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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엄하고 무덤덤한 기자, 그러다가 정치인이 되는 기자? 소셜네트워크의 수용자들은 그것보다 현실 앞에 치열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기자를 지지한다. 그 기자가 속한 언론사 뉴스룸이 빛나는 것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뉴스룸은 아직 어떤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수용자로 향하기도 그렇다고 정반대로 가기도 불확실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과연 그럴까? MBC 이보경 기자의 '비키니 인증샷'이 몰고 온 파장은 파업 중인 공영방송사를 지켜보는 대중에 의해 다시 한번 격화하고 있다.


MBC 이보경 기자의 ‘비키니 시위’는 놀랍고 논쟁적이다. 그가 단지 ‘언론인’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미 전통 매체 내부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하는 방식과 태도를 놓고 해묵은 갈등이 있었다. 기자 블로그는 기자 개인의 것인가 아니면 뉴스룸의 관리 아래 놓이는 것인가, 기자의 온라인 활동은 뉴스룸의 가치, 지향점과 일치해야 하는 것인가 등 종전의 저널리즘에서 발생하지 않는 이슈는 말끔히 정리되지 못했다.

국내에서도 몇 가지 사례가 있었다. 한 종합일간지 온라인 뉴스룸에 있던 기자가 소속 매체의 논조와는 다른 정치적 견해를 밝혔다가 결국 회사를 떠나야만 했다. 어떤 지상파방송사 PD는 민감한 사안을 다룬 시사보도 프로그램이 사측의 제지로 방송되지 못하자 블로그나 유튜브를 통해 공개하겠다며 회사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아직 상당수 뉴스룸은 기자의 온라인 활동을 인정하지 않은 채 소통은 강조하는 모양새다.

도대체 어떤 소통인가 하고 갸웃거릴만한 상황에서 전통 매체 뉴스룸의 관리자들은 기자 활동을 통제하는 소셜네트워크 가이드라인을 서둘러 발표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일반적으로 기자의 정치적 견해 표출을 원치 않으며 뉴스룸 소속 구성원의 정체성을 잊지 말라는 것으로 정리돼 있다. 하지만 여전히 기자들은 더 자유로운 이야기를 하려는 욕구와 만나고 있다. 

전통 매체는 왜 기자들을 통제하려고 할까? 그 이유는 전통 매체의 조직 문화 때문이다. 강력한 위계 구조를 통해 전수되는 취재 방식과 취재원 인수인계 같은 관행은 기자들의 조직내 성장과 개인적 만족과 직간접 연결되고 있다. 이러한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조직문화는 직무의 개방성, 유연성을 여전히 제한하고 있다.

뉴스룸의 이같은 특수성은 종종 디지털 미디어를 다루는 수용자와 갈등의 불씨를 갖게 된다. 기본적으로 온라인은 열린 공간으로 기자들에게 소속 회사나 사상, 계층, 학력 심지어 얼굴사진, 결혼여부는 물론이고 특정 정치인에 대한 지지 여부까지 들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직무윤리를 지녀야 한다는 것으로 배운 기자들에게 이 문제는 늘 이슈였다. 

취재 보도를 통해 드러나는 행간의 마법, 화면의 섬세한 조정 따위가 아니라 기자가 어떤 사람인지를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하는 수용자들은 기자들이 의식적으로 설정한 금을 침범하는데 몰두하고 있어서다. 어떤 유명 인터넷신문의 기자는 트위터 사용자들과 온라인 설전을 벌이다 못해 멱살잡이를 했다는 일화가 나온다.

기자들은 원칙을 중요시한다. 팩트(사실관계, fact)라는 엄중한 재료를 녹여 저널리즘 행위에 반영하는 것은 적어도 수용자가 보기에는 결함이 없는 순수한 과정으로 받아들여져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온라인은 기자들에게 더 많은 것을 아주 구체적으로 듣길 원하고 있다. 그것은 왜 그렇게 보도돼야만 했는지 또는 기자의 생각은 무엇인지를 기자들의 바로 눈 아래까지 치고 들어와 수용자는 묻고 있다. 

만약 온라인 활동을 하고 있는 기자들이 독자들의 이같은 요청을 외면한다면 그것은 취재 전반에 대한 불신을 가중하는 쪽으로 흐르기 십상이다. 그 기자는 명쾌하지 않다고 분류돼 ‘관계(relation)'를 확대하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한 신문사 온라인뉴스룸을 담당하던 기자는 독자가 기사에 제기한 문제에 대해 충분하고 빠른 시간내 답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오래도록 쌓아왔던 전문가라는 명성과 영향력을 송두리째 잃어야만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보경 기자의 행동은 그간 누적돼 온 문제들과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들을 다시 한번 제기한다. (나는 이 문제와 관련 정봉주 전 의원 또는 ‘나꼼수’라는 부분과는 되도록 연결짓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기자-전통매체 뉴스룸-수용자와의 측면으로만 봐야 할 부분이 강하다고 생각해서다.)

우선 언론사 뉴스룸은 소속 기자의 생각 즉, 사적 견해와 행위를 어디까지 통솔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20세기의 취재 기자들은 오로지 그의 관심과 지식, 철학을 소속 매체에 반영하는데 몰두했다. 취재 기자들이 ‘개인의 이름으로’ 남길 수 있는 것은 책 밖에 없었다. 그것은 상당히 오랜 시간이 필요했고 심지어 뉴스룸을 떠났을 때나 빛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기자들은 매일 자신의 스토리를 공개할 공간들에 둘러싸여 있다.

“이것 봐, 블로그 같은 걸 하라고!” 주변의 조언과 압박은 기자들을 온라인으로 인도했다. 불과 10여년 전 몇몇 기자들이 홈페이지를 개설했고 다시 블로그를 열었으며 그리고 오늘날 페이스북까지 운영하고 있다. 기자들에게 뉴스룸의 의중만 전하라는 것, 자신이 쓴 기사만 퍼뜨리라는 지침은 전혀 상식적이지 않고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이 이미 기자들이 운영하는 사적인 매체들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기자들은 이곳에서 다양한 사안에 대해 사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것은 ‘커밍 아웃’일수도, ‘자기 고백’이기도 하다. 일부 기자들은 전문 분야를 다루면서 점점 분화하고 있다. 또 다른 기자들은 아예 새로운 실험의 대열에 등장하고 있다. “신문기자가 방송을 한다니!” 그것은 이미 동료 기자들에 의해 시작됐고 솔직히 낯선 일도 아닌게 돼 버렸다. 하지만 어쨌든 그 모든 것의 스토리는 정치적 비평으로 귀결된다.

따라서 뉴스룸은 점점 기자들의 사적 커뮤니케이션의 확장을 ‘위기’로 받아들이기 시작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전통적이고 전형적인 조직의 질서에 반할 수밖에 없는 쪽으로 전개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통 매체가 취한 조치들이 대부분 ‘관리’에 방점이 있다는 것은 충격적이지 않다. 물론 일부에서는 기자들이 직접 댓글을 달게 하거나 수용자의 반응을 취재에 반영토록 하는 등 적극적인 참여를 강조하고 있다. 

이같은 서로 다른 접근은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전통 매체 기자들을 당혹스럽게 하거나 혹은 보다 자유롭게 의식하도록 했다. 어떤 측면에서는 뉴스룸이 기자들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보장하는 것으로 판단하는 근거가 됐다. 대부분의 전통 매체들은 기자 개인의 사적 커뮤니케이션을 전혀 관리하거나 고양하지도 않으면서 형식적인 가이드라인을 앞다퉈 만들었다.

어떤 언론사는 소셜네트워크를 강조하면서 관련 전문가나 조직도 만들지 않고 있다. 이런 현상은 최근 국내 사법부에서도 일어났다. 일부 판사가 자신의 정치적 개인을 사적 커뮤니케이션 공간인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로 공표한게 언론보도로 대중에게 알려지면서 사회문제화 됐다. 법관의 직무규정 어디에도 소셜네트워크에 대한 구체적 진술이 없었다. 이 사안은 결국 합리적 고민이 없었던 조직에서 문제가 터지자 강도 높은 차단, 통제라는 방식의 수순으로 흐르게 만들었다.

MBC도 비슷한 접근을 할 가능성이 높다. 오마이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사측은 이보경 기자에게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다. 회사의 명예실추, 언론인으로서의 품위 손상 등이 거론될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이 기자의 행위에 대해 수용자의 지지와 반대가 치열해진 상황에서 뉴스룸의 결심은 쉽지 않아 보인다. 기자가 실추시킨 회사의 명예가 무엇인지, 언론인의 품위란 무엇인지 이 시대는 다른 결론을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미 수용자는 한 언론사를 완전히 포위하고 있다. 기자가 제기한 이슈와는 별개로 기자는 언론사의 명예를 새롭게 디자인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뉴스룸이 꺼내들 카드는 사내 규정이나 노사합의에 근거한 문서가 될 것이다. 하지만 취재 보도와는 무관한 기자의 정치적 의견을 단속할 기준자는 없을 것이다. 

사법부의 판사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법정에서 개인의 정치적 의견을 판결에 반영한다는 근거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마치 의사가 메스를 잡을 때 그날 기분에 따라 수술 결과가 달라질 것이란 비과학적 오해와도 같다.

이제 전통 매체 내부에서는 기자들이 취재 보도와의 관련성을 떠나 온라인 퍼블리시티를 어떻게 정돈할지 보다 진지한 논의에 착수할 필요가 있다. 기자들이 스스로 팟캐스트 방송을 개설하거나 다른 전문가들 또는 수용자들과 협력해서 또다른 미디어 채널을 보유하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전통 매체의 합리적인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더 늦게 된다면 수용자가 전통 매체의 뉴스는 물론이고 기자들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친구들과 떠들고 있을 때 언론사는 정작 아무런 말도 못 꺼내고 말 것이다. 지금도 이미 그 상태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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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직기자와 현직기자가 힘을 합쳐 만든 <뉴스타파>가 '선관위 투표소 변경' 등 전통 매체가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이슈를 들춰내면서 뉴스 수용자의 관심을 얻고 있다. 지난 4일 2회분을 등록한 <뉴스타파>는 첫 방송(2012년 1월27일)을 선보인지 4일만에 유튜브 조회수 50만 건을 돌파했고 팟캐스트용 서버는 견디지 못하는 등 ‘나꼼수’ 못지 않은 인기를 모으는 추세다.

<뉴스타파>가 단기간에 대중들로부터 관심을 모으게 된 것은 아무래도 전통 매체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한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표한 ‘한국의 뉴스 미디어 2011’에 따르면 6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지상파TV 종합뉴스(메인뉴스) 시청률이 줄어들었다. 20~30대의 경우는 10년만에 반토막이 났다.

신문도 추락하기는 마찬가지다. ‘2011 언론수용자 의식조사’를 보면 2000년 59.8%이던 구독률이 2010년 29.0%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신문 매체에 대한 일반적 신뢰도는 13.1%로 더 낮아졌고 주 열독신문에 대한 신뢰도 역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2배 이상 증가한 반면 신뢰한다는 응답자는 67.7%에서 51.1%로 줄었다.

지난 해 센세이션을 일으킨 ‘나꼼수’ 이후 비슷한 성격의 팟캐스트 방송 서비스 열풍은 현실정치가 낳은 문화 현상으로 해석되곤 했다.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는 규제 일변도의 정책이 사회적 반반을 불러냈고 ‘팟캐스트’를 대안적인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삼고 있다는 식이었다. 하지만 정치적인 측면보다는 미디어 수용자가 신뢰할만한 매체가 없다고 인식한 것이 근본적인 이유이다.

