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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TV 어린이 프로그램의 개선 방향

by 수레바퀴 2009.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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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설된 어린이 프로그램이 유독 눈에 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동안 어린이 프로그램은 크게 주목 받을 만한 환경이 못 됐다. 그런 가운데 새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됐다는 것은 너무나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남는 이유는 어린이 프로그램의 장르나 형식, 내용면으로 볼 때 과거에 비해 여전히 위축되어 있는 현실 때문이다. 과거에는 어린이를 위한 전문 예능 프로그램도 있었고, 애니메이션은 물론 드라마도 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방영됐었는데.. 하지만 지금은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이 방송되는 시간이 정작 그들이 보기 힘든 시간대에 방송되고 있다는 시청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고, 내용도 다양하지 못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어린이들도 그들만을 위한 프로그램을 충분히 즐길 권리가 있다고 볼 때 지금의 상황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지는데... 물론 어린이만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마련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프로그램 속에 자연스럽게 어린이들의 모습을 담아내는 것도 아쉬움을 달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외 여러 대안들에 대해 <TV 문화창조>에서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Q. 어린이 프로그램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대중매체 특히 세상을 바라보는 창인 TV와 어린이 세대가 접촉하는 시간은 계속 늘고 있다. TV로부터 인지, 정서는 물론이고 신체 행동 발달, 가치관 형성, 사회성 등을 TV로 받아들이고 의존하는 어린이들이 그만큼 많은 것이다.

이런 TV에서 다루는 어린이 프로그램의 양과 질은 어린이의 심성과 지능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TV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이가 직접적이고 간접적인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대등한 인격체로서의 권리를 어린이 프로그램은 담보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Q. 어린이 프로그램이 제대로 마련되지 못했을 때 어떤 우려, 아쉬움이 생길 수 있을까요?

TV프로그램이 어린이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TV에서 제작되는 어린이 프로그램의 양이 적으면 정보 수용자인 어린이들이 발달단계에 따라 제대로 된 체계적인 학습정보와 사고력을 전수받지 못할 우려가 높다.

또 어린이 프로그램의 수준이 낮고 외국에서 제작된 어린이 프로그램 위주로 편성된다면 어린이들에게 잘못된 인식과 판단을 하게 만들 수 있다.

또 점점 상업화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 포맷이 개발되지 않는 점은 영상 디바이스를 통해 콘텐츠 수요가 커지고 있는 어린이 세대의 다양한 니즈를 고려할 때 아쉬움이 크다.

Q. 현재 방송되고 있는 어린이 프로그램에 대해 그 분량과 장르, 그리고 방송내용 등은 어떤지 분석해 주시기 바랍니다.(각각 나눠서 설명해 주셔도 좋고, 장점과 단점으로 묶어서 설명해 주셔도 좋습니다.)
(1) 분량 : 장단점
(2) 장르 : 장단점
(3) 방송내용적인 면 : 장단점
(4) 방송 시간대 : 장단점
(5) 기타 어린이 프로그램이 갖고 있는 단점

* 참고 : 현재 방송되는 어린이 프로그램
만화마당 30분
- 먹티와 잼잼
- 우리는 명탐정
- 은하의 일기
- 곰탱이와 함께하는 TV동화

환상의 짝꿍 50분
재능무한대 30분
로그인싱싱뉴스 30분
뽀뽀뽀 아이 조아   30분

[단점]
장르적으로 애니메이션과 예능에 절대적으로 편중돼 있다. 또 전체 편성에서 어린이 프로그램의 비중이 극히 낮고 각 프로그램별 시간이 짧다.

방송내용의 경우 오락적인 요소가 강해서 교육적이고 공익적인 내용을 바라는 시청자들과는 거리가 있다.

특히 4~12세의 어린이들도 영유아나 취학 아동 등 타깃별로 공략하지 못한 점도 아쉽다.

애니메이션을 제외하면 정작 어린이 시간을 담아내지 못하는 프로그램 뿐만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그래서 나온다.

[장점]
국적도, 내용도 불분명했던 외국에서 제작한 어린이 애니메이션이 사라지고 국산 애니메이션이 방송되는 것은 일단은 긍정적으로 볼만하다.

재능무한대나 로그인 싱싱뉴스처럼 교육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면서도 오락적인 요소를 결합한 것은 색다른 시도라고 할 것이다.

