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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스스로 변해야 한다. 뉴스룸이 탈바꿈하기 전에 기자가 새로운 역할에 눈떠야 한다. 많은 과제와 주문은 이미 오래 전부터 거론한 것들이다. 더 이상 지체하면 안 된다. 시민, 기업, 정부에 이어 이제 기술과 본격 경쟁하는 시대가 열린다. 기술을 활용할 것인가, 기술에 얽매일 것인가. 독자를 멀리 둘 것인가, 함께 협업할 것인가. 그것에 기자의 경쟁력이 달렸다.


시대가 변하고 미디어 생태계도 달라졌지만 저널리즘에 대한 관심은 더 커졌다. 정치, 경제, 사회, 교육, 스포츠, 환경, 지역, 미디어 등 모든 분야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과 그 영향, 부조리한 부분을 밝히는 활동은 여전히 언론의 책임성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술 및 시장 변화로 뉴스소비와 직무여건도 달라지고 있다. 이 디지털 뉴스 시장에서 저널리즘의 원칙을 지켜온 매체와 기자는 실제로도 명성을 얻는다. JTBC, 뉴스타파, 셜록 그리고 방송사의 해직기자들은 대표적인 사례다.

JTBC의 경우 손석희 앵커 영입 이후 디지털 영토를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매체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뉴스타파는 정권교체 이후에도 정직한 뉴스로 독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오마이뉴스 출신 박상규 진실탐사그룹 셜록 대표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뉴미디어 플랫폼으로 독자들과 접점을 늘렸고 현명한 교양의 시민들에게 다가서려 분투했다.

2019년은 AI 뉴스 시대가 본격화하는 시기다. 뉴스에서 '개인화'는 대세가 된다. 네이버의 추천 뉴스 서비스(AiRs)는 그 서막이다. 독자는 이제 알고리즘의 반경에서 더 정주한다. 반면 로봇은 독자의 뉴스 선택에 필수적인 가늠자로 올라선다. 전형적인 방송조직은 나날이 프로덕션화 한다. 뉴스 스토리는 독자 위에서 군림하지 않는다는 콘셉트가 자리잡는다.

이런 상황에서 기자들은 스스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가령 "독자와의 관계 구축에 시간을 투자할 것" "뉴스룸에서 연결과 팀워크를 유지할 것" "새로운 플랫폼과 기술에 근접할 것" 등의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높은 호기심과 지혜가 절실하다. 

또한 독자들을 지지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소셜미디어에서 몇몇 기자들은 독자들의 질문에 성의있게 답하기 시작했다. 평판이 좋은 기자일수록 독자들을 적극 옹호한다. 이들은 '독자 관계'를 다지는 일은 취재보도를 잘 하는 것에 버금갈 정도로 브랜드 구축에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첫번째 주제 : 독자 관계를 업그레이드하라

① 좋은 독자를 찾아라 

② 커뮤니티에 관여하라

③ 독자의 목소리를 수렴하라

먼저 좋은 독자를 찾아야 한다. 좋은 독자란 (다양한 이슈와 단체에) 참여도가 높은 시민이다. 유권자, 납세자 및 여러 지역 현안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구성원들이다. 그들은 더 많은 정보를 필요로 하고 사건의 의미에 대해 토론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런 경향의 그룹들은 정치적 지지모임에도 등장한다. 특정 문제나 정부 정책을 다루는 단체나 개인도 있다. 사회적 소수자나 약자들은 자신들의 대변자를 절설히 원한다. 기자는 시민들과 함께 하면서 "누구를 위해 보도하는가"를 넘어 "더 큰 공공의 이익을 위해 어떻게 제언해야 하는가"로 질문을 이동해야 한다. 

커뮤니티는 이미 만들어진 것에 합류하거나 스스로 꾸릴 수 있다. 자신의 뉴스 독자와 잠재 독자에게 다가가려면 한 사람의 동료와 친구로서 교감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시민의 관심과 바람을 이해하는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소셜미디어에 합류할 때도 마찬가지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의 목소리를 뉴스에 반영하는 일이다. 많은 경우에는 전문가들의 입을 빌리지만 그것보다 더 우위에 서야 하는 것은 행동하는 시민의 의견을 잘 정리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결과를 이후에도 점검하고 그렇게 된 이유를 자세히 보도할 수 있어야 한다.

독자관계의 업그레이드는 독자를 좀 더 명확히 그려내는 일부터 출발해야 한다. 18~34세, 여성, 10대 청소년 등에서 정당의 지지자, 탈원전을 바라는 단체, 비자림 길을 지키는 사람들 등으로 특정해야 한다. 또 시민의 이야기를 단지 뉴스로 전하는 방식이 아니라 의견을 교환하고 함께 참여하며 토론과 중재를 이끄는 활동에 나서야 한다.

두번째 주제 : 뉴스 스토리에 집중하라 

④ 최고의 품질을 고민하라

⑤ 뉴스와 뉴스 생산과정을 연결하라

⑥ 독자 관점으로 서비스하라 

15년 전 한 경제전문 인터넷신문의 서비스 기획자는 "증권사를 고객으로 어떤 정보가 필요한가를 알아봤더니 그냥 '속보'더라"고 말했다. 얼마 전 결제 앱 '페이코'의 매거진 콘텐츠 담당자는 "누가 무엇을 구매하는지를 보고 콘텐츠의 방향을 잡는다"고 했다.

서로 다른 말이지만 같은 의미다. 시장과 독자가 원하는 것을 만들자는 뜻이다. 이러한 바탕에서 최고의 디지털 뉴스는 무엇일까? 시의성, 진실성, 객관성 등 과거의 뉴스 가치와 크게 바뀐 것은 없다. 여기에 통찰력과 멀티미디어 특성을 보탤 수는 있을 것이다. 모바일이나 PC 등 다양한 스크린에 적합한 뉴스 포맷이다.

더 중요한 것은 '연결성'이다. 대표적인 수단은 '하이퍼 링크'이다. 하나의 물리적인 뉴스 뷰 페이지로 갇힌 형태가 아니라 인터넷의 많은 관련 정보와 연결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자사의 관련 뉴스나 데이터베이스와도 무성의하게 연결돼 있다. 어떤 사안을 다루는 뉴스에서 전후 맥락을 파악하기 힘든 구조다. '연결'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관행도 문제다. 기자 교육과정에서 '하이퍼 링크'를 숙지시키는 경우는 드물다. 물론 자사 기사입력 시스템이나 포털 등의 시장 유통구조가 애초부터 불편한 점도 거든다. 

