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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뉴스데스크...취재윤리 위반 사과만으로는

TV 2018.01.09 13:32 Posted by 수레바퀴

MBC<뉴스데스크>. MBC 정상화 이후 복귀한 기자와 앵커의 합류로 주목도가 높아졌고 '기대소비'도 이어지고 있다. 취재보도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이고 변화하는 매체환경에 걸맞는 노력이 필요하다.


Q1. 이번 한 주간 인상적으로 본 보도가 있다면 어떤 것이었는지 간단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MBC 뉴스데스크> 1월1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 분석과 1월3일 남북판문점 직통전화 재가동 소식은 머릿뉴스로 각각 대여섯 꼭지로 다뤘는데요. 비중이나 깊이에서 남달랐습니다.

북한보도는 신뢰성이 가장 중요한데요. 일반적인 북한보도는 국가 정보기관•정치권•외신 등 외부정보 의존도가 높고, 그만큼 불확실성이 존재합니다. 특히 강대국의 시각을 좇는데 치우치거나 정부에 따라 논조가 바뀌는 갈짓자 보도행태를 띠었습니다.

오래도록 북한문제를 다룬 김현경 통일전문기자가 북한의 태도변화를 비교적 긍정적으로 짚은 건 의미가 큽니다. 마침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남북대화 지지 발언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국익의 관점에서 북한이슈에 접근하는 큰 보도원칙의 정립이 필요합니다.

Q2. <MBC 뉴스데스크>는 2일 방송분부터 팩트체크 코너 ‘뉴스 새로고침’ 코너를 신설했는데요. 본 코너를 통해 <MBC 뉴스데스크>만의 특색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이 코너에 대해?

뉴스에서 다뤘던 내용, 이해 관계자의 상반된 주장을 되짚어서 시청자가 사안의 진실에 다가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팩트체크입니다.

일단 취재경험이 풍부한 기자가 전담해 안정감을 주었습니다. 다만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맥락을 정리하는 등 정확성을 높이는 사전 작업, 간결한 시각화 같은 스토리텔링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Q3. ‘뉴스 새로고침’ 코너에 대해 좋았던 점과, 아쉬운 점,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한 제언.

일단 2일 방송분에서는 최저임금 인상과 고용과의 상관관계를 실증적 데이터를 가지고 비교적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노력이 돋보였는데요. 그러나 3일 방송분인 '인공기 달력 논란'은 적절한 소재 선정이었는지, 무엇을 팩트 체크하려 했는지가 불명확했습니다.

이미 과거 정부 시절에도 '인공기' 그림이 입선을 한 사례들이 상당히 나와 있었는데요. 그런 비교를 통해 균형감을 잃은 정치권 일각의 구태한 레드 프레임을 지적하는 것이 더 공익성에 부합한 접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하지만 정치권 공방수준으로 다루고, 어린아이의 공모그림을 이적표현물 판례 논란으로 마무리한 것은 아쉬웠습니다.

'뉴스 새로고침'이 MBC 뉴스데스크의 핵심적인 콘텐츠가 되려면 전문성을 강화해서 양시양비론적인 해석이 아니라 "이것은 맞고 저것은 틀렸다"처럼 사실검증의 신뢰성을 높여야 할 것입니다.

Q4. <MBC 뉴스데스크>의 1월 1일자 보도 <무술년 최대 화두 ‘개헌’... 시민의 생각은?> 도중, 자사 인턴 기자를 시민처럼 인터뷰해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MBC 뉴스데스크>를 통해 불거진 이러한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신년 벽두에 개헌 같은 중대한 뉴스 아이템은 여론조사라는 도구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배경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몇몇 일부 시민의 입을 빌어 특정 권력구조를 지지하는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냐는 오해까지 낳았습니다. ㅠ특히 인터뷰이로 등장한 시민이 MBC 인턴기자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는데요.

완성도가 낮은 뉴스에다 취재윤리까지 실종돼 MBC 뉴스 전반에 불신을 자초하게 됐습니다.

Q5. 이러한 논란이 불거지자 <MBC 뉴스데스크>는 2일, <취재윤리 위반 사과드립니다>라는 타이틀로 발빠르게 사과 보도를 방송했습니다. 이러한 행보를 어떻게 보셨으며, 앞으로 어떤 보도 자세를 보여야한다고 생각하셨나요?

