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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퍼스트'는 최우선의, 최고의, 최후의 혁신이다. 독자를 모르면 언론의 미래는 없다. 언론사의 모든 구성원이 '독자를 이해하는 과정'은 곧 '저널리즘'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과제와 닿아 있다. '독자 퍼스트'는 기존에 고수하던 뉴스생산 과정을 독자의 반응과 관심사로 바꾸는 '문화 퍼스트'이기도 하다.


'독자 퍼스트(Audience First)'란 뉴스기획, 생산, 유통, 2차생산(피드백), 마케팅과 비즈니스 전반에 독자의 의견과 바람을 최우선적으로 수렴하는 업무 활동 전반의 원칙을 말한다. '독자 퍼스트'는 어제오늘의 이슈는 아니다. 독자가 디지털에서 뉴스를 소비하는 비중이 크게 증가했고 독자의 뉴스소비 행태에 따라 매체의 영향력이 좌우되는 생태계가 펼쳐진 것은 꽤 지난 일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독자 퍼스트'는 없었다. 뉴스의 포맷과 대응속도, 유통방식에 대한 고민은 난무했지만 정작 거기에 '독자'는 없었다. '독자 퍼스트' 전략은 계층별, 연령대별, 성별 '맞춤뉴스'와 같은 '타깃 콘텐츠' 생산에 국한하는 일은 아니다. 기자가 독자를 바라보는 태도에서부터 어젠다 세팅(뉴스 아이템 선정), 멤버십 프로그램, 유료 가입 판촉활동까지 이어져 있다. 기자 업무 중심의 뉴스조직을 독자에 기반한 업무로 재설계하는 완전히 다른 조직으로 만드는 일이다.

독자에 기반한 업무를 꾸릴 때 가장 핵심적인 질문은 "우리의 독자는 누구인가"이다. 하지만 독자가 서로 연결돼 있는 네트워크에서 그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언론사의 플랫폼이나 채널에 들어오거나 말을 걸고 뉴스를 퍼뜨리는 활동을 하는 독자처럼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증명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리네 카플란(Renée Kaplan) <파이낸셜타임스> '오디언스 참여' 팀장은 2년 전 "앞으로는 단순한 디지털 퍼스트는 소용이 없고 독자 퍼스트여야 한다"고 말했다. 웹사이트(모바일 포함)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뉴스를 보느냐도 살펴야겠지만 독자가 각각의 뉴스(스토리)에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 측정하는 것으로 뉴스조직의 관심사를 바꿔야 한다는 의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016년 랜턴(Lantern)이라는 도구로 내부의 다양한 조직에서 수집한 잠재고객 데이터를 통합하고 실시간 그리고 장기간 독자들이 뉴스(스토리)에 관여하는 방식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국내의 언론사들도 '구글 애널리틱스'로 트래픽을 살피는 곳들이 늘었다. 아예 도구를 자체 개발한 <중앙일보>의 JA(중앙 애널리틱스)도 있다. JA는 모든 기자들이 열람할 수 있다. 서비스 전체의 PV, UV를 파악하던 데서 개별 뉴스 분석으로 초점이 맞춰진 것이 특징이다. 뉴스가 어떤 독자에게 어떤 시간대에 어떤 반응을 얻고 있는지, A라는 뉴스가 B C 등 다른 뉴스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중앙일보>의 한 관계자는 "단순히 이럴 것이라는 직감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데이터를 통해 독자를 이해하고 그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내 그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제공하자는 것도 도입취지"라고 전했다. 안팎의 채널을 통해 독자의 반응과 행태를 이해하려는 시도다. 그러나 뉴스의 질적 개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속도나 양에 치우친 '디지털 퍼스트'가 아니라 습관과 소통을 고려하는 '독자 퍼스트'로 향하려면 만만찮은 뉴스 생산 업무의 재정비가 필요하다. 독자의 뉴스소비 데이터에서 확보하는 통찰력을 뉴스 생산-편집 등의 의사결정에 실제로 써야 하기 때문이다. '균형', '중립'은 한국언론의 해묵은 화두였다. '독자 퍼스트'를 받아들이면 반응하고 참여하는 디지털 독자의 목소리를 비중있게 반영해야 한다.  

