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소셜 미디어 에디터가 트위터에 올린 글. 웹 서비스 프로젝트까지 다방면에 걸친 업무가 눈부시다.
뉴욕타임스가 지난해 3월 소셜 미디어 에디터(social media editor)를 임명한 것을 기점으로 올해 내내 전통매체는 소셜 열풍의 한 가운데로 진입했다.
트위터, 페이스북을 통한 독자 유입은 늘어나는 반면 포털 검색을 통한 독자는 정체된 데다가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도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언론사들도 자사 저널리즘과 뉴스 제공 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서비스 플랫폼 구축 즉, 소셜 미디어 네트워크는 중요한 이슈가 됐다.
실험적인 모델 발굴로 적극성을 띠는 뉴욕타임스 소셜 미디어 에디터의 경우 뉴스룸 동료들 그리고 독자들과 함께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첫 행보였다.
즉,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고 또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뉴스룸 내부에 소셜네트워크(SNS)를 즐기지 않는 기자들의 습관을 바꿔 놓는 것도 포함한다.
또 소셜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전파하는 일에도 매진했다. 기자들이 소셜 미디어를 손쉽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구와 자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뉴욕타임스 소셜 미디어 에디터 제니퍼 프레스톤(Jennifer presston)은 트위터와 관련 첫째, 뉴스를 퍼블리싱하고 둘째, 개인적인 통신사(wire service)를 만들고 셋째, 독자들의 반응을 살피며 사로 잡는 것 등 모두 세 단계 전략을 세웠다.
대표적인 변화는 뉴욕타임스 기자들이 이제 아이폰으로 트윗픽(Twitpic)에 사진을 올리는 것이 일상이 됐다는 점이다.
뉴욕타임스 페이스북은 현재 96만명 이상의 팬을 확보했는데 연내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니퍼 프레스톤은 틈새 영역과 관련된 커뮤니티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영화(Theater)와 같은 특별 페이지도 만들었다.
그녀는 "기자들이 자신만의 페이지를 가져야 한다"면서 "기자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아주 단순하게 기사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아래는 일반적으로 정의되는 소셜 미디어 에디터의 뉴스룸내 역할이다.
- 협력과 활기
소셜 미디어 에디터는 우선 소셜 미디어를 부담스러워 하는 동료들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내부 리소스를 정비하고 좋은 사례를 전파해야 한다.
기자들이 소셜네트워크에서 직면하는 어려운 점들을 경청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제도적, 기술적 조치들을 다한다.
뿐만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의 보급과 확대를 위해 사내 교육 프로그램을 정비한다. 외부 전문가 영입과 같은 커리큘럼을 짜기도 한다.
- 이벤트
필요한 때에 뉴스를 전하고 독자들이 원하는 것을 찾아낸다. 뉴스룸 취재부서에 이를 설명하고 더 나은 뉴스생산에 기여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뉴스룸 안의 자원들을 활용해 스토리를 만들기도 한다. 이때 디자이너와 프로그래머들과 협의할 때도 있다.
뿐만 아니라 뉴스룸 안팎의 일상적인 이벤트를 전한다. 새로운 콘텐츠를 소개하거나 독자 대상의 쿠폰지급까지 포함한다.
- 커뮤니티
팬 페이지(페이스북 페이지) 신설, 트위터 팔로어 리스트 업은 기본이고 확보한 독자들을 뉴스룸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형태로 유도해내야 한다.
지역, 취미와 기호에 따라 분류하고 이와 관련된 뉴스룸 내부의 자원들 예를 들면 뉴스, DB를 지원해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모은다.
특히 저널리즘 협업이 가능한 공공 어젠다를 설정하고 독자들의 아이디어와 제보를 기다리는 공간 혹은 시스템을 만든다.
- 커뮤니케이션
소셜네트워크 참여자들 중에는 뉴스룸을 비판하는 글을 올릴 경우도 있다. 논조를 비판하거나 기자의 실명을 거론할 수 있다.
좋은 칭찬과 격려만 넘치는 것이 아니라 비방과 질시를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소셜 미디어 에디터의 미덕이다.