대안방송 인기는 수용자 영향력의 진정한 실체

전통 매체를 떠나는 수용자가 몰리는 곳은 온라인이다. 모든 미디어가 인터넷으로 수렴되는 디지털 환경에서 이미 인터넷 포털로의 뉴스 소비 쏠림이 주목받은 바 있다. 평소 인터넷에서 본 뉴스가 어느 언론사에서 제공한 것인지를 거의 모르는 응답자가 58.5%에 달한다. 이 같은 ‘탈매체적’ 뉴스 소비는 스마트폰을 주로 사용하는 젊은 세대에게 더욱 심화하고 있음은 불문가지이다.

스마트폰의 빠른 보급 속도도 철저히 개인화된 새로운 방송 서비스의 수용을 확대하고 있다. 거실에서 가족들이 모여 지상파TV를 시청하는 중에 스마트폰 이어폰으로 유튜브 영상을 소비하는 젊은 세대의 등장은 상상 속 이야기가 아니다. 누구나 원하는 정보를 찾고 그것을 즐기는 수용자의 등장은 전통 매체에겐 위기의 본령에 해당한다.

이들을 만족시키지 않는, 이들을 외면하는 전통 매체가 설 자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전통 매체는 ‘개인화’와는 거리가 먼 뉴스 제작 시스템을 갖고 있다. 전통 매체 뉴스룸은 스스로의 가치와 관점을 녹여낸 뉴스를 만들어 일방적으로 유통하는 고전적인 패러다임을 유지하고 있다. 신문과 TV만 존재하는 시대는 그러한 방식이 유효했다.

하지만 인터넷, 모바일처럼 수용자의 정보 선별권(gatekeeping)이 큰 미디어 생태계에서는 뉴스룸과 기자가 종전의 것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영향력’을 갖기 어렵다. 30~40면의 신문지면과 20~30 꼭지의 뉴스로 구성된 지상파 TV뉴스의 패키지는 온라인으로 넘어오는 순간 모든 것이 파편화되기 때문이다. 수용자는 언론사가 제공한 뉴스 중 필요한 것만 소비하며 심지어 정보를 재구성한다.

그런데 소셜네트워크 등장은 이러한 미디어 수용자의 구체적인 역할에 대해 분분한 해석을 낳고 있다. 부정적으로 보는 쪽에서는 소셜네트워크 참여자들이 실제로는 소통 가담에서 사회적 동기가 약하며 잡담처럼 시간을 보내는 데 치중한다는 것이다. 반면 중요한 이슈에 대해서 의견을 공유하고 적극적으로 여론을 형성한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수용자와 함께 하는 뉴스 시작할 시점

전통 매체의 관점에서 보면 전자의 경우는 여전히 수동적인 뉴스 소비자로 보는 것이고 후자의 경우는 협력적인 파트너로 상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전통 매체와 그 기자들이 이 지점에서 대체로 소극적으로 수용자를 한정한다는 데 있다. 특히 한국 언론은 미디어 수용자를 정파적으로 가둬 놓고 매체력을 키웠기 때문에 적극적인 관계 설정이 어렵게 된다.

한국 저널리즘의 문제는 수용자를 여전히 언론사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권위적인 태도에서 출발한다. 이러한 것에 의존하면 뉴스룸이 정해 놓은 인식과 뉴스 생산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여전히 정보를 일방적으로 던지는 것에 머물게 된다. 결국 ‘나꼼수’에서 <뉴스타파>까지 심화하고 있는 새로운 성격의 매체에 대해 고심의 흔적은 얕다.

<뉴스타파>도 전통 매체 뉴스룸 안에만 있었더라면 결코 나올 수 없는 서비스였다. 사실 특별한 것이 딱히 있는 방송도 아니다. 그런데 <뉴스타파>는 수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했고 그것을 위해 집중했다. 물론 정치-이념에 매몰된 것이 아니라 공익을 위한 저널리즘이라는 본질적인 에너지만 힘껏 소진했다. 그것만 해도 소셜네트워크는 50만명으로 화답했다.

‘나꼼수’의 경우는 정치 의사 표현의 자유를 ‘희극적이고 역설적으로’ 드러낸 것이 주효했다. 물론 그 주제는 전통 매체가 다하지 못한 ‘성역과 금기’를 향한 거침없는 발언이었다. ‘나꼼수’ 비판자들은 ‘의혹제기’, ‘말장난’ 수준이라고 힐난하지만 그것만 들려줘도 수용자는 전통매체에선 느끼기 어려웠던 후련함, 통렬함을 만끽했다.

심지어 자발적으로 호주머니를 털었다. 이 시대 언론고시를 통과한 수백 명의 기자들이 만드는 뉴스에는 ‘지불 의사’가 없는 데도 말이다. 그러나 ‘나꼼수’의 인기는 정파적인 측면을 배제하기 어려운 만큼 위험성도 내포한다. 반면 <뉴스타파>는 저널리즘이란 전문성을 무기로 한다. 어려운 제작 여건으로 심층성이나 완성도에 제약은 따르지만 수용자가 정통 뉴스를 원한다고 본 것이다.

‘나꼼수’와 <뉴스타파>의 공통은 SNS와 공생하는 것

그렇다면 <뉴스타파>는 어떻게 제작하는 것일까? 우선 ‘나꼼수’는 개성 있는 출연자들의 왁자지껄한 방담이 기본적인 골격이지만 직업기자들이 전형적인 뉴스 포맷을 재연한 <뉴스타파>는 일단 정제된 틀을 갖고 있다. 시사 이슈에 파격의 살을 붙이고 ‘재미’라는 군불을 지핀 ‘나꼼수’와 다르게 <뉴스타파>는 규칙과 깊이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띤다.

전통 매체와 다른 규모와 형식, 내용이 동원되는 유사 방송 서비스. 대중적 인기가 높은 것은 특별한 이유가 아니라 대중의 눈높이로 발언한다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웹 사이트나 모바일 플랫폼에선 오락성이나 정보성 같은 상당한 콘텐츠 경쟁력이 확보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 걷잡을 수 없이 퍼지는 수용자들의 ‘입소문’은 냉정한 판정을 담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 (인터넷)신문이 생산하는 온라인 뉴스의 경우는 언론사간 차별성이 떨어지고 지상파 방송사 뉴스도 TV에서 제공한 것의 재탕에 불과해 온라인에 최적화된 것은 아니다.

<뉴스타파> 제작진조차 처음엔 엄숙한 시사 보도가 ‘성공’할지 자신할 수 없었다. YTN에서 해직된 뒤 3년 5개월만에 카메라에 선 노종면 기자는 “아직 기존 방송뉴스의 영향력 그러니까 시청률은 월등하다”면서도 “그러나 그 수치는 (SNS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수용자를 상대하는 <뉴스타파> 제작진으로 판단하면 공허하기 이를 데 없다”는 말로 예상 밖의 성공을 설명했다.

노종면 기자와의 인터뷰(1월31일 전화로 진행됐다)

Q. 유튜브, 팟캐스트, 트위터 같은 새로운 뉴스 유통채널의 영향력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요? 앞으로 이런 테크놀러지의 진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생각이 남다를 거 같습니다만…

A. 기술 그 자체에 주목할 것이 아니라 내용상의 변화가 선행돼야 합니다. 일방향적인 저널리즘이 아니라 양방향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수용자 요구를 극대화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의 기술 수렴만이 유의미한 결과를 낳을 것입니다. 단순히 자사 매체력에 기대는 타성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Q. 과거에는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새로운 뉴스 수용자들을 어떻게 생각합니까? <뉴스타파>를 하면서 직접 경험하고 있을 텐데요.

A. 지상파 방송사의 뉴스를 타성적으로 보고 그냥 흘러가고 마는 수용자는 ‘허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한국 언론은 그러한 수동적인 수용자들을 ‘여론을 움직이는 그룹’으로 설정하는 오류를 저질렀습니다. 반면 SNS의 적극적인 수용자들은 전통 매체가 만든 뉴스들을 외면하거나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저널리즘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뉴스타파는 지상파 시사 보도 프로그램과 다르게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여론을 만드는 수용자를 진정한 수용자로 평가할 뿐만 아니라 실제 뉴스 제작 과정에서 대접한다.

“현장에 있는 동료 기자들이 부끄러워 한다”

현재 <뉴스타파>의 제작과정은 한 마디로 열악함 그 자체다. 대당 1억은 족히 하는 ENG카메라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또 인력도 충분하지 않다. 그러나 이것만 빼고는 일반적인 방송 보도 제작 과정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제작회의를 통해 아이템을 선정하고 취재, 편집(녹화), 방송(서비스)한다. 기존 방송사와 다른 것은 유튜브, 팟캐스트, SNS 등 다양한 유통 경로를 적극 활용한다는 점이다.

<뉴스타파> 제작진(언론노조 관계자) 인터뷰

Q. 전체 서비스 과정을 간략하게 소개해주세요.

A. 매주 월요일 주요 스태프(staff) 대여섯명이 모여 아이템 선정 회의를 하고 3일간 취재를 한 뒤 편집, 녹화를 끝내고 금요일 방송을 서비스하는 흐름입니다. 아이템은 (지난 번 언론노조 등의 조사처럼) 기존 매체가 제대로 보도하지 못한 것이 선택됩니다.

Q. 제작 환경은?

A. 차량이나 작가, 리서처(자료 조사 담당)가 없습니다. 취재기자, 영상(촬영)기자, 앵커가 전부입니다. ‘KBS 시사기획 쌈’이 약 20여명 투입되는데 그것의 1/5 수준인 4~5명이 제작 인력입니다. 장비도 저가형 디지털 캠코더를 주로 사용합니다.

Q. 비용은 어떻게 조달합니까?

A. 상당 부분을 ‘재능 기부’로 받습니다. 물론 언론노조 예산도 투입됩니다. 개인적으로 보관하는 유휴 장비를 모두 동원합니다.
문제가 되는 게 팟캐스트 서비스를 위한 서버비용입니다. 예상 외의 폭주로 추가 비용이 발생했습니다. 최소 비용으로 서버 임대를 하고 있고 좋은 조건으로 재협상을 마무리했습니다.

Q. 취재는 어떻게 합니까? <뉴스타파>라고 밝히면 취재원들의 반응은요?

A. 언론노조 <뉴스타파>팀이라고 합니다. 아직까진 별 문제가 없습니다.

Q. 현직 기자들의 반응이 전달된 것이 있습니까?

A. <뉴스타파>를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 ‘나꼼수’에 대해 직업 기자들이 보인 첫 반응이 좀 냉소적이었다면 긍정적인 평가인 거지요. “(비판의 수위가) 따끔했다”, “(기자 양심상 부끄러움으로) 끝까지 볼 수가 없었다” 등 긍정적인 평가가 대부분입니다. 지상파 방송사의 뉴스에 비해 화질 같은 문제들이 지적되지 않아 의외(?)였습니다.

김어준의 뉴욕타임스에서 뉴스타파까지 전통 매체와 그 기자들이 새로운 뉴스 서비스를 직접 만들어 수용자와 소통하는 데까지 나아간 것은 진전이라고 평가할만하다. 다만 수용자의 높은 기대치를 어떻게 채워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식전환과 재원확보 모든 것이 여의치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전통 매체와 소속 기자들을 위한 헌정 방송

‘나꼼수’ 등장 이후 언론 환경의 변화들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은 수용자의 요구를 즉시 받아들이는 대안방송이 늘었다는 점이다. 특히 정치적 조건, 제도적 규제에 의해 확장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여겨졌던 시사, 경제 분야까지 비전문가, 준전문가는 물론이고 직업기자들까지 가세하기 시작했다. 전통 매체도 뒤늦게 뛰어들었으나 아직 수용자의 주목을 끌기에는 부족한 것이 더러 있다.

