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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네이버 뉴스스탠드의 불편한 진실

by 수레바퀴 2012. 10. 24.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되는 네이버 뉴스스탠드는 포털에서의 뉴스 소비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꾼다. 언론사도, 이용자도 준비가 부족한 상황이다. 뉴스스탠드를 근본적으로 뛰어넘는 언론사의 체질개선이 필요하다. 미디어오늘 10월24일자.


NHN은 네이버 ‘뉴스캐스트’를 ‘뉴스스탠드’로 개편한다. 뉴스스탠드는 기사를 노출하는 것이 아니라 언론사 아이콘을 띄운다. 네이버 초기 화면에 언론사 기사가 사라지는 것이다.


4년만에 뉴스캐스트 대수술을 통보 받은 언론사는 셈법이 복잡하다못해 난감하다. 뉴스캐스트로 유입되는 트래픽에 의존해 광고매출을 올렸는데 뉴스스탠드는 사실상 이를 ‘원천 봉쇄’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낚시성 제목과 선정적인 기사도 부질 없게 됐다.


뉴스캐스트는 원래 포털사이트에서 언론사 편집권의 독립성을 보장해 건강한 저널리즘 경쟁을 이끈다는 도입 배경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언론사는 검색어 기사나 남발하며 손쉬운 클릭 장사에 몰입하는 등 너도나도 안면몰수를 했다.


온라인 뉴스의 수준은 누가 만드나?


뉴스캐스트를 둘러싼 사회적 비용은 자연히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책임 공방이 이어졌다. 뉴스를 헐값으로 산 포털이 언론사를 다 죽이고 있다는 ‘원죄론’은 단골 메뉴로 오르내렸다. 포털을 극복할 뉴스룸 혁신은 외면한 채 ‘포털 죽이기’의 유령이 시장을 배회한 셈이다.


거꾸로 보면 뉴스캐스트는 온라인 저널리즘을 소극적, 수동적으로 다뤄온 국내 언론사에게 버거운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온라인 뉴스의 생산과 유통에 따른 컨버전스는 고사하고 먼 산 불구경이나 하듯 내팽개쳐 둔 전통매체의 현실을 감안하면 수준이 높아도 너무 높은 서비스였던 것이다.


즉, 뉴스스탠드는 일종의 ‘레드 카드’에 다름아니다. 자극적인 사진, 엇비슷한 속보로 하루하루를 허송한 언론사들을 향해 “이제 그만 멈추시오.” 한 것이다. 한 언론사 관계자는 “이렇게 일방적이고 공격적인 개편 설명회는 처음 본다”고 혀를 내둘렀다.


‘마이 뉴스 설정’을 할 이용자가 있나?


이용자들도 뉴스스탠드가 곤혹스러울 수 있다. 관심 있는 매체를 먼저 고른 뒤에 뉴스를 소비하는 뉴스스탠드는 탈매체적 뉴스소비에 익숙한 이용자에겐 힘겨울 수 있다. 눈길 가는대로 손길 닿는대로 뉴스를 봐 왔는데 언론사를 고르라니?


현재 뉴스캐스트도 마이 뉴스 설정을 하는 이용자 비중은 두 자릿수(%)가 안된다. 꼭 봐야 하고 챙겨 볼 언론사를 지정해서 보도록 유도하는 뉴스스탠드가 성공적으로 안착할지 미지수라고 할 수 있다. 네이버도 이용자 혼란을 덜기 위해서 당분간 뉴스캐스트, 뉴스스탠드를 함께 제공한다.


그러나 언론사가 이용자 충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본격적으로 나서지 않는 한 뉴스스탠드에서 미아가 될 수 있다. 오히려 이용자가 네이버 뉴스를 아예 떠나거나 어부지로로 수혜를 입는 포털이 나올 수도 있다. 물론 이것은 성급한 예단일 수 있다.


뉴스캐스트가 폐지되고 뉴스스탠드가 도입될 때 언론사의 트래픽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광고매출도 마찬가지다. 이용자들은 뉴스스탠드에 안착할지 아니면 네이버를 떠날지도 변수다. 질의 경쟁으로 승부하기 위한 전통매체의 혁신만이 뉴스스탠드 그리고 그 이후를 보장한다. 미디어오늘 2012년 10월24일자.


트래픽 몽환에 도끼 자루 썩는 언론사


다만 뉴스스탠드 기본형 언론사 진입 기준을 이용자의 마이 뉴스 설정 수에 맡긴다는 네이버의 기준은 언론사간 해괴한 마케팅을 부를 수 있다. 이용자를 현혹하거나 조직적으로 동원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뉴스캐스트의 부작용에 버금가는 추태가 벌어질 수 있는 거다.


이런 견지망월(見指忘月)은 더 이상 일어나면 안된다. 전통매체가 점점 만신창이가 되고 있어서다. 한국광고주협회 ‘2012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일간신문 가구구독률은 20.9%로 지난해보다 5.1%P 떨어졌다. 열독률은 12.1%P나 추락한 34.2%로 나타났다.


인터넷 뉴스를 주로 이용하는 사이트도 전년 대비 포털은 증가세인 반면 언론사는 감소했다. 특히 현재의 언론사 사이트 순방문자 수 가운데 최대 70~80%는 뉴스캐스트 신기루에 불과하다. 뉴스스탠드가 시행되면 언론사의 온라인 시장 점유율은 급전직하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자성과 혁신 병행만이 뉴스스탠드 극복


여기에 모바일도 이슈다. NHN 고위 관계자가 설명회에서 “뉴스스탠드는 감내하기 어려운 결정이었다”지만 ‘트릭(trick)’은 아닐까,란 지적은 곱씹어 봐야 한다. 언론사의 눈과 귀를 뉴스스탠드로 붙들어 놓고 네이버는 이제 메인 플랫폼인 모바일에 주력하겠단 메시지가 숨어 있다는 것이다.


언론사들이 트래픽 놀음에 빠져 있을 때 이미 모바일 영토는 포털 천하가 됐다. 스마트폰 뉴스이용에서 평균 60% 안팎의 비중으로 언론사를 압도하고 있다. 해외 언론사들은 포털 검색 노출에서도 빠지겠다고 나섰지만 국내 언론사들은 앞다퉈 포털 모바일 서비스에 기사 공급을 하고 있다.


이 점에서 뉴스스탠드 와이드뷰어 상단의 배너광고나 지면보기(PDF) 유료화 같은 네이버의 상생모델은 핵심이 아니다. 이용자의 언론사 선택이 강화된 뉴스스탠드는 온라인 저널리즘에 대한 투자 확대, 독자 충성도를 높이는 소통 강화 등 전통매체의 근본적인 개편을 촉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덧글. 이 글은 미디어오늘 2012년 10월24일자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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