'독자 퍼스트'는 뉴스를 업그레이드하는 혁신과 닿아 있다. 뉴스의 개선 없이 '독자 관계'의 양상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은 어렵다. 대표적인 것이 뉴스 신뢰의 문제이다. 신뢰도가 낮게 평가된 매체는 객관성, 다양성을 확장함으로써 독자의 저변을 넓혀가야 한다. 기존의 뉴스 생산 방향을 고수하고 뉴스의 형식만 바꾸는 것은 '독자 퍼스트'로 진전될 수 없다. 

'독자 퍼스트'는 기존 고객을 우량 고객으로 탈바꿈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잠재 고객을 흡수하는 접근이다. 가령 웹사이트에 접근하는 독자가 '로그인'을 하면 별도로 볼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설계를 포함한다. 소셜네트워크에서 뉴스 공유를 하거나 의견을 남기는 독자에게 '말을 거는' 소통 활동도 마찬가지다. 이 과정에서 명확해지는 과제는 매체를 위해 도움이 되고 의미가 있는 독자를 규정하고 발견하는 일이다. 

'모든' 독자를 상대하는 것은 '독자 퍼스트'가 아니다. 모든 독자 가운데에서 유익한 독자를 찾는 일이다. 예를 들면 로그인 댓글 공유 제보 등 디지털 환경에서 물리적인 행동을 할 때, 유료 구독자로 가입하는 경제적 활동을 할 때, 매체가 진행하는 포럼에 참석할 때를 상정할 수 있다. 이들의 데이터를 모아서 디지털과 연결하고(소셜네트워크 계정이나 가입자 정보) 적절한 보상으로 이어져야 한다.

디지털 부문으로 통합된 <아사히신문>의 '아스파라(aspara)' 멤버십은 인구통계학적 특성(demographic characteristics)을 어느 정도 수집한 독자 데이터에서 '취학 아동' 유무를 찾아 14~18세 여고생 대상의 정보를 제공했다. 구독자에게 이사비 10% 할인 적용 같은 천편일률적-기계적인 적용이 아니라 개별 독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돌려주는 사랑스런 일이다.

물론 '독자 퍼스트'는 마케팅업무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뉴스조직과 긴밀히 연결돼 있을 때 성과를 거돌 수 있다. 특히 장기적으로 애정을 보여준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래밍된 멤버십이 현대 뉴스조직에겐 중요한 목표다. 이를 위해 뉴스조직과 마케팅 조직의 구분도 점점 긴밀해져야 한다. 독자에 대한 보상 프로그램에 기자도 참여해야 한다. 기자가 주관하는 토크쇼나 견학 프로그램 같은 것들이다. 가급적이면 이를 통해 커뮤니티를 구축해야 한다. 

기자들은 데이터 가치를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가져야 한다. 비기자직군의 구성원들도 데이터와 기술 활용은 더 중요할 수 있다. 누구나 독자와 상시적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뉴스조직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를 중요하게 참조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하려면 진실하고 겸손한 디지털 리더십이 자리잡아야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의 생각을 중요하게 다루는 리더십은 그저 오지 않는다. 지식 카르텔을 스스로 벗어던지고 엘리트 의식은 접어야 한다. 그래서 '독자 퍼스트'는 '문화 퍼스트(Culture First)'이기도 하다. 오래도록 여론을 이끌었고 세상의 버팀목이라는 언론(인)의 교만함을 내려놓고 새로운 문명에 걸맞는 인식과 철학을 다듬는 일이기 때문이다.

덧글. 이 포스트는 2017년 12월말 <기자협회보> 기자와 '독자 퍼스트'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것을 재구성했다.(이 이야기의 일부는 <기자협회보> 신년 첫호(이미지)에 실렸다.) 



초고속인터넷시장 다시 불붙을까?