지금까지 전통 매체와 기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팟캐스트 방송들은 대부분 토크쇼 포맷이었으나 취재기자, 앵커 등 전문화하면서 어느 정도 체계성도 갖추기 시작했다. 단순히 오락성, 정보성에 치중하다가 최근에는 비교적 수준 높은 영상을 제공하는 등 정통 저널리즘을 추구하고 있다. 앞으로 다양한 주제와 참여자들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형식과 내용이 적용될 수밖에 없는 흐름이다.

이 과정에서 유사방송(방송 통신 경계영역 서비스)에 대한 규제논의가 일어나겠지만 성역과 금기 없는 제대로 된 뉴스를 원하는 수용자를 의식해야 할 원초적인 부담이 생겼다. <뉴스타파>를 비롯 새로운 대안 방송에 익숙해진 수용자가 원하는 수준도 더 늘어날 것이다. 어찌 보면 스스로 저널리즘을 구현하는 그야말로 백가재명의 여론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될 것임은 자명해 보인다.

불과 단 두 차례의 방송만 나간 <뉴스타파>의 ‘이후’를 전망하는 것도 그간의 새로운 대안 방송들 중에 하나의 분기점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뉴스타파>는 직업 기자들이 나섰고 직업 기자들이 제대로 하지 못한 부분을 복기(
復記)했다. 그런 점에서 <뉴스타파>는 “수용자가 원하는 저널리즘을 보여 주라”는, 말하자면 전통매체와 그 기자들을 향한 헌정 방송의 위치에 서 있다.

‘나꼼수’ 이후 <뉴스타파>까지 지켜 본 이들의 기대감도 그 연장선상에 있을 것이다. 과연 저널리즘의 영혼을 지키는 경쟁은 한국의 언론 환경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전통 매체 뉴스룸과 기자들은 '나꼼수'부터 <뉴스타파>까지 대체로 지켜 보는 상황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스스로의 인식과 준비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첫째, (전통적인 플랫폼에 맞는) 뉴스의 생산에 치중하고 있다. 유통의 중요성, 유통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기술의 효용성, 유통에서 영향력을 쥔 독자의 니즈를 파악하는 양방향성 등은 상대적으로 소홀하다.

둘째, 기자의 온라인
가 제한적이고 소규모에 머물고 있다. 최근 수년간 뉴스룸 기자들 중 아주 일부만이 온라인에서 활약하고 있으나 내부의 의사결정구조에서 주도권을 획득한 것은 아니다.

셋째, <나꼼수> <나꼽살> <저공비행> <손바닥TV> 등 SNS기반의 서비스가 전통 저널리즘 시장에 일정한 위협을 가하고 있으나 전통매체와 그 기자들은 '일시적'이며 '이념적'으로 진단하는 해석이 우세하다. (일부 매체의 트위터 알바 논란처럼) 갈등적으로 경쟁적으로 다루는 경우가 많다. 아직 이들 서비스는 '협력과 공존의 대상'이 아닌 것이다.

넷째, 각 영역에서 전통매체의 역할이 상당히 축소된 것들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SNS 사용자들을 대하는 태도나 인식은 저평가 돼 있다. 조직도, 전담자도 없다. SNS이 몰고 온 '위기'와 '기회' 두 가지 진단 모두 형식논리에 그치고 있다.

다섯째, 기본적으로 전통매체 내부에 성찰의 동인이 없다. 혁신은 자기반성에서부터 비롯한다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소통도 마찬가지다. 스포츠부를 신설하고 패션팀을 만들듯 상대할 사안이 아니다. 철학과 윤리의 변화가 동반되지 않으면 새로운 네트워크(시대)를 수용하는 건 불가능하다.

여섯째, 미디어 시장의 변화는 결국 수용자와의 관계에서 결정나는 구도를 의미한다. 수용자(단체)와 협력적 저널리즘의 구조를 조직하고 수용자에게 혜택을 나눠주는 플랫폼을 갖지 않으면 안된다. (일부 언론사가 소셜커머스나 트래픽 놀음에 빠진 것처럼) 전통매체는 SNS를 '상업적'으로 우선 설정하고 있다.

일곱째, SNS의 활용과 저널리즘의 진로에 대해 수준 있는 검토를 위해서는 언론사 내부에 미래지향적이고 아카데믹한 연구자와 조직이 필요하다. 재원이 받쳐줘야 한다. 시민단체, 언론유관단체의 공적후원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저널리즘이 정치권력-자본권력에 깊이 예속되는 한 후원의 지속성, 합리성, 투명성 담보는 어렵다.

모든 것이 즉각적이고 직접적으로 이뤄지는 소셜네트워크는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언론사 모델을 개조할 것을 요구한다. 2000년대 초반의 인터넷 포털 독주도 그렇고 중반의 UGC나 최근의 SNS 기반의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뉴스의 생산, 유통, 평가(재해석), 어젠다
의 주무대가 언론사 뉴스룸을 떠나는 심중한 문제를 애써 외면한다는 건 미래 생존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오늘도 전통 매체는 백수십여명의 기자가 친숙한 출입처로 나아가 비슷한 뉴스 백여건을 만들어 제작비도 나오지 않는 유통에 매달리는 데 급급하다. 무엇인가 확연히 다른 실행이 필요한 시점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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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디지털뉴스부가 내놓은 MB정부 측근비리 관련 인터랙티브 인포그래픽. 여러가지 아쉬운 점이 있지만 데이터를 수집해 직관적으로 보여주려는 뉴스룸 종사자들의 접근 방식이 돋보인다.


언론사 뉴스룸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서비스들이 체계적으로 다뤄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경우에는 단 한 명의 기자가, 단 한 명의 엔지니어가 만들어내기도 한다.

2~3년 전부터 국내 언론사 웹 뉴스 서비스에 활발하게 적용되기 시작한 '인터랙티브 인포그래픽'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지난 해 12월말 한겨레신문은 인터랙티브 인포그래픽 서비스 1탄을 내놨다. 'MB정부 가문의 비리'를 아이템으로 처음 등장한 이 서비스는 지난 17일 2탄 'MB 측근 비리' 시리즈로 이어졌다.

가계도나 측근 인물의 연루 상황을 직관적인 그래픽으로 처리한 뒤 특정 키워드를 클릭하면 인터페이스가 바뀌면서 상세 정보가 보강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는 한겨레신문 디지털뉴스부 박종찬 기자와 인포그래픽 담당 조승현 씨가 의기투합해 만든 서비스다.
 
박 기자는 적정한 아이템을 찾고 데이터를 정리해 넘기면 조 씨가 이를 디자인하고 인터랙티브 기능을 넣었다. 주업무가 아니라 틈틈이 진행해 한개 서비스당 10여일이 족히 걸렸다.

박 기자는 "온라인 뉴스 서비스는 양방향, 멀티미디어 속성을 삽입하기 좋고 국내외 언론사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어 새로운 뉴스 포맷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말 처음으로 선보인 한겨레신문의 인터랙티브 인포그래픽 서비스. 트위터에서 지금도 인기리에 RT되고 있다.



그는 "지면 편집기자들이 온라인 뉴스 서비스의 재구성에 참여하면 좋겠지만 국내 언론사 여건상 쉽지 않아 우선 동료와 힘을 합쳤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중앙일보 등이 비교적 짜임새 있게 조직적으로 대응하는데 반해 한겨레신문은 조직적인 측면에서 아직 걸음마 단계인 셈이다.

또 인터랙티브한 기능을 볼 수 있는 아이콘(버튼)이 무엇인지 쉽게 인지하기 어렵고 담은 정보의 내용이 많지 않다는 수준 문제도 거론된다. 

하지만 독자들의 반응은 상상 외로 열띤 편이다. 지금도 트위터에서 인기리에 RT되는 것이 이번 인포그래픽 서비스다.

당연히 뉴스룸 반응도 긍정적이다. 한겨레신문도 경쟁지에 못지 않게 이런 뉴스 서비스를 만들 수 있구나라는 관심을 갖게 만든 것은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앞서 한겨레신문은 지난해 '새뉴스발굴팀(TF)'를 만들어 인터랙티브한 온라인 뉴스 서비스에 대한 과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인터랙티브 인포그래픽 3탄을 준비 중이라는 박 기자는 "앞으로는 뉴스를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관건이 아니겠느냐"면서 "사내외의 주목도가 높아지면 이러한 서비스도 본격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이 가능하게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현재 한겨레신문 디지털뉴스부는 취재기자 5명, 편집기자 8명 등 15명 정도의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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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말 미국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eMarketer)는 자국 성인들이 활자매체보다 모바일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길다는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앞서 한국광고주협회는 <2011 미디어리서치>에서 인터넷(66분), 모바일(30분)이 신문(14분)에 비해 하루 평균 이용시간에서 월등히 많다고 발표했다. 포털사이트 다음(Daum)의 PC 대비 모바일 트래픽 비중(순방문자수 기준)이 2011년 2분기를 기점으로 50%를 넘었다는 소식도 화젯거리가 됐다.

이를 증명하듯 10년 전인 2001년 51.3%이던 신문 가구구독률은 2011년 26.0%로 반토막이 나는 등 하향세가 이어졌다(한국광고주협회). 매년 평균 2~3% 대로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향후 2년 내 10%대 추락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한국언론재단이 발간한 <언론수용자 의식조사 2011>에서도 신문산업의 완연한 하향세가 확인된다. 지난 1주일간 1건 이상의 신문을 읽은 주간 신문 열독률이 44.6%로 나타났는데 이는 해당 기관이 조사를 시작한지 10년만에 처음으로 50% 아래의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신문위기의 본질은 젊은 층과의 결별

광고도 불안하다. 2010년 신문의 광고시장 점유율은 약 20%로 TV(23%) 다음이지만 온라인(17%)과 케이블(11%)의 추격세가 만만찮아 곧 따라잡힐 것으로 보인다. <광고연감 2011>의 광고비 집계에 따르면 2010년 신문과 인터넷의 광고비 격차가 단 1.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 이면에는 대도시 거주자, 고소득층, 고연령층으로 좁혀진 종이신문의 속성이 급격히 자리잡고 있다. 이는 신문매체가 더 이상 대중적인 미디어로서의 지위를 잃은 것으로 그만큼 젊은 세대와는 멀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조사에서도 젊은 층일수록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뉴스를 이용하고 있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18~29세의 경우 인터넷을 통한 신문 이용이 ‘종이신문’(31.2%)보다 앞도적으로 높은 경향을 보여 젊은 연령대의 신문 기사 이용 방식이 종이신문에서 PC나 모바일 기기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상 언론수용자 의식조사 2011).

여기에 신문의 신뢰도 하락은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지난 1996년 48.5%이던 신문의 신뢰도는 2010년 13.1%로 떨어졌다. 신문에 대한 사회적 가치의 축소는 신문사 내부의 동요로 이어지고 있다. 종사자들의 직업 만족도, 전직 희망자 비중이 다시 우려할만한 양태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종편과 신문은 융화보다 갈등 맞을 것

신문산업 위기 구조의 심화는 지난 해 종합편성채널사용사업자(이하 종편)의 지위를 얻게 된 신문사가 네 곳이나 등장함으로써 절정으로 치달았다. 종편의 지위를 얻은 상위 신문사들은 현재 신문산업의 지속적인 위기구조를 타개하기 위해 방송시장에 불가피하게 진입한 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미디어렙 도입 지연 과정에서 직접 광고영업에 나선다거나 상위채널번호, 의무재전송 같은 특혜 논란은 전체적으로 보면 산업문화적 갈등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신문광고의 총량이 줄어든다거나 한쪽으로 쏠리는 양극화가 빠르게 진전될 수 있어서다.

이같은 광고시장 파행과 함께 케이블유료방송시장에서 종편사업자의 성패여부는 수용자의 호응도, 인수합병(M&A) 등과 얽혀 미디어 시장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쪽으로 나아갈 수 있다. 미디어 이용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은 결국 먹고 먹히는 약육강식을 예고하기 때문이다.