'연결'은 뉴스 구조에 한정하는 일은 아니다. 뉴스룸 안에서 뉴스를 둘러싼 더 많은 대화가 일어나야 한다. 서로 대화를 열고 확장할수록 최고의 뉴스 스토리가 탄생한다. 두 말 할 필요도 없이 최고의 기자는 동료들과 저널리즘을 이야기한다. 

디지털 뉴스에서 더 중요한 것은 성의다. 과거 박지성 선수가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전성기를 누릴 때다. 한국시각으로 새벽에 펼쳐지는 경기를 다루는 스포츠 뉴스속보가 앞다퉈 나올 때였다. 

다른 매체의 기사들이 박지성 선수의 과거 자료사진을 기사에 넣는데 비해 한 스포츠 전문 인터넷신문의 기자는 중계방송 화면을 캡쳐해서라도 당일 경기 사진을 썼다. 골 장면이나 활약상을 담은 하이라이트 영상도 가급적 기사에 넣었다. 독자를 먼저 생각한 뉴스였다. "기자님을 기억하겠다"는 댓글이 쏟아졌다.

세번째 주제 : 기술을 가까이 하라

⑦ 직접 배우고 활용하라 

⑧ 기술보유자-개발자를 존중하라 

⑨ CMS, 아카이브 등에 눈을 떠라

모바일, 유튜브 등 새로운 미디어가 저널리즘을 변화시키는 장면들은 곧 '기술 진화'로 정의된다. 모든 비즈니스에서 부상한 빅데이터는 데이터 저널리즘의 영역에서 이미 흔하게 다뤄지고 있다. 데이터 수집과 정제, 분석, 가공(시각화)에 이르기까지 기술이 걸쳐져 있다.

이렇게 기술은 첫째, 기자의 뉴스 생산 과정 둘째, 뉴스의 내용과 형식 셋째, 뉴스룸의 구조 또는 조직체계 넷째, 언론·기자와 독자 사이의 관계 다섯째, 뉴스의 도달 범위나 추천 순위처럼 뉴스의 도달력 여섯째, 뉴스의 가치 형성 등 결정적인 부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외 미디어들은 보다 과학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광범위한 데이터를 작성하고 예측보도를 할 때 '센서'를 활용하는 언론사도 있다. 수 년 전 부상한 (드론의) 고화질 카메라는 일반적인 영역으로 올라섰다. 

콘텐츠를 쉽게 생산하고 효율을 높이는 도구들과 친해져야 한다. 가장 낯익은 장면은 스마트폰 앱으로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을 해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자는 다방면의 도전적 작업에서 뉴스룸의 개발자들과 친해져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자는 웹 개발자들과 인사를 하거나 대화를 한 적이 별로 없다. 고정형 PC나 모바일 채널을 운영하는 기획자들의 고충도 들어본 적이 없다. 심지어 이름을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기자 중심 조직의 허술함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2000년대 초반 미국의 몇몇 언론사 기자들과 디지털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 이때 만난 사람들 중에는 텍사스의 한 지역신문사 웹 디자이너도 있었다. 마침 교포였기에 명함을 주고받았다. 그 명함에는 '웹 디자이너/저널리스트'라고 돼 있었다. "독자에게 전달되는 뉴스 콘텐츠를 매만지는 모든 사람은 기자나 다름없다"는 취지라고 했다.

뉴스룸의 개발자들은 귀중한 존재다. 이들은  뉴스가 웹 사이트에 표출되고 포털사이트로 유통되며 동시에 다양한 인터랙티브 서비스를 만드는데 공헌하고 있다. 그들이 없으면 기자의 뉴스는 시장에서 오래 가지 못하고 죽는다.

개발자들이 만드는 다양한 도구와 시스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다. 텍스트를 입력하고 태그를 넣으며 사진과 다른 형식의 미디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둔 콘텐츠관리시스템(CMS)이나 보도사진을 모아둔 포토아카이브, 더 나아가 뉴스의 구독자들의 정보를 체계화하는 고객관리시스템(CRM) 같은 것들의 의미부터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구글 미디어 도구나 기자들을 위한 페이스북의 가이드 숙지도 마찬가지다. 고급 검색 기능과 분석을 위해 실용적인 지식을 제공한다. 알고리즘이 뉴스와 저널리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는 것도 그렇다. 기술을 가까이 하는 것은 기자의 경쟁력과 뉴스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 활용 능력도 중요하다. 로라 비커 BBC 특파원의 트윗들은 한국발 뉴스의 모든 것이다. 경쟁매체의 뉴스라고 공유를 주저하지 않는다. '나'의 뉴스, '우리 신문'의 뉴스의 전달자가 아니라 '독자를 위한' 뉴스 전달자, 독자를 떠올리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절실하다.

다만 놀라운 영상미나 몰입도를 보장하는 기술은 사생활 침해를 비롯한 예기치 않은 부작용을 일으킨다. 문제는 규칙을 세우고 규정을 지키는 일이다. 기술을 둘러싼 안팎의 윤리적 문제 역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네번째 주제 : 문화적 역량을 갖춰라 

⑩ 공감능력을 길러라

⑪ 낡은 관점은 덮고 다양성을 키워라 

⑫ 정보권력자가 아니라 정보공여자다

저널리즘의 신뢰는 한국 언론이 직면한 최대 난관이다. 기술로써 또 실험으로써 해결할 수 없다.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고 파악할 수 있는 능력 즉, 문화적 역량은 지역, 성별, 나이, 종교, 사회경제적 지위 등 모든 유형의 변수를 파악하는 힘이다. 

성공하는 저널리즘은 뉴스의 생산과 배포에만 한정하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독자의 삶과 관점을 살피는 유연함을 수반해야 한다. 뉴스룸의 다양성은 지적인 개방성과 공감의 크기와 밀도에 달려 있다. 서로 생각이 다른 독자들과 공감할 수 있느냐는 뉴스룸의 미래에 중요한 주춧돌이다. 

20세기의 프레임으로 똑같은 이야기를 다시 쓰는 언론이 한국에는 많다. 더욱이 맹렬하게 디지털 전환을 전개하는 언론에서 냉전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모습도 있다. 세계관과 톤(tone)을 세련되게 다듬을 수 있는 새로운 앵글이나 새로운 지식의 플랫폼을 멀리 두고 '혁신'과 '전환'을 주문하는 것은 희극적이다. 