뉴미디어 2008.11.04 10:53 Posted by 수레바퀴

고객 개인정보 유출 파문으로 냉각기를 가졌던 초고속인터넷 시장이 SK브로드밴드(구 하나로텔레콤)와 LG파워콤에 이어 KT가 신규 영업정지 족쇄에서 풀리면서 치열한 시장 쟁탈전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 8월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각각 30일과 25일의 영업정지를 선고받았던 KT와 LG텔레콤에 이어 40일의 중징계를 받았던 하나로텔레콤이 다시 이용자 가입전쟁에 나서면서 시장 포화로 정체기를 맞았던 초고속 인터넷 시장의 회생 조짐에 관련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현재 1가구 1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시대에 바짝 다가서고 있는 국내 시장에 새로운 동력이 생기는 여건이 무르익었기 때문이다. IPTV와 인터넷전화(VolP) 등 초고속인터넷 기반의 컨버전스 서비스 및 결합상품으로 이용자를 재배치할 수 있어 3개 유선통신사업자의 화력전은 불을 뿜을 전망이다.

이용자는 곧 '돈'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시장 환경을 고려할 때 가입자 쟁탈 상황에 따라 시장 판도도 점쳐진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실시간 방송을 포함한 IPTV의 본격 상용화 이후 가입자를 놓고 벌이는 KT와 SK브로드밴드간 1위 싸움, 또 집 전화번호 그대로 1인터넷전화(VolP)를 쓸 수 있는 번호이동제 시행 후 SK브로드밴드, LG파워콤(LG데이콤)가 휘두르는 창과 KT가 버티는 방패의 결말도 관심사다.

이와 관련 방송통신위원회는 10월 중 VoIP 번호이동성을 즉시 시행할 것임을 시사해왔다. 업계에서는 이것이 초고속인터넷 시장을 무한경쟁으로 몰고 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8월말 현재 2,067만여명에 이르는 KT 시내 전화 가입자가 무주공산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초고속인터넷시장의 대격전은 단지 가입자를 누가 많이 유치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신규 서비스 도입과 정책 변화 이후에 펼쳐진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싸우는 경쟁이라는 점에서 미디어 그룹의 자존심을 건 ‘진검 승부’라고 할 수 있다. 이들 기업이 보유한 결합상품의 내용과 형식, 요금은 국내 미디어 기업이 보유한 최고의 상품(Products)이기 때문이다.

현재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1위 업체인 KT는 SK브로드밴드와 LG파워콤의 경쟁에서 한발 앞섰다는 자평 속에서 공세적인 마케팅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프리(Pre) IPTV 서비스인 메가TV 가입자가 영업정지 기간인 9월 중 80만여명을 확보하면서  SK브로드밴드의 하나TV(78만여명)를 앞선 것이 KT의 자신감을 키웠다.

이와 관련 KT는 메가TV 가입자중 약 20%가 결합상품을 쓰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연내까지 적극적인 마케팅을 퍼부을 예정이다. 초고속인터넷 시장 점유율 1위인 메가패스 서비스에 가입할 경우, 고급사은품과 무상으로 모뎀을 제공하는 등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KT는 유선전화 시장 잠식을 우려해 시장 활성화에 소극적이던 인터넷전화 상품까지 넣어 배수의 진을 쳤다. 여기에 KTF와의 결합상품도 비장의 무기로 준비하고 있다.

KT측은 “초고속인터넷과 IPTV, 자회사인 KTF의 이동전화를 묶은 결합상품(QPS, Quadruple Play System)을 만들어 사용료를 최고 60%까지 할인해주는 파격 요금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영업정지를 당했다가 8월말 마케팅을 시작한 SK브로드밴드는 기존 하나로텔레콤과는 다르게 전방위적으로 결합상품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SK브로드밴드가 처한 상황을 고려할 때 현재 가입자 기반으로는 컨버전스 시장을 주도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SK텔레콤 등을 업고 조기에 드라이브를 걸지 못하면 밀린다는 다급한 속사정이 거들고 있다.

인터넷전화(VoIP)와 초고속인터넷, 인터넷TV(IPTV)를 한꺼번에 이용할 수 있는 결합상품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초고속인터넷을 신청하면 인터넷전화와 IPTV 브랜드인 브로드앤TV 서비스를 함께 받는 '브로드앤올' 통합상품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를 위해 KT와 LG통신그룹과 차별화됐던 VoIP 기본요금을 없애고 기존 PSTN 단말기로도 인터넷전화 사용을 지원하는 방식을 취했다.