종편의 인력구조와 편성내용도 또다른 파열음을 낼 수 있다. 모기업인 신문사와 상생하는 방향이 아니라 갈등을 빚을 수 있다. 현재의 광고시장 총량을 볼 때 무리한 투자는 불가능한 만큼 결국 종사자들의 내부 출혈로 힘을 보탤 가능성이 높다. 종편과 직접 관련이 없는 다른 (중소)신문사들도 인력이탈과 같은 유탄을 맞을 가능성은 여전하다.

신문혁신을 위한 내부 과제 산적해

이는 종이신문에 치중하며 같은 업종의 신문사들과 경쟁에 국한했던 20세기 신문경영전략이 사실상 새 패러다임으로 이행하는 신호탄으로 봐야 한다. 지난 10여년간 일시적으로 또는 부분적으로 디지털 투자를 전개하며 새로운 기회를 엿본 신문기업은 더욱 다양하고 거대한 플랫폼을 고려해야 하는 부담을 갖기 시작했다.

사실 그동안 신문기업은 웹 서비스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개발 등 온라인 강화를 추구해왔지만 지속가능한 생존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 뉴스 유료화가 불가능한 수용자 정서, 포털사이트가 뉴스 유통 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 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부의 걸림돌이 가장 크다. 뉴미디어나 방송산업처럼 새로운 성장동력을 끌고 가기 위한 자본력이다. 2010년도 국내 신문기업의 1주당 평균 가격은 5,000원 미만인 곳이 절반을 넘었다. 또 총자산이 100억원 이상이 되는 신문사는 응답 사업체의 1.2%에 그쳤다.

앞으로 머니게임이 벌어질 미디어 시장은 ‘구멍가게’ 수준의 신문사들에게 재앙이 분명하다. 여기에 상위 신문사와 하위 신문사간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전국종합일간 상위 3개사는 최근 3년간 연평균 매출이 2.1% 증가해 2010년 신문산업 전체 매출액 비중에서 26.4%를 점유했으나 경제일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신문업종이 마이너스 성장을 반복했다.


조직역량의 한계속 주목되는 디지털 실험

또 디지털 전략을 제대로 수립하고 실행하기 위한 내부 역량이 좋지 못하다. <한국의 뉴스미디어-2011 디지털 기술의 진화와 저널리즘>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뉴미디어 전략을 수립하고 수행하는 부서는 대체로 1~2명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입체적으로 설계, 대응해야 하는 절실한 과제가 코 앞에 다가 온 신문기업으로서는 보다 많은 전문가들이 필요한 상황이다. 가령 콘텐츠의 생산, 관리, 유통을 함께 다루는 N스크린부터 통합 오디언스 전략처럼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와 접목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노하우를 가진 인력의 영입이 절실하다.

물론 천만원대의 도서구입비 항목 외에는 변변한 R&D 예산 계정이 아예 없는 국내 신문기업으로서는 엄두도 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또 기존 조직을 방어하는 순혈주의나 기수주의처럼 아날로그적인 조직문화는 디지털 조직과 인력간의 조화를 끌어내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뉴스룸 통합처럼 조직의 변화를 꾀하는 시도는 불충분하지만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아직 완전한 통합뉴스룸으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상당수 신문사 내부에서 기자들의 온라인화가 이행되고 있다. 일부 언론사에서는 데이터의 재가공을 통해 새로운 뉴스를 선보이는 디지털스토리텔링 실험도 정착하고 있다.

모바일과 수용자 커뮤니케아션 화두 될듯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스마트폰 보급 속도는 신문기업에게 보다 과학적인 준비를 재촉할 전망이다. 2011년 말 2,000만대 이상 보급된 스마트폰은 올해 3,000만대를 넘을 것으로 예상돼 가장 강력한 콘텐츠 소비 플랫폼으로 등극할 것이다. 이에 따라 모바일 광고시장 규모도 2015년엔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신문기업 내부에서는 태블릿PC를 포함해 모바일 기기의 특성상 이동성, 실시간성, 입체성을 고려한 전략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 그러자면 뉴스의 기획과 생산단계부터 적극적인 시도가 필요하다. 수용자의 활동시간별, 라이프스타일별 미디어 이용률을 감안한 콘텐츠 유통과 가공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2011년 10월말 현재 국내에 출시된 뉴스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의 총 개수는 안드로이드 마켓과 애플 앱스토어를 합쳐 104개에 이른다. 외부 업체에 앱 개발을 맡기던 데서 아예 내부 개발자를 채용하는 등 기술부문의 투자가 적극적으로 바뀌고 있다. 수많은 기기와 OS에 효율적으로 적응하기 위해 HTML5처럼 차세대 기술 도입도 확산될 조짐이다.

페이스북, 트위터를 이용하는 인구가 중복을 합쳐 1,000만명에 이르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이하 SNS)에 대한 관심도 커질 전망이다. 해외 언론사들이 소셜 커넥트 서비스를 도입하고 전담 기자를 두는 등 전사적으로 매달리는 것에 비하면 더딘 속도이긴 해도 신문기업의 대응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결단이 필요한 디지털 리더십이 관건

스마트폰 킬러 앱으로 자리잡은 SNS는 독자를 이해하는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뉴스룸에 강렬한 인상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미 상당수 언론사에서 뉴스 유통의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만큼 피드백과 저널리즘 반영같은 실질적인 협력단계로 진화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SNS는 오늘날 신문기업의 과제인 충성도 높은 독자 커뮤니티 구축의 최일선이기 때문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독자, 신문 외 다양한 플랫폼의 이용자를 아우르는 개념인 오디언스(Audience)와 협업하는 것은 첫째, 콘텐츠에 대한 방향전환을 내포한다. 그동안 콘텐츠는 신문기업이 일방적으로 만들고 설정한 거대담론이었지만 이제는 오디언스가 원하는 것을 확인한 뒤 각 기기별로 적합한 것을 생산하는 맞춤형으로 진화할 것이다.

둘째, 유연하고 상호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디언스는 수동적인 소비자가 아니라 능동적인 콘텐츠 생산자로 이들의 비판과 참여를 받아들일 넉넉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유지한 뉴스룸의 관행과 의지만으로는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확인되는 오디언스의 욕구를 수렴하기 어렵다.

물론 장기적인 경기침체에서 기존 인력과 조직에 대한 통합과 재편이 신문기업 내부에 핫 이슈가 될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에 들어선 신문기업에게 필요한 혁신은 전형적인 위기극복의 경로가 아닌 전혀 다른 차원의 내용을 주문하고 있다. 자연히 신문사 내부에 새로운 리더십의 등장을 촉구하게 될 것이다.

디지털 리더십은 과감한 디지털 기술 투자, 오디언스 소통 강화, 콘텐츠 전략의 재정립 등처럼 새로운 방향을 실행하는 진정한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신문 발행을 넘어 다음 단계로(Taking publishing to the next level)'는 지난 해 개최된 세계신문협회 총회의 주제였다.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신문기업의 절치부심이 2012년 한 해를 장식할 것이다.

덧글. 이 포스트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하는 <신문과방송> 1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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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혜 종편 이후의 신문은?

뉴스미디어의 미래 2011/12/02 11:06 Posted by 수레바퀴

종합편성채널사용사업자(이하 종편) 4곳이 개국한 뒤 전체 미디어 시장은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 나날이 입지가 줄어드는 신문 시장은 또 어떻게 될까? 지금 이 시점에서 생존할 수 있는 방책은 과연 있는 것인지, 가장 필요한 혁신의 전략은 무엇인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단 미디어 생태계는 2~3년 전부터 빅뱅을 맞이하고 있다. 이른바 ‘스마트’와 ‘소셜네트워크(이하 SNS)’라는 격변이다. 스마트폰은 연말까지 2,000만 대 이상이 보급될 것으로 보인다. 트위터, 페이스북을 쓰는 이용자는 중복을 포함 1,000만 명에 이르고 있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숫자다. 이들은 모든 미디어 서비스에서 ‘소셜 커넥트(social connect)'라는 새로운 관문을 열고 있다. SNS 계정 하나만 있으면 다양한 서비스와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소셜 커넥트는 통합적인 이용자의 힘을 더욱 강화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이용자의 이동성이 확장되는 것도 중요한 분기점이다. 망 중립성 논의가 핫 이슈로 부상하는 가운데 네트워크 진화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수집, 공유, 생산할 수 있는 플랫폼이 본격 펼쳐지고 있다. 

기회와 재생의 카드 ‘모바일’과 ‘SNS'

유선에서 무선으로, PC 인터넷에서 모바일 기기로 생태계가 이동하면서 컨버전스 대응이 투자를 이끌고 있다. N스크린 전략은 대표적이다. 상당수 콘텐츠 사업자는 이용자가 보유한 다양한 단말기에서 접점을 확보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디어 사업자간 짝짓기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한 MSO는 이동통신사업자, 인터넷 포털사업자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컨버전스 시장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단말기 제조사, 플랫폼 사업자, 콘텐츠 사업자 모두가 가치사슬 내에서 활발한 연합전선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이는 이동 중, 직장과 가정 등 이용자의 콘텐츠 소비시간을 빼앗는 경쟁이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기존 시장에 매력을 잃고 있는 광고주들에게 다가서려는 시도로 보인다. 콘텐츠 사업자의 방향 전환은 물론이고 새로운 광고시장이 꿈틀대는 등 전례 없는 환경이 펼쳐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기회’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만만치 않다. 채널 연번제, 의무재전송 등 특혜구조로 연명하는 종편이 직접 광고 영업을 통해 중간 광고를 포함 지상파광고 단가의 60~70%를 채우기 위해 밀어붙이면 광고시장의 파행은 예상보다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방송사도 사실상 직접 광고 영업 수순에 들어섰다. 정책당국이 심야방송 허용에 이어 중간광고 도입 카드를 지상파 방송사 달래기로 사용할 공산도 높다. 여기에 신문사를 모기업으로 하는 종편사들이 끼워 팔기 형태로 광고영업에 나서는 등 종편 이후 약탈적 광고수주 경쟁은 정점으로 향할 것이다.

특히 시장 전문가들은 고전적인 광고시장의 패러다임은 깨졌다는 경고를 내 놓은지 오래다. 첫째, 정량적인 부수경쟁이나 시청률은 광고주들에게 무의미한 숫자에 불과하다. 둘째, 시장변화를 감안해 유가부수 실사나 온·오프라인 영향력을 통합적으로 환산하는 영향력 지수가 강조될 것이다. 

지난 5년간 시사주간지를 비롯 매거진 시장이 붕괴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최근 일부 신문사들은 매수자를 찾아 나서고 있다. 신문사를 먹여 살리던 광고시장의 메커니즘이 ‘협박’, ‘회유’, ‘연고’라는 20세기 수사와 멀어지고 있어서다. 광고주들이 점점 과학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인터넷, 모바일, 유료 방송 시장을 제어한 경험이 인쇄 출판까지 미치고 있는 것이다. 

투명성 확보와 효율적 투자전략 관건

미디어렙 법안 처리,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이하 SO)와 재전송 협상 등 굵직굵직한 시장 안팎의 이슈들이 아직 매끈히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 이후에도 장기 저성장과 같은 불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세계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유료화권의 붕괴 가능성도 시한폭탄이다.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는 국내 정치 일정도 변수다. 이념과잉, 편향보도의 저널리즘으로 뉴스 소비자들로부터 점점 신뢰도를 잃고 있는 언론 산업의 승부수가 SNS 이용자와 드라마틱한 갈등을 만들 조짐이다. SNS를 껴안는 해외 언론사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종편 이후의 미디어 시장은 크게 보면 시장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압박이 거세지는 한편 선택과 집중이라는 경영 전략이 결정적인 이슈가 될 것이다. 우선 콘텐츠와 인프라 투자에 따라 수천억 원이 종편으로 흘러드는데 반해 시장 구조적으로 안정적인 광고수익은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여기에 수백 명의 편집국 기자와 제작 공정, 보급망을 유지하는 신문 산업의 채산성은 떨어지고 있다. 경영 효율을 감안해야 하는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신문 용지 값은 무엇보다 장애물이다. 신문사 운영 자체가 노동집약적 고비용 구조로 치달으면서 효용성은 애초부터 찾을 수 없다. 자연히 뉴미디어에 대응하거나 킬러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재원 조달은 엄두도 내기 힘든 실정이다.