기자는 자신의 생각과 시각에 동의하는 사람들에 몰두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투명성을 밑천으로 특정 사안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원하는 사람들과 끊임없이 교류하는 서비스 직업이다. 

오늘날 소셜미디어는 그런 변화를 이루는데 중요한 무대이다. 기자는 소셜미디어에서 전달되는 행사나 낯선 '친구들'로부터 오는 초대장을 거절하기보다는 적극 응하는 편이 낫다. 

정치부 기자의 경우 독자와 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많은 뉴스조직은 명백한 당파적 명성을 갖고 있고 때로는 기자의 생각과 다를 수 있다. 확실하게 해 둬야 할 것은 갇힌 지평을 벗어나야 자신과 조직이 성장할 수 있다는 신념이다. 

더욱이 기자들은 이제 정보를 독점함으로써 일정한 권력을 지킬 수 있는 세력이 아니다. 냉정한 현실인식으로 기자가 수집한 사실, 데이터는 모두 공개해야 한다. 취재과정과 보도의 이면까지도 드러내 독자의 이해를 돕는 게 필요하다. 국내의 많은 언론사들이 '취재 뒷얘기'를 서비스한 것은 '매체 호감'에 도움을 줬다. 

기자는 정보를 점유하고 재단하는 권력자가 아니라 정보를 공유하고 중개하는 공여자가 돼야 한다. 독자가 갖는 의문과 관점을 경청하고 자신의 노력으로 확인된 정보들을 제공해 '공론'을 이끄는 중재자가 돼야 한다.

오늘도 우리 모두는 나날이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으로 새로운 문명을 열고 있다. 저널리즘도 마찬가지다. 종이신문을 보는 사람은 드물다. 라디오는 다른 형태로 전성기(?)를 맞았다. TV는 잘게 쪼개져 무수한 스크린으로 등장하고 있다. 수없이 쏟아지는 뉴스의 시대건만 편향의 시대이기도 하다. 

독자와의 소통, 기술의 활용으로 뉴스의 질을 생각하는 것 못지않게 공동체의 미래를 고민하는 책임성 있는 기자여야 한다. 세상의 문제를 다양한 처지에서 인식하는 지성의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 그것은 허위정보의 폐해로부터, 신뢰의 위기로부터 저널리즘을 살리는 가장 확실한 경쟁력이다.

조직적인 측면에서도 기자 선발 구조 자체를 아예 바꿔야 한다. 수습기자 제도는 낡았다. 많은 경험과 전문성 그리고 생동의 감각을 지닌 독자들-교양의 시민들에서 기자를 찾아야 한다. 취재 관행도 쇄신해야 한다. 취재현장에는 20년차 이상의 준비된 기자들이 필요하다. 

앞으로 기자들이 독자의 더 많은 일상에서 포착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독자의 편에서 이해하는 뉴스 스토리 생산에 나서야 한다. 개발자, 기획자와 협업을 할 때에도 동료로서, 파트너로서 대등하게 협력해야 한다. 

더 늦으면 안 된다. 기자 스스로 변해야 한다. 변화하지 않으면 '기레기'의 모욕으로 끝나지 않는다.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기자 스스로 디지털 전환의 대장정에 나서야 한다.



중앙일보 혁신에서 주목해야 할 것들

온라인미디어뉴스/국내 2018.12.11 15:54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12월 6일 서울 상암동 JTBC서 열린 '2019 중앙일보 내일컨퍼런스'. 해마다 중앙일보 구성원이 참여하는 사내 행사로 올해는 디지털 부문의 업그레이드에 머리를 맞댔다.


국내 레거시 미디어 가운데 가장 뜨거운 조직을 꼽으라면 JTBC와 중앙일보다. 이 매체들은 최근 2~3년 사이 '디지털 혁신'에 방점을 찍고 다른 언론사과 비교 불가 수준의 투자를 진행했다. 

이 두 매체 구성원들은 한때 '디지털화'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외부에서 들어온 디지털 리더가 일찍 회사를 떠나는 일도 겪었다. 일선 취재기자들은 디지털 업무 부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뉴스 독자들에게 친화적인 플랫폼에 주력하는 매체의 진화 방향은 굳건하게 흘러왔다. 10일자로 단행된 중앙일보 인사는 이 신문의 미래 청사진을 몇 가지 보여준다. 

첫째, 제작본부는 종이신문만 담당한다. 분석, 해설 위주로 차별화·고급화 한다. 기사를 매만지는데는 탁월한 논설위원실(20여명)이 담당한다. 콘텐츠제작에디터는 편집국의 주니어급 취재기자들이 쓴 기사 중 반응이 좋은 것들을 '리라이팅'(Re-writing)해 지면 기사의 퀄리티를 높인다.   

둘째, 편집국은 취재본부 기능을 한다. 다른 언론사 기자들이 '이슈대응'과 그 '속도'에 치우친다면 이들은 '스토리텔링'과 '연결'을 고려한다. 전자의 경우가 뉴스의 배포와 도달에 무게중심이 있다면 후자는 '독자관계'와 '브랜드화'에 둔다.  

셋째, '뉴스서비스국'(구 디지털국)은 '타깃 독자 확보' 등에 선택·집중한다.  '썰리' 채널, 지식 콘텐츠 플랫폼 '폴인' 등도 '독자 개발'의 초기 기획이다. 중앙일보의 디지털 투자에 성과가 있느냐는 질문에 구체적 '대답'을 내놓는 셈이다. 

중앙일보의 한 기자는 "그간 편집국 기자들은 신문, 디지털 모두 신경써야 했다. 이것을 원칙적으로 차단한 것이다. 편집국장 역시 이제 신문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부문은 한층 업그레이드한다. 지금까지는 고만고만한 온라인 속보 양산과 알맹이가 없는 밤 사이 일어난 뉴스의 정리 등으로 냉소적인 비판을 받았다. 스토리텔링을 모색해온 '디지털 스페셜' 정도가 눈길을 끄는 정도였다.  