상대적으로 열세인 LG파워콤도 이동전화 및 초고속인터넷에 인터넷전화까지 할인범위를 확대한 결합한 상품으로 밀어 부칠 계획이다. 이를 위해 LG텔레콤이 LG파워콤과 함께 지난 7월 선보인 결합상품 ‘LG파워투게더 할인’ 범위를 LG데이콤의 인터넷전화도 포함시켰다.

이어서 LG계열 통신회사가 총 출동, 초고속인터넷, IPTV와 인터넷전화, 이동전화를 묶은 4종의 결합상품을 내놓는다. 이렇게 되면 결합상품 가입자는 사무실, 집에선 유선전화를, 이동 중에는 휴대전화로 쓰는 듀얼 모드 단말기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결합상품의 구성과 출시속도를 감안하면 인터넷전화에 가장 적극성을 띠고 있다.

올해 초 목표치인 220만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확보를 내세운 LG파워콤은 IPTV 상용서비스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인프라 투자도 병행한다. 올해 말까지 전국적으로 광랜 지역을 확대하는 동시에, 트래픽 부하 해결을 위한 네트워크 품질 개선 및 망 고도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IPTV 가입자는 2009년 326만명이 예상되고, 시장규모도 2012년엔 8,823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PTV와 연관된 셋톱박스 시장은 2010년 8,000억원대로 성장하고, 콘텐츠 시장도 2012년 1조원대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국IDC의 인터넷전화 전망보고서는 지난해 시장규모를 2600억원 규모로 추산하고 연평균 53% 성장률을 기록, 2011년 약 1조4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인터넷전화는 모바일인터넷전화의 성장세에 따라선 시장의 핵폭탄급으로 부상할 수도 있다.

이렇게 1조원대가 넘는 시장이 새롭게 열리면서 그간 포화상태에 이르렀던 통신시장의 도약이 예상된다. 결합상품 비즈니스가 아니라 융합상품도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IP 하나로 카드결제, 주식거래, 휴대폰을 통한 고속도로 하이패스 요금 결제 등 생활과 밀접한 비즈니스로 연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관련 서비스가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KT는 기존 인터넷전화에서 뱅킹, 실시간 교통정보, 생활정보 등을 제공하는 영상 기반 서비스인 ‘SolP(Service over IP)'로 업그레이드했다. LG텔레콤은 한국도로공사의 하이패스서비스에 휴대폰을 연계, 모바일 하이패스 패스온(PassON)을 제공 중이다. SK브로드밴드는 기업은행과 IPTV를 통해 홈뱅킹서비스를 준비중이다.

이렇게 사업자들이 서두르고 있는 것은 통신요금 인하를 요구하는 사회 각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융합서비스, 부가서비스 등을 조기에 개발해 미래의 캐시 카우를 만들어 둬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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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인터넷 등 가입자 유치현황(추정치)

하지만 이들 3개 기업의 피를 말리는 마케팅전은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다. 우선 개인정보 유용에 대한 고객불안 심리를 해소하는 부분이다. 기존 텔레마케팅(TM) 중심의 영업방식을 고수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가운데 대형 할인마트나 가판영업 등으로 바꾸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또 결합상품 판촉전이 각각 계열사인 KTF, SK텔레콤, LG텔레콤의 영업망을 상호 공동 활용하고 있는 구조 때문에 이동전화 대리점을 근거지로 하는 가입자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천 개의 텔레마케팅 업체를 정리한 것으로 알려진 SK브로드밴드는 아파트 등 공동주거단지를 공략하는 형태로 바꿀 계획이다.

무엇보다 적극적인 결합상품 마케팅 행보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가입자들을 감싸안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입자들은 고객정보가 유출되거나 망 안전성, 콘텐츠 다양성 부족, 비싼 요금제 등 서비스 품질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신규 가입자에게는 각종 혜택을 부여하는 반면 기존 가입자를 홀대하는 극단적인 마케팅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대해 업체 관계자는 서비스 가입시 인증시스템을 휴대폰 인증으로 바꾸는 등 개인정보 보호 대책은 물론이고 고객관리를 강화해 본격적인 양방향 마케팅에 임하겠다는 복안이다.

