 트래픽의 절반 이상이 소셜네트워크에서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많은 언론사들이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에 전담 인력을 두고 광고비 지출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물론 페이스북이 언론사에 또 다른 무덤이 될 것이란 비관론과 함께 말이다.

 

연결과 관계의 가치에 눈뜨는 뉴스룸

 

하지만 국내 언론사의 소셜네트워크 활용성은 트래픽을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한정됐다. 커뮤니케이션 전문 미디어 '더피알'은 언론사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 실태 보도를 통해 '초보 수준'인 상황이지만 전문성과 디지털 마인드 제고에 나서는 노력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콘텐츠의 수준을 높이고 개별 기자 단위에서 이용자와 직접 소통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뉴스 생산자인 언론사가 정한 뉴스의 순서나 뉴스 비중에 대한 인지 없이 이용자는 원하는 때에 원하는 방식으로 뉴스를 소비한다는 점에서 완전히 새로운 포트폴리오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강정수 디지털사회연구소장은 "PC 환경에서는 포털 뉴스 소비로 집중됐지만 모바일에서는 분산된 상태 즉, 비선형의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애플 뉴스 앱 등 각 플랫폼의 작동 원리를 감안한 생산, 유통 전략이 추구될 때"라고 강조했다.


주로 해외 온라인 미디어에서 전개되는 버티컬 대응(vertical approach)은 대표적인 사례다. 한 개의 콘텐츠를 다양한 플랫폼에 동시다발적으로 공급하는 원소스멀티유즈(OSMU)가 아니라 각 플랫폼과 이용자의 특성를 고려한 타깃 서비스 전략이다. 올해 4월 페이스북에서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한 SBS '스브스뉴스'는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브랜드 뉴스로 '콘텐츠 플랫폼' 기능을 할 정도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KBS '고봉순',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 '뉴스래빗', 서울경제신문 '' 등 다수 언론사들도 캐릭터를 내세우는 한편 소셜네트워크 전용 콘텐츠 제작에 앞다퉈 나섰다. 중앙일보는 논설위원실, 문화부, 여행·레저, 청춘리포트, 강남통신 등 다양한 부서와 주제로 이용자들과 접점을 만드는 노력을 기울였다. 웹 사이트의 초기 페이지 방문율보다 딥링크로 기사 페이지를 보고 빠져 나가는 이용자 비율이 증가하는 시장 환경에서 더욱 세분화된 미디어 포트폴리오 재구성의 일단을 보여 줬다.

 

어뷰징에서 카드뉴스, 스낵 콘텐츠까지

 

기사 어뷰징(abusing), 기사형 광고, 베끼기 기사, 유사 언론 행위 등 국내 온라인 저널리즘의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내는 일은 이해당사자들의 힘겨루기 속에 출범한 '공개형 뉴스제휴평가위원회'로 넘어 갔다.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뉴스의 제휴심사 기준을 다루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시의적절한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인터넷신문의 등록요건 강화를 주내용으로 하는 신문법 시행령 개정안에 이어 온라인 기사 및 댓글의 삭제는 물론 페이스북과 피키캐스트 같은 신생 뉴스미디어를 중재대상에 포함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 시안 등 규제 일변도의 정책 변수도 심상찮기 때문이다. 다양한 어젠다를 제기하는 언론자유의 확대와 뉴스 유통 시장 건강성의 확보를 균형적으로 다루는 프레임이 절실해졌다.


이런 가운데 카드뉴스, 리스티클, 짧은 영상 등으로 이용자의 클릭을 끌어내는 큐레이션 미디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피키캐스트가 주도한 콘텐츠 문법의 파괴는 올해 들어 대부분의 레거시 미디어가 뛰어 들었다. 간식을 먹듯 짧고 가볍게 소비하는 스낵 콘텐츠는 모바일 생태계를 좌우했다. 다만 수익화 한계로 소극적인 투자에 머물렀고 차별성 없는 카드뉴스만 쏟아졌다. 제이콘텐트리, 서울문화사 등 매거진, 출판 업체까지 스낵 콘텐츠를 다루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가 됐다.


뉴스 큐레이션과 저작권의 간격도 좁혀지지 않았다. 베끼기 공방에 끼인 이용자의 피로도는 극도로 쌓였다. 정통 기자와 새로운 업무 담당자 사이의 해묵은 갈등까지 불거지는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사의 디지털 뉴스룸을 중심으로 검증형 스토리텔링, 뉴스웹툰 등 다양한 형식 전환을 모색하는 곳이 나왔다. 포털사이트에 공개된 '신서유기' 같은 웹드라마나 동영상 콘텐츠 분야에 특화된 '72TV'의 인기도 거들었다.

 

경계 없는 뉴스의 정착지, 데이터 저널리즘

 

콘텐츠 시장의 빠른 변화 속에 뉴스 유료화를 염두에 둔 언론사의 실험들은 최근 1~2년 사이 사실상 중단됐다. 이용자의 관심사, 눈높이와는 현격한 거리를 다시 확인한 정도였다. 뉴스룸은 저널리즘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오래된 명제와 마주했다. 빅데이터를 수집한 후 정제하고, 구축하고, 재구성하는 '데이터 저널리즘'은 그 중 가장 적합한 주제로 등장했다. 차별화한 뉴스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어서이다.