사실 중앙일보 취재기자들은 '디지털 뉴스'가 무엇인지 시행착오를 겪으며 진나 3년여 많은 경험을 쌓았다. 최근 '우리 동네 다자녀 혜택 페이지'처럼 취재기자들이 디지털 부문과 협업해 독자의 니즈에 다가선 기획을 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이번 개편으로 기자들의 이같은 디지털 참여는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일보 디지털 부문의 한 관계자는 "한때 기자들은 디지털 형식을 빌어 뉴스를 근사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오헤한 경우가 잦았다"면서도 "점차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적응'은 크게 첫째, 독자와 플랫폼을 먼저 생각하는 뉴스 스토리 둘째, 기술적인 측면을 고려하는 접근 셋째, 조직 내 다른 구성원과 협업하는 태도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디지털 혁신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줄이고 중장기 매체 전략-플랫폼 구축과 대응도 만만찮은 이슈다. 중앙일보의 한 관계자는 "신문 기자가 새로운 업무에 어떻게 적응하는가와 의미있는 성과 달성을 위한 우선 순위 정리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이 최종적인 혁신단계는 아니다"라면서 "지금까지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 디지털 중심조직으로 체질개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이제는 디지털 컨버전스로 '매체 디자인'을 탈바꿈하는 것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밀레니얼 세대 등 디지털 고객 확보, 안정적인 비즈니스모델 도출 등을 포함해 직무의 핵심성과지표(KPI)도 마련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조직개편이 잦아서 동력이 없다"라거나 "JTBC 등 <중앙그룹> 내 미디어 간 (또는 디지털 부문 간) 융합도 필요하다"는 기본적인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중앙일보 디지털부서 중 일부 조직은 곧 상암동 JTBC로 옮겨 독립적인 디지털 서비스를 당분간 맡는다. 

당장에는 종이신문 기자의 디지털 부문 이동이 확대되면서 불만도 나온다. 전사적인 디지털화는 고전적인 직무에 불안정성을 드리우기 때문이다.  중앙일보의 한 관계자는 "일도, 규모도 커지며 복잡해졌다. 또 그만큼 역할과 책임(R&R)도 늘었다"고 밝혔다. 당분간 '각자도생'의 묵중한 메시지도 읽히는 대목이다.

한 미디어 연구자는 "적재적소에 인력과 조직을 배치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중앙일보라면 뉴미디어 실험을 지속하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작더라도 성과를 내는 분야나 사람에게 힘을 실어주는 파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레거시 미디어를 비롯 여러 협업을 진행해온 한 연구자는 "디지털 부문의 구성원들이 의사결정구조의 정점에 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털 전환은 곧 리더십의 교체라는 이야기다. 조직문화의 쇄신과 성과목표의 정리 등 신문중심 매체가 디지털중심으로 변화할 때 일어날 수 있는 혼돈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투명성과 다양성 등 디지털 철학과 리더십의 정착, 저널리즘의 신뢰 확보 등 중앙일보의 평판 개선도 두루 걸려 있다. 한국 언론의 경쟁질서나 문화, 첨예한 사회적 갈등구조를 고려할 때는 더욱 그렇다. 

언론계는 중앙일보 혁신에 기대하는 목소리가 아주 높다. 국내 레거시 미디어 전체의 디지털 전환 속도와 수준에 영향을 미칠 만큼 중요한 매체이기 때문이다. 중앙일보는 2020년 초 상암동 시대를 연다. 

 



더피알 2018년12월호. '언론신뢰'의 무게감이 한해 내내 시장을 짓눌렀다. 전환을 위한 언론사의 분투, 새로운 경쟁질서의 흐름이 앞으로 어떤 풍경을 그려낼지 주목된다.



올해는 '언론신뢰'가 그 어느때보다 부상했다. 가짜뉴스 즉, 허위정보 확산으로 여론질서 훼손 우려가 비등했다. 공적 이슈에 대한 '프레이밍' 보도는 논란을 자초했다. 팩트 확인조차 없는 오보를 양산한 기성매체의 보도행태는 '가짜뉴스'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은 정치권에서 비롯했지만 포털사이트 책임성으로 확장됐다. 

네이버는 언론계와 정치권의 압박(?)을 받는 가운데 뉴스편집과 댓글관리를 언론사에 위임하는 카드를 내놨다. 뉴스 서비스와 댓글을 포기하는 것은 아닌 만큼 수준 낮은 뉴스경쟁과 언론자 줄세우기 비판도 여전했다. 

포털 뉴스의 전면적 아웃링크 도입이나 댓글 폐지 논의로 이어졌다. 허위정보 노출을 방치한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유튜브 등 플랫폼사업자의 느린 대처도 전방위적 규제논란을 거들었다. 표현의 자유 위축, 사실상의 검열제 시행 등 거센 반발을 불러모으는 한편으로 기술 대처의 한계도 꼬리를 물었다.

자체 추천 알고리즘을 앞세운 네이버의 뉴스 서비스 개편 방향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포털사이트의 '개인화' 서비스에 정교성이 치밀해질수록 '편향성' 이슈가 불거질 수밖에 없어서다. 투명성을 담보하지 않은 '알고리즘 권력'은 이용자의 확증편향을 유발하는 한편 여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높다. 

기술기업이 AI 기반의 서비스를 늘리는 흐름에서 이용자 선택 등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된다. 실시간급상승검색어를 비롯 플랫폼의 검색엔진 최적화에 적응해왔지만 AI 저널리즘은 보다 이용자 친화적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AI 저널리즘'은 기술과 공존하는 뉴스 생산양식을 통해 이용자에게 최적화한 정보제공으로 모아지는 만큼 미래 경쟁력의 키워드가 될 것이다. 이미 일부 매체는 이용자 행동 패턴 등 데이터를 정성적으로 파악해 콘텐츠 생산과 배포에 적용하는 '리텐션 마케팅'을 수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튜브의 영향력이 확장됐다. 유튜브로 성공하는 1인 미디어, 유튜브 채널로 24시간 전면 뉴스서비스에 나선 전통매체가 속속 등장했다. 네이버 등 기존 포털사이트의 집중도가 약화하고 있다는 전망도 잇따랐다. 

미디어 생태계가 급격하게 영상 중심으로 재편하고 크리에이터가 인플루언서로 자리잡는 흐름도 나오고 있다. 콘텐츠 생산조직의 영상 제작 인프라 투자, 이용자의 영상 콘텐츠 중심 미디어 소비습관이 더 확산되면 플랫폼 경쟁질서, 언론사 영향력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고된다.

