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V

현재 TV 음악프로그램 문제와 대안

by 수레바퀴 2009. 6. 8.


과거 지나간 음악프로그램을 떠올려보면 지금 음악프로그램의 현실이 무척 아쉽기만 하다. 그나마 <음악여행 라라라>가 음악 장르의 폭을 넓히고 있긴 하지만 최근 성인가요프로그램 마저 사라지면서 음악프로그램이 설 자리가 점 점 좁아지고 있다. 그렇다고 남은 음악프로그램에서 사라진 음악 장르를 흡수했는가 살펴보면 그렇지도 못한 형편. 대중가요프로그램 역시 현재 인기곡 위주로 짜여 지고 있어서 매번 같은 곡이 방송될 때가 많아 방송에서 다양한 대중음악을 들려주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요즘 음악프로그램은 특정 세대를 타겟으로 하고 있어서 여러 세대를 아우르기에는 역부족이기도 하다. TV 예능장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음악프로그램. 점점 그 숫자가 줄어들고 있는 요즘 같은 방송현실에서 어떻게 다양성을 확보하고 세대를 아우를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  

Q. 방송프로그램 특히 예능장르에서 ‘음악프로그램’이 갖는 의미와 역할은 무엇일까요?

음악 프로그램의 가증 큰 기능은 시청자에게 오락적 요소를 제공하면서 시청자가 정서적, 감정적 만족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다른 쇼 프로그램과는 다르게 보다 차별화된 휴식을 제공하는 오락적 요소가 있는 것이지요.

음악프로그램은 다른 예능 장르 프로그램보다 무대, 조명, 음향, 미술, 컴퓨터 그래픽, 특수효과, 의상 등 방송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모두 결합함으로써 가장 화려하고 멋진 세계를 간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음악 프로그램은 시대상을 반영한 대중가요는 물론이고 음악이라는 형식을 빌어 재미와 감동 그리고 최신 유행을 감각적으로 전달하는 등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있습니다. 

Q. 과거 음악프로그램에 대한 다양한 평가를 부탁드립니다.(시대별로)

(1) 장르적으로 다양했는가?

TV초창기인 1960년대에는 미8군 진출 가수 혹은 트로트 가요 중심의 프로그램이 많았습니다. 1970년대는 포크음악, 1980년대는 댄스, 발라드 장르가 프로그램을 주도했고요. 이런 류의 장르는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등 버라이어티 쇼 무대를 중심으로 1990년대 후반까지 다뤄졌습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 방영됐던 <수요예술무대>는 성악, 락, 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흡수,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랩, 댄스 등을 중심으로 한 최신 인기가요가 두드러졌습니다.

(2) 여러 세대를 아우르는 역할을 했는가?

최근 10여년간에는 40~50대 타깃을 대상으로 흘러간 가요를 다룬 <MBC가요콘서트>, 가요와 팝 뮤직을 전하는 20~30대 타깃의 <수요예술무대>에 이어서 <음악여행 라라라>, 청소년 대상의 최신가요 순위 프로그램인 <음악캠프>, 그리고 최근의 <쇼 음악중심> 등으로 다양한 세대를 위해 골고루 포진돼 있는 양상을 띠었습니다. 하지만 편성시간대나 등장하는 주요 장르를 감안할 때는 여전히 10대 청소년 등을 중심으로 한다고 할 것입니다. 이와 관련 시청 연령대가 비교적 높게 설정된 <MBC 가요큰잔치>, <수요예술무대> 등이 잇따라 종영된 바 있습니다.

(3) 그 외

MBC 강변가요제, MBC 대학가요제 등을 통해 젊은 세대의 감수성이 반영된 음악프로그램들이 당시의 시대상을 많이 보여준 것이 인상적입니다. 70년대에는 포크송을 80년대에는 경쾌한 락 등이 그것이지요. 하지만 1990년대부터는 이들 음악경연 프로그램이 주류 대중음악인 랩, 발라드, 댄스풍으로 흘러 퇴색했습니다.  

