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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아이돌 선정성, 그 해결책은?

by 수레바퀴 2010. 11. 12.


아이돌 선정성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었다. 연예계 데뷔나이가 어려지면서 어린 학생들이 가수가 되고, 또 그들이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입고 야한 몸짓으로 춤을 추게 되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것이다. 혹자는 어린 청소년들을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고, 연예 활동이다 보니 어쩔 수 없다는 반대의견도 만만찮다. 방송사와 기획사에서는 이에 대한 대책을 고심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는데. 과연 아이돌 선정성 문제, 해결책은 무엇일까?

Q. 아이돌 선정성 논란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A. 주로 청소년 세대가 좋아하는 10대 스타를 일컫는 아이돌이 TV 프로그램 출연이 빈번해지면서 그들이 입고나오는 옷, 몸동작 등의 선정성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기성세대의 관점에서 보면 지나치게 야한 춤과 의상들이 못마땅하게 비쳐질 수 있습니다. 반면 청소년 세대는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가 리듬과 분위기에 맞춘 멋진 모습이라며 지지하기도 합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고 방송사나 기획사에서도 대책마련에 분주합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K-POP 인기몰이를 주도하는 아이돌에 엄격한 선정성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Q. 아이돌 선정성 문제가 대두되게 된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섹시코드 유행, 어린 나이 데뷔. 상업적 이용 등등 다양한 분석 부탁드립니다.

A. 연예산업이 대형화, 프로젝트화하면서 국내시장에 연연하지 않고 아시아, 유럽-미국 시장까지 아우르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멤버 구성도 다국적성을 띠고 있죠. 당연히 전통문화나 정서보다는 글로벌 시각이 좌우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음악산업은 부진 속에서도 화려한 율동과 민감한 가사를 앞세운 가수들이 부각하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어릴 때부터 다이내믹한 무대연출에 적응하는 가수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자연히 자극적인 안무 같은 선정적인 요소들이 수반되고 있지요.

특히 연예인에게 다양한 재능을 요구하는 방송 현실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기획사들이 의도적으로 대중들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요소들을 부각시켜 조기에 상업적으로 성공하려는 목적 때문이죠.

Q. (1) 아이돌 선정성 논란과 관련해서 문제되는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스타를 숭배하는 청소년 세대에게 대중문화산업 더 나아가 스타에 대해 그릇된 선입견을 줄 수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인기를 끄는 요소가 선정적인 것밖에 없다는 판단을 하게 만들 수 있죠. 빨리 스타가 되거나 이른바 뜨려면 선정적인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성 만능주의가 확대됩니다.

그래서 가창력보다는 춤만 잘 춰도 가수가 되고 연기는 못해도 섹시하면 영화배우가 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2) 그 중 가장 큰 심각성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A. 특히 요즘 화제에 오른 말인 꿀벅지, 얼짱 등 성의 상품화는 문젭니다. 이 결과 청소년 세대에게 사회적 일탈을 조장할 수 있습니다. 성범죄율을 높인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이와는 다르게 시장의 자율성을 해치는 일방적인 규제로 대중문화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심의와 규제의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적정선을 찾아야지만 방송산업의 국제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겁니다.

Q. 아이돌의 선정성에 대해서 크게 문제 삼지 않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 이유는?
A. 방송영상산업의 현실을 감안한 것입니다. 이제 K-POP을 즐기는 사람들은 아시아는 물론이고 우리보다 더 개방적인 미국, 중남미, 유럽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한류 드라마 이후 다시 한번 한국 대중문화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음에도 전통적인 방송심의 잣대나 선정성 규제는 적절하지 않다는 거죠.

이들을 격려하고 사랑하는 청소년 팬들도 한때의 유행이지 그들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은 아니고 좋은 것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도 있다는 것이죠. 대중문화의 보편성, 자정능력을 기대하는 측면이라고 봐야겠죠.

Q. 아이돌 선정성과 관련해서 아이돌 당사자들 또한 고충이 있으리라고 봅니다. 어떤 점을 들 수 있을까요?

A. 선정성이 무엇이냐는 기준이 없는 거죠. 각 방송사마다 자체적인 기준은 있으나 명확하지도 않고요. 어떤 방송에서는 허용된 뮤직비디오가 어떤 곳에서는 안되는 것처럼 오래도록 방송무대를 준비해온 아이돌은 출연 기회를 놓치거나 제한 당하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죠.

특히 댄스나 노래 실력 등 콘텐츠적인 측면보다는 의상이나 노출 수위만 지적하는 것도 지나치다고 볼 수 있죠. 오죽하면 치마 길이를 자로 재서 출연해야 하느냐는 자조적인 이야기도 나옵니다.

Q. 아이돌 선정성에 관한 악영향을 생각해 볼 때 방송사, 기획사가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대중문화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방송사들은 노골적인 선정성을 싫어하는 시청자들의 입장을 반영해 출연규제가이드라인 같은 객관적인 근거와 기준을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불과 1~2개월 전에는 되던 것이 지금은 안된다면 누구라도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 기준을 마련하게 된다면 시청자들의 이해나 요구를 수렴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10대를 비롯 다양한 세대의 의견이 반영돼야 하는 것이죠.

연예기획사들도 천편일률적인 걸그룹 제조를 할 것이 아니라 대중의 다양한 요구를 소화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아무리 걸그룹이 대세라고 해도 오래도록 대중에게 인식되는 것은 역시 우수한 콘텐츠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역량,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스타를 육성하는 긴 호흡이 필요할 것입니다.

Q. 이외에 아이돌 선정성, 앞으로 어떻게 해결해 나가면 좋을까요?(대책, 대안, 유념해야 할 점 등)
A. 일부 방송사에서는 의상, 춤을 규제한다고 하고 법률적으로는 아이돌의 심야 활동을 제한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필요성도 인정되지만 졸속 대책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근본적으로는 방송사에서 다양한 세대가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들을 편성할 책임이 있습니다. 특히 10대 위주의 TV 가요프로그램은 치열한 경쟁을 유발해 호기심을 불러 모으고 보자는 선정성만 키웠습니다.

방송사만 노력할 것이 아니라 시청자 단체, 기획사 등과 함께 대중문화산업의 미래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라운드 테이블도 필요합니다. 대중문화산업에 대한 진지하고 미래지향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덧글. 이 포스트는 MBC <TV속의TV> TV로 보는 세상 - <아이돌 선정성, 해결책은?>을 위한 인터뷰 내용입니다. 12일 낮 12시25분에 방송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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