MBC와 중앙일보 등 크고 작은 매체들은 연말을 앞두고 조직정비에 나섰거나 서두르고 있다. 예상을 뛰어넘는 경기침체 국면을 감안할 때 언론계 전반으로 구조조정 분위기가 흐를 수 있다. 

이와 함께 방송사를 중심으로 경영진과 조직문화 쇄신으로 저널리즘 경쟁이 촉진될 수 있다. '독립언론 전성시대'라고 할 만큼 뉴스타파와 셜록 등이 급부상한 것이 하나의 단초로 읽힌다. 언론사 간 경쟁에 '협업'과 '공존'의 방식이 수렴될지 지켜볼 대목이다.

결국 언론사 브랜드를 앞세운 플랫폼 투자, 독자와 연결과 관계를 증진하는 배후 전략의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쟁윤리를 회복하고 뉴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혁신의 청사진이 없다면 인력 이탈, 수익구조 악화 등 제대로 된 위기구조에 갇힐 수 있다. 

성장과 침체를 반복했던 뉴스 미디어 스타트업들로부터 지혜와 교훈을 찾아야 할 수 있다. 연령과 기호에서 더 타깃화된 이용자를 개발(developing)하고 밀도 있는 커뮤니케이션으로 충성도를 높이는 혁신모델은 여전히 유효한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덧글. 이 포스트는 <더피알(The PR)> 12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실제 지면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BBC 뉴스 전략. 경성 뉴스에서 연성 뉴스까지 두루 아우른다.


"언론사 뉴스조직을 나무에 비유하고 싶다. 열정적인 혁신가는 가지치기도 하고 나무를 접붙이기도 하면서 품종을 개량하는데 몰두한다. 현실적이다. 저같은 기자는 근원을 돌아봐야 한다. 밑둥의 뿌리를 봐야 한다. 저널리즘 신뢰나 명성 같은 것들이다. 참 어려운 일이다. 미래 연구자는 땅을 보고 숲을 살핀 뒤 나무의 위치를 바꾸려고 한다. 정체성을 개조한다는 점에서 장기적이고 파괴적이다.

그런데 오늘날 뉴스조직의 혁신은 판을 바꾸는 혁신에 나설지 아니면 그저 그런 혁신에 매달릴지의 갈림길에 있다. 전자의 경우는 구조적인 승부수다. 새로운 길을 여는 혁신이다. 그런 류의 혁신은 지난 20여년 사이 국내 언론계에도 등장한 바 있다.

시민기자를 내건 <오마이뉴스>, 라디오 기자도 온라인 뉴스에 관여케 한 '노컷뉴스'의 CBS, 본판보다 주목을 높인 '비디오머그'의 SBS, 명성과 포맷 그리고 온라인을 잘 활용한 '손석희'의 JTBC는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이런 혁신도 오래 갈수록 새로운 혁신으로 이어져야 성과를 낸다. 판을 바꾸는 혁신이 계속 필요한 셈이다. 그래서 각 매체의 고민도 나날이 커지고 쌓인다. 더구나 레거시 미디어의 조직혁신은 쉽지도 않다. 혁신에 영향을 미치는 숱한 변수와 장벽들도 있다. 대체로 그것은 내부에 있다. 그래서 내부를 잘 모르는 접근은 실패의 가능성이 높다.

현재 방송 뉴스의 온라인 이용행태는 크게 네 가지다. 첫째, 방송사의 공식채널(앱, 웹)을 통한 뉴스 시청이다. 대다수 매체가 이 비중이 낮다. 둘째, 유튜브를 통한 생중계가 있다. 중요한 채널이 된 만큼 핵심역량이 집중돼 있다. 셋째, 방송뉴스를 실시간으로 재전송하는 포털이 있다. 여전히 주목도가 높은 채널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넷째, '다시 보기'가 이뤄지는 형태다. 방송뉴스를 꼭지별로 쪼개고 텍스트 기사에 영상클립을 임베드한 것이다. 방송뉴스는 '다시보기'를 할만한 매력적인 장르는 아니지만 이 경우 포털검색이나 포털 뉴스채널 안에서 이용자의 선택을 받는다.

하지만 최근 방송뉴스를 둘러싼 디지털 환경은 녹록치가 않다. 우선 전례없는 영상뉴스의 공급증가다. 청년층은 이미 고정형TV를 떠났지만 소비는 늘고 있다. 방송사들의 세컨드 스크린 전략이 자리잡았다는 의미다. 즉, 뉴스공급자 측면에서 수요증가를 이끌고 있다. 그러나 이런 환경에서는 홀로 성과를 독식하기 어렵다는 것도 자명하다.

둘째, 오디언스 측면에서 영상뉴스 소비가 늘고 있다. 가짜뉴스가 늘고 있다. 큰 이벤트가 많이 발생한 1~2년 사이 미디어 수용자의 일차적 행동 가운데 하나는 방송뉴스를 찾는 것이다. 쟁점을 확인할 때는 큰 매체의 방송뉴스를 살핀다.

셋째, 공급과 수요가 늘었지만 오디언스가 원하는 형식과 내용이 달라졌다. 그 가운데 두드러진 것이 예능형 뉴스, 해설형 뉴스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썰전 강적들 스트레이트 등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유도현 닐슨코리안클릭 미디어부문 대표는 "이 프로그램들을 방송뉴스의 범주에 넣는다면 그 오디언스는 결코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다시 본질로 돌아가고자 한다. 방송뉴스가 처해 있는 이 생태계는 도대체 어떻게 변모할 것인가라는 점이다. 퓨리서치(PEW)에서 낸 '2025년의 인터넷' 보고서'는 인터넷의 극적인 진화를 기대와 우려의 시선으로 정리했다.

이를 재구성하면 긍정적인 측면은 여덟 가지 정도다. 첫째, 인터넷이 삶 그 자체가 된다. 콘텐츠가 커머스가 되고 커머스가 커뮤니티가 되고 다시 콘텐츠가 된다. 내가 있는 곳에서 인터넷에 들어오면 일상이 움직이고 그 자체가 배경이 된다.

둘째, 여전히 TV로 지구 곳곳을 볼 수 있지만 인터넷에 접속하면 그곳 사람들과 '이웃'이 된다.

셋째,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는 사람들을 더 현명하게 이끌 것이 확실하다.

넷째, 증강현실 그리고 휴대형/착용형/체내삽입형(portable/wearable/implatable) 장비들은 실시간으로 정보를 모니터링한다.

