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신문의 인터넷 사이트 강화 바람이 불고 있다. 편집국과 인터넷 자회사간 온-오프라인 연계 방안을 모색하거나 새로운 형태의 뉴스를 선보이겠다는 안이 준비중이다.
조선일보는 지난달 26일 인터넷뉴스부를 신설하고, 편집국 기자 7명을 배치했다. 연합뉴스나 종이신문 뉴스를 가공하는 기존 방식에 머물지 않고, 신문에 실리지 않는 ‘인터넷용’ 기사를 제작,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최준석 인터넷뉴스부 부장은 “사회 전반에 인터넷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새로운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봤다”며 “온오프 결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위해 편집국에 별도의 팀을 신설했다”고 말했다.
한국일보는 지난 21일 한국i닷컴이 태스크포스팀을 발족한 데 이어 이달 중 편집국과 공동 TF팀을 구성해 온-오프 연계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리얼타임 서비스 강화 △동영상·모바일 등 멀티미디어 시스템 강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강화 등이 주요 골자다. 이석만 한국i닷컴 뉴스팀장은 “포털사이트나 타 닷컴 매체와의 차별화에 대한 고민이 오래 전부터 계속돼 왔다”며 “닷컴 기자들과 편집국 기자들을 연계해 자체제작 뉴스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는 새로운 개념의 뉴스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홈페이지 내에 ‘국민e방송’(가칭)을 신설해 기자, PD, VJ를 통괄하는 개념의 NJ(뉴스 자키)가 뉴스를 제작, 진행한다는 것이다. 네티즌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NJ 선발,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독자의견 수렴 등 새로운 접근 방식도 기획중이다. 이학준 인터넷뉴스팀 기자는 “뉴스 제작방식, 아이템 선정 등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뮤직비디오를 보듯이 재미있는 뉴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다음달 12일 예고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자회사인 조인스닷컴은 지난달 19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제휴 모델을 개발중이다. 임승주 중앙일보 전략기획실 뉴미디어팀장은 “대선을 거치면서 인터넷미디어가 다양한 형태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만큼 온라인 영역의 강화 필요성에는 동의한다”며 “그러나 속보 기능을 강화할지, 자체 생산 뉴스를 늘릴지 등 구체적인 대응 방법에대해선 방향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신문 사이트-포털, 경쟁상대인가
종이신문의 인터넷사이트 강화 움직임은 뉴스전문사이트의 영향력 확대, 포털사이트의 미디어부문 강화 등 변화하는 온라인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구본권 인터넷한겨레 뉴스팀장은 “신문방송의 자회사인 닷컴은 자체 생산뉴스가 주가 되지 못하고 신문을 온라인으로 읽는 식이어서 한계가 있다”며 “포털과 오마이뉴스 등 전용 미디어 사이에서 닷컴이 협공을 당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실제로 지난달 미디어다음이 자체 뉴스를 생산하는 시스템을 가동했고 네이트, 네이버, 엠파스 등 포털사이트도 뉴스 부문 인력을 늘리고, 뉴스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주)인터넷메트릭스 조사 결과 지난해 하반기 이후 포털사이트의 뉴스부문 순방문자수는 종이신문 사이트를 앞질렀다.
한 포털사이트 관계자는 “닷컴은 기존 종이신문 보도를 옮겨 놓은 것에 불과해 네티즌들의 참여가 제한되지만 포털에서는 하나의 사실에 대해 일간지, 주간지, 월간지 등 다양한 언론 보도를 볼 수 있다”며 “네티즌들이 알고 싶어하는 것은 다양한 시각과 정보”라고 말했다. 안상민 네이트 뉴스편집부 과장은 “현재 포털사이트는 뉴스 생산보다는 정리 기능에 충실한 만큼 신문사 사이트와 지향점이 다르다”며 “그러나 미디어다음의 자체 뉴스 생산 모델이 성공하면 후발업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부 종이신문 인터넷 담당자들은 포털사이트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한계’가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엄주엽 문화일보 인터넷뉴스팀장은 “포털의 미디어화, 오마이뉴스 등의 온라인 매체 부각으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네티즌들의 접근성은 포털이 앞서 있으나 닷컴이 오프라인과 원활하게 연동되면 포털이 큰 위험요소는 아니다”라고 내다봤다.
최진순 대한매일 인터넷팀장은 "포털 기사에 대한 신뢰도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포털이 기사를 펼쳐서 보여주는 장점은 있지만 수용자들이 인터넷에서 다뤄지는 뉴스라고 생각하지 특정 포털을 미디어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문사 사이트와 포털뉴스간 ‘상호보완’이 유효한 키워드로 등장하기도 한다. 김지완 동아닷컴 뉴스팀장은 “기존 포털과 언론사 닷컴을 경쟁상대로 볼 수 없다”며 “닷컴은 아무리 흥미로운 주제라고 하더라도함부로 키울 수 없으나 포털은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궁극적으로 닷컴과 포털은 상호 영향을 주고 받는 관계로 유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2003.4.23.
기자협회보
http://www.journalist.or.kr/new/main.html?doc=news&read=newsview&num=5662&issu_num=1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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