공공 기관의 데이터 공개를 둘러싼 사회적 관심이 높은 가운데 저널리즘에 데이터를 접목한 사례는 크게 증가했다. 헤럴드경제와 서울대 빅데이터 연구원 데이터 저널리즘 센터가 분석한 메르스 관련 주요 기사 네이버 댓글빅데이터 분석 보도도 눈에 띄었다. 특히 KBS 디지털뉴스국 데이터저널리즘팀의 메르스 감염 현황과 전파 경로, 지도와 통계로 보는 메르스 등 인터랙티브 뉴스는 돋보였다.


그러나 현실은 열악하다. 뉴스룸 내부에 데이터를 정교하게 다룰만한 고급 인력을 보유한 곳이 거의 없고, 데이터 저널리즘의 기초가 되는 데이터베이스 관리 부서나 기술 자원들도 방치되고 있다. 기사 자료의 아카이브도 구축하지 못한 언론사들도 적지 않다. 데이터 과학이기보다는 데이터 시각화에 그친다는 지적도 계속 제기된다.


다만 올해 들어 몇몇 언론사들이 다양한 실험을 반복하면서 '디지털 퍼스트'라는 선언적 화두에서 데이터 저널리즘이라는 구체적인 분야로 진화한 것은 위안으로 삼을 만하다. 뉴로어소시에이츠, 뉴스젤리, 비주얼다이브 등 데이터 저널리즘 전문 기업과 언론사 간 협업도 꾸준히 늘고 있다. 김윤이 뉴로어소시에이츠 대표는 "뉴스룸의 특성상 빠른 콘텐츠 제작 프로세스가 중요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데이터 저널리즘 팀을 운영하고 외부 기업과 협업하는 경향은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룸은 이용자 데이터가 없다"

 

제프 자비스 미국 뉴욕시립대 교수는 지난 6월 세계신문협회총회(WAN-IFRA)에서 "구글이나 페이스북은 이용자가 무엇을 하는지, 어디에 사는지를 알고 있지만 언론사는 아무 것도 활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롱 폼 저널리즘(Long Form Journalism)' 논쟁에 이어 로봇 저널리즘, 가상현실 저널리즘까지 뉴스 실험이 뜨거웠지만 정작 이용자는 뒷전에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시대는 이용자의 뉴스 소비가 더욱 파편화하는 만큼 이용자가 도대체 어떤 뉴스를 원하는지부터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ICT 기업이 보유한 수준 높은 이용자 분석 시스템은 최적화한 뉴스의 디자인을 주도했다. 가령 시간대와 위치에 따라 가장 적합한 뉴스를 전달하고, 최근에 가장 많이 본 뉴스는 어떤 분야였는지 검토해 이용자의 소셜네트워크 타임라인에 노출한다.


한겨레신문의 모바일 웹 개편은 '개인화 서비스'를 고민하는 언론사 뉴스룸의 단기 처방전을 보여줬다. 한겨레신문 뉴스룸이 선택한 뉴스, 다른 이용자가 호응했던 정도를 반영한 뉴스, 그리고 이용자 스스로 고른 뉴스의 메뉴로 나눴다.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사이트가 모바일향 서비스인 'V(브이)', '1boon' 서비스 등을 내놓은 것도 이용자의 콘텐츠 선택지를 넓혔다.


'트렌드 뉴스', '(오전 7시 출근길 이용자를 겨냥한) time 7'(이상 중앙일보), '생활의 꿀팁', '썸남썸녀', '퇴근길', '나른한 오후'(이상 동아일보), '뉴스 AS', '개콘보다 새로운 뉴스', '한 장의 지식', '버티컬 동영상'(이상 한겨레신문), '눈사람', 'play 한국', '포토플레이'(이상 한국일보) 등 모바일에 최적화한 콘텐츠와 구성으로 변신을 추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용자와 접점을 맺는 모바일 콘텐츠를 수렴하는 시도인 셈이다.

 

일부 언론사에서 디지털 혁신의 최대 장애물로 뉴스룸과 기자들의 안이한 태도를 꼽는 등 스스로 성찰한 것은 의미있는 행보였다. 콘텐츠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으로 변신한 다음의 '뉴스펀딩'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고, 신생 미디어와 블로거들의 약진, 산업계·학계·언론계의 공동 프로젝트 등 온라인 저널리즘의 외연도 그 어느 때보다 풍부해졌다. 미디어 생태계가 온라인 저널리즘의 질적 도약을 기대하는 만큼 플랫폼, 콘텐츠, 뉴스룸, 이용자에 대한 재정의가 기대된다.

 

덧글. 이 포스트는 11월 초순에 쓰여진 원고입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하는 <신문과방송> 12월호에 게재됐습니다. 이 원고에 도움을 주신 분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도움주신 분들(무순) : 이정환 미디어오늘 편집국장, 강정수 디지털사회연구소장, 김일숙 SBS콘텐츠허브 뉴스서비스팀장, 이성규 블로터 미디어랩장, 유도현 닐슨코리아 미디어리서치부문 대표, 육근영 중앙일보 디지털전략팀 차장, 김윤이 뉴로어소시에이츠 대표



인천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는 2014년 4월 16일 전남 진도군 병풍도 앞 인근 해상에서 침몰했다. 이 사고로 탑승객 476명 가운데 172명만이 구조됐고 295명이 사망했다. 무엇보다 수학 여행길에 올랐던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인명 피해가 컸다. 가족 품 안으로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도 9명이나 된다.