어떤 질문과 공격도 수렴하고 이를 뉴스로 반영하는 유연함이 필요하다. 어찌 보면 뉴스룸내 모든 기자들의 커니케이션은 본질적으로는 휴머니케이션(humanication)이다.
현재 해외 언론사들은 소셜 미디어 에디터를 소셜 미디어 코디네이터(coordinator), 소셜 미디어 매니저, 커뮤니티 매니저 등의 상이한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뉴스룸 환경과 시장여건에 따라 하는 일은 조금씩 다르지만 원칙적으로는 뉴스를 전파하고 독자들과 소통하는 일에 집중된다.
그랜드 아일랜드 인디펜던트(Grand Island Independent)의 소셜 미디어 코디네이터는 트위터, 페이스북은 물론이고 소셜네트워크와 연계된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한다. 뉴질랜드 한 언론사(stuff)의 소셜 미디어 에디터는 독자들에게 효과적으로 뉴스를 전달하는 모델을 찾는다.
데일리타르힐(dailytarheel)의 커뮤니티 매니저는 기본적으로 페이스북, 트위터 계정의 독자들을 유지, 확대하는 일을 맡고 있다. 속보, 영상 등을 등록하거나 기자들의 취재를 돕기 위해 좋은 정보거리를 전하는 일도 한다.
아직 국내 언론사들은 소셜 미디어 전담자를 두는 것에 인색한 상황이다. 대부분의 뉴스룸이 관련 업무 전담자가 없거나 닷컴사에 떠맡기고 있다. 기껏해야 기계적인 뉴스 전달 업무가 고작이다.
또 뉴스룸내 기자들은 언론사 브랜드를 키우는 측면보다는 개인적인 활동에 치우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연합뉴스는 최근 임직원의 소셜네트워크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활동 근거를 마련했다. 뒤늦었지만 언론사 차원의 접근이라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사건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뉴스룸 자체가 변화하는 부분이다. 외부 비판의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한편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뉴스룸이 디지털 역량을 모으는 일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독자들의 요구를 수렴하는 개방적인 뉴스 서비스 전략이다. 이를 위해서는 언론사 뉴스 페이지, 블로그 등 커뮤니티 서비스도 좀더 오픈 플랫폼을 지향해야 한다. 특히 기자들은 독자들의 의견에 귀기울이고 스스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데 주력해야 한다.
2011년은 전통매체와 소셜미디어 사이에 본격적인 경쟁과 협력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전통매체는 모바일 패러다임으로 완연히 이동하는 과정에서 집단지성이 주므르는 소셜 미디어를 껴안는 노력 여하에 따라 전통매체의 영향력 지수는 등락을 거듭할 것이다.
한편, 최근 뉴욕타임스는 1년여 유지해오던 소셜미디어 에디터 두명을 모두 관련 뉴스 취재를 담당하는 리포터로 전환하고 기존 소셜네트워크 관련 업무를 인터랙티브 뉴스 팀으로 흡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같은 조치는 부정적으로 해석되서는 안되고 언론사의 소셜미디어에 대한 신중하고 전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그렇다면 국내의 경우에는 어떨까? 저널리즘에 대한 평판, 뉴스 소비자의 충성도가 낮은 조건에서는 적극적인 관계모델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더 나아가서 기자들이 소셜네트워크에 대한 이해를 통해 소통의 잠재력을 뉴스룸 내부에 전파해 혁신의 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미디어오늘 2010년 12월8일자.
Q. 트위터가 언론사 뉴스룸 혹은 기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A. 우선 독자들을 비로소 인지하기 시작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동안 뉴스룸은 독자들과 일정한 거리가 있었다. 댓글 외에는 자사 뉴스와 기자, 논조에 대한 시장반응을 신속하게 정리하기 어려웠다. 트위터에서는 독자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움직이려 하는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둘째, 뉴스 유통의 새로운 채널로 활용하고 있다. 내가 쓴 기사, 내가 올린 블로그 포스트를 호외처럼 발행하기도 하고 동료의 기사를 퍼 나르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좋은 뉴스가 무엇인지, 좋은 뉴스의 전달방법이 무엇인지 나름대로 해석할 수 있게 됐다.