뉴스조직은 어떤 정보를 만들 것인가 또 뉴스조직은 우리의 재능있고 재담있는 오디언스와 어떻게 조우할 것인가? 우리가 판을 바꾸는 혁신을 잊지 않고, 나아가야 한다면 말이다.

다섯째, 차별, 불평등, 억압 등 사회적인 갈등요소들을 폭발적으로 드러내고 새로운 전기를 이끈다.

여섯째, 기존 국가와 규범을 벗어난 사람들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새로운 질서, 체제 혹은 문화가 형성된다.

일곱째, 글로벌로 확장되는 보편적인 서비스 한편으로 보안을 강화한 개인화한 채널이 주목받는다.

여덟째, 더 많은 정보와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등장하고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지식 범람이 일어난다.

뉴스조직은 훌륭한 구성원을 확보하면서 더 똑똑해지고 더 유연하며 품위를 잃지 않은 채 중재하거나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가?

워싱턴포스트지의 구사옥 로비의 게시물. 관내 커뮤니티와 만나는 이벤트를 담은 월간 일정을 기록했다. 이 신문은 제프 베저스 인수 이후 코럴 프로젝트(Coral Project)를 통해 오디언스와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한편으로는 이 디지털 문명은 우리를 불편하고 힘든 과제 앞에 몰아갈 수 있다.

우선 물리적 정신적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분열과 폭발이 빈번히 발생하고 저항과 처벌이 반복된다. 또 집단적 사고-군중심리가 두드러지며 거짓정보가 폭증한다. 국가와 기득권은 이에 맞서 규제와 감시를 내세운다. 사람들의 관심사와 약점을 간파한 알고리즘은 확증편향을 가속화한다. 고도화하는 기술은 인간의 지혜를 시험한다. 불성실한 태도, 불확실한 예측들이 우리를 곤란하게 만든다.

뉴스조직은 인터넷과 함께 고유한 능력을 유지하고 강화하면서 혁신했다. 탐사저널리즘, 서비스저널리즘, 데이터저널리즘, 로봇저널리즘 등 진화를 거듭했다. 그 결과 뉴스조직에는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났다.

하지만 인터넷 이후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사실도 있다. 첫째, 전통적인 정보 생산자 언론과 출판 즉, 레거시 미디어는 뉴스(정보)의 질과 양, 형식에 일정한 변화를 주도했다. 더 나아가 공급자 숫자도 증가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뉴스와 조직의 차이는 없어지고 있다.

둘째, 그대신 소수의 플랫폼 사업자가 힘이 세졌다. 혹시 어느 한곳에 힘이 빠지더라도 또다른 기술기업이 그 힘을 메꾸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 기술기업이 독점한 '기술 통제권'은 앞으로도 공급자를 곤란하게 만들 것이다.

셋째, 오디언스는 이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다. 더욱 주도적인 위치에 서고 있다. 특히 공개된 기술을 가장 잘 활용한다. 그들은 더 많은 정보에 효율적으로 다가서고 더 많은 정보를 만들고 있다. 그 정보의 가치도 정의하고 있다.

넷째, 거대한 네트워크의 강력한 영향력은 이 사람들을 연결하는 것이다. 오디언스를 서로 연결하는 것이야말로 모든 것을 시작할 수 있는 열쇠이다. 제프 자비스 교수는 2020년 미디어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거대한 커뮤니티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사실 디지털 혁신의 품격을 높이는 세계의 유력언론은 오디언스를 파악하고 상호 영향을 주고받기 위해 헌신한다. 불과 몇 년 뒤의 뒤엉킨 전망과 사실에서조차 더 분명해지는 것은 뉴스조직의 디지털 투자 즉, 혁신은 오디언스를 향해야 한다는 점이다.

즉, 저널리즘의 신뢰와 명성을 높이고 그 가치를 확장할 수 있으려면 훌륭한 오디언스와 상호작용하는데 나서야 한다. 그것이 판을 바꾸는 혁신이다.

BBC의 오디언스팀. 오디언스의 이용행태는 물론이고 다양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효과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시 묻는다.

● 우리의 오디언스는 누구인가? 뉴스를 이해하며 의견을 제시하고 논쟁의 살을 붙이는 오디언스를 찾는 과정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가?

● 그 오디언스가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기대하는지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가? 그들과 소통하면서 그들이 원하는 것과 우리가 원하는 것을 교환하고 있는가?

● 우리의 잠재적인 고객은 어디에 있는가? 새로운 오디언스를 찾는 계획과 투자는 전략적으로 이뤄지고 있는가?

BBC의 오디언스팀은 100여명이 넘는다. 매년 수백억원을 지출한다. 오디언스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류하며 대응하는 모든 활동에 그들은 '미래'와 '경영'의 화두를 붙인다. 2017~2020년 BBC의 전략적 목표 가운데에는 오디언스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것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다양한 노력들이 첨부되었다.

2013년 시작된 예산 7,600만 파운드 규모의 'myBBC' 프로젝트는 쉽게 말하면 오디언스가 자신의 정보를 BBC에게 건네고 로그인하게 만드는 것이다. BBC는 그들에게 자신들의 분별력 있는 콘텐츠를 제공한다. 예를 들면 '느린 뉴스'와 세로형 영상 같은 '모바일 최적화' 포맷에 주력한다. 분석의 깊이를 더하는 데이터저널리즘도, 뉴스앱을 통한 푸시 알림 기능, 건강-환경 등 삶에 밀착한 뉴스 등등도 모두 자사의 훌륭한 오디언스를 연결하는 것을 전제로 한 전략이다.

만약 지상파방송사가 판을 바꾸고 새 길을 여는 혁신을 고민한다면 먼저 오디언스로 향해야 한다. 2012년 페이스북 임원은 "지능적인 화면을 탑재하는 자동차 제조업체는 운전자와 그들의 친구 사이를 연결하고 사회적 맥락을 활용할 수 있는 화면을 만들길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뉴욕타임스>의 한 간부는 "우리는 20세기에 넘볼 수 없는 명성을 가졌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나아가서 그들과 손을 맞잡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모든 디지털 플랫폼은 연결된 개인을 향해 지속적으로 설계된다.

많은 방송뉴스 조직은 톱다운 방식을 택했다. 일부는 그 이후 독립적인 문화를 갖춘 조직을 일궜다. 그 어떤 혁신이든 기술, 경험을 내재화하고 시스템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없으면 용역조직을 갖추고 비용 주판만 튕기면 되는 일이다. 그러나 뉴스조직은 이런 방식을 택해서는 안 된다.

