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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MBC <다큐스페셜>..."시대정신 반영할 때 의미 있어"

by 수레바퀴 2014. 10. 22.

MBC <다큐 스페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사회적 의미를 되새기는 주제의식이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나야 할 것이다.


<MBC 다큐 스페셜>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전반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MBC 대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와 조언을 부탁합니다.


Q1. <MBC 다큐 스페셜>의 특징은? 


세상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또 감각적으로 다루는 다큐멘터리입니다. 프로그램을 이끄는 프리젠터 즉, 진행자가 있기도 하고 유명인의 내레이션이 곁들여집니다.


또 다루는 소재가 폭이 넓습니다.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 번아웃 증후근 등 트렌디한 아이템도 있고, 세월호 100일처럼 묵직한 이슈도 다룹니다. 뿔공룡의 비밀처럼 과학, 교육적 측면의 소재도 있었고요. 한-이태리 수교 130주년의 이야기는 한 편의 여행기 같았는데요. 새롭고 친근한 퓨전 다큐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Q2. <MBC 다큐 스페셜>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사회 문제를 공론화 시키는 계기를 마련해주어 좋았다는 의견이 많았는데요. 하지만 일부 주제의 경우 자세한 정보 제공, 그리고 사건·사고에 대한 원인분석, 대안모색 등이 심층적으로 다뤄지지 않아 아쉽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어떠한 노력이 있어야 될까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기본기는 있는 그대로의 기록이라는 원칙에 충실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좀 더 새로운 관점에서, 다양한 배경을 동원하여 깊이 있는 해설을 곁들이며 완성됩니다. 즉, 단순히 현상을 피상적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진지하고 흥미롭게 다룰 때 가치가 있습니다. 


제작진은 천편 일률적인 다큐 제작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명인이 등장하거나 내레이션을 하는 등 스타일과 형식을 바꿈으로써 시청자의 시선을 끄는 것은 일정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본질에 다가서거나 대안을 정리하는 부분이나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것은 미흡한 것이 사실입니다. 제작과정에서 전문가들의 자문을 얻거나 체계적인 자료 수집으로 메시지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Q3. ‘동안의 비밀’, ‘마지막까지 젊고 싶은 당신-젊음 연장법’ 편 등에서 다양한 실험을 통해 해당 주제에 대한 설득력을 높여줬는데요. 하지만 성별, 연령 등 실험자들의 구성의 다양성이 떨어져 비교가 어려웠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의학 분야는 아주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그래야 시청자들이 신뢰할 수 있거든요. 실험은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유발하는 장치이지만 실험의 대상이나 정교함이 낮으면 무의미할 수밖에 없습니다. 의도와는 다르게 객관성을 담보하지 않는 새로운 시술이나 처방이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다뤄질 수 있거든요. 또다른 사회문제를 낳을 수 있습니다.


선정적인 장면과 잡담만 난무해 결국 다큐의 품격을 낮출 수 있습니다. 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는 사전 준비가 치밀해야 하고 이를 사전에 검증받는 제작풍토가 필요합니다.

 

Q4. ‘동안의 비밀’, ‘오늘도 피로한 당신 번 아웃’ 등의 편에서 이야기의 화제가 급작스럽게 전환되어 어색했다는 의견은 물론 프로그램의 몰입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최근 다큐 스페셜이 정확하게 의도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자주 보입니다. 다루던 이야기를 갑자기 벗어나면서 일관된 흐름을 잃는 장면들이 있었는데요. 


게다가 누구나 아는 이야기만 나열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분명한 주제의식 그리고 그것을 드러내기 위한 일관된 흐름에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Q5. 이외에도 <MBC 다큐 스페셜>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다면?


최근 한-이태리 수교 130주년을 맞아 제작한 냉정과 열정 사이는 신변 잡기적인 것들이 많았습니다. 시청자들이 관심 있어 할만한 동안, 번 아웃도 뻔한 이야기만 반복했다는 생각입니다. 월드컵의 경우 긴 분량으로 상당한 제작비를 투여했습니다만 리더십이나 축구의 본질, 이면에 대한 요소들은 정작 부각되지 못했습니다. 


MBC 다큐는 그간 휴머니즘과 자연-환경 다큐에 탁월한 역량을 인정받아 왔습니다. 정치다큐 등 새로운 접근도 많았습니다. 흥미 요소들에 천착하면 시청률은 오를 수 있지만 다큐의 격은 떨어집니다.


다루는 아이템, 등장하는 인물, 메시지 전달에 있어 보다 세심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Q6. <MBC 다큐 스페셜>에 대한 총체적인 제언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다큐멘터리는 이 시기에 왜 제작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서 출발합니다. 적당히 유명인을 끼워 넣고 자막처리를 하고 내레이션을 하는 것으로 만족하면 안 됩니다. 교양과 정보를 제공하고 재미와 감동을 주기 위해서 우리가 동원하는 장치들이 적정한가도 깊이 고심해야 합니다. 


시의성 있는 주제들을 많이 다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소재로 많이 다뤘으면 좋겠습니다. 다큐멘터리는 시대정신을 반영할 때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덧글. 이 포스트는 MBC <TV속의 TV>, TV돋보기 코너 인터뷰를 위해 작성된 인터뷰입니다. 10월21일 화요일 오후 2시 방송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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