사고 원인, 당국의 초기대응 적정성, 책임 소재를 둘러싼 공방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 보도 과정에서 드러난 언론사들의 취재 경쟁력을 둘러싼 논란도 여전하다. 사실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오보를 남발하고 실의에 빠진 피해자 가족을 무리하게 인터뷰 하면서 언론에 대한 해묵은 불신만 키웠기 때문이다.


정파 보도, 따옴표 보도, 선정 보도, 경마중계식 보도는 물론 기사 어뷰징(abusing)도 도마 위에 올랐다. 온라인 저널리즘의 상업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기사 어뷰징이 세월호 보도에서도 기승을 부린 탓이다.  기사 어뷰징은 일반적으로 사실상 동일한 기사를 제목이나 내용만 조금 바꿔 포털사이트 등으로 짧은 주기 동안 반복 전송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학술적으로는 '뉴스 생산자가 인터넷 뉴스공간의 즉시성과 기사 제목 위주의 공간 배열상의 특성을 남용하여 거의 동일한 기사를 반복 게재하거나 기사 제목만 바꿔 두 차례 이상 게재하는 현상'으로 정의된다. 즉, 어뷰징 기사는 기자가 현장에서 직접 추가적인 취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언론사의 취재물을 그대로 베끼고 짜깁기하거나, 기존에 나온 보도물을 재탕하는 기사라고 할 수 있다.


기사 어뷰징은 국내 언론사 온라인 저널리즘의 문제점을 이야기할 때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이슈다. 세월호 보도의 파행 양상에 어뷰징 기사가 자리잡은 것은 더 이상 놀라운 일도 아니다. 다만 국가적 재난 상황에도 온라인에서 기사 조회 수를 높이는 대응이 이어졌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세월호 사고 이후 하루 5월13일까지 약 한 달간 포털에 노출된 세월호 관련 기사는 22만여 건에 이른다. 하루 평균 약 8,000여 건의 기사가 생산됐지만 업계에서는 이 가운데 대부분이 어뷰징 기사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조차 사고 당일 '어뷰징 기사'가 폭주하자 뉴스스탠드 제휴 언론사에 자제를 당부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네이버가 세월호 사고 당일인 16일 뉴스 스탠드 제휴 언론사에 보낸 메일 갈무리 화면.



그렇다면 세월호 보도에서 기사 어뷰징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났을까? 또 기사 어뷰징은 언론 보도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우선 침몰 사고 직후 '학생 전원 구조' 기사를 통해 알아봤다. '학생 전원 구조' 보도는 4월 16일 오전 11시를 넘겨 주요 언론사가  “경기안산단원고등학교 사고대책본부는 세월호에 타고 있던 2학년 학생과 교사 전원이 구조됐다고 오전 11시 5분 해경으로부터 통보받았다”는 내용이다.


당시 <미디어오늘>은 "16일 오전 ‘전원 구조’ 오보를 낸 언론사는 SBS, YTN, 서울신문, 한국일보 등 수를 헤아리기도 어렵다."면서 "탑승객 가족들이 애가 타는 상황에서 언론이 속보경쟁은 물론 동일 기사 전송, 즉 어뷰징 기사도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고 직후인 16일 '학생 전원구조'라는 내용을 담은 언론사 속보들,



여객선 탑승객 대부분이 구조됐다는 소식과 관련 피해자 가족과 네티즌들이 '신뢰'에 의문을 표했지만 주요 언론사들은 짧은 시간 내 비슷한 내용을 계속 반복 생산하기에 바빴다. 한 언론사는 30분 사이에 거의 동일한 기사를 4건이나 게재했지만 정확한 사실 검증은 하지 않은 채 학교와 당국의 발표내용만 인용하는데 그쳤다. 또 '안산단원고', '전원구조' 키워드는 제목과 본문에 계속 노출했다.


전원 구조 속보를 쏟아낸 한 언론사의 뉴스 검색 결과 페이지 갈무리 화면



언론사가 현장 취재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부 발표를 그대로 받아쓴 언론사와, 이러한 오보를 그대로 되받아 쓴 온라인 매체의 합작품"으로 볼 수 있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세월호 키워드를 다루는 언론사가 기존의 온라인 속보 대응 형식처럼 깊이보다는 속도에 집중한 탓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 초기에는 '오보 받아쓰기' 못지 않게 선정적인 보도가 잇따랐다. 4월 16일 오후 한 인터넷신문은 "타이타닉·포세이돈 등 선박사고 다룬 영화는?"이란 제목의 기사를 포털사이트로 전송했다. 한 언론사는 '타이타닉'이 제목에 언급된 온라인 기사를 오후부터 밤까지 보도했으나 기사 내용은 동일했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인 '타이타닉'만 고려했기 때문이다.