그런데 언론 산업은 그동안 이렇다한 산업 자본이 지속적으로 들어오지 못해 재기를 노릴 만한 윤활유조차 없었다. 주식시장에 상장을 한 곳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시장이 언론 산업을 홀대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할 것이다. 사실 기업정보도 명쾌하지 않았을 뿐더러 호재보다는 악재가 많았다. 

그런데 종편 이후에는 투자 규모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축이 된다. 많은 시설투자에다 제작비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결코 시장 내 우호, 지지군을 계속 만들 수 없다. 무엇보다 방송시장의 속성상 미디어 기업의 규모를 키우도록 기업공개를 요구받게 될 것이다. 아울러 ‘과학적’ 경영을 위해 전문 경영인의 영입도 불가피하다.

투자 압박, 경영 효율화라는 상반된 요구에 직면할 때 전향적인 변화 외에는 다른 해법이 없다. 가령 누가 어느 정도의 지분을 갖고 있느냐는 단순한 공시 수준이 아니라 지국 운영 실태, 독자 규모 등 은밀한(?) 것까지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지난 10여년 동안 신문기업이 온라인 환경에 적응하면서 파트너사에게 요구받은 것도 내부의 ‘진실’이라고 해도 지나침은 없다. 

종편 이후 언론사는 다시 한번 변화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다. 콘텐츠나 영향력의 측면에서 신문 발행을 위한 조직만으로는 버티기 힘들어졌다. 재무적 투자자를 포함해 외부 파트너를 찾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쪽으로 투자가 불가피해졌다. 경영진은 우선 순위를 결정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외부 전문가들을 영입해야 한다.


신문, 무엇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종편 이후 지금처럼 뉴스만 만드는 신문사들은 그 존재가치가 엷어질 수 있다. 국내 언론사 중 최근 ‘통신사’로 업종을 늘려 레드오션(red ocean)에 해당하는 속보 시장에 진입한 경우나 주식, 외환 등 경제정보 시장의 끈을 놓지 않는 경우가 시장 다각화의 일종이라고 할 것이다. 물론 그 이전에 ‘연예정보’를 다루는 인터넷 매체 창간 붐도 틈새 시장을 노린 경우다.

이런 것은 수평적인 확장에 해당한다. 콘텐츠 기업이 그저 다른 살을 보탠 격이다. 이미 그 시장을 점유한 매체와 전문성 경쟁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투자라는 점에서 미래는 불투명하다. 비디오, 오디오 서비스를 하는 곳도 늘었다. 아예 수직계열화라는 측면의 접근도 있다. 인터넷 포털사업에 진출하거나 e북 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종편을 상대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까지 쏟아낼 종편이 지상파 방송사가 거의 독식하는 방송시장을 흔들어 놓을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다만 이 상황에서는 신문기업이 내부 여건과 상대하는 시장을 파악해 우선 순위를 잘 선택해야 한다. 일단은 공통적인 사항이지만 비용절감이 최우선 과제이다.

인쇄, 제작, 광고 마케팅 모든 영역에서 효율화가 수반돼야 한다. 아웃소싱이 고려될 수 있다. 편집국도 예외는 아니다. 수백 명이 아니라 수십 명의 기자가 똑같은 품질의 신문지면을 제작하는 곳도 있다. 이런 시도는 재원확보를 위한 고육책이다. 물론 이는 신문지면의 콘텐츠를 어떤 형태와 내용으로 구성할지 근본적인 질문과 맞닿아 있다. 온라인 부문도 예외는 아니다.

전 세계의 신문사들이 지난 10여년 동안 혁신의 이름으로 채택한 방법론에는 아웃소싱 외에 기술 분야에 대한 최우선적인 또는 중점적인 투자도 거론할 수 있다. 형편이 되는 곳은 인수합병(M&A)을 시도했다. 그 분야는 검색기술, 영상압축기술, 콘텐츠 보유 기업에 이어 최근에는 SNS 기업까지 아우르고 있다. 다방면에서 전문가 영입도 확대되고 있다.

뉴스룸의 직접적인 변화도 일어나야 한다. 콘텐츠 생산보다는 재가공, 유통, 자원의 자산화 등 기술요소가 필요한 모든 영역을 비중 있게 다루는 것이다. 디지털스토리텔링의 확대나 하이퍼 로컬저널리즘도 중요하다. 아예 루퍼트 머독의 ‘더데일리’ 같은 모바일 전용 매체를 만드는 접근도 필요하다. 실험적인 광고를 적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유연하게 여는 것도 필요하다.

커뮤니티는 핵심이다. 독자정보를 수집해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커뮤니티를 구축해 저널리즘에 반영해야 한다. 이용자 기반 콘텐츠(UGC)는 지난 10년을 상징하는 협력적 저널리즘의 새 지평을 상징한다. SNS 역시 최근의 트렌드다. 뉴스룸과 기자들은 독자들과 소통하면서 비즈니스의 기회를 찾아야 한다. 위치 기반을 활용한 타깃 광고는 대표적인 예다.

독자, 기업을 파트너로 삼는 것이 관건 

이동 중 사용하는 모바일 기기의 경우 가정, 직장과 함께 독자가 활동하는 주 근거지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뉴스를 전달하는 것 뿐만 아니라 뉴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해야 한다. 그러자면 보다 세밀한 정보를 생산하는 것부터 이뤄져야 한다. 내부에서 대응이 어렵다면 외부 파트너에 힘을 빌어 여러 종류의 콘텐츠 믹싱(mixing)에 눈 떠야 한다.

인터넷, 모바일에 이어 종편의 등장은 허약체질을 가진 신문사에겐 엎친 데 덮친 격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지역신문, 중소신문 가릴 것 없이 종편의 하청기관 혹은 피해기관이 될 것이다. 이미 신문 가구구독률은 26%선으로 이 추세대로라면 수년 내 10%대로 곤두박질이 예고돼 있다. 디지털 세대인 젊은 층은 50대 이상의 연령층에 비해 신문의 가치를 낮게 보고 있다.

신문의 미래는 결국 영향력의 축소라는 지점에서 구상돼야 한다. 영향력 회복을 위해서는 자기성찰을 전제로 한 내부 혁신이 필요하다. 구성원 및 조직, 콘텐츠가 주대상이다. 부수경쟁을 할 때처럼 정량적인 접근이 아니라 오디언스를 감동시키는 정성적인 발상이어야 한다. 특히 독자, 기업·기관 등을 아우르는 파트너 전략은 미디어 포트폴리오 강화라는 점에서 다뤄져야 한다.

그동안 신문사가 영위한 비즈니스는 스스로가 생산한 콘텐츠에 기댄 구조였지만 시장이 원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상황이다. 물론 내부에서 시장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전면적인 조직재편이 뒤따라야 한다. 내년 일부 언론사들이 온-오프라인 통합 뉴스룸 출범을 공식화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조치이다. 

문제는 콘텐츠나 조직(과 그 구성원) 그 어느 것 하나 미디어 생태계에 조응하기엔 준비상태가 미흡하다는 점이다. 독자 소통에 대해 유연한 발상도 전무하고 시장 이해관계자들과 연합하기 위한 파트너십도 닫혀 있다. 그 근원은 인식과 철학이 바뀌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여년이 그랬던 것처럼 종편 이후에도 변화의 축은 완전히 새로운 접근이다. “신문을 버려야 신문이 산다”는 것. 진정으로 그러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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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운동이 한창이던 1980년대 전후부터 시민사회는 언론운동을 활발하게 주도했다. 당시 국내 언론은 언론자유운동에 이어 언론민주화운동이라는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언론 내부는 물론이고 시민사회가 권언유착의 질곡을 벗어날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시청료 거부운동, 선거보도 감시운동 등이 이때부터 시작됐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매체환경의 변화 속에 미디어교육운동, 대안미디어운동을 견인해 온 시민언론운동은 새로운 분기점을 맞았다. 사이버 커뮤니케이션의 확대는 개인과의 실시간 대응을 요구하고 미디어의 개인화를 이끌었다. 이 과정에서 미디어 권력지도도 급변했다. 인터넷의 등장은 그동안의 성과와 전망을 재편하는 단초가 됐다고 할 수 있다.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는 언론사의 생존 기반과 미래 전략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우선 뉴스 수용자의 콘텐츠 소비 양상을 180도로 바꿔 놓았다.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탈매체적 소비가 확산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수용자의 관계망에 따라 뉴스를 선별적으로 공유하는 양상을 심화했다. 

시민언론운동은 이러한 뉴스 수용자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정치적 프레임에 의존한 기존의 미디어 비평 활동은 그 결과물만 수용자에게 제시해왔다. 하지만 정보 생산, 유통은 물론이고 감시의 역할도 모두 뉴스 수용자의 수중으로 넘어가는 상황이다. 시민언론운동이 지금까지 담당한 역할이 대체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시민언론운동은 스스로 미디어화 하고 그 과정에서 만나는 뉴스 수용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스토리로 생산, 공유하는 활동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 3년 전 탄생 이후 첨예한 법리 공방으로 뜨거웠던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이하 언소주 운동)’은 온라인까지 아우른 시민언론운동의 본격적인 사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언소주 운동은 시민언론운동의 사적, 공적 커뮤니케이션 영역을 넓혔다는 점 외에도 ‘경제-산업’의 문제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그동안의 시민언론운동은 사주 중심의 매체 경영이 갖는 정치·사회적 부작용을 해부하는 데서 그쳤지만 언소주 운동은 언론산업의 정점을 겨냥한 만큼 파장도 적지 않았다.

현실 정치와 개인의 기호 사이에 위치하는 특정 매체 구독거부 운동에 비해서도 그 후폭풍의 강도가 컸다. 그러나 ‘광고주 불매’ 운동의 한계는 여실하다. 첫째, 광고주나 언론사에 미치는 영향이 대체로 네거티브하다. 국내 광고주와 언론과의 관계를 감안할 때 자신이 선호하는 언론사에도 결과적으로 광고매출 감소요인을 낳게 된다.

둘째, 온라인에서 다양한 일상을 즐기는 개인의 커뮤니케이션을 수렴하기 어렵다. 광고주 불매 운동은 다양한 개인의 삶과 직결되지 않은 스토리로 이런 분야에 관심을 갖지 않은 사람들에게 영감과 감동을 주는 것이 불가능하다. 결과도 그렇지만 이 운동의 과정도 투박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지금까지의 시민언론운동은 정치적·이념적 성격이 중심이 되는 언론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광고주 불매 운동이나 미디어 비평 혹은 감시 활동은 언론사의 자립기반, 미래전략의 건전성을 정립하는 것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었다. 뉴스룸과 기자들을 감정적으로 자극할 뿐 정작 저널리즘과 콘텐츠 개선을 담보하진 못했다.

현재 상당수 국내 언론사들은 디지털 투자 재원의 부족으로 시장에서 새로운 전기를 만드는 데에 곤란함을 겪고 있다. 중소규모 언론사나 지역 언론이 여기에 해당한다.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장비와 전문 인력 확보가 여의치 않아 잠재력이 높은 디지털 분야에서 생존기반을 만들기가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관련 예산을 집행하는 일부 유관기관에서 언론사에 대한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연속성이나 지속성은 떨어진다. 특정 언론사에 대규모의 지원을 할 수 없는 만큼 지원 규모도 언 발에 오줌 누기 정도다. 또 아직도 아날로그 문화와 서비스에 기댄 언론사에게 디지털 분야의 지원은 형식적이고 일과적인 이벤트로 끝나고 있다.

