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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ine_journalism

문형렬 PD의 경우-뉴스조직과 저널리스트의 관계

by 수레바퀴 2006. 4. 14.

 

KBS 문형렬 PD는 15분 분량의 '추적60분 동영상 [(가제)추적 60분-새튼은 특허를 노렸나?]'을 11일 밤 국내외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공개했다. 또 14일 KBS에 출근한 문 PD는 오는 18일 후속편을 계속 공개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KBS가 4월초 문 PD가 제작한 영상물이 공개하기에는 법적, 객관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보고 TV 방영을 막음으로써 일어난 일이다. 방송 내용의 가치판단을 떠나서 문 PD의 동영상 인터넷 공개는 저널리즘적으로 또다른 이슈를 제공한다.

 

이번 사건은 특정 플랫폼에 종사하는 저널리스트가 자신의 뉴스조직에서 보도(기사화)가 되지 않자 다른 플랫폼을 통해 공개한 것으로 뉴스조직과 저널리스트의 관계를 보다 새로운 각도로 조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과거 뉴스조직은 TV, 신문 등 단일한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했으며, 저널리스트 역시 뉴스조직이 지지하는 플랫폼이 아닌 곳으로는 저널리즘 활동을 할 수 없었다.

 

, 저널리스트는 뉴스조직의 이념, 규칙, 전통 등을 준수하는 선에서 저널리즘 활동이 가능했다. 왜냐하면 뉴스조직의 플랫폼을 떠나서는 저널리스트의 저널리즘 활동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터넷 등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는 저널리스트가 뉴스조직이 운영하는 主플랫폼을 떠나서도 충분히 저널리즘 활동을 할 수 있다. 문 PD의 경우 방송PD이면서 TV라는 플랫폼을 떠나 인터넷으로 저널리즘을 구현한 것이다.

 

저널리스트가 종사하고 있는 조직을 뛰어넘어 새로운 시스템으로 콘텐츠를 유통시키는 일은 비단 문 PD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예컨대 신문기자가 블로그를 통해 취재 뒷얘기나 전문적인 담론을 생성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의 맥락이다.

 

인터넷과 같은 오픈 미디어에선 콘텐츠를 소비하는 이용자와 유통시장을 직접 만날 수 있다. 이용자들의 피드백도 바로 확인된다. 지식대중으로 성장한 이용자들과 소통하는 저널리스트는 뉴스조직에서보다 더욱 새로운 저널리즘의 현상에 다가서게 된다.

 

PD의 동영상은 인터넷 커뮤니티는 물론이고 유무선 네트워크로 삽시간에 번지면서 조용하고 차단된 상태로 머무르는 뉴스조직의 허명(虛名)을 폭로하고 있는 것이다.

 

 

뉴스조직이 저널리스트를 기본적으로 복종시키는 것은 불가능하게 됐다. 저널리스트는 뉴스조직이 행사하는 플랫폼 하부에 감금되지 않아도 얼마든지 저널리즘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런 환경에서 뉴스 조직이 유의해야 할 것은 첫째, 저널리스트를 갇혀진 조직의 구성원으로 볼 수 없다는 점 둘째, 뉴스조직이 추구하는 가치가 언제든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 셋째, 콘텐츠를 소비하는 수용자가 저널리즘의 가치를 평가한다는 점 등이다.

 

저널리스트도 뉴스조직에 대한 전혀 다른 관점을 갖게 된다. 뉴스조직이 확보하고 있는 플랫폼에서가 아니라 시장과 이용자들이 있는 곳에서 저널리즘의 진가가 더욱 구체적으로 검증된다는 사실이다.

 

이럴수록 저널리스트는 뉴스조직의 퉁명스럽고 고집스런 가치를 벗어 던지고 싶은 충동을 갖게 된다. 저널리스트는 뉴스조직에 대해 보다 강력하고 심중한 주장을 제기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뉴스조직과 저널리스트간의 팽팽한 긴장관계는 무엇보다 뉴스조직 내부에 새로운 협업 모델을 요구한다. 콘텐츠 생산과 내부 평가, 유통의 전 단계에 보다 많은 개방성을 요구하고 이용자의 목소리가 반영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격정적이고 역동적인 플랫폼을 경험하고 있는 저널리스트는 객관적으로 확보된 저널리즘의 전통을 일거에 거세하는 몰입에 빠질 수 있다. 그래서 오픈 미디어의 환경에서 지식대중의 역할은 지대하다. 그들은 언제나 이성적 추에 의해서 콘텐츠를 재해석, 재유통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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