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과 함께 MBC를 대표하는 시사프로그램 시사매거진 2580. 심층보도 프로그램은 사실관계에 대한 철저한 취재, 이에 앞선 치밀한 사전 기획 그리고 다양한 표현방식으로 정보와 오락의 이중성을 극복해야 한다.
Q1. <시사매거진 2580>의 특징(장점)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A1. <시사매거진 2580>은 한 아이템당 평균 15분 정도의 보도로 심층성을 강화한 시사 프로그램입니다. <PD수첩>이 PD저널리즘의 대표적인 탐사보도 프로그램이라면 기자가 중심이 되는 프로그램이지요. 1994년부터 정규 편성됐으니 꽤 장수 프로그램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장수하는 비결은 <시사매거진 2580>이 사회적 의제 설정 기능을 주도하고 있어서입니다. 특히 재벌, 검찰, 언론 등 취재의 성역과 금기를 타파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맷값 사건 보도, UAE원전수주 이면계약 논란 보도는 시청자들로부터 엄청난 호응을 받았죠.
Q2. 시청자들은 <시사매거진 2580>이 사회문제를 다양한 측면에서 보여주고 있어 유익하다는 의견을 전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일부 내용이 양측의 입장을 고루 다루기보다는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어 아쉽다는 의견도 전해지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2. 시사보도 프로그램은 그 성격상 고발성, 폭로성이 강합니다. 따라서 이해관계자의 입장을 잘 헤아려 사실을 파헤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요. 문제가 되는 것은 사회 부조리와 비리 문제를 일으키는 힘을 가진 자, 돈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을 그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는 거지요.
이들은 시사 프로그램에 충분히 자신들의 입장을 전하기보다는 인터뷰를 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연히 일방적인 취재다, 편파적이다라고 하는 시각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얼마전 한류를 주도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과 기획사간의 계약문제를 다룬 보도에서도 한쪽만의 입장을 전달했다는 지적이 있었는데요. 결론을 정해놓고 보도하는 구색 갖추기식 취재라는 것이지요. 수준 높은 저널리즘을 보여줄 때 시사프로그램이 시청자들로부터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진리를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일부 시청자들의 지적을 감안해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충분한 시간과 치밀한 취재력으로 이같은 논란, 시비를 비껴가는 노력이 더 요구된다고 하겠습니다.
Q3. 시청자들은 <시사매거진 2580>이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주는 소신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평을 전해주셨습니다. 하지만 다른 시사 프로그램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차별화 된 모습을 볼 수 없어 아쉽다는 소감을 보내주셨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3. 심층 시사 프로그램은 단순한 사실의 나열이 아니라 진실을 추적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정부와 사회에 대한 감시자 역할을 하고, 사회적 규범을 강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 기존 규범이나 사회적 가치를 개혁하는 경향을 띱니다.
자연히 시사고발, 탐사프로그램은 사건, 사고 등 현안을 중심으로 비슷한 포맷을 띠게 돼 있습니다. 이 경우 진실에 접근하는 방법과 결과가 폭로적이고 일방적이며 미완인 경우가 많습니다. 주제에 접근하는 차별화된 구성방법의 고민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Q4. <시사매거진 2580>은 사회의 부조리와 비리를 심층적으로 다루어서 문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시청 평이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의 잘못을 일반화시켜 모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전해지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4. 시사프로그램의 문제점으로 자주 거론되는 것으로 소재 편중과 주제의 선정성 못지 않게 일반화의 오류가 있습니다. 일반화의 오류란 특정 사례를 일반적인 현상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입니다. 제작진의 논리를 강화하기 위해 사건의 일면만을 부각하든지, 이해당사자중 한쪽만의 입장을 대변하는 경우가 그것입니다.
수많은 데이터를 축적해 사실관계를 보다 객관적이고 깊이 있게 다룰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탄탄한 취재력이야말로 시사보도 프로그램의 생명력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Q5. 이외에 <시사매거진 2580>의 아쉬운 점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A5.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포맷으로 시청자와의 교감부족이 아쉽습니다. 인터넷 게시판 정도만 개설해두고 있는데 시청자의 의견을 받는 다양한 시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또 현재 편성시간이 적절한지 재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Q6. 마지막으로 <시사매거진 2580>에 대한 제언 부탁드립니다.
A6. 시사 프로그램의 태생적 문제점은 ‘정보와 오락의 이중성’이라는 점입니다. 시청률의 압박 때문에 오락성에 다가가게 되고 이는 시의성 있고 선정적인 소재에 매달린다는 것이지요. 이를 내부적으로 어떻게 극복할지는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입니다. 특히 시의성 있는 아이템을 다룰수록 시사 프로그램 구성원들은 ’사물을 객관적으로 보는 균형감각‘이 요구됩니다.
이를 위해선 전문 제작인력의 육성에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시사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중요한 기반이 되지요.
물론 안팎의 열악한 제작여건 속에서도 언론인들에게는 언론인으로서의 윤리의식은 가장 중요합니다. 부당한 외압에 대응하는 언론인으로서의 양심적인 자세를 통해 시청자들은 시사 프로그램의 존재의 의의를 다시한번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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