Q. 과거와 현재를 통 털어 여러 가지 면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음악프로그램이라고 한다면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요? 또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음악여행 라라라>는 비공개 프로그램으로 스튜디오에 제작되며 심야시간대에 편성돼 있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음악 중심의 연출력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과거 음악프로그램들이 ‘보여주는 데’ 전력했다면 이 프로그램은 ‘들려주고 이해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가수들의 표정, 감정, 음색은 물론이고 악기, 소리 등을 섬세하게 다루면서 깊이가 남다르다는 평입니다.

더구나 가창력이 풍부한 가수들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평소 텔레비전에 자주 나오지 않던 가수들도 출연시키는 등 장르와 출연진의 다양성이 돋보입니다.

또 음악을 이해하는 장년층의 가수가 직접 진행을 맡아 젊은 가수들이 오락성 위주의 진행과는 차별성이 있습니다. 

Q. <중요질문> 요즘 음악프로그램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1) 장르적

댄스풍의 최신 인기가요가 모든 음악프로그램을 좌우하고 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대표적인 MBC 음악프로그램 <쇼 음악중심>의 경우에도 출연진의 대부분이 댄스나 랩을 다루는 가수들입니다. <음악여행 라라라>가 일부 보완을 한다고는 하나 다양한 장르를 소화해내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2) 시청층

10대 위주의 시청층은 음악프로그램의 핵심 타깃세대입니다. 객석을 가득메운 방청객들도 이들 청소년 세대입니다. 중장년층이 편안히 음악을 경청하고 가수나 음악가를 만나는 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입니다. 그나마 30대 이후의 중장년층을 상대하는 <음악여행 라라라>는 평일 심야시간에 편성돼 있어 안타깝습니다.

(3) 그 외

음악프로그램의 규모, 횟수 등 전체 편성시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었습니다. 특히 10대 위주의 최신가요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포맷도 진행하는 MC, 다수의 가수가 출연하는 형태의 공개방송이 여전합니다. 가수 한명이 자신의 음악세계를 보여줄 수 있는 대형 음악프로그램이나 해외 뮤지션들을 소개하는 품격이 사라졌습니다. 재즈, 클래식, 인디음악, 국악, 동요 등 전문분야를 함께 아우르거나 차별화하는 컨셉트도 부재합니다. 

Q. <중요질문> 음악프로그램의 입지가 현재와 같아진 이유(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매체 환경 때문입니다. 모바일, 인터넷 등 온라인 미디어를 통한 음악 소비가 트렌드로 굳어진 것이지요.

또 디지털 음원 형태의 유통이 이뤄지고 있는 국내 음악시장의 특성도 거들고 있습니다. 당연히 TV 음악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떨어진다고 할 것입니다.

여기에다 음악전문 케이블TV도 우후죽순처럼 등장했고요.

음악성 있는 가수나 음악가들이 TV무대 보다는 직접 대중과 만나는 콘서트 현장을 선호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TV 프로그램 포맷이 가수나 음악가의 노래를 다양하게 들려주기보다는사적인 이야기를 듣는 토크쇼 위주로 편성되면서 TV를 떠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방송사의 의지가 약하다고 읽힐 수 있는 대목입니다.

식상한 캐스팅도 문제입니다. 제작진들이 그저 예능의 감이 좋은 가수들 위주로 부르거나 대형 기획사 시스템에 의존해 마구잡이로 가술들을 출연시키는 등 음악성이 풍부하고 가창력이 좋은 가수들의 등용문 기능을 잃어버렸습니다. 

Q. 음악프로그램의 현 상황이 계속 될 경우, 우려되는 점은 무엇인가요?

TV가 대중음악 또는 대중가요 선도매체로서의 위상을 급격히 잃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금처럼 상업적 관점이 지배한다면 예술성, 서정성을 가진 음악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을 갖게 만들 수 있습니다.

10대 중심의 대중가요가 대중 음악의 전부인양 편견을 갖게 할 수 있습니다. 즉, 국내 음악시장에 10대만 존재하게 되는 셈이지요. 시장규모를 줄이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특히 선정성이나 퇴폐성 등 대중음악이 천편일률적으로 흐를 수 있는 등 콘텐츠의 발전도 저해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대중음악 시장을 규격화, 정형화할 수 있습니다. 등장하는 음악가-가수들은 10대 후반~20대 초반 연령이고 잘 생긴 외모의 남성, 여성 또는 그룹이 현란한 춤 솜씨를 보여주는 무대가 TV 음악프로그램의 전부로 읽히게 되는 것이지요.  

