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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바람직한 시청률 조사는?

by 수레바퀴 2008.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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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현재 시청률은 어떻게 조사되고 있는지?


A. 정확한 시청률을 산출하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전국의 모든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조사를 실시하는 전수조사입니다. 그러나 국내 조사현실상 불가능하므로 표본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6개 광역도시 또는 전국의 주요도시에 거주하는 2000여 가구를 패널로 하며 학력과 소득, 사회적 지위나 직업과 관계없이 조사 대상자에 넣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들 패널로 선정된 가구의 TV 수상기에는 시청률을 측정하는 미터기를 부착합니다.
피플미터 방식이라고 불리는 이 시청률조사방법은 패널 가구의 구성원들이 TV를 시청할 때 누가 시청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패널가구 구성원들이 단추를 누르는 행동을 취해야 합니다.


이렇게 패널 가구로부터 조사된 결과는 밤사이 모뎀을 통해 시청률 기관의 컴퓨터로 송신됩니다. 시청률 기관은 각 가구로부터 전송된 데이터를 분석해 시청률로 나타내게 됩니다.


패널 선정과 관리에서 엄격하게 한다고는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결국 모집단을 잘 대표할 수 있는 양질의 표본을 구성하는 것이 정확한 시청률 산출의 기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참고]

피플미터 방식은 시청자의 성실성이나 양심적 활동이 필요한 데 일반적으로 지속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비용문제라는 장애물은 있지만 시청자가 일일이 단추를 누르지 않아도 전자감응 장치에 의해서 시청률을 체크하는 패시브미터 도입 논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Q. 시청률을 조사하는 이유와 현재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A. 시청자의 미디어 이용해위 전반을 파악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러한 조사를 통해 방송 프로그램의 편성 전략을 수립하는 데 활용합니다. 또 광고주에게도 전달하며 인기 프로그램에 대한 사회적 논의의 근거 자료를 제시합니다.

좀 더 부연하면 디지털 방송 환경으로 전환하면서 다양한 시청 패턴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TV 수상기로 위성방송, 케이블 유료채널, 지상파는 물론이고 이제는 IPTV도 가능하게 됐습니다. 데이터방송이나 오디오 방송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이렇게 많은 채널들을 수용하는 시청자들의 시청행태는 좀 더 나은 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됩니다. 예를 들면 과거에는 오락 프로그램이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편성됐지만 현재는 심야시간대에 많이 있습니다.

또 시간대 분석, 채널별 프로그램 분석 등 다양한 시청률 분석 통계들은 광고주들에게도 전달됩니다.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과 채널은 광고효과를 높이는데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시청자들은 좋은 시청률을 기록한 프로그램들을 선호하게 되는데 마치 출판물의 베스트셀러 효과처럼 자연스런 시청변화를 수반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이 수준있는 프로그램이라고 볼수는 없기 때문에 합리적인 검토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Q. 현 시청률조사방법이 지금 방송환경과 적합한지, 아니면 그 이유와 사례는?


A. 현행 시청률 조사방법은 15년 전의 것입니다. 당시에는 시청자가 서너개 채널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채널 선택권이 한정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경우는 다양한 방법으로 TV 프로그램을 볼 수 있습니다. 유료 케이블채널을 통한 시청가구도 늘고 있고, 인터넷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TV뉴스를 보는 경우는 대표적입니다.


이 경우 시청률 조사에는 하위권이었지만 인터넷 다시보기에서는 상위랭크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2006년 방영된 MBC '환상의 커플'은 방송 두 달 동안 평균 시청률은 13.6%에 그쳤지만 2006년 MBC 드라마 중 가장 많이 팔린 VOD 3위에 올랐습니다.

각종 케이블채널의 재방송과 VOD.DVD 등 유료 다시 보기, P2P 불법 다운로드까지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는 다양한 통로를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MBC '메리대구공방전'처럼 젊은 층을 겨냥한 트렌디 드라마는 한 자릿수의 저조한 시청률을 보였지만 다시보기 순위에서는 3위권 내에 들었습니다.


또 DMB 등 이동 중에 TV 프로그램을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집이 아닌 외부에서 보는 경우가 대폭 늘었습니다.


특히 PVR이나 VOD 형태처럼 시청자가 시청 시간을 예약하는 등 능동적이고 개인화한 시청패턴이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지상파 채널이나 TV수상기에만 고착화한 시청률 조사방법에 허점이 많이 생긴 것입니다. 또 시청자가 자신의 시청여부를 확인해주는 방법은 시청자의 성실성과 양심에 의존하는 것인데 2006년 제기된 시청률조작공방에서처럼 왜곡의 가능성이 상존합니다.


Q. 달라진 방송환경에 맞춰 앞으로 시청률 조사 방법은?


A. 새로운 시청률 조사기법의 대전제는 방통융합 환경에서의 매체 이용행위의 변화상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현재 쌍방향 디지털 방송 도입, DMB 시장 활성화 노력, IPTV 도입 등에 따른 방송환경 변화 등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매체나 프로그램의 사회적 영향력을 진단하는 다양하고 신뢰도 높은 조사방법이 논의돼야 할 것입니다. 예컨대 인터넷 다시보기나 이동중 개인 단말기를 통한 시청에 대해서도 시청률에 반영하는 방법들이 필요할 것입니다.