입력 시각

제목

기사 주요 내용

바이라인

사진

기타

오후 1시42분

[여객선 침몰]타이타닉 침몰 102주년 다음날, 여객선 침몰이라니…


앞 부분은 타이타닉 사고와 관련된 내용, 뒷 부분은 세월호 사고와 관련된 개괄적인 상황 설명 나열

이메일(A)만 표기

세월호 자료 사진


오후 3시51분

진도 여객선 침몰, ‘타이타닉될까 우려'…290여명 생사불명

앞 부분은 세월호 사고 개괄적인 상황 설명, 뒷 부분은 타이타닉 사고 관련 내용

이메일(B)만 표기

세월호 침몰장면(MBC뉴스)과 영화 타이타닉 장면 캡쳐

마지막 부분에 “타이타닉 사망자 많구나”, "타이타닉 처럼 되지 않기를" 등 네티즌 의견 추가

오후 9시48분

[진도 해상 여객선 침몰]어머니는 웁니다…“타이타닉 침몰한 날 언젠지 아느냐…만류했는데”


피해자 어머니가 수학여행 떠나는 학생에게 타이타닉 사고일을 상기시켰다는 내용

이메일(B)만 표기

없음




'세월호 보험 가입 현황', 피해자 학부모 사진 및 학생 일기장 공개 등 언론사들의 선정적인 어뷰징 기사도 쏟아졌다. 특히 사고 발생 이틀 뒤인 18일 민간 잠수부를 사칭한 홍가혜 씨 인터뷰 보도는 언론사 '어뷰징' 행위를 발화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실제 민간 잠수부인지도 확인하지 않은 채 내용을 그대로 받아쓴 온라인 뉴스가 쏟아진 것이다. 당시 한 보도에 따르면 MBN이 홍 씨의 인터뷰를 방송한 18일 하루에만 515개의 관련 기사가 나왔고, 참사 이후 5월 27일까지 보도된 홍 씨 관련 기사는 모두 1,302건에 이르렀다.


홍 씨 인터뷰를 그대로 전한 어뷰징 기사들. 대부분 단어와 문장 구조만 조금 바꾼 '베껴 쓰기' 형태이다



홍 씨 인터뷰 내용을 보도한 한 경제신문은 동일 제목·동일 내용의 기사를 3분 사이에 2건을 포털에 전송한 데 이어 한 시간이 채 안 된 시간에 동일 제목의 비슷한 내용의 기사를 추가로 생산했다. 최초 보도는 제휴 매체에서 생산했으나 이후 보도는 모두 온라인 담당 부서가 출고했다. 기사 삽입 이미지는 모두 같았다.


입력 시각

제목

기사 주요 내용

바이라인

사진

기타

오전 8시55분

MBN 인터뷰 논란, 구조활동 폭로 “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

"현장 정부 관계자가 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 말했다", "장비 지원이 거의 제대로 되지 않아 수색이 힘든 상황", "잠수부가 배 안에서 사람의 소리를 듣고 확인했다"

제휴매체명과 기자 실명

TV보도화면 캡쳐


오전 8시58분

MBN 민간잠수부 인터뷰 “정부 관계자 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 말해

"현장 정부 관계자가 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 "장비 지원이 거의 제대로 되지 않아 수색 진행이 어렵다", "실제 잠수부가 배안에 사람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소리까지 들었다"

온라인뉴스팀

동일 이미지

기사 첫 줄에" 'MBN 민간잠수부' 'MBN 인터뷰'" 키워드를 삽입함

오전 9시34분

MBN 민간잠수부 홍가혜 인터뷰 충격 “관계자,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

"현장 정부 관계자가 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 "장비 지원이 거의 제대로 되지 않아 수색 진행이 힘들었다", "정부 관계자가 잠수하지 못하게 막아서는 등 14시간 이상 구조작업이 중단됐다", "잠수부가 생존자 확인 대화하고 있다"

온라인편집부

동일 이미지

"홍가혜 민간잠수부의 인터뷰가 공개되자 논란이 커지고 있다." 추가



홍 씨 관련 보도는 똑같은 내용의 기사를 제목과 본문 내용을 조금씩 바꿔 가면서 짧은 시간 안에 포털로 전송하는 '기사 어뷰징'의 전형을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후속 기사가 얼마나 새로운 내용을 담고 있는지 파악하여 어뷰징 여부를 가늠한다. 신규성(newness)이나 독창성(uniqueness)이 미흡하면 '어뷰징'을 한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세월호 홍 씨 보도에서 알 수 있듯이 (자사) 기사를 복제하는 행위는 앞선 기사와 차별성을 갖기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기사의 리드문이나 본문에서 일부 내용이 첨삭되는 정도이고 새로운 단어가 등장하는 정도다.


반면 포털사이트 검색에서 잘 걸리도록 기사 도입부분과 끝 부분에 주요 키워드를 반복 나열하는 경우는 많다. 업계에서는 '검색 엔진 최적화(search engine optimization:SEO)'라고 불린다. 이때 기사 끝 부분에 네티즌 반응을 나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후속 기사에는 제목 변화가 이뤄진다. '충격' 등이 추가되는 경우가 많다. 포털사이트에서 이용자의 클릭을 받기 위한 일종의 속임수 즉, '제목 장사'라고 할 수 있다.


어뷰징 기사는 기자 실명이 없는 바이라인(byline)도 특징 중 하나이다. 기자 실명은 없는 대신 부서명이나 회사명, 이메일을 노출한다. 심지어 바이라인을 빼는 경우도 나온다. 국내 언론사 온라인 뉴스조직을 고려할 때 기사를 출고하는 취재부서나 기사제목을 정하고 배열을 하는 편집부서가 번갈아 가며 기사 어뷰징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위 표 참조).