특히 훌륭한 오디언스를 찾고 서로 연결하는 것은 오로지 뉴스조직의 핵심 미션이 돼야 한다. 매일 당신들의 뉴스에 말을 거는 사람들, 의지와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들에게 물어봐야 한다.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연거푸 만들어야 한다.

카드뉴스, 짤방, 말랑말랑한 뉴스 등 네이티브 세대를 위한 트렌디한 뉴스형식을 만드는 노력을 멈추라는 말이 아니다. 오디언스 접점을 늘리고 생존을 위해 불가피하다.

그러나 그것은 다매체 다채널 환경에서 판을 바꾸는 혁신에 비하면 손쉽고 보잘것 없는 혁신이다. 방송뉴스의 경쟁구도를 바꾼 태블릿 PC 이슈 같은 기적은 더 이상 재현되기 어렵다. 체계적이고 일관되게 오디언스를 확보하는 노력만이 혁신의 전부이며 핵심이다. 당신의 뉴스조직에서 그것을 해낼 수 있기 바란다."


덧글. 이 포스트는 최근 한 지상파 방송사에서 강연한 내용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일부 민감한 내용과 해당 방송사 만의 사안은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독자 관계` 개선...언론사 소셜전략 중심가치 돼야

Online_journalism 2016.06.22 14:49 Posted by 수레바퀴 수레바퀴

코랄 프로젝트 내 'Ask' 화면. 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국내 언론사의 기존의 인터넷 여론조사에 비해 친밀감을 높이는 방법은 무엇일까?

워싱턴포스트의 코랄 프로젝트(Coral Project)는 독자 충성도를 끌어 올리는 목표로 시작됐다. 경쟁사인 뉴욕타임스와 공동으로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기술기업인 모질라 파운데이션이 협업하고 있다.

최근 콜롬비아에서 열린 세계신문협회(WAN-IFRA) 총회에서도 공개된 코랄 프로젝트는 일종의 알고리즘으로 좋은 댓글을 더 많이 노출하도록 하는 'Trust', 언론사 담당 에디터가 운영하는 'Ask', 댓글처럼 독자들이 만드는 콘텐츠를 기사화하는 툴인 'Talk' 등 3 부문으로 구성된다. 이 프로그램들은 오픈소스로 개발해 여러 (지역)언론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Trust'는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이 시범 운행 중이다. 'Ask'는 워싱턴포스트의 '월드 뷰(World View)' 블로그에 적용됐는데 에디터가 독자들에게 여론조사나 댓글을 요청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기사도 작성한다. 내년에 공개되는 'Talk'는 독자가 만드는 콘텐츠를 뉴스로 만들어 재배포하게 된다.

국내 언론사는 '댓글'관리도 없을 뿐 아니라 있다고 하더라도 '삭제' 조치 외에 운영자와 독자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은 거의 없다. 많은 언론 매체들이 '독자 제보' 공간을 열어두는 정도이다. 

<오마이뉴스> 등 인터넷 미디어를 중심으로 라이브 방송과 소셜 계정을 연계해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한 사례는 여러 차례 있었다. 최근  <한겨레신문>의 '정치BAR' 섹션은 페이스북이나 텔레그램 계정으로 독자의 질문을 수렴하고 있다. '라이브 톡' 등 메신저 프로그램을 활용하기도 한다.

'독자 관계'를 증진하기 위한 주인공은 역시 공중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목표를 가진 뉴스조직의 기자이다. 기자가 이 과정에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독자 관계의 안정성은 확보하기 어렵다. 

JTBC 5시 정치부회의 페이스북 계정. 기자가 '화자'가 된 스토리는 형식의 파격성 못지 않게 친밀감을 증폭한다. 그들이 독자의 반응에도 성실하게 응답한다면 놀라운 결과도 예상된다. 기자 별로, 주제 별로, 프로그램 별로 확장하는 브랜드는 드라마틱한 독자관계의 배경 없이는 성장이 불가능하다.


'JTBC 5시 정치부회의'처럼 기자나 리포터 심지어 대표 앵커가 소셜 소통을 강화하는 트렌드도 두드러진다. 일부 매체는 이른바 '분산미디어' 전략을 내세우며 부서별, 주제별 소셜계정을 운영하기도 한다. 다만 콘테츠만 보일 뿐 독자와 '서로 말 걸기'는 보이지 않는 것이 아쉽다. 

해외 매체가 양질의 독자, 양질의 의견을 폭넓게 다루기 위해 노력하는 접근은 디지털 미디어 혁신의 핵심이 저널리즘 패러다임의 이동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일방적인 메시지 전략으로는 낱개 콘텐츠 소비 시대에 영향력을 확장하기 어렵다. 참여하는 독자들을 확보하고 이들과 콘텐츠를 함께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당장에는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기자가 독자의 이야기와 관련 있는 기자들에게 중계해주는 방식을 고려해봄직하다. 

페이스북 '좋아요수' 경쟁 혹은 목표 지향에서 독자 관계 증진이라는 가치 기반의 소셜 전략이 필요한 때다.




중앙일보 디지털 지면 유료 구독 서비스 `조인스`. 중앙미디어네트워크가 보유한 20~30종의 매체를 망라했다. 국내 최대 규모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미디어 포트폴리오를 앞세운 `조인스`의 향방에 따라서는 언론사의 자체 플랫폼 경쟁이 불을 뿜을 전망이다.


중앙일보가 22일 디지털 지면을 유료 구독하는 가판대 서비스 '조인스(joins)'를 공개했다. '조인스'는 중앙일보 웹 사이트의 옛 이름이다.


<중앙일보>, <중앙SUNDAY>, <일간스포츠> 등 6종의 신문, <Forbes코리아>, <월간중앙> 등 4종의 시사경제지, <여성중앙> <CeCi> 등 12종의 여성 패션/라이프 매거진, <열려라 공부>, <건강한 당신> 등 8종의 스페셜 섹션 등 중앙미디어네트워크(JMnet)의 매체를 망라했다. 국내 최대 규모다. 


본격적인 개발 기간만 6개월여가 소요된 '조인스'의 경우 PC와 모바일에서도 이용이 가능하다. 모바일 기기의 경우 최대 5대까지 기기 인증을 할 수 있다. 신문 등 정보매체 구독은 '가족'이라는 개념에서 접근했다. 