종편 4개사의 개국과 광고시장 질서 재편 등 엄청난 시장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여론 다양성의 측면에서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강소형 신문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피해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경영상의 심각한 위기국면은 N스크린이니 멀티미디어니 하는 디지털 미디어와 수용자간 접점에 있어서도 언론사간 양극화가 심화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언론운동은 정치적 맥락에 매몰돼 있다. 언론사와 수용자, 시장과의 관계를 과거의 잣대로만 정의하는 식이다. 예컨대 아날로그 미디어 생태계에서는 언론과 시장의 문제 다시 말해 언론과 권력, 자본이라는 상층부를 감시하고 언론사 종사자들을 다그쳐도 조금의 성과는 낼 수 있었다. 

하지만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는 수용자의 비중과 역할이 아주 중요해졌다. 온라인 뉴스 유통 시장에서 수용자는 언론사를 상대로 주도권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웹 2.0이니 집단지성이니 하는 새로운 트렌드는 수용자가 전통매체를 추월하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오늘날 언론사들은 수용자와 협력하는 것을 강력한 혁신의 주제로 잡고 있다. 전통매체 수용자 전략의 핵심은 수용자의 충성도를 높여 비즈니스의 통로로 만드는 일이다. 이를 위해 언론사들은 퀄리티 저널리즘, 커뮤니티와 커뮤니케이션 등으로 내부 혁신을 전개하고 있다. 

“퀄리티 저널리즘은 성공한다”는 명제는 전통매체가 경험한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10여년의 요약이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사회적 영향력 확장도 언론사 뉴스룸과 기자들의 직접 참여를 확대하는 동기가 되고 있다. 디지털 혁신과 수용자 평판을 수렴한 언론사들은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에서 확실히 살아남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언론사와 수용자간 보다 구체적인 상호작용이 필요하다.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 수용자와 언론 사이에 생산적인 관계들을 만드는 많은 실험들이 전개되고 있다.

캐칭글(Kachingle), 팁조이(Tipjoy), 플래터(Flattr)가 대표적이다. 국내의 경우는 자발적 원고료(오마이뉴스)가 있다. 각 프로세스가 조금씩은 다르고 논란거리도 있지만 수용자가 온라인 뉴스에 대한 지불을 쉽고 편하게 하도록 고안돼 있다는 것은 공통점이다. 플래터의 경우 콘텐츠(뉴스) 밑에 달린 버튼을 누르면 횟수만큼 배분돼 언론사에 전달된다. 마치 RT나 ‘좋아요’ 버튼 같다.

이들 실험은 주로 경제적인 지원-수용자의 지불의사를 구조화하는 일종의 크라우드펀딩(Crowdfunding)에 해당한다. 뉴스 혹은 매체에 대한 소비를 문화로 받아들이는 캠페인으로 그 내용은 경제적 부조 행위로 드러낸 것이다. 즉, 수용자 스스로 좋아하는 매체와 뉴스에 대한 온라인 지불의사를 체계화 한 일종의 ‘디지털 시민언론운동’이다. 

시민언론운동은, 그리고 집단지성은 좋은 저널리즘을 보여주는 언론사와 기자들을 경제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언론사 역시 지불의사를 갖춘 충성도 높은 독자들을 더 이상 실망시켜서는 안된다.

가령 수용자가 한 달에 미디어 비용-콘텐츠 소비에 드는 지출비용의 합이 10만원이라고 하자. 물론 이 비용은 통신비에 포함돼 있을 것이다. 이 비용 중 온라인 뉴스 콘텐츠 비용을 월 5,000원 혹은 월 10,000원으로 다시 세부적으로 정한 뒤 모바일이나 웹에서 그 비용만큼 쓰는 것이다. 

이때 언론사는 당연히 모든 기사에 대해 소액결제 버튼을 달고 수용자가 쉽게 결제할 수 있는 기술적 장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다. 기사의 단가나 요금제는 일률적으로 정의하기 어려운 만큼 각 언론사의 조건에 따라 정하면 될 것이다. 독자가 알아서 지불단가를 정하도록 해도 된다. 물론 언론사는 이 과정을 전후로 종이신문 구독자에게는 더 많은 혜택을 줘야 할 것이다.

국내 시민언론운동도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에 걸맞는 경제운동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 기존 시민언론운동의 가치와 기치를 무효화하자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시장에 적합한 운동의 조건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물론 기존 시민언론운동단체가 중심이 되는 것은 집단지성이 주도하는 온라인 환경과 맞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언론과 기자들에게 혁신과 소통의 과정이 중요함을 집중적으로 제시할 동력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언론사와 기자의 혁신이야말로 집단지성의 디지털 부조를 촉진한다는 것을 알리는 산파역으로서 기능할 이유는 충분하다. 이는 수용자들을 각성하고 응집하는 메신저로서도 작용할 것이다.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에서는 언론과 수용자가 따로 분리돼 있는 것이 아니라 한 배에 승선한 것이나 다름없다. 매체만 온전히 향유하던 어젠다, 여론 같은 공적 담론조차 수용자의 영역으로 들어와 있다. 수용자는 자신의 정치사회적 의견을 발화, 공유하는 데 머물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신념과 기호를 잘 대변하는 뉴스를 생산하는 언론과 기자들을 부조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자칫하다가는 거대한 자본의 파고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매체, 더 할 나위 없이 훌륭한 뉴스에 대한 옥석을 분간하기도 전에 모조리 휩쓸어 버릴 것이다. 이 쓰나미는 우리 모두를 불행하게 만들지 모른다. 더 늦기 전에 디지털 부조에 대한 사회적, 산업적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덧글. 이 포스트는 기자협회보 온앤오프(64)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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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상품으로 만든다는 것은

Online_journalism 2011/10/06 10:00 Posted by 수레바퀴

많은 언론사들이 온라인 시장에서 뉴스를 상품화하는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수준 있는 콘텐츠라면 시장에 얼마든 팔 수 있다는 기대감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언론사가 가진 이 기대감은 단지 포털사이트에 뉴스를 공급하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존재하지 않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금과옥조처럼 간직한 희망어린 신념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다양하고 지속적인 실험이 부족하다는 진단을 내린다. 강정수 박사는 그 실험에 대해 첫째, 외부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팀 둘째, 독자관계를 전담하는 팀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것들이 현재의 저널리즘과 서비스 수준을 향상하는 밑거름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이 과정이 적어도 1~2년 내에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라는데 있다.
또 투자여력이 있는 언론사는 손에 꼽을 정도다.

따라서 혁신의 진행방향과 내용은 모두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현재의 여건을 감안하면 인력 재배치 정도에서 머물거나 소규모의 새 조직을 만드는 데 그칠 수 있다. 아예 외부기업을 인수합병하는 경우도 있다. 주로 해외 뉴스미디어기업이 후자의 방향으로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국내 언론사는 대부분 낮은 형태의 투자를 선택한다. 전문인력 영입도 1~2명 정도이고 기존 뉴스룸의 10%도 되지 않는 뉴미디어 조직에 기대는 양상이다. 온라인 부문을 맡는 닷컴은 말할 것도 없다. 대부분의 닷컴사는 본사와 거리감을 좁히는 데만 지난 10여년을 허비했다. 뉴스의 질을 끌어 올리는 데는 협업의 경험이 부족했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이 부분에 대한 전략적 접근을 시도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동안 뉴스를 양산하는데 능한 조직을 소통과 마케팅에 적응하는 조직으로 바꾸는 것은 기본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 아시아권 언론사들이 겪는 문제들은 대부분 문화적인 맥락에서 비롯한다. 뉴스룸의 혁신은 실제로 좌절의 사례가 더 많다.

물론 독자들은 언론사 내부의 변화상을 잘 헤아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웹 사이트나 모바일에서 볼 수 있는 뉴스는 아닐로그의 변화라고 받아들여질 뿐 특별한 것을 알아내는 것은 힘들다. 하지만 언론사들이 뉴스를 상품화하는 시도 즉, 뉴스 유료화에 나서는 것은 심중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지불의사라는 새로운 경험과 맞닥뜨리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웹 사이트에서 언론사 뉴스를 제한없이 소비하면서 뉴스는 무료라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뉴스룸의 어지간한 노력이 있지 않고서는 이같은 생각을 바꾸는 것은 어렵다. 국내의 경우에는 시장규모의 한계, 신뢰도 추락 등이 겹치면서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뉴스를 상품처럼 거래하는 시절이 오는 것은 어렵다는 이야기다.

물론 이 과정에서 국내외 언론사들이 다양한 뉴스 상품화를 시도해왔다. 뉴스의 상품성은 뉴스가 거래할만한 가치를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뉴스의 가치는 첫째, 뉴스에 깊이(depth)를 더할 때(심층성) 발생한다. 깊이란 정보의 설계를 보다 심층화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하이퍼링크나 부가적인 정보를 뉴스와 함께 구성한다.

둘째, 뉴스에 예술성(artwork)을 더한다. 예술성이란 디지털 테크놀러지를 보태 평면적인 뉴스를 입체적으로 표출하는 것이다. 인터랙티브뉴스, 인포그래픽뉴스 등도 마찬가지다. 최근 디지털스토리텔링 기법은 뉴스와 게임, 교육, 커머스(commerce, 상거래) 등을 결합하는 양상으로 진화하고 있다. 흥미와 관심을 갖게 하는 부분과도 연결된다.

셋째, 독자와 커뮤니케이션하고 피드백하는(상호성) 것까지 담보한다. 뉴스룸을 떠난 뉴스는 독자들을 통해 완전히 재정의되고 있어서다. 뉴스의 내용에 담긴 사실관계를 심사받고 평판이 보태져 ‘그들만의 무대’로 던져진다. 뉴스룸과 기자는 발가벗겨진 채로 독자들의 수중에서 요리됐다. 뉴스룸도 그 과정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이러한 뉴스의 상품화 과정은 특히 국내의 경우 조용하고 외롭게(?) 진행돼 왔다. 독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지는 과정이 없었다. 뉴스를 좀 더 가치있게 만드는 노력을 기울인 뉴스룸의 종사자들이 호평을 받는 기회도 좀처럼 없었다. 정치와 이념 과잉의 언론계가 뉴스룸 안팎에서 추진한 뉴스의 혁신에 대해 주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점점 더 많은 언론사들이 뉴스의 가치를 끌어 올리는 작업에 매달리고 있다. 국내 언론사는 아직 여러 면에서 초보적인 단계이나 해외 언론사는 탄탄한 정보 설계를 밑단에 보유하고 있어 예술적인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이고 타깃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현재 국내외 언론사들이 기울인 뉴스의 상품화 사례들은 비록 시장에서 유의미한 가치를 획득하는 데까지 이르지 못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그것은 어쩌면 언론계 스스로의 불찰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이 때문에 독자들도 뉴스가 상품성을 갖는다는 것 그 자체에 대해 이해할 수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일반적으로 서비스 상품의 품질 구성요소에 대해서는 다양한 학술적 견해가 있다.

먼저 파라슈라만, 자이타믈, 그리고 베리(Parasuraman, Zeithaml, & Berry, 1985)는 소비자의 지각 품질을 바탕으로 서비스 산업에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서비스 품질 척도를 개발한 바 있다. 

그들은  ‘유형성’(tangibles), ‘신뢰성’(reliability), ‘응답성’(responsiveness),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능력’(competency), ‘예절’(courtesy), ‘신용도’(credibility), ‘안정성’(security), ‘접근가능성’(access), ‘고객 이해’(understanding the customer) 등을 꼽았다.