소속 언론사 또는 자기 기사를 복제하는 기사 어뷰징은 분량을 나누는 '기사 쪼개기'로 나타난다. 한 기사에 포함해도 될 내용을 2~3건 이상으로 늘리는 행위다. 기사 수를 늘리면 포털사이트 검색시 더 많이 노출된다. 이용자 클릭 확률을 높이는 것이다. 세월호 보도에서는 팩트(fact)가 아닌 네티즌 의견이나 단순 상황 묘사를 추가한 기사 쪼개기로 후속 기사의 분량을 채웠다.


홍 씨의 경우는 과거 행적이나 신상까지 어뷰징 대상이 됐다. 기자협회보에 따르면 당시 ‘홍XX 과거 행적 경악’, ‘홍XX 출두, “배우 데뷔 하는거 아닌가 몰라”’ 등의 제목을 단 똑같은 내용의 기사가 한 언론사에서만 40여 건 노출됐다.


다른 언론사의 기사를 베껴 쓰는 행위도 '어뷰징'이다. 사실상 무단으로 표절 및 복제를 하는 경우다. 세월호 보도는 상황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침몰 사고 초기 속보 경쟁 때 주요 방송사와 통신사 등 타사 언론 보도를 그대로 인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학생 전원 구조', '민간 잠수부를 사칭한 인터뷰' 등에서 "OO일 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으로 시작한 보도가 대표적이다. 아예 언론사를 표기하지 않는 등 적절한 출처와 인용 표시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연합뉴스>의 '사상 최대 규모 수색 총력' 보도는 4월25일 하루에만 409건이 나왔는데 어뷰징 기사의  특징을 망라했다. 한 스포츠신문은 오전 11시경부터 밤 10시까지 모두 67건의 관련 기사를 포털사이트로 전송했다. '개XX' 욕설, '내 후배였으면 죽었어' 등 인터넷신문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의 발언을 소재로 거의 동일한 기사 제목과 내용을 반복했다.


'베껴 쓰기'·'기사 복제'를 통한 내용 구성, '검색 엔진 최적화'를 위한 검색 키워드 삽입, 동일 소재의 내용을 여러 건의 기사로 나누는 '기사 쪼개기' 등이 전부 포함된 사례다.


한 스포츠 신문이 약 12시간 동안 쏟아낸 총 67건의 기사 제목 중 십여 건을 시간대별로 정리한 것으로 '기사 쪼개기'와 검색 엔진 최적화를 고려한 어뷰징 기사들이다.


세월호 실종자 구조과정에서 급부상한 다이빙벨은 사고 이후부터 5월31일까지 모두 5,516건이 나왔다. 이들 기사는 다이빙벨 효용성이나 현장 투입 여부와 직접 상관이 없는 다이빙벨 이종인 대표의 부인 이름을 제목과 본문에 노출해 물의를 일으켰다. 제목 장사를 위해 연예인을 내세운 '낚시 기사'다.


각 기사 사이에 취재내용의 차이는 찾아보기 어렵고 제목과 본문 등에서 연예인 이름을 노출했다.



세월호 사고 원인과 책임을 놓고 구원파 유병언 씨 관련 기사도 어뷰징 표적이 됐다. 첫째, 종편, 보도채널 등 주요 방송사들은 정규 편성된 뉴스프로그램 외에도 특별편성된 속보 보도에서 동일 기사를 포털사이트로 무차별적으로 전송했다. 같은 시각에 사진만 바꾼 동일 기사도 잇따랐다.


종편 TV조선과 연합뉴스. 전송시각은 조금 다르지만 기사 내용은 사진만 바뀔 뿐 똑같았다. 자사 기사를 복제한 경우다.


구원파 유병언 일가 기사들은 연예인이나 외모 등 가십성 형태로 다뤄져 상업적 온라인 저널리즘의 행태도 보여줬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탤런트 전양자 씨 관련 기사는 수천 건 넘게 양산됐다. 유 회장의 장남 유대균 씨 검거 때 함께 붙잡힌 박수경 씨 기사는 '연인'-'내연관계'-'호위무사' 등 자극적인 제목으로 도배되다시피했다.


SBS CNBC가 26일 하루동안 쏟아낸 유대균·박수경 씨 관련 기사들


세월호 보도에서 나타난 기사 어뷰징은 크게 보면 기사 보도·작성자·형태별로 그 유형을 나눠볼 수 있다. 기사 보도 측면에서는 다른 제목, 동일 내용(동일 또는 다른 사진/동영상) 동일 채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기사 작성자 측면은 팀 또는 부서명을 표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지만 이메일 등만 노출하는 것도 적지 않았다. 기자명을 다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기사 형태에서는 검색어를 나열하거나 네티즌 반응을 넣는 경우는 현재보다는 빈도 수가 많지 않았다.


기사 보도(제목/내용/채널)

∆ 동일 제목, 동일 내용(동일 또는 다른 사진/동영상), 동일 채널

∆ 다른 제목, 동일 내용(동일 또는 다른 사진/동영상), 동일 채널

∆ 동일 제목, 동일 내용(동일 또는 다른 사진/동영상), 다른 채널

(참고) 다른 제목의 경우 기사 내용과 상관없는 검색어, 키워드를 넣기도 함

기사 작성자

∆ 무기명(이메일만 표기 포함)

∆ 기명 : 팀/부서명, 기자명

기사 형태

∆ 기사 도입부나 말미에 실시간 검색어 나열

∆ 네티즌 반응을 기사 말미에 추가

∆ 사진/동영상과 단신으로 구성



특히 자사 기사를 복제·반복 전송 행위가 두드러졌다. 방송 채널을 보유한 언론사일수록 무분별하게 베껴쓰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언론사 기사를 베껴 쓰는 양상은 파악하기 쉽지 않지만 거의 비슷한 시간대 각 포털사이트에 전송된 기사는 시간적으로 직접 취재한 결과물이라고 보기 어려운 만큼 어뷰징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시신 인양을 하거나 관계자가 검거되는 과정 등 긴박한 상황에서 둘째, 누구나 동일한 내용을 시청하고 있는 TV 뉴스 프로그램 보도 인용 과정에서 포털사이트 검색어 등과 연관시킨 복제 기사가 양산됐다. 세월호 사고 보도의 경우 특종이나 단독 보도가 어려운 환경임에도 다른 언론사 출처를 표기하는 명확하고 일관된 표기 사례는 드물었다.