환상의 짝꿍처럼 어른 세대와 교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 포맷도 인상적이다. 유치원 스타일의 예능 장르인 장수프로그램 뽀뽀뽀 아이조아도 최근의 트렌드를 많이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 돋보인다.

Q. 과거 다양하게 방송됐던 어린이 프로그램들과 각 프로그램이 가졌던 의미와 가치에 대해서 평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과거에는 애니메이션은 물론이고 드라마, 퀴즈, 게임, 버라이어티, 동요경연 등 다양한 형태가 존재했다.

1980년대 초반의 ‘어린이주간뉴스’는 정보성 프로그램으로 새로운 시도라는 평을 받았다. ‘야! 일요일이다’는 휴일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의미가 있었다.

특히 어린이들을 위한 드라마 ‘호랑이 선생님’처럼 타깃층이 분명한 드라마의 존재는 어린이 세대의 현재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기능을 했다. ‘꾸러기’, ‘댕기동자’, ‘꼴찌수색대’ 등이 그러한 역할을 했다.

동요프로그램 ‘파란마음 하얀마음’, 인형극 ‘즐거운 꼭두나라’, 게임 ‘스타는 내친구’ 등 다양한 포맷들은 1990년대 전후로 앞다퉈 나왔다.

그밖에도 ‘세계는 넓다’, ‘알쏭달쏭 논리여행’, ‘동물은 내친구’, ‘명탐정 추리교실’ 등 교육적 효과가 있는 프로그램도 적지 않았다.

Q. 과거와 현재를 비교했을 때 가장 아쉽게 생각되는 점은 무엇인가요?(가장 우선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점)

어린이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한 편성전략이 도입돼야 한다. 현재 평일 오후 4시는 어린이들과는 무관한 시간대는 아닌지 고민해봐야 한다. 오전 이른 시간대에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편성한다든지, 저녁 시간대에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어린이 프로그램 분량이 너무 적다. 어린이 드라마 등 세대를 겨냥한 드라마도 없고 경연대회 같은 것도 사라졌다. 특색 있는 공연이나 어린이 대상의 문화 관련 프로그램들이 사라진 것이다.

무엇보다 어린이에게 도움이 되는 다양한 교육적 정보 제공 프로그램들이 없다. 동식물, 과학, 세계 등 다양한 주제의 프로그램들이 아쉽다. 

유명연예인을 기용해서 시청률을 고려한 상업 프로그램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도 감안해야 한다.

Q. 과거와 현재를 비교했을 때 발전적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으시다면 무엇인가요?

일요일 오전 어린이들의 생각과 발랄한 모습을 가족들과 함께 볼 수 있는 '환상의 짝꿍‘은 독보적인 어린이 프로그램이라고 생각된다.

어린이들의 마음과 가족사랑을 스타 연예인들과 함께 하면서 ‘오락’적 요소를 넣은 포맷이 장수를 하고 있다고 본다.

과거 어린이 프로그램이 ‘수동적’이고 ‘보조적’이었다면 이 프로그램에서는 당당히 주인공으로 활동한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재능무한대’도 획일화한 기존 교육제도를 벗어나 어린이의 창의력을 키우는 색다른 실험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최근 어린이 프로그램들이 비록 양적으로 줄고 있기는 해도 어린이들을 주체적으로 창의적으로 만들고 있는 점은 가장 크게 변화한 부분이라고 할 것이다.

또 어른들을 위한 동화 ‘고맙습니다’도 어린이 시각으로 어른들의 세계를 풀어 본 것으로 흔치 않은 시도였는지 어른 세대의 공감대가 크게 형성됐다.

Q. 앞으로 방송사가 어린이 프로그램과 관련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어린이 시청자가 원하는 어린이 프로그램, 또 부모세대가 바라는 어린이 프로그램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필요하다. 실제 어린이 프로그램은 어린이들이 즐겨보는 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사람들의 다양한 관점을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적이고 공익적인 프로그램도 제작돼야 한다. 예를 들면 어린이들이 생각하는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생각을 듣는 형식도 필요하다.

과학 다큐멘터리, 자연 다큐멘터리 등 새로운 포맷의 콘텐츠를 개발하는데도 노력해야 한다. 어른 세대와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학교현장, 또래 세대의 문화를 읽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제작돼야 할 것이다.

덧글. 이 포스트는 9월4일 오전에 방송된 <TV속의 TV> 'TV문화창조' 코너의 인터뷰를 위해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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