논의를 좁혀서 웹
사이트에 대한 사용자의 품질지각을 측정하는 도구는 WebQual 모형이 있다. 반스와 비드겐(Barnes & Vidgen, 2001)이 만들어 계속 발전시킨 WebQual 4.0은 웹사이트의 서비스 품질 차원을 ‘유용성’과 ‘정보성’, ‘상호작용성’ 등 세 가지로 구성했다.

인터넷상의 품질요인에 대해서는 클리랜드(Cleland, 2000)의 연구도 볼만하다. 콘텐츠, 편리성, 커뮤니케이션, 맞춤성, 커뮤니티, 연결성, 고객관리(customer care) 등 7C의 요인을 만들었다.

이밖에도
린과 우(Lin & Wu, 2002)의 연구가 있다. 

뉴스에 대한 연구케이스는 이브랜드(Eveland 2003)가 눈에 띄인다. 인터넷 뉴스 이용자가 지각하는 주요한 품질요인으로 그가 제시한 '미디어 특성'을 대체해보면 ‘상호작용성’(interactivity), ‘구조’(structure), ‘통제권’(control), ‘채널’(channel), ‘원문’(textuality), ‘콘텐츠’(content) 등 여섯 가지가 나온다.

뉴하겐과 라파엘리(Newhagen & Rafaeli, 1996)는 뭐니뭐니해도 상호작용성을 들었다. 특히 그들은 뉴스는 ‘하이퍼텍스트성’(hypertextuality)란 설명 구조-스토리 전개구조를 갖고 있다며 이러한 구조가 서비스 품질에도 관련성을 가진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해외 연구자들은 다양한 서베이를 통해 그들만의 품질요인들을 뽑아냈다. 대표적으로 살린, 개리슨 그리고 드리스콜(Salwen, Garrison & Driscoll, 2005)에 의해 ‘편리성’(convenience), ‘뉴스의 양과 질’(quantity and quality of news), ‘차별성’(difference), ‘뜻밖의 재미’(serendipity) 등이 정리된 바 있다.

뉴스의 예술성이란 분야는 학제적 연구가 더 필요하다. 뉴스에 대한 디지털스토리텔링의 의의와 개념 등은 노라 폴 교수가 독보적이다.

다음의 몇 가지 사례들은 많은 정보 소스들을 결합한 것으로 온라인 뉴스의 가치를 고민한 끝에 탄생했다고 본다. 사실 이러한 뉴스 서비스는 훌륭한 기획과 데이터베이스나 프로그래밍 등 수면 아래의 공정 그리고 시각적인 연출 등을 뒷받침한 뉴스룸 종사자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 국내 언론사

중앙일보


- 뉴스 하단에 관련 인물 정보 제공 / 뉴스의 심층성

▪ 코리아타임스


- 영문기사, 번역과 오디오 서비스 / 뉴스의 심층성

▪ SBS


- 온라인 기사에 기자 사진과 프로필 공개 / 뉴스의 상호성(개방성)

▲ 해외 언론사

▪ 뉴욕타임스


- 김연아 점프 분석 / 뉴스의 예술성

▪ (글로벌) 메트로


- 위치정보와 결합한 뉴스 제공. 메트로에서 생산하는 맛집 관련 뉴스 정보와 일치하는 공간에 포스퀘어(Foursquare) 사용자가 들어오면 모바일 기기에 알림창이 뜨면서 관련 내용을 전달함. 단 포스퀘어 메트로를 팔로우 한 사람에 한함. 메트로는 하이퍼 로컬 뉴스를 제공하고 포스퀘어는 플랫폼 역할을 하는 것. 독자는 특정 지역에서 신뢰할 만한 정보를 자동으로 획득할 수 있어 매력적임. 이같은 서비스를 ‘지역이해 뉴스(location-aware news)’라고도 함 / 뉴스의 상호성

▪ 뉴욕타임스


월드컵 기간중 페이스북에서 유명 축구선수의 언급 빈도 / 뉴스의 상호성

▪ 가디언


정치인의 433개 공약의 약속이행 현황 추적 / 뉴스의 심층성

▪ 뉴욕타임스


- 크레인 사고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인터랙티브 뉴스 / 뉴스의 예술성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의 도래 이후 전통매체는 숱한 시행착오를 거쳤다. 국내 시장은 종편탄생, 미디어렙과 같은 전혀 다른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불변하는 진실은 언론산업의 미래가 뉴스를 중심으로 확보된다는 점이다. 보다 품격 있는-기술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자타가 그 가치를 인정하는 뉴스를 독자들에게 제시하는 혁신이 필요하다.

덧글. 이 포스트는 한국기자협회 온&오프(63회)에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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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에서 구현되는 조선비즈 웹 앱. 신문지면의 특징을 반영하고 있다. 밋밋한 편집 화면, 유저 인터페이스 등 보완 요소들도 눈에 띄인다.

조선미디어그룹의 경제매체인 조선비즈가 최근 웹 앱 시험판을 내놨다. 국내 언론사 중에는 사실상 최초이다.

웹 앱은 웹 브라우저에서 특정 주소를 입력하면 볼 수 있는 서비스로 별도의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할 필요가 없다.

익스플로러(9.0 이상 버전), 크롬, 파이어폭스, 사파리 등 웹 브라우저 주소창에 'http://app.chosunbiz.com’를 입력하면 된다.

웹 앱의 주요 서비스는 기존 웹 사이트의 실시간 뉴스 서비스와 연동되며 경제경영 전문 e북 등 스페셜 리포트가 있다.

또 일자별, 주간별, 스페셜 등으로 나눠서 신문 및 콘텐츠 구독이 가능한 '신문배달함'을 추가했다.

가로 및 세로 편집면을 지원하는 조선비즈 웹 앱은 일단 아이패드에서만 이용 가능하고 풀 기사를 보려면 제한이 있다.

조선비즈는 기존 위클리비즈T 독자 등 약 500여명의 이용자에게 시험판 이용법을 전달했다.

이 서비스를 기획한 우병현 이사는 "자체 개발 인력으로 1년여 준비 끝에 웹 앱을 만들었다"면서 "웹 서비스 담당인력이 웹 앱도 전담한다"고 밝혔다.

우 이사는 "약 30만 개의 경제전문 DB, 편집(조판)시스템, 뷰어 등 세 가지로 구성된 웹 앱은 신 개념의 신문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래 전부터 조선비즈는 위클리비즈 T 등을 통해 '종이없는 신문창간'을 선언했었다. 이번 웹 앱의 PC 버전 창간일은 오는 11월1일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선비즈 우 이사는 "유료화 계획은 아직 밝히기 어렵다"면서 "이제 서비스를 론칭하는 만큼 다양한 보완을 통해 독자들이 만족하는 서비스를 내놓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조선비즈는 이 서비스 출시를 위해 내부 개발자들이 상당 기간을 매달렸다. 특히 서비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DB는 1년 이상이 소요됐다.

그러나 조선비즈 웹 앱은 웹 사이트나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에 비하면 역동성이 뒤쳐진다는 평이다.

인터페이스, 편의성 측면에서 다소 모자란 부분이 있어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얼마나 차별성 있는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지도 관건이다. 실험적인 론칭을 평가한다고 하더라도 앞으로의 과제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현재 국내 언론사의 웹 앱 준비는 아직 요원한 상태다. FT나 NYT처럼 해외 유력매체들이 적극적인 실험을 해 온 것과 대비된다.

이는 일단 웹 앱 개발에 따른 초기 개발비용 문제와 노하우 부족에 따른 리스크를 꼽을 수 있다. 특히 모바일 이용자의 뉴스 구독 특성이나 콘텐츠의 수준 등 언론시장 안팎의 근본적인 문제들도 도사린다.

신문배달함 메뉴 캡쳐 화면. 다양한 구독환경을 지원한다. 종이없는 신문으로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하지만 다양한 OS와 기기를 감안할 때 웹 앱 개발은 불가피하다는 견해 또한 적지 않다.

조선비즈의 웹 앱 서비스 출시가 국내 언론사의 '앱 vs 웹 앱' 논쟁을 일단락하는 전환점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한편, 조선비즈는 웹 앱 사전 체험 서비스 기간을 이달 25일부터 10월 23일까지 4주간으로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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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뉴스 유료화를 단행한 경남도민일보 웹 사이트. 국내 어떤 언론사도 도입하지 못한 것을 지역신문이 시작했다. 1년여의 준비과정에는 독자와의 소통이 자리하고 있었다.

지역 일간지 <경남도민일보>가 1일부터 웹 사이트 뉴스 유료화를 시행했다. 

<경남도민일보> 웹 사이트에 접속한 이용자는 로그인 후 종이신문 1부 판매가와 같은 하루 500원의 소액결제를 마쳐야 제한없이 모든 뉴스를 볼 수 있다.

유료 결제를 하지 않으면 일 평균 5~10건의 뉴스는 읽을 수 없다. <경남도민일보>는 일단 하루 110여 건의 뉴스 중 특종, 기획, 칼럼 등 공을 들인 콘텐츠에 한해 유료를 적용한다.

전면 유료화(Paywall)는 아니고 일종의 부분 유료화(Semi-Permeable Paywall)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뉴욕타임스>처럼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경남도민일보>가 추천한 뉴스를 클릭하면 무료로 볼 수 있다.

<경남도민일보>는 웹 사이트에서 이같은 뉴스 유료화를 알리는 '팝업창(신문지면은 알림난)'을 통해 '트래픽 장사'와 무분별한 광고는 포기하고 뉴스의 품질로 승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로라하는 종합 일간지도 도입하지 못하는 뉴스 유료화를 지역신문이 결행한 것은 열악한 시장환경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첫째, 네이버, 다음 등 주요 포털 초기화면에 노출되지 않아 트래픽 장사 자체가 불가능하다. 주요 포털이 투명하지 않은 언론사 선정 기준으로 지역신문은 거들떠 보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 당연히 온라인 광고 유치도 될 리가 없다.

역으로 생각하면 트래픽과 뉴스구매라는 단감을 쥔 포털에 구애받지 않아도 되는 지역신문 처지에서는 뉴스 유료화를 하더라도 손해를 볼 것이 없는 상황이다.

물론 <경남도민일보>를 찾는 독자들이 어느 정도 지불의사를 갖게 될지는 의문이다.

온라인 독자를 대상으로 충분한 니즈 파악이 있었는지를 떠나 뉴스 콘텐츠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갖추려면 상당한 투자와 내부의 인식전환이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편집국장은 "독자들에게 죄송스럽고 스스로에게도 부담되는 결정이었다"면서 "기자들을 포함 신문사 모든 구성원들이 유료화에 걸맞는 뉴스를 생산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아래는 김 국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김주완 편집국장.

Q. 이번 뉴스 유료화는 언제부터 어떠한 논의과정을 거쳤는지요?

A. 1년 전부터 뉴스 유료화에 대한 논의는 있었다. 그러다 편집국장이 된 뒤 부서원들과 상의해 단독이나 차별화한 뉴스는 로그인해서 보도록 했다. 하루 5~10개의 뉴스에 적용했다. 가령 뉴스 제목 밑에 자물쇠이미지(로그인 회원용)를 표시하는 형식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독자들의 불평, 불만이 뉴스 댓글로 쏟아졌다. 댓글 하나하나에 취지를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 1년여 소통을 하면서 독자들의 정서적 거부감을 덜어낼 수 있었다.

실제로 로그인을 해야 볼 수 있는 뉴스는 독자들의 호기심, 궁금증이 유발돼 많이 읽히기도 했다.

이 과정을 거치며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최근에 뉴스 유료화를 확정지으면서 뉴스룸의 일부 기자들이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서울에서 발행되는 전국지의 무료 서비스만 맹목적으로 따라가서는 안된다는 내용으로 설득 아닌 설득을 했다.