이처럼 저널리즘을 망치는 기사 어뷰징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미디어 생태계의 한계와 닿아 있다. 포털사이트를 통한 뉴스 이용률이 여전히 압도적인 상황에서 뉴스 트래픽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은 극히 제한적이다. 현실적으로는 포털의 검색 서비스나 포털 뉴스 제휴를 통해 언론사로 이동할 수 있는 경로를 확보하는 수단이 유일하다. 특히 '트래픽=광고'로 연결되는 시장에서 이용자 클릭을 유도하는 기사 어뷰징은 비용을 적게 들이면서 빠른 시간 내에 성과를 내는 방법이다.


또 수많은 독립형 인터넷신문이 난립하는 등 시장 경쟁 환경이 열악하다. 자본력이 취약한 인터넷신문은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중심으로 조성된 트래픽 나눠먹기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 독자적인 생존모델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인터넷 광고에 매달리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당연히 콘텐츠 차별화나 유통 다변화 모색은 제대로 추진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디지털 미디어, 더 근본적으로 온라인 저널리즘의 가치에 대한 몰이해가 팽배하다. 상당수 전통매체는 수년 전부터 온라인 뉴스 생산과 편집 등 서비스 전반을 닷컴사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맡고 있다. 그럼에도 퀄리티 저널리즘으로 진화하지 못하는 것은 전통매체 중심의 매출기반에서 조직, 인프라의 디지털 전환을 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지나치게 경쟁적인 언론 풍토와 기업 문화가 기사나 검색의 품질보다는 트래픽이라는 양적인 목표에만 몰두하는" 흐름을 역진시키지 못하고 있다. 결국 언론사는 기사 생명력이 짧은 온라인 속보를 만드는 '공장'으로 전락했다.


일반적으로 어뷰징 기사를 만드는 조직 구성원은 비정규직으로 고용한다. 이들은 전통매체 구성원들과 교류하는 일은 거의 없이 고립된 채 일하고 있다. 기사 어뷰징에 대한 내부감시나 비판의 목소리가 확산되는 등 언론사 내부의 온라인 저널리즘 전략을 재정비하려면 장벽을 걷는 것이 필요하다.


일단 '통합 뉴스룸'을 구축하거나 '통합'의 중심으로 온라인 뉴스룸을 끌어올려야 한다. 단순히 속도·양에 치중하는 질 낮은 기사를 방치·동조하는 것이 아니라 뉴스조직 전체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대등하게 다룰 수 있도록 하는 조치다. 다시 말해 해외 주요 전통매체가 채택한 '디지털 퍼스트' 전략의 채택이 시급하다.


이를 기반으로 속보인 1신부터 후속 취재와 멀티미디어로 기사 완성도를 높이는 2, 3신까지 온라인에 출고하는 기사 품질을 높이는 것이다. 언론사 내부에서 온라인 저널리즘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두면 PC 웹 사이트나 모바일에서 포털 의존도를 낮추고 진성 독자를 확보하는 가능성이 비로소 열린다.  


그러나 언론사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어뷰징 규제 강화·어뷰징 방지 기술 개발 등 온라인 뉴스 시장 점유율이 높은 포털사이트도 뉴스 서비스 환경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검색 광고시장을 중심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한 만큼 지금까지 내놓은 어뷰징 대책들을 적절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네이버가 도입한 '어뷰징 방지 가이드라인'(2007), 뉴스캐스트(2009), 뉴스스탠드(2013)에 이어 뉴스검색 클러스터링(2014)의 경우 최근까지도 논란만 가중시켰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지난 3월9일 전체 제휴사에 보낸 이메일에서 "제휴사의 기사 중 제목과 본문에 다수의 키워드를 삽입하여 반복 전송하는 경우가 늘어나 심각한 검색 품질 저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어뷰징이 중단될 수 있도록 전송 기사들에 대해 전수 검사를 통해 제외할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사들이 클러스터링 알고리즘을 파악해 어뷰징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조치였다.


뉴스스탠드 이후 이슈 중심의 뉴스 소비는 검색 결과를 통한 뉴스 소비로 넘어왔다. 포털사이트가 제공하는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는 뉴스 생산의 핵심 고리가 돼 있다. 이러한 서비스 구조를 전면에 내세우는 한 언론사의 기사 어뷰징이 줄어들 가능성은 낮다.


따라서 언론사의 어뷰징 기사를 사후적으로 제재하는 대응보다는 좀 더 투명하고 신뢰성 있는 기술 시스템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특히 기사 어뷰징을 남발하는 언론사에 대해 보다 엄정한 제재가 요구된다. 이에 대해 언론사들도 온라인 뉴스 시장의 미래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할 것이다.


