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즈의 이번 온오프라인 편집국 통합은 핵심 간부의 말처럼 "문화, 지리(공간), 재정, 경영적인 통합"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그간 서로 떨어져 있던 닷컴과 종이신문의 데스크를 한 지붕(roof) 안에 구성하고 디지털뉴스의 흐름을 보다 유연하게 가져가는 출구가 될 것이다.
우리가 뉴욕타임즈의 이 변화에 대해 주목해야 할 것은 내부 구성원들이 '설득'과 '혁신'에 눈뜨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뉴욕타임즈는 내부에서 디지털뉴스에 대한 깊은 숙의를 통해 이들 분야에 관여하는 인재들을 중용하고 있다.
국내도 지난 10여년 전부터 닷컴 뉴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리고 뉴욕타임즈처럼 문화, 공간, 재정, 경영이 모두 독립된 상태로 닷컴 뉴스 서비스가 계속됐다. 하지만 뉴욕타임즈는 이 과정 동안 디지털뉴스, 매체의 정의와 전략 등 다양한 논의를 집중시켜왔고, 이러한 연구에 나선 이들을 가볍게 대우하지 않았다.
종이신문과 닷컴의 종사자들이 하나의 공간에서 뉴스를 생산하고, 그 흐름을 조율하며, 수익성을 고려하는 게임(game)은 흥미로운 분야이다. 뉴욕타임즈는 칼럼니스트의 글들을 유료화한 <타임즈실렉트> 등 가치있는 뉴스들-영향력있는 보도물을 능숙하게 설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앞으로 2년여동안 물리적 통합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결합을 기대하고 있다. 종이신문과 닷컴이 함께 구성되고 팀워크를 진행할 수 있는 것은 이미 종이와 온라인의 경계가 사라졌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저널리스트는 단지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reporter)는 물론이고, 이를 재단하는 편집자(editor)와 부각시키는 엔지니어(programmer-web designer)와 기획자(staff, director)들로 확장되고 있다는 사실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하지만 국내 종이신문과 닷컴의 뉴스 서비스는 여전히 완벽하게 분리돼 있으며 차가운(cement) 소통만이 유지되고 있다. 적당한 지시와 일방적인 군림의 흔적만이 종이신문과 닷컴 사이에 남아 있으며 여전히 닷컴의 모든 종사자들은 종이신문과 차단돼 있다.
특히 일부 신문에서 인터넷뉴스 관련 부서를 만들어 기자들을 투입했지만 이들의 온라인 결합은 대부분 원초적이며, 일방적이다. 노련하지 않고 온라인의 이해가 결여된 기자들은 온라인 데스크를 억압하기까지 하면서 심지어는 임금체계도 차별적으로 구조화하고 있다.
이들에게 '통합'은 낯선 과제이다. 그런 가운데 이미 일부 신문과 닷컴은 디지털뉴스룸 환경을 경험하고 있으며, 편집국 통합에 대한 기계적 테이블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지면은 일방향에 의해 공유되고, 종이신문과 닷컴의 기자들은 전혀 협력적이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뉴욕타임즈의 통합을 해야 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종이신문과 닷컴의 통합은 관철돼야 한다.
이제 이 통합의 과정을 위한 전략수립이 요청된다. 첫째, 디지털뉴스룸 또는 편집국 통합룸 설계에 닷컴 관계자들을 同數로, 그리고 결정권을 갖는 권한으로 참여시키며 둘째, 닷컴 기자를 비롯 닷컴의 뉴스 서비스를 위해 결부된 모든 인프라들을 종이신문의 적재적소에 합류시키며, 셋째, 이러한 경험과 과정들을 검증해 마찰과 갈등을 조정해야 할 것이다.
이제 "미디어는 삶이다". 동시에 매체와 콘텐츠를 담당하는 모든 구성원들은 어떤 터무니없는 경계와 구획들 내부에서만 존재해서는 안된다. 하나의 삶(life cycle) 안에서 종이신문과 닷컴의 구성원들이 소통할 때, 진정한 디지털뉴스룸의 가치가 발현될 수 있다.
200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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