하루만에 이뤄진 즉각적인 사과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천화재 당시 소방관 오보'와 사과에 이어 있을 수 없는 문제들이 반복적으로 불거진다는데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현대 저널리즘은 사실성, 객관성, 공정성 같은 기본적인 원칙을 넘어 다양성 진취성 상호성 같은 독보적인 가치와 감동을 선사해야 합니다. 이번 보도과정에서의 문제점은 개개인의 윤리 소양 차원이 아니라 취재 시스템과 보도과정 전반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MBC뉴스데스크>가 다시 시청자의 사랑과 신뢰를 회복하려면 더디 가더라도 취재보도의 기본기를 재점검하고 현대 저널리즘의 원칙을 공유해야 할 것입니다.

덧글. 이 포스트는 MBC<TV속의TV> '뉴스 들여다보기' 코너를 위해 사전 인터뷰하기 전 전달받은 질문에 답변을 작성한 것입니다. 5일 인터뷰 촬영이 있었습니다.




2017년 언론계 10대 이슈.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부터 가짜뉴스와 팩트체크까지 크고작은 일로 분주한 올해가 마무리되고 있다. 남겨진 성찰의 메시지는 소통과 협력이다. 저널리즘의 올곧은 가치와 방향이 무르익는 환경이 오길 기대해본다.


2017년 언론계는 광장의 촛불로 마침표와 쉼표, 느낌표의 변주를 울렸다. 그 어느 때보다 미디어 생태계 전반에 저널리즘 혁신의 열망과 성찰로 가득했다. 혁신을 향한 이슈는 쉴 새 없이 이동하며 숨가쁜 장면을 담았다.

먼저 KBS, MBC 등 공영 지상파방송사는 공공성 후퇴로 싸늘한 여론에 맞닥뜨렸다. 경영진 사퇴를 요구하는 지상파방송사 구성원들은 5년 만에 총파업에 나섰다. 한국언론학회, 한국방송학회, 한국언론정보학회 등에 소속된 수백여 명의 언론학자들이 '적폐청산'을 요구하는 이례적 장면도 기록됐다.

정치권력의 방송 장악은 콘텐츠의 '상업성' '저질화'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한국의 뉴스신뢰도는 세계 주요 국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방송의 독립성 확보,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 논의는 이제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여론다양성, 참여성, 창의성 등 정책 방향의 전환을 기대하는 에너지가 응축됐다. 시민이 참여하는 이사회처럼 근본적으로 다른 모델이 다뤄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셜미디어는 날선 반목의 진풍경을 연출했다. 독자의 질문과 비판을 외면하고 되레 반격하는 기자들의 태도가 고스란히 노출됐다. 이른바 '한경오' 논란으로 대표되는 언론과 독자 간 폐쇄적 소통은 갈등의 골을 깊게 남겼다. 디지털 매체 환경에 걸맞는 새로운 윤리 규범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전통매체의 '디지털 혁신' 논의도 변곡점을 맞았다. 기자의 디지털 관여도를 높이는 융합형 접근, 신문과 온라인을 구분하는 '투 트랙' 등 상반된 방향으로 전개됐다. '성과'에는 의문 부호가 달렸고, 공감대가 부족한 뉴스룸에는 구성원들의 피로도가 쌓였다. 포털사이트가 독식하는 디지털 뉴스 생태계에서 지속성 항상성 일관성을 담보하는 혁신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줬다.

미디어 업계 안팎의 진통은 냉정과 열정을 오갔다. 공영방송과 상업방송이 제자리를 차지 못하는 사이 크고 작은 언론사와 기자들의 분투기가 빛났다. 권력 비판과 감시라는 저널리즘의 오랜 소명을 꿋꿋이 지켜낸 JTBC, 해직 기자들이 만든 다큐멘터리와 심층 탐사 보도물은 네트워크의 뉴스피드를 타고 큰 반향을 불러모았다.

반면 거대 기술 플랫폼의 장막 뒤는 싸늘했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스포츠 채널의 담당자가 이해 당사자의 '기사 재배열' 민원을 처리해준 일이 드러났다. 또 자동차 주제판 에디터의 부적절한 처신도 구설수에 올랐다. 인터넷포털에서 뉴스소비는 포털 뉴스편집자의 '기사배열'에 좌우되고 또 역의제 설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2009년 신문법과 언론중재법에서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로 법적 지위를 받은 것도 플랫폼의 영향력을 고려한 것이었다.