인터넷신문의 재정과 직결되는 온라인 광고요금의 책정방식 변화도 모색해야 한다. 단순히 트래픽이 많아야 광고를 유치할 수 있는 현재의 시스템은 어뷰징의 온상이 돼 왔다. 주로 클릭 수에 따라 광고요율이 산정되는 CPC(Cost Per Click) 방식은 기사 어뷰징을 과열시키고 있다. 업계에서는 뉴스 사이트 체류 시간, 방문자의 충성도 등을 광고 요금 산정의 기준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또 네이티브 애드 등 획기적인 광고 서비스가 적극 개발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더 본질적인 해결 방법은 언론사 내부에서 기사 어뷰징이 윤리적으로 중요한 사항이며 법률적으로도 문제의 소지가 있음을 자각하는 일이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와 한국인터넷신문위원회는 각각 한국신문협회 산하 언론사(닷컴)·한국인터넷신문협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2011년 '인터넷신문윤리강령'을 제정한 바 있다. 윤리강령 제7조 편집규약에 "기사의 페이지뷰를 늘리기 위하여 작위적으로 기사의 일부 내용 또는 제목을 변경해 재송신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라고 명시했다. 또 6조 보도규약에는 출판물 등을 인용하는 경우는 물론 인터넷 댓글,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취재내용에 대해서도 반드시 출처를 밝히도록 했다.


하지만 경영난에 처한 언론사들은 어뷰징 문제 해소에는 미온적으로 대응했고 결국 세월호 침몰 사고에도 변화가 없었다. '기레기' 논란 속에서 자정노력을 기울이는 언론사들도 나왔지만 아직까지 어뷰징 기사는 만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기사 어뷰징을 도용이나 표절 등으로 간주하고 규제적 차원으로 다뤄야 한다는 의견도 여전하다. 다른 매체가 최초로 보도한 사안을 베껴서 자기 것인 양 복제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 행위이기 때문이다. 쟁점은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의 저작권 침해 논란이다.


그런데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의 경우에도 해당 기사를 취재 및 작성하는 데에 있어서 기자와 언론사의 시간과 비용이 투여됐다는 점에서 기사 베껴 쓰기는 부정이용법리(doctrine of misappropriation)를 적용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또한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 이외의 기사 즉, 저작권 보호 대상의 기사를 무단 복제하여 인터넷 포털 등에 송신하는 행위는 공중송신권 침해 소지도 주목해야 한다. 기사 어뷰징을 반복하는 언론사나 그 기자가 법률에 저촉하는 행위가 될 수 있음을 인지하는 것은 중요하다. 지금까지 어뷰징 기사는 업계가 묵인하는 '관용'과 '양해'의 대상으로 간주돼 왔다는 점에서 스스로 통제·검열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물론 법률적 규제는 헌법상 언론자유 침해나 정부의 언론시장 개입 논란으로 사회적 파장이 커질 수 있어 신중하게 다룰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업계 스스로 기사 어뷰징과 관련한 기준을 마련하거나 표절 관련 가이드라인을 구체적으로 제정할 필요가 있다.


또 사회적으로도 미디어 리터러시 즉, 정보 리터러시(information literacy)에 주목해야 한다. 미디어 리터러시란 다양한 매체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 즉, 다양한 형태의 메시지에 접근하여 메시지를 분석하고 평가하고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를 저널리즘에 대입하면 효과적으로 정보를 수집, 분석해 적재적소에 보도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사 NIE(Newspaper in Education) 지원사업, 한국콘텐츠진흥원 미디어 교사 양성, 한국인터넷진흥원 인터넷 윤리교육 등 몇몇 기관에서 리터러시 교육은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저널리즘에 특화한 것은 전무한 실정이다. 기사를 제대로 생산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은 크게 부족한 것이다.


미디어 소비가 곧 일상과 연결되는 네트워크 저널리즘 시대이다. 학교부터 뉴스조직까지 체계적인 정보 리터러시 프로그램을 이수한다면 "기사의 출처에 대한 인식과 기사가 담고 있는 정보의 진위와 질에 대한 판단 능력"에 초점을 둘 것이다. 기사 어뷰징 행위에 대한 비판적 태도는 당연히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털 중심의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에 순응하는 언론사들은 어뷰징 기사를 양산할 수밖에 없음을 세월호 참사 보도에서도 확인했다. 특히 기사 어뷰징은 비교적 경영환경이 좋은 주류 미디어나 상대적으로 영세한 인터넷신문을 가리지 않고 일상화고 있었다.


그러나 소셜네트워크, 모바일 환경 등 시장이 급변하면서 이용자 스스로가 좋은 기사를 선별적으로 소비, 공유하는 흐름도 형성되고 있다. 다양한 형식과 소재를 다루는 소셜 기반 미디어, 1인 미디어 등이 급부상하는 중임을 고려할 때 어뷰징으로 '질 낮은 트래픽'을 끌어 들이는 언론사와 그 기자의 위상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는 포털사이트도 마찬가지다.


저널리즘의 가치를 높이는 과정은 두 말 할 나위도 없이 이용자 참여를 촉진하고 협력하는 장을 만드는 일이다. 시장의 모든 이해 관계자들이 법적, 규제적 이슈를 넘어서 사회적·산업적 토양을 스스로 바꾸는 노력에 나서야 할 때이다.


