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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tics

과반 붕괴 이후의 열린우리당

by 수레바퀴 2005. 1. 21.
현재 열린우리당은 국회 과반에 1석 더 많은 150석이지만, 언제 과반이 붕괴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지난해 말 우리당 이상락 의원이 대법원에서 징역 6월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상실한 이후 추가로 총 11명의 우리당 의원이 '재판공포'에 직면해 있다.

현재 재판상황의 추이로 볼 때 오는 4월 적어도 최소 7곳 이상의 재보선이 치러질 전망이다. 문제는 우리당이 처한 '선거공포'이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우리당의 재보선 승부는 모두 참담했다. 재보선이 치러지는 지역도 문제이지만 지지도를 감안할 때 당선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당 내부에서는 지난 해 까지만 해도 사실상 선거 포기 상태였지만 '경제 올인'과 지지도 반등에 힘입어 '선거 올인'을 해야 한다는 안팎의 요청에 고무돼 있다. 지명도 높은 '선수'를 내보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문제는 재보선의 성격과 형편을 감안할 때 우리당이 '올인'을 하더라도 과반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20일 현재 한나라당 의석 121석을 제외하고 야당 의석은 모두 26석으로 이중에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의석이 각각 10석과 9석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 3기 이후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서는 과반 의석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때문에 민주당과의 합당설이 분분하게 나오는 것은 당연한 귀결로 보인다. 또 민주노동당과의 '개혁 공조'로 밀착관계를 강구해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현실적으로 마뜩하지 않다. 민주당 일각에서 우리당과의 재통합을 원치 않는 분위기가 워낙 강하고, 4대 개혁입법 처리 과정에서 보여준 실망과 회의에 젖은 민주노동당의 반응도 신통찮다. 결과적으로 우리당은 4.15 총선 이후 우호적인 원내 세력과의 관계를 회복 불능으로 만들었다.

이제부터라도 과반 붕괴 이후의 전략을 차분히 세워야 할 때이다. 의회 내 보수파가 지금보다 더 힘을 얻게 되면 여야간 '경제, 민생 집중'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긴장 관계와 파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점에서 노대통령이 최근 '개혁'보다는 '실용주의'를 택하면서 보수파와 대결국면을 회피하고 있는 것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어차피 의회내 힘의 구도가 대등하게 되고, 이를 반등시킬 재료가 없는 정치일정을 감안할 때 오히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지도와 집표력을 축적시킬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당 내부는 거시적인 관점은 고사하고 당장에 과반 붕괴 이후의 시나리오를 소명하고 있지 못하다.

다만 4년 중임제 등 개헌론을 흘린다거나 정치질서 자체의 화두를 비공식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당이 당권을 둘러싼 내부 격전이 점화되고 있다. 이 공방은 다양한 층위에서, 또 진보적인 그룹간 '연대'보다는 '책임론'과 '선명성'을 두고 이합집산으로 흐르고 있다.

노대통령 지지자들은 대통령과 우리당의 엇박자가 노골적으로 전개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 노대통령의 실용주의가 '개혁'이라는 명제를 외면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탈도 잇따르고 있다. 또 의회 내 과반 붕괴가 현실화하면, 집권세력 내부에 존재하는 모든 부조화들을 구체적으로 노정하면서 정국이 걷잡을 수 없게 될지 모른다.

중요한 점은 우리당이 지금, 지지자들에게 '개혁'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흔들림없는 약속이다. 그리고 그 약속을 우리당이 이행하는 일이다. 또 이것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감동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그 시금석은 2월 임시국회에서 이른바 개혁입법 처리, 또 4월 전당대회에서의 당의 혁신으로 나와줘야 한다.

과반 붕괴 이후에도 그같은 드라마의 시연은 곧 (떠나간) 지지자들의 회귀로 과반 이상의 위상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2005.1.21.

출처 : 데일리서프라이즈 www.dailyseo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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