이후 '기사배열 자율규약'을 공표하는 등 독자의 권리보호를 내세웠으나 이번 일로 뉴스 서비스 전반의 신뢰성에 금이 갔다. 네이버는 일단 사람의 손이 아니라 로봇이 자동으로 기사를 배열하는 것으로 뉴스 서비스 정책 변화를 예고했다. 플랫폼의 통제권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어떻게 확대될지 예단하기는 어렵다. 전통매체와 포털이 미디어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사활을 건 생존게임을 벌이고 있어서다.

투자 재원 부족으로 자체 역량 강화가 어려운 국내 언론은 현실적으로 플랫폼에 올라타야 하는 상황이다. 뉴스제휴평가위원회를 주도한 네이버는 모바일 주제판 합작회사 확대에 이어 구독 펀드 조성, 언론사가 직접 편집하는 모바일 채널 신설 등 뉴스 생산자와 다양한 상생 모델을 올해만 여럿 추진해왔다.

이런 가운데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구글코리아를 향해 망 사용료와 세금을 제대로 내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라고 공개 질의했다. 미디어 생태계에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면 책임을 다 하라는 공격이었다. 해외 사업자와의 '역차별' 논란을 건드린 것이다. EU는 2013년 상거래, 콘텐츠 등 전자적 용역의 공급 장소를 공급자의 위치에서 '소비자의 위치'로 바꿔 과세 근거를 마련했다. 네이버-구글 갈등은 시장획정이 불분명한 디지털 시장의 경쟁환경에 대한 본격적인 입법 논의에 심중한 불씨를 남겼다.

브레이크 없는 기술 진보의 드라마는 인공지능(AI) 혹은 알고리즘으로 수렴됐다. 초연결성, 빅데이터와 함께 저널리즘의 양태를 바꿔놓는 동력으로 부상했다. 광범위한 데이터의 더미에서 새로운 내용을 발굴해내고 미래를 예측하는 탐사보도와 인터랙티브 서비스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쏟아졌다. 자동화한 기사 작성과 뉴스 추천 서비스, AI 스피커에 탑재하는 뉴스 등이 잇따라 나왔다.

그러나 알고리즘이 정교할수록 '필터버블(Filter Bubble)’의 막다른 골목을 만난다. 인터넷 정보제공자가 독자의 기호나 취향에 맞춘 뉴스와 정보만 제공함으로써 '지적 편향'을 심화하는 현상이다. 기술 의존이 저널리즘을 왜곡하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올해도 예외없이 민감한 정치, 사회 현안에 검색 중립성, 알고리즘의 투명성이란 묵직한 사회 의제가 등장했다.

페이스북을 비롯 소셜네트워크에서 '가짜뉴스(fake news)' 범람도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언론도 여러 차례 허위 정보를 그대로 받아써 오보 파문을 빚는 상황에 이르렀다. 서울대 'SNU팩트체크센터'는 19대 대통령 선거보도와 관련 다수 언론사, 네이버와 팩트체킹 협업 프로젝트를 전개했다. 참여 언론사의 대응 수준이 균질하지 못하고 검증 결과에 오류 여지가 남지만 팩트체크와 관련 첫 협업 사례로 평가받았다.

지난해 상품 추천서비스 '와이어커터(The Wirecutter)'를 인수하며 깃발을 든 <뉴욕타임스>의 '서비스 저널리즘'도 화제였다. 여행 가방 싸기, 연인과 행복하게 사는 비결 등 독자의 삶에 근접한 정보와 가치에 주목하는 콘셉트다. 독자가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이를 제시하는 '독자 퍼스트' 전략이다. 국내 언론도 서브 브랜드를 내세우며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본격적으로 생산했다. 그러나 독자에 대한 '앎'은 여전히 허술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탄탄한 스토리를 배경으로 한 네이티브 광고는 크고 작은 언론사에서 '현재진행형'이다. VR을 비롯 멀티미디어 스토리텔링도 풍성한 사례를 쌓아가고 있다. 플랫폼, 기술, 신뢰는 미디어 대체 흐름에서 놓칠 수 없는 과제이다. 소통과 협력의 열쇠로 어두운 문을 열어야 한다. 좋은 저널리즘이 좋은 비즈니스를 만들고 좋은 '관계'가 좋은 비즈니스로 연결된다. 세상사의 사필귀정이 언론의 대지에 이르길 기대한다.

덧글. 이 원고는 언론중재위원회 사외보 '언론-사람' 2017년 12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원고작성 시점은 11월 중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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