초고속인터넷시장을 둘러싼 결합상품에 가린 기술적 과제도 만만찮다. 기술적 표준 통일이나 보안 문제 해결은 이렇다한 성과를 거뒀다고 보기 어렵다. 전송 품질에 대한 보증도 불충분한 상황이다. 콘텐츠 차별화나 가격 경쟁력도 미흡한 편이다. 

일단 시장 전문가들은 초고속인터넷상품을 묶은 결합상품에 대한 시장 반응이 예상보다 좋다면서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10월초 리포트에서 “결합상품의 시작이 순조로운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가입자 확보 및 유지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통신사업자들의 열띤 마케팅 계획과 애널리스트들의 우호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아직 뚜렷한 붐은 형성되지 않고 있다. 기업들이 납품비리, 세계 금융위기 등 내외적 변수가 잇따라 터지면서 예산집행을 보류하는 등 초반 분위기는 신중하게 이어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시장은 불을 뿜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KT가 지키는 초고속인터넷 및 시내전화 시장, 그리고 서서히 1위 굳히기에 나서는 IPTV 시장을 위협하는 SK브로드밴드, LG파워콤 등 경쟁기업의 결합상품이 미디어 진열장에 줄지어 대기 중이기 때문이다. 

초고속인터넷을 포함한 결합상품의 가격 경쟁력, 콘텐츠의 양과 질, 서비스의 안정성, 고객 마케팅의 특징이 두드러질수록 시장의 추는 어느 때보다 확실히 기울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 이 여파는 단지 IPTV에 머물지 않고 무선 인터넷전화 등 미디어 기업의 미래 동력이 되는 다른 시장으로 확전될 것이다.

이와 관련 방송통신위원회는 10월 초고속인터넷서비스 사업자들에게 인터넷의 최저보장속도를 대폭 상향하기로 하는 등 사업자들과의 협의를 마무리했다. 이는 IPTV 본격 상용화를 앞두고 망의 고품질 요구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멀티미디어 인프라로서 초고속인터넷망의 역할이 주목되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 차세대 인터넷서비스인 광가입자망(FTTH)은 2005년 LG파워콤의 등장으로 촉발된 100Mbps급 속도 경쟁에 따라 비로소 광가입자망 투자가 이뤄졌으나 100Mbps와 준 광급인 50Mbps 가입자는 전체 초고속인터넷서비스 가입자의 50% 정도에 그치고 있다.

전체 초고속인터넷가입자의 40%를 점유하고 있는 KT의 경우에도 50Mbps 이상의 속도가 지원되는 가입자가 전체 670만 가입자 중 420만명도 불과한 실정이다. 인터넷서비스 시장의 20%를 점유하고 있는 케이블TV 사업자도 50Mbps 이상의 속도를 지원하는 가입자가 고작 10%를 넘어선 상황이라 망 업그레이드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향후 인터넷서비스망은 HD급 IPTV와 양방향 e러닝, 전자상거래, 홈네트워킹, 맞춤형 콘텐츠 서비스 등으로 진화할 것이기 때문에 관련 사업에 대부분 진출한 KT, SK브로드밴드, LG파워콤 등은 오는 2012년까지 총 5조원 가량은 IPTV 사업 투자규모 중 약 4조원을 네트워크 부문에 쏟아부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KT는 오는 2010년까지 1조 2000억원을 투자해 댁내광가입자망(FTTH)를 구축, 전국 가입자의 95% 이상이 IPTV를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일단 시장 전문가들은 사업자들의 초고속인터넷서비스 업그레이드 이행은 추가적인 시장내 검증과 제도적 뒷받침이 요구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단지 사업자들이 이용약관에서 최저보장속도를 보장하고 관련 향상 계획을 방통위에 내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역동적인 미디어 환경을 감안한 사업자들의 전폭적인 투자와 함께 소비자들로부터 잇따르는 가혹한 검증 구도 속에서 새롭게 부활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덧글. 이 포스트는 미디어미래연구소가 발행하는 미디어퓨처 11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글 작성 시점은 10월 초임을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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