"전국지는 네이버 뉴스캐스트 기본형에 입점해 엄청난 트래픽이 유발된다. 그걸로 광고수익이 가능하다. 거기에다 주요 포털로부터 돈을 받고 뉴스 공급을 한다. 거기에 비하면 <경남도민일보>는 애초부터 광고수익도, 포털에서 받을 수 있는 돈도 없다. 트래픽을 늘리려고 별짓을 해도 기본적으로 5~10만명이 들어오기 힘들다.

현재 <경남도민일보>는 일 평균 2~3만명이 방문한다. 인터넷 광고 시장을 감안했을 때 수십만 명이 넘어야 의미있는 광고 매출을 노려볼 수 있다. 유료화 하지 않고 무료로 서비스 해도 뾰족한 수익모델이 없는 셈이다.

이것저것 고려할 때 <경남도민일보>는 뉴스 유료화로 잃을 것이 없다. 
뉴스 유료화를 하면 그 액수는 미미하겠지만 새로운 수익원은 생기는 것 아니냐"고 이야기했다.

Q. <경남도민일보>는 하는데 더 큰 지역신문들은 하지 못하고 있다.
A. 전체 지역신문이 온라인으로 거두는 수익은 없으면서도 서울 종합일간지가 무료로 서비스하니까 아무 생각없이 따라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신문은 유료화가 가능하다고 본다. 사실 전국지들이 만드는 뉴스는 다른 전국지에서도 읽을 수 있는 뉴스다. 별로 차별성이 없다.

지역신문은 로컬에 기반한 뉴스이므로 배포권역이 같은 다른 지역신문이 쓰지 않는 한 독보적인 뉴스가 된다.

우리 신문에서 보지 않으면 안될 뉴스가 얼마든지 나온다. 이해관계가 얽힌 사람 중에 종이신문 구독하지 않는 사람들은 볼 수밖에 없는 게 지역신문이다.

이번에 <경남도민일보>는 유료화라는 '족쇄'를 걸었다. 타지역신문과는 차별화하는 우리만의 킬러 콘텐츠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스스로에 대한 압박이기도 하다.

Q. 편집국장으로서 <경남도민일보> 뉴스에 대해 평가해달라.
A. 자신있게 말하진 못하지만 우리 신문이 만드는 뉴스에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물론 편집국장 처지에서 기자들이 만들어내는게 부족하고 만족스럽지 않다고 채근하기는 한다.

하지만 <경남도민일보>는 다른 지역신문에 비해 논조가 선명하다. 지역의 기득권층을 주로 대변하는 지역신문과 큰 차이가 있다.

경상남도는 보수적인 곳이다. 이곳의 대다수 지역신문들과는 다른 스탠스를 갖고 있다. 이를테면 같은 팩트 다루더라도 논조가 다르다. 그러다보니 독자들이 경남도민일보의 뉴스에 대해 각별한 생각을 갖게 됐다고 본다.

Q. 뉴스 유료화는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계속 하는 건지요? 오늘 시행했는데 얼마나 결제했는지요?
A. 말하기 부끄럽지만 오늘 이 시각(저녁 7시30분)까지 20여명이 결제했다. 앞으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유료화를 접을 생각은 없다.

수익이 미미하더라도 뉴스 유료화를 능가하는 다른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는 한 계속 뉴스 유료화를 할 것이다.

Q. <경남도민일보> 종이신문 구독자들은 제한 없이 무료로 볼 수 있게 한다고 했는데요. 언제부터 가능한지요?
A. 현재에도 인터넷 회원들을 대상으로 종이신문 구독자와 일일이 대조하면 가능하다. 하지만 뉴미디어국에 독자DB와 쉽게 인증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라고 지시해뒀다.

<경남도민일보> 뉴스 유료화는 지면게재용 뉴스를 위주로 진행하므로 종이신문 구독자들은 무료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본다.

물론 인터넷 전용 뉴스를 생산하지만 많은 편은 아니다. 설사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 지역에서 기자회견을 했거나 집회가 있거나 하는 정도의 팩트 위주 뉴스다.

이러한 팩트 뉴스는 종이신문 마감시각과 상관없이 인터넷에 바로 송고케 하고 있다. 그래서 하루 전날 인터넷에 뜨는 뉴스가 더러 나온다. 팩트만 전하는 뉴스이므로 유료로 할만한 것은 아니다.

Q. 뉴스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복안은?
A. 뉴스룸의 모든 구성원들이 <경남도민일보>의 매체 정체성을 직시하고 있다. 우리 신문의 태생자체가 지역의 시민주주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약한 자를 알뜰히 살피는 매체다.

그런 바탕에서 힘 있는 뉴스를 지속적으로 생산하면서 힘 있는 신문으로 나아간다는 데 이견이 없다.

현재 <경남도민일보>는 지역신문에서만 볼 수 있는 사람 이야기를 강화하고 있다. 동네 사람, 동네 이야기 등 지역 스토리가 빼곡히 채워질 것이다.

최근엔 지역을 거점으로 한 스토리텔링 사업에도 나섰다. 재래 상권 살리자는 지역민의 공감대를 감안 그저 관찰자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신문사가 가진 노하우를 활용 직접 참여했다.

이것도 공공저널리즘의 한 방편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1월부터 지역 블로그를 중심으로 한 스토리텔러도 찾고 있다. 곧 본격적인 사업을 시행할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경남도민일보> 뉴스의 경쟁력의 밑천으로 활용된다.

Q. <경남도민일보>는 편집국장을 비롯 일부 기자들이 소셜네트워크(SNS)에서 유명하다. 덩달아 매체 인지도도 상승했다는 평이다. 어느 정도로 활용하고 있는가?
A. 내근 기자, 취재 기자 가리지 않고 SNS 서비스 중 하나 이상은 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트래픽 중 SNS를 통한 유입비중도 꽤 많다.

SNS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을 때는 보통 하루 방문자가 2만명 정도인데 RT를 많이 받는 기사가 있는 등 히트치는 기사가 나오면 그 덕분에 5,000회 이상의 트래픽이 나온다. <경남도민일보>로서는 SNS가 효자나 다름없다.

Q. <경남도민일보> 독자들에게 말씀할 것이 있다면?
A. 아무데서도 하지 않는 뉴스 유료화를 하게 된 것은 독자들에게 아주 죄송스러운 일이다. 사실 오늘 하루 종일 불안했다.

로그인을 해야 보는 회원용 뉴스와는 다르게 돈을 결제하라고 뜨면 독자들로부터 어떤 거부 반응이 있을지 걱정했다.

아침부터 트위터, 페이스북을 통해 유료화 취지문을 게시하면서 고심의 일단을 전했다. 그랬더니 소셜 친구들이 "뉴스 가치만 있다면 유료화에 찬성한다"는 반응을 보내왔다.

직접적인 불만, 거부반응이 나오지 않아 첫날 신고식치고는 다행이다 싶었다. 다만 단서를 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유료화에 걸맞는 뉴스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댓글을 보면서 부담스러워졌다. 좋은 콘텐츠 만들자고 한 뉴스 유료화였지만 말이다. 독자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분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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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 09. 18 - 보고 듣고 느낀 한마디

    Tracked from 행간을 노닐다  삭제

    01_ 알라딘 마법처럼…나이트클럽의 헌책방 변신 드디어 오프라인 매장에 진출. 결국 새 책도 팔지 않을까? 바이백 서비스를 확대한 이유가 신간 중고책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었나. 하지만 대형 중고책 서점의 등장은 출판시장의 왜곡을 심화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사상 최악의 불경기로 책들이 나오자마자 독자들에게 외면받는 현실에서 출판사들이 불법유통이나 땡처리에 중고책 서점을 악용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기..

    2011/09/19 22:36

애플 앱 스토어 진열대에서 사라진 파이낸셜타임스 뉴스 어플리케이션. 애플의 결제정책, 구독자 데이터 확보 등을 둘러싸고 합의점을 찾지 못해서다. 그러나 공고해진 앱 스토어 생태계를 박차고 나갈 뱃심 좋은 국내 언론사는 많지 않아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이하 FT)는 자사 뉴스 서비스 앱을 애플의 앱 스토어에서 빼 버렸다.

FT는 8월31일 애플과의 수익 배분 협상이 실패로 끝나자 아이폰, 아이패드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앱 스토어에서 철수시키기로 결정하고 이같은 조치를 내렸다.

FT는 그러나 애플사의 앱 스토어를 아예 포기한 건 아니다. 일부 앱은 그대로 뒀고 매주 1회씩 발간되는 <How to Spend It> 앱은 이달 초 앱 스토어에 올리기로 했다.

하지만 이들 앱은 모두 무료로 애플의 앱 스토어 결제정책을 피할 수 있다. 무료 앱인 만큼 콘텐츠만 괜찮고 타깃이 분명하다면 광고로 승부를 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애플의 결제정책은 앱 스토어내 자사 결제모듈을 통해서만 유료 서비스를 허용하고 이중 30%를 수수료로 가져가는 것이 주내용이다.

이러한 앱 스토어 생태계는 개발자나 기업들의 안정적 매출구조를 만들어 준다는 긍적적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다가 지난 해부터는 신문 출판업자나 음악, 영상 기업들을 중심으로 플랫폼 사업자인 애플이 자사 결제방식과 수수료 배분비율을 강요한다며 반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특히 구독자 정보나 구독과정의 데이터를 애플이 갖는다는 것도 부담이었다.

결국 뉴스 유료화 모델의 대표주자인 FT가 내린 이번 결정은 올드미디어의 고민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FT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에만 인터넷 유료독자가 30% 넘게 늘어난 25만명 정도를 기록했고, 모바일을 통한 구독신청 비중도 15%나 차지했다.

특히 FT의 전체 수익 중 웹 사이트 수익의 비중은 25%에 이른다. 대부분의 국내외 언론사들이 10% 남짓인 것에 비하면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이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FT 내부에서 플랫폼 사업자인 애플에 종속되면 안된다는 위기의식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마치 국내 언론사들이 포털사업자에 끌려다니고 있는 것을 떠올리는 대목이다.

FT는 애플 앱스토어를 극복하기 위해 우선 차세대 웹 표준인 HTML5를 적용한 모바일 홈페이지(app.ft.com) 사이트를 일찌감치 구축했다. 이른바 '웹 앱'이다.

국내외 언론사들도 다양한 OS와 사이즈가 쏟아지고 있는 모바일 환경을 감안해 HTML5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HTML5는 앱에서 구동되는 역동적인 서비스들을 어떤 디바이스에서도 대부분 충족시켜줄 수 있으나 초기 개발비용 부담이 만만찮은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국내의 경우 아직 개발 환경이 좋은 것도 아니다.

FT의 경우 지속적인 투자로 웹 앱을 제공하는 여건을 조기에 갖췄고 이 기반에서 유료 독자를 유치하는 수순을 밟기 시작한 것이다. FT는 또 안드로이드 앱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NYT, WSJ 등 세계적인 신문들도 웹 앱 구축 행렬에 나서고 있고, 아마존도 8월초 웹 앱을 내놓은 바 있어 '탈 앱스토어'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올드미디어가 뾰족한 해법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FT의 행보가 업계에 미칠 파장은 적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FT는 지난 해 신규 디지털 구독자의 10% 정도가 아이패드를 통해서였다. 적은 수치일 수 있지만 앱 스토어 또는 아이패드의 잠재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언론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의 경우 무료 뉴스 앱 위주의 시장이 크게 변화하지는 않을 것이다. 모바일 앱으로 유료화를 모색할만한 여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광고시장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무시할 수 없는 모바일 생태계의 협력자인 애플과 쓸데 없는 논쟁은 피하는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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