현재 '조인스'에선 매체별 정보, 지면, 목차, 양면보기, 인쇄 기능이 제공된다. 검색은 추가 개발 중이다. 지면 서비스의 퀄리티는 일단 양호한 편이다. 


구독상품과 가격정책은 <중앙일보>의 경우 일-주-연간 기간별 구독상품이 있다. 매거진도 다양한 기간별 상품을 갖추고 있다. 신문 구독자의 경우 1년, 월간 등 장기간 구독상품에 가입시 신문 과거지면 이용도 가능하다. 단 '조인스'에서는 2013년 8월부터 현재 시점까지는 지면과 텍스트 기사를 연동한 형식으로 제공하며 그 이전 날짜는 PDF 이미지로만 서비스한다.


<중앙일보>의 한 관계자는 "종이신문이나 매거진을 구독하고 있는 경우에는 디지털에서도 해당 매체에 한해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면서 "매체 간 결합상품은 준비 중에 있으며 이와 관련 계열 매체와의 수익배분이랄지 여러 정책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종이매체 구독비용을 고려해 각 매체의 이용요금은 그 밑 선에서 결정됐다"고 덧붙였다. 프로모션 기간인 10월 말까지는 조인스 회원이면 일단 모든 매체를 무료로 볼 수 있다.


'조인스'는 당초 기존 종이매체 구독자와의 관계를 증진하는 차원에서 검토됐다. 구독자 정보를 통해 새로운 동력을 찾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구독자 인증은 기존에 보유한 매체별 구독자 정보로 확인하지만 정보가 불확실하거나 없는 경우 독자 서비스 부서에서 전화로 최종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한편으로는 유료 서비스의 가능성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중앙일보>는 첫째, 오디언스 분석이 가능한 수준까지 회원 가입이 이뤄지고 둘째, 의미있는 유료 매출이 발생하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 이 플랫폼이 안착하면 현재는 지면기반이지만 JTBC 영상 콘텐츠나 다른 매체 콘텐츠를 추가하는 플랫폼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중앙일보>의 한 관계자는 "미래의 일이지만 영화 티켓 등 다른 문화 상품들과 결합 형태로 제시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번 '조인스' 프로젝트는 <중앙일보>만의 문제로 다룬 것이 아니고 전체적인 그룹 차원에서 다뤄졌다. 인프라를 갖추게 되면 같은 조건에서 많은 서비스를 줄 수 있는 건 <중앙미디어네트워크>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핵심적인 차별화 포인트가 '규모'인 것이다.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콘텐츠 경쟁력보다 포트폴리오의 강점을 내세운 <중앙일보>의 승부수라는 평이 나온다. 이 서비스가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앙일보 디지털팀 육근영 기획파트장. "외국의 혁신사례도 좋지만 신문업계가 스스로 해낼 수 있는 것을 우선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플랫폼 구축의 PM이었던 <중앙일보> 디지털팀 육근영 기획파트장과의 전화 인터뷰 내용이다.


Q.이 플랫폼을 통해 기대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이 서비스는 이제 시작이다. 단기간에 큰 성과를 기대하지 않는다. <중앙일보>를 비롯한 그룹 내 매체들이 많은데 그간 전개해온 온라인 비즈니스는 구독자와 상관없는 트래픽 기반의 비즈니스였다. 하지만 이마저도 트래픽 한계에 직면하는 등 달라진 매체 환경으로 힘들어졌다. 


그렇다면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종이매체 구독자들을 지키고 진성독자들을 디지털 영역으로 유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다양한 혜택을 주면서 이들을 통해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구독자 정보를 확보하고 점차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한 일종의 플랫폼이자 인프라인 셈이다. 왜냐하면 표면적으로는 서비스지만 진행과정에서 뒷단의 제반 인프라들도 손을 많이 댔다. 지면보기 서비스의 경우 그간 외부기업에 인프라를 의존해왔지만 이번 기회에 모두 거둬들였다. 지면 기사 소스들을 연결(그루핑)하는 매핑(mapping)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CMS도 일부 보완하는 계기가 됐다. 


Q.개발 과정은 어땠나?


대부분 자체 개발을 했다. 초기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솔루션 지원도 받았다. 또 디바이스 최적화 등은 외부에 맡겼다. 특히 속도나 메모리 등 태블릿 앱 최적화 부분은 전문업체에 맡겼다. 이 과정에서 기술력을 내재화할 수 있었다.


Q.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무엇인가?


매체가 많아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힘들었다. 각 매체별 디지털 담당자들의 관심사가 있는데 "PDF를 주세요"라고 설득하기가 어려웠다. 사실 트래픽과 광고라는 현안이 있는데 이런 부분을 거론한다는 것 자체가 맞지 않고 미안한 일이긴 했다.


내부의 유관부서들도 기존 매출이나 리소스를 고려할 때는 이 프로젝트가 상당히 거리가 멀었다고 할 수 있다. 이들과 공약수를 찾아가는 작업들이 가장 어려웠다. 상대적으로 경영진들은 이해를 모을 수 있었다.


Q. 이 프로젝트에 대한 내부 평가와 계획은?


경영진 보고를 모두 거쳤다. 계열 매체들의 임원과 실무자들과도 소통했다. 기본적으로 향후에 디지털 성장을 고려했을 때 중앙미디어네트워크처럼 미디어 포트폴리오가 잘 갖춰진 곳에선 '가판대' 플랫폼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향후에는 단순히 지면의 디지털 상품을 영상 콘텐츠와 결합하거나 다른 디지털 상품과 패키징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그렇다고 트래픽 기반의 비즈니스를 포기하거나 포털과의 협력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중장기 먹거리를 구상하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접근한 것이다.



<중앙일보> 디지털팀. 최근 <제이큐브 인터랙티브>의 서비스 기획, 전략 파트 인력이 본지로 이동하면서 신설된 팀이다. <중앙일보>의 중장기 먹거리를 발굴하는 팀으로 온라인 서비스와 디지털 비즈니스를 주로 검토하고 있다. 


가판대 플랫폼인 '조인스'도 이곳에서 주도했다. <버즈피드>, <VOX> 등 해외 사례보다는 신문업계가 실제로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가판대'는 <중앙미디어네트워크>의 기본 경쟁력의 출발점이란 의미다. 


인력 규모는 기획, 개발파트 등 30명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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