Q. 앞으로 지상파 방송사가 음악프로그램을 제작함에 있어 현 상황을 고려해 볼 때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시청자들이 다양한 취향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제작진이 대중음악을 단지 오락, 위안 이상으로 보는 시각을 벗어나기 위해서입니다. 음악이 교양으로서, 시대상을 읽는 텍스트로서, 대중의 감수성과 정체성을 담보하는 예술이라는 평가와 인식이 전제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 10대, 중장년층의 문화적 기호를 시장에서 파악할 필요도 있습니다. 그 결과를 토대로 다양한 계층의 시청자 욕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계기별, 인물별, 장르별 특집 등 대형화, 전문화를 고민해봐야 할 것입니다.

또 여성, 노인, 어린이, 장애인, 도서지역 등 소수계층을 위한 음악프로그램을 모색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순수 음악프로그램 중심에서 벗어나 음악토크쇼, 스타쇼, 시청자 참여 음악프로그램 등 내용적으로 다변화를 검토해봐야 할 것입니다.

특히 음악전문 인력이 부족해 프로그램 구성력이 떨어지는 등 제작여건을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청률에 기반한 편성도 줄여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자면 시장과 대중음악을 보는 객관적이고 균형적인 시각이 수반돼야 할 것입니다.

시청자들이 갖고 있는 비판적인 목소리들 예컨대 가수선정 공정성, 상업적 시스템-대형기획사에 좌우되는 등- 등에 대해 투명한 제작과정을 공개하고 소통해야 할 것입니다. 

Q. 음악프로그램이 장르와 시청층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세대를 아우르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대안마련 등)을 기울여야 할까요?(현재 음악을 듣는 방식을 세대별로 특성을 파악해서 프로그램에 적용시킬 필요도 있을 것 같고요.)

장르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일입니다. 그러자면 시청률, 스타시스템 등 상업적 관점을 걷어내야겠지요. 몇몇 기획사 가수들의 독점으로 유지되는 오락성, 대중성 대신 음악성, 전문성이 필요한 것입니다.

또 립싱크 위주의 제작형식도 가능한한 배제해 실력파 음악인들이 부상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여자가수는 섹시하고 현란한 댄스, 남자가수는 외모 등으로 굳어져 있는 것이 종래의 음악프로그램 출연자 정석이었거든요.

특히 현재 방송중인 음악프로그램은 10대 취향의 주류 음악프로그램, 라이브 전문음악프로그램, 성인장년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도식화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음악장르를 보여줄 수 있도록 음악프로그램의 형식, 내용 등에서 좀더 획기적인 시도가 필요합니다.

일단 편성시간대가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편성시간이 중장년층은 심야시간대, 청소년은 주말로 굳어져 있습니다. 시청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이동해야 할 것입니다.

또 소규모 콘서트 형식을 빌어 생동감 있는 현장성을 살려줘 음악, 뮤지션에 대한 친숙도를 높여줘야 합니다. 특히 주류음악 위주보다는 비주류음악, 새로운 음악(인)들을 많이 다뤄야 할 것입니다. 다변화된 매체환경에 대비해 새로운 음악프로그램에 대한 모색이 좀더 쏟아져 나오길 기대해 봅니다. 

※ (참고) 음악프로그램의 분류

1) 형식분류

- 공개프로그램/비공개

- 생방송/녹화

- 스튜디오내 제작/중계차 이용한 탈스튜디오

- 순수음악적 단순구성/2개 이상 아이템으로 이뤄지는 복합구성 

2) 내용분류

- 순수음악프로그램(프로그램 전체가 음악의 배열과 구성으로 이뤄짐)

- 순위 음악프로그램

- 음악토크쇼

- 스타 쇼

- 특집음악프로그램(연말 연초 성탄절 가정의 달)

- 시청자 참여 음악프로그램 

3) 연령층 분류

- 청소년층 음악프로그램

- 중장년층 음악프로그램
 
덧글. 이 포스트는 MBC-TV <TV속의 TV> TV문화창조 코너를 위해 미리 작성한 내용입니다. 방송은 6월5일 오전 11시에 편성됐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