셋째, 독자와의 관계를 어떻게 하면 증진할 것인가, 뉴스를 얼개로 한 비즈니스-마케팅 모델은 없을 것인가 등 부가적인 고민을 갖기 시작했다. 수만 명의 팔로어를 가진 스타 기자들이 등장하면서 시민참여저널리즘, 집단지성을 활용한 저널리즘 등도 검토되고 있다.
Q. 기자들에게는 트위터의 좋은 점, 나쁜 점이 있을 거 같은데...
A. 트위터 활동이 기자의 업무 내용과 형식을 바꾸고 있다. 트위터에서 기사 아이템이나 아이디어 심지어 취재원을 확보하는 경우가 일어나고 있다. 일부 기자는 자신의 블로그를 중심으로 이들과 협업을 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이러면서 독자들과 기자, 그리고 그 기자가 속해 있는 뉴스룸과의 관계가 농밀해진다는 점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실시간 소통으로 업무시간을 빼앗긴다는 점도 드러나고 있다. 친구 맺기나 업무 이외의 현안에 대해 논평하는 등의 사적인 시간 할애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일부 언론사는 아예 가이드라인을 만들면서 적극적인 ‘규제’ 의혹 논란도 빚었다.
특히 기자들은 트위터 활동을 통해 사적의견의 표출과 같은 상황에 직면하는데 이에 따른 심적 부담은 물론이고 조직과의 갈등이 예상된다.
Q. 트위터가 콘텐츠에는 어떤 변화를 주는가?
A. 기자들이 다루는 주제와 관심사안, 그리고 취재원이 다양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자가 관련 기사를 쓸때 참고하는 의견이 늘어난다. 기존 전문가 그룹보다는 소셜네트워크의 집단지성-트위터 계정들이 자주 인용되기도 한다.
A. 트위터로 여론 흐름도 아주 빨라졌는데...
Q. 트위터 계정을 갖고 있는 해외 언론사 뉴스룸은 트위터 움직임을 자사 웹 사이트에 실시간으로 노출하는 경우가 많다. 이같은 대응이 어젠다를 선점해야 하는 언론사의 당연한 수순이기는 하지만 단순히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영향력을 확보하긴 어렵다.
해외 언론사의 소셜미디어 업무들은 뉴스 전달 → 뉴스 재생산 → 커뮤니티(트위터 관리) → 브랜드 마케팅 등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출발지는 일반적으로 트위터다. 그래서 소셜 미디어 에디터를 커뮤니티 매니저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도 한다.
Q. 국내에는 소셜 미디어 에디터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A. 일부 지역신문, 중앙일간지에는 그런 타이틀을 가진 경우도 있지만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경우는 드물다.
Q. 앞으로 트위터가 언론 환경에 더 많은 영향을 줄거라고 보는가, 아니면 유행으로 끝날 것 같은가?
A. 트위터와 같은 소셜 미디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따라 언론사의 대응 수위가 결정될 것이다. 트위터를 중심으로 한 소셜네트워크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 또는 브랜드 마케팅을 고려하게 된다면 전담 조직의 규모는 확연히 커져야 한다.
관건은 기자들이 트위터를 수렴하면서 어떤 생각을 하느냐, 기자들의 변화를 효과적으로 뉴스와 비즈니스에 접목해 내느냐에 있다. 독자와 시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SNS-모바일 패러다임과 언론사, 기자를 종합적으로 고민하는 구성원들이 늘게 되면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미디어 활용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Q. 결국 트위터를 어떻게 활용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는 사람에 달린 것인가?
A. 그동안 언론사 뉴스룸에는 소통, 독자, 시장에 대한 이해는 없으면서 관련 기사만 다량으로 내놓은 사이비 디지털 저널리스트들이 많았다.
트위터를 접할수록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기자들의 소통 경험이 많을수록 뉴스룸은 분명히 미디어 컨버전스에 적응하는 것이 한결 쉬워질 것이다.
덧글. 이 포스트는 기자협회보 온앤오프(56)입니다.
'뉴스미디어의 미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경제신문, 모바일 서비스 현황과 전략 (0) | 2010.12.31 |
---|---|
시장안갯속 언론사 아이패드 에디션 진화방향은? (2) | 2010.12.16 |
소통, 디지털 스킬 겸비한 기자가 뜬다 (2) | 2010.12.0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