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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ine_journalism

지식대중이 주도하는 저널리즘

by 수레바퀴 2008.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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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초부터 계속되고 있는 촛불집회를 두고 민주주의의 질적 성장으로 보는 시각들이 많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면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소통하고 의견을 모아가는 과정들이 참여 민주주의와 다름없다는 것이다.

이는 인터넷으로 소통과 콘텐츠에 대한 경험을 쌓은 지식대중의 규모가 커진 한국사회의 새로운 흐름에서 출발했다. 지식대중은 일반적으로 평균 이상의 학력과 정보 습득력, 정보 표현력을 드러내면서 ‘지식의 대중화’를 이끌며 강력한 집단적 파워를 갖게 된 이들이다. 

이들은 세 가지의 행동 특징을 보인다.

첫째, 네트워크의 활용이다. 블로그를 개설한다거나 관심사를 공유할만한 카페나 클럽을 찾아 커뮤니티 구성원이 되기도 한다. 이들은 많은 정보들 중에서 자신들이 찾는 정보를 확보한다. 뿐만 아니라 더 나은 것으로 창조해서 적극 공유에 나선다.

둘째, 콘텐츠의 창조다. 포털사이트 뉴스 댓글부터 블로그에 올리는 사진 하나까지 모든 것이 지식대중이 관장하는 하나의 일이다. 지식대중은 콘텐츠를 단지 올리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준 높은 콘텐츠를 만드는 쪽으로 집중한다. 정보를 더 훌륭하게 연출하는 스토리텔링도 익혔다.

셋째, 활발한 소통이다. 콘텐츠에 대한 상호 평가도 치열하게 이뤄진다. 이 콘텐츠는 진실에 부합해서, 저 콘텐츠는 영상 퀄리티가 떨어져서 “어떻다”는 분석이 교환된다. 자연히 좋은 콘텐츠일수록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된다.

뉴스도 마찬가지다. 기성매체가 생산한 콘텐츠를 바로 수용하기보다는 적극 관찰하고 분석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가장 성장이 두드러졌던 인터넷 분야는 블로고스피어(blogosphere)다. 모든 뉴스 즉, 콘텐츠가 제약을 받지 않고 개방된 통로를 따라 움직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제기한 의견과 평가를 거치면서 비로소 ‘수렴’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일방적으로 던져진 뉴스를 소비하던 수용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행간의 의미를 짚어 보는 것은 물론이고 적극적으로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움직인다. 쌍방향 미디어인 인터넷에서 이러한 지식대중의 활약상은 더욱 더 힘을 얻고 있다.

광고주들을 압박해 언론을 혼내기도 하고, 제품 리뷰를 공유하면서 기업들이 두려워하고 있다. 프로슈머(prosumer)는 21세기 지식대중의 지위다. 촛불집회의 지식대중이 선보인 길거리 저널리즘(street journalism)도 대안 미디어를 지향하는 디지털 기반의 저널리즘으로 떠올랐다.

지난 10년간 인터넷과 디지털 디바이스의 보급확대는 지식대중이 기성매체를 대체할지 모른다는 전망을 나오게 하고 있다. 지식대중이 기성매체가 외면하는 사안을 중심으로 집중적인 소통을 전개하면서 여론 영향력을 스스로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쇠고기 협상, 대운하 개발 등 공공적 사안에 적극 참여하는 지식대중이 기성매체를 밀쳐내는 장면들이 늘어날수록 민주주의의 건강성은 담보될 여지가 높다. 뉴스 콘텐츠도 소수의 언론사에게 독점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경쟁의 산물이라는 인식이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자신과 결부된 공공사안에 눈뜨고 콘텐츠를 만들어 여론을 일으키는 작업들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정당, 기업, 시민단체 등도 소수의 기성매체에만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대중과 소통하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민주주의는 지식대중의 직접적인 활동에 의해 정의될 가능성이 높다. 또 이러한 참여민주주의가 확산되면 기성매체는 무수히 발언하는 지식대중과 경쟁하거나 협력할 수밖에 없다. 결국 지식대중이 만드는 콘텐츠와 기득권을 지키려는 기성매체가 어떤 조화를 이루느냐에 따라 전통저널리즘의 미래도 좌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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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이 포스트는 월간 매거진 <경제 포커스> 최근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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