즉, 기존 미디어와 뉴미디어, 공익적 미디어와 상업적 미디어, 가구 내 시청률과 이동 옥외 시청률 등의 다른 조건 다른 환경들을 감안한 방법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를 위해 현재 패널가구에 한정돼 있는 것을 DMB 가입자로 그 폭을 늘리는 등 PPM방식을 도입하거나 인터넷 다시보기 횟수 등을 적절하게 반영하는 등 미디어 동시 소비방식을 반영하는 SIMM 등의 도입도 필요할 것입니다.


특히 시청률이 광고시장을 결정짓는 지표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상업성 논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청률조사 시스템에 시청자 운동단체나 전문가들이 참여해 일정하게 제기되는 의문들을 불식시켜야 할 것입니다.

즉 시청률조사기관이나 시스템의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공공재원을 확보해서 지금보다는 정확한 시청률 조사가 가능한 조건을 갖추는 것도 과제입니다.


[참고]

PPM Portable People Meter 옥외 및 개인 휴대용 시청률 조사 위한 피플미터

SIMM Simultaneous Multimedia Measurement 동시멀티미디어 측정


Q. 정확한 시청률 조사가 갖는 의미는?


A. 우선 미디어 산업 활성화에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습니다. 부수적으로 광고시장을 합리적으로 변모시킵니다.

또 방송제작 환경의 투명성, 공정성 기여를 통해 프로그램 질을 제고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시청률 지상주의에 따른 권력화, 상업화의 경향을 극복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사회문화적 코드를 읽어 내는 유용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관련 좀 더 이야기하면 시청률 검증에 따른 인증제도를 도입하거나 케이블TV 시청환경을 반영한 시청률 자료 생산, VOD, IPTV, PVR, DMB 등 다양한 플랫폼에 대응하는 측정방식 도입 등으로 신뢰도를 끌어 올린 시청률은 결국 미디어 산업 측면에서는 시장 활성화, 콘텐츠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상파 방송사 등이 기존에 유지해온 기득권이나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내부 노력이 뒤따라야 합니다. 가령 VOD 다시보기 횟수에 대해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또 지상파 위주의 패널가구를 케이블TV 가입가구수 1,400만명(전체가구의 80%)을 고려해 케이블 가입자로 바꾸는 작업도 필요합니다.


그런데 아직은 정확하지 않은 시청률이 곧 수익률이 돼 프로그램의 존폐를 결정하는 현재의 방송현실은 유감스러운 대목입니다.


프로그램이 가진 공공적 의미 즉, 교육적 가치나 사회적 파급력 등 다양한 영향력은 도외시한 채 프로그램 편성전략이나 광고주의 광고시간 구매결정과정에 결정적으로 참작되면서 또다른 권력화, 상업화 논란만 키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청률이 지금보다 더 높은 신뢰도를 갖게 된다면 기업의 마케팅 활동을 효과적으로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사회문화적인 현상을 진단하는 거시적 지표로서 남다른 사회적 의미를 확보하게 될 것입니다.


Q. 앞으로 시청률 조사가 어떻게 활용돼야 한다고 보시는지?


A. 현행 시청률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텔레비젼을 보았는가를 나타내는 양적인 수치입니다. 따라서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을 얼마나 재미있게 보았는지, 프로그램은 유익했는지, 만족했는지 등은 알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시청률이 높다고 해서 품질이 높은 프로그램 또는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시청률에 지나치게 의존할수록 점점 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소재와 내용을 추구하는 시청률 지상주의, 상업주의가 득세합니다.


시청률을 프로그램 기획이나 편성에서 절대적인 지표로 삼아서는 위험합니다. MBC처럼 프로그램의 작품 완성도, 시청자 만족도, 공익성 등 질적 지수를 도입해서 시청률의 문제점을 보완해 프로그램 제작에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시청자들 역시 시청률을 맹신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연령대별로, 또 직업별로, 계층별로 봐야 할 프로그램은 따로 있습니다. 시청률을 좇다 보면 그런 프로그램들을 놓치기 십상입니다. 시청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으로 참고해야 할 것입니다.


또 되도록이면 합리적인 시청률 조사방식을 조기에 도입하는 것이 TV 광고의 효용성, 광고 및 TV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 의미가 있습니다. 가구 시청률 뿐 아니라 개인 시청률 정보를 좀더 정확하고 체계적으로 분석해 시청률이 광고비와 연동되는 '시청률 연동제'를 본격화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이럴 경우 전체 미디어 산업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시청률을 통해 시장 정상화를 도모할 수 있고, 제대로 된 시청행태를 파악할 수 있게 돼 프로그램 제작여건을 훨씬 더 다양하고 수준 있게 변화시킬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특히 이 시청률이 인기 검색어처럼 당시의 대중들의 기호, 관심사, 트렌드를 진단할 수 있는 재료로서 활용된다면 유관산업에 미치는 긍정적 측면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을 것입니다.


[참고] 지난 2000년부터 광고비 책정과정에 '시청률 연동제'가 도입되긴 했지만 아직은 약간의 영향을 미치는 정도입니다.


덧글. 이 포스트는 MBC <TV속의 TV> 문화창조 "시청률 조사의 바람직한 방향"과 관련된 인터뷰 내용입니다.

덧글. 이미지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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