<주석>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일은 2014년 4월16일부터 특정기간 동안 '전원 구조'·'타이타닉'·'홍가혜'·'이상호`·'다이빙벨`·'구원파`·'유대균`·'박수경` 등의 키워드 결과를 토대로 어뷰징 기사 사례를 확인했다.


최수진·김정섭(2014), 인터넷 공간에서 기사 어뷰징 실태 및 개선 방안 연구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언론사들은 기사 어뷰징으로 트래픽을 끌어 모으는데 여념이 없었다. 인터넷 시장 조사기관 닐슨코리안클릭 자료에 따르면 4월14일부터 20일까지 순방문자수 상위 20개 매체의 주간 페이지뷰는 약 5억1800만회로, 사고 전인 4월7일부터 13일까지 3억7900만회보다 73.2%나 상승했다. 대형 재난사고는 언론사에겐 트래픽 창출의 기회를 제공하는 '호재'가 되는 것이다. 


<미디어오늘> 2014년 12월 17일자. 올해의 오보 “세월호 학생 전원구조". "그러나 오후 2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탑승객 477명 중 368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오후 3시, 중대본은 368명이 아닌, 180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보도를 믿고 있던 실종자가족들의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언론은 중대본을 비판하며 자신들의 ‘사실확인’ 책임을 비껴갔다."


<미디어오늘> 2014년 4월 16일자. ‘세월호 참사’에 언론 ‘전원 구조’ 오보…어뷰징 경쟁까지.  


<기자협회보> 2014년 5월 14일자. '참사마저 돈벌이 수단으로…필터링 않고 어뷰징 열 올려'.  


<단비뉴스> 2014년 6월 18일자. '자본에 침수된 언론'.


이용자가 포털에서 특정 검색어를 입력했을 경우 그 검색어와 관련된 웹사이트나 도메인이 검색결과 상위에 위치하도록 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의미한다.


디지털미디어부, 디지털뉴스부, 디지털뉴스팀, 온라인뉴스부, 온라인뉴스팀, 온라인이슈팀, 멀티미디어부, 뉴미디어부 등 부서명이 가장 많지만 OO닷컴처럼 회사명이 등장하기도 한다. 또 부서의 대표 이메일만 표기하는 언론사도 있고 바이라인에 아무 것도 없는 경우도 있다. 


최수진·김정섭(2014).  기사 어뷰징 현상의 특징들은 아래와 같다. "∆ 거의 동일한 기사 또는 제목만 바뀐 기사 ∆ 해당 기사의 반복 전송 및 게재 ∆ 뉴스 검색 결과 웹 페이지 상단 노출 도모 ∆ 대체로 1~2일의 짧은 시간 내에 발생 ∆ 실시간 검색어와 연계된 기사 ∆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기사 제목 ∆ 기자명이 없거나 부서명으로 갈음 ∆ 이슈에 대한 근원적 접근보다 지엽적·말초적·신변잡기적 요소에 보도의 초점 존재" 


조형래(2014). <신문과방송> 2014년 2월호. '트래픽 장사만 하다간 언론사·포털 모두 '패자''


뉴스 클러스터링(clustering)은 특정 키워드와 관련된 뉴스를 자동으로 묶어 최대 4~5개까지 노출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같은 클러스터(묶음) 내에서 상위에 노출되는 '랭킹' 가중치가 트래픽을 좌우한다. 


네이버의 경우 이미 언론사 검색 제휴와 관련해서 어뷰징 가이드 및 제휴계약 동의서 제4조(정보 제공에 따른 책임)에 유사 기사 전송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제공자’는 어떠한 경우에도 다음 각호에 해당하거나 그러한 내용을 포함한 ‘정보’를 ‘네이버’에게 제공하거나 아웃링크로 연결할 수 없다. - 기사의 페이지뷰를 늘리기 위해 실질적으로 동일한 뉴스기사임에도 작위적으로 제목만을 변경하거나 부수적인 내용을 일부 변경한 기사(의 재전송) 이 조항을 지속해서 위반할 경우 제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그러나 포털사업자가 어뷰징 기사의 책임을 물어 특정 언론사를 퇴출하거나 제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회의적이다.  또 네이버, 다음은 이용자위원회나 자문위원회 등 자율기구를 통해 서비스 전반의 신뢰성을 높이고 있지만 제휴 언론사 선정 과정이나 검색 알고리즘 등 핵심 영역은 사실상 비밀에 부치고 있다. 언론사 제휴에서부터 검색 결과 개선 등 뉴스 서비스 전반의 정책결정이 지금보다 더 투명하고 개방적으로 운용된다면 사회적 압력에 의해 온라인 저널리즘의 문제점들이 해결되는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 


최수진·김정섭(2014). 방문자 충성도의 경우는 댓글 참여, 기사 제보, UCC 활성화 등 구체적인 상호작용성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최수진 외(2014)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산하 한국인터넷신문위원회는 현재 모호한 기사 어뷰징 기준을 보다 구체화하기 위하여 대상 기사와 검색어와의 상관관계, 대상 기사와 집계 시간대와의 상관관계, 대상 기사와 최초 기사와의 동일성 및 유사성 여부, 후속 기사의 신규성 여부, 후속 기사의 반복 빈도 등을 추가하여 기사 어뷰징 기준을 정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덧글. 이 포스트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언론중재> 봄호' 저널에 실린